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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하

청주고인쇄박물관 학예연구실장

지구상에 인류가 처음으로 출현한 것은 지금부터 약 300만~350만년전으로 알려져 있다. 오늘날까지 우리 인류는 의사를 소통하기 위한 정보를 전달에 어떤 방법을 사용하였을까·

캐나다의 미디어 이론가이자, 토론토대학 교수였던 마셜 맥루한(M. McLuhan)은 정보의 전달 매체인 미디어의 발전을 4단계로 구분하였다. 즉, 언어(소리나 몸짓) → 문자 → 인쇄 → 전자미디어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미디어 매체의 변화는 인간의 인식은 물론 사회 구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쳐 인간 감각을 확장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미디어 양식의 변화가 곧 사회변화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첫 번째 정보혁명은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자신의 의사를 소리나 몸짓으로 전달하던 시기로 정보전달에 있어 시간과 공간에 제약을 받는 선사시대로 기록되기 이전의 시대를 의미한다. 두 번째는 각종 부호나 문자를 발명하여 기록하기 시작하면서 정보의 원형이 보존되고, 시간과 공간이 초월되는 역사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세 번째는 인쇄술을 발명하여 동일한 내용을 복제하여 동시에 대량으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네 번째는 전기가 발명되면서 컴퓨터를 이용한 전자 미디어를 통해 정보의 초고속, 초대량으로 전달이 가능하게 되었다. 현재 우리 인류는 컴퓨터와 IT를 이용하는 전자미디어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따라서 전자 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정보혁명 가운데 인류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세 번째 단계인 금속활자의 발명을 꼽고 있다. 미국 미시간대학 역사학 교수였던 아이젠슈타인(E. L. Eisenstein)은 활자를 이용하여 책을 간행하여 보급함으로써 지식정보의 대량 전달이 가능하게 되었고, 그 결과 르네상스, 종교개혁, 시민혁명, 과학혁명, 산업혁명으로 이어져 근대사회로 발전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정보화의 가장 핵심인 금속활자 인쇄는 독일의 구텐베르크가 아니라, 13세기 초에 고려에서 발명되어 실용화되었다. 당시 고려는 무신의 난 등 혼란스런 사회가 최충헌과 최이가 정권을 잡으면서 안정기에 들어가게 된다. 최이는 문신들을 양성하기 위해 서방을 설치하고, 문신인 이규보를 등용하는 등 새로운 문신을 양성하고자 책을 만들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따라서 목판인쇄에서 금속활자 인쇄로 정보전달 매체를 바꾸게 된 것이다. 그 예로 『남명천화상송증도가』와 『상정예문』을 금속활자로 간행한 것이다. 『남명천화상송증도가』의 최이 발문에 의하면, 금속활자본을 1239년에 다시 목판으로 새긴다는 기록이 있다. 그리고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에 의하면, 『상정예문』 28부를 금속활자로 인쇄하여 각 관서에 나누어 보관토록 했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책들을 금속활자로 간행했다는 기록만 전할 뿐, 실물이 전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청주 흥덕사에서 1377(고려 우왕 3)년 7월에 금속활자로 간행한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일명 직지)』은 실물이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전하고 있다. 즉, 우리 민족이 13세기 초에 금속활자를 발명하여 발전시킨 슬기로운 문화민족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증거물로 『직지』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인류의 정보혁명에 가장 큰 공헌을 한 금속활자 인쇄를 발명한 고려는 지식정보의 선진국이었다. 따라서 우리는 금속활자 발명국 고려의 정보문화를 계승, 발전시킨 중심지가 청주였다는 역사적 의의를 『직지』를 통해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우리 조상들이 이룩한 정보혁명의 강국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IT강국 대한민국을 국가브랜드로 가꾸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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