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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하

청주고인쇄박물관 학예연구실장

무심천과 직지 무심천하면 떠오르는 기억이 많을 것이다. 어릴 때 무심천에서 물장구치며 미역을 감고 물고기를 잡던 일, 청춘남녀가 설레는 마음으로 데이트를 즐기던 코스 등 시민들의 가슴마다에 추억이 고이 간직되어 있는 곳이다. 최근 들어 웰빙 바람이 불면서 산책과 운동을 즐기는 휴식공간으로써 시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청주의 명소로 자리 잡고 있는 곳이다.

무심천은 청주의 상당구와 흥덕구의 경계로 동과 서로 나누어지며, 남쪽에서 북쪽으로 흐르는 하천이다. 우암산이 청주의 진산이라면, 무심천은 청주의 젖줄이다. 무심천은 '대교천', '심천', '심수' 등으로 불리기도 하였다. 옛 문헌인 "신증동국여지승람"을 비롯한 조선후기 지리지에 가장 많이 나오는 지명은 '대교천'으로, 대교는 큰 다리, 즉, 남석교(현재 육거리시장에 묻혀 있음)가 있어 붙여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18세기 중기에 제작된 "해동지도"에 처음으로 무심천이란 지명이 쓰이고 있으며, 그 뒤에는 "호서전도"를 비롯한 각종 지도에 무심천으로 표기하고 있다.

무심천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전하고 있다. '무심하게 말없이 흐르는 내' 라는 설, '무심하고 무정한 내' 라는 설, '물이 없는 내' 즉, '무수천(無水川)'이 변했다는 설, '수심이 없는 내' 라는 의미의 '무심천(無深川)'이 변했다는 설, '무성(武城)뚝 안쪽으로 흐르는 심천(沁川)이라는 의미의 '무심천(武沁川)'이 변한 것이라는 설, 불교용어인 '무심(無心)'에서 전래되었다는 설 등 아주 다양하게 전하고 있다. 학계의 정설은 아직 없으나, 불교용어인 '무심'에서 왔다는 이야기에 비교적 무게를 두고 있는 형편이다. 이 이야기의 근원은 무심천 주변에 사찰이 많았다는 역사적 사실에 근거를 두고 있다. 지금까지 무심천 주변에서 확인된 불교관련 유적지는 '사뇌사(용화사 주변)', '운천동사지(CCC아카데미센터 앞), '신라사적비', '흥덕사지' 등으로 불교와 깊은 인연이 있었던 지역이다. 따라서 운천동 일대가 사찰이 많았던 곳으로, 여기에 흐르는 하천도 불교문화와 깊은 관계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백운화상은 원증국사 보우(태고)와 선각왕사 혜근(나옹) 등과 함께 고려 말 3대 선사 중에 한 분으로 그의 선사상이 무심선(無心禪)이다. 무심선은 무심, 무념의 진종을 강조한 중국의 석옥청공화상과 인도의 지공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백운화상이 편저한 직지의 마지막 구절에 중국 승고선사의 말씀을 수록하였다. 그 내용을 보면, '승고선사는 항상 여러 사람들에게 권하기를 불법을 배우려하지 말고, 다만 스스로 무심에 도달한다면, 근에 밝은 사람은 한나절이면 해탈할 것이고, 근이 둔한 사람은 혹 3년 내지 5년이 걸린다. 멀어봐야 불과 10년을 넘지 않는다. 만약 너희가 깨달음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노승이 그대들을 대신하여 발설지옥에 들어가겠다'는 것이다.

직지는 백운화상이 입적하고 3년이 지난 후 그의 제자인 석찬과 달잠이 비구니 묘덕의 시주를 받아 1377년에 청주 흥덕사에서 금속활자로 간행한 책이다. 직지는 고려가 금속활자를 발명했다는 역사적 증거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또한, 직지는 인쇄문화 나아가 지식정보의 강국이었음을 입증하는데, 청주가 그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는 증거자료가 된다. 아울러 직지에 담겨있는 무심선은 하천의 이름으로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청주에서 직지가 갖는 중요한 의미는 금속활자 인쇄를 통한 지식정보 선진도시와 깨달음이라는 삶의 문화로 발전, 승화시킨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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