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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12.13 16:22:1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김효동

시인

공식적인 행사나 사적인 모임의 인사말에서 의례히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를 빼놓지 않는 분이 바로 이기용교육감이다

처음 들었을땐 서툴고 어색했는데 이제는 몸에 밴 다정다감하고 감성적인 어감으로 느껴질 정도로 그분의 답습적인 유행어가 되어버렸다

'사랑아 아프지 말아다오'란 나의 시에 이런 글귀가 있다 '...먼 훗날 당신이 아파지면/햇살과 바람 누빔하는/맨발로 걷던 애모의 비자림/몸 속의 어둠 내실까지/모두 올올히 챙겨주든/사랑아 아프지 말아다오' 여기에서의 사랑은 고귀하고 없어선 아니될 애정을 나타내 주고 있다

안철수 전대통령 후보가 지난 11월23일 맨 정신에선 도저히 할 수 없는 사퇴를 선언하였다 냉철한 이성으로 플러스 마이너스 싸움을 벌이던 볼썽 사납고 아슬아슬한 가운데 백의종군하겠다면서 수건을 던지고 말았다 사퇴를 위한 긴급 기자회견 말미에 '국민 여러분 정말 존경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란 말로 인사를 대신했다 이기용교육감의 철두철미한 고정된 인사말이 그에게도 활용되었다

'그대 그대의 계절이 오면 여느 꽃 못지않은 화려한 기개를 뽐내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고개를 들라 그대의 계절을 준비하라' 김난도 작가의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글이다 이교육감이 수능을 앞둔 수험생에게 보낸 격려편지다 여러분은 모두 힘든 과정을 겪었지만 그러나 그 과정들 속에서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찾아내고 자신의 꿈이 한뼘씩 자라나는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을 것이라고 위로한 내용을 보면 그분의 학생들에 대한 사랑과 보살핌이 대단함을 엿볼 수 있다

나는 이교육감과는 학연 지연 혈연등 아무런 인연이 없다 다만 교육계 선후배로서 나에게 언제나 한결같이 김선배님이라고 다정히 배려하는 도덕적인 예의에서 늘 호감을 느꼈고 격식없는 진솔한 그분의 언행에서 매력을 맛보면서 대하고 있다

언젠가 사석에서 이교육감은 나에게 '우리 언제 한번 괴산 연풍에 가서 소주나 한잔 하시죠'라는 말이 여탯껏 귀전에 맴돌고 있다 실은 이교육감은 연풍중학교에서 교사생활을 하였고 나는 교장 초임지가 그곳이다

나는 그곳에 부임하면서 저녁이면 고독하고 한가해서 다방이나 주점을 드나들면서 여가시간을 소모했다 아마 그당시 내 사생활이 혹시 이교육감에게 전언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이교육감이 임기 만료전에 언제 꼭 한번 잣밭산 아래 선술집에서 이화령을 바라보면서 술잔을 부딪치며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를 나누고 싶다

교육자들은 많지만 본받을만한 스승은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현 시점에서 지도자의 필수조건으로 역량(virtu) 운명(sortuna) 기회(occasione) 시대적 필요성, 상황 적응력과 탁월한 통찰력을 두루 갖춘 너무나 완벽하고 무리하지 않는 교육자가 이교육감이다

흔한 얄팍한 인기, 알쏭달쏭한 구름 위의 산책인 가벼운 정략적 이벤트는 모두 외면하고 통합의 리더십 권력의지가 아닌 강인한 존경과 사랑의 의지로 학력, 인성, 시설, 인사, 제도등 다방면에서 전국 상위 반열에 올려 놓은 자랑스러움도 갖고 있다

그렇지만 가끔은 가벼운 말썽이나, 애교있는 실수도,어쩐지 억울해 보이는 인상도 보고 싶고 키가 크신 덕분으로 싱거울때면 더러는 조율을 잘해서 '얼쑤, 아자, 어허'를 소리 높여 외치고 싶다

이교육감은 학교운영위원 선거와 직선제 이후 3선을 하였기 때문에 연임금지 규정에 따라 재차 입후보할 수는 없다 그러나 법해석에 의해 출마여부가 달라질 수 있고 고비용 저효율 교육감 직선제 선거방식의 개정에 따라 향후 행보가 달라질 수 있다

또한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 후보 물망에도 심심치 않게 등장되고 있으므로 현명한 자질과 따스한 인성으로 영광스럽게 대성 있기를 기원한다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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