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2.04.01 18:10:0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황정하

청주고인쇄박물관 학예연구실장

청주 흥덕사지(사적 제31호)에 건립한 청주고인쇄박물관이 개관한지 20년이 되었다. 이를 맞이하여 고인쇄박물관에서는 기록문화를 통해 청주의 역사를 재조명하는 '청주의 역사, 역사속의 기록문화'라는 주제로 학술회의를 개최하였다. 여기에서는 통일신라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청주관련 기록물들에 대한 연구 발표와 토론에 역사학자와 서지학자들의 열띤 논의가 전개되어 인문학에 새로운 발전의 계기를 마련하였다.

직지는 청주 흥덕사에서 1377년에 금속활자로 간행한 현존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으로 금속활자 발명국 코리아를 상징하는 증거자료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러면 고려시대 흥덕사에서는 과연 금속활자로 직지만 인쇄한 것일까· 금속활자 인쇄의 특성상 다른 종류의 책은 간행하지는 않았을까·

백운화상(법명 경한)의 편저서는 직지와 백운화상어록이 있다. 직지는 백운화상이 75세에 노안을 비벼가며 법린의 도움을 받아 성불산에서 1372년 9월에 과거의 7불과 인도의 28조사, 중국의 110선사의 말씀을 가려 뽑아 상·하권으로 편저한 책이다. 그리고 백운화상어록은 그의 비서였던 석찬이 기록한 책이다.

직지는 1374년에 백운화상이 입적함에 따라 그의 제자였던 석찬과 달잠이 묘덕의 시주를 받아 청주 흥덕사에서 1377년 7월에 금속활자로 간행하였다. 그리고 그가 입적한 여주 취암사에서도 법린, 자명, 혜전이 1378년 6월에 목판으로 간행하였다. 즉, 흥덕사에서 금속활자로 인쇄하고, 취암사에서 11개월 후에 다시 목판으로 인쇄한 것이다. 현재 흥덕사본은 하권만이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취암사본은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국립중앙도서관, 영광 불갑사 등에 소장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장서각 소장본은 이색과 성사달의 서문, 권상·하의 본문, 백운화상의 발문, 그리고 간행기록 등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을 통해 흥덕사본도 상·하권으로 구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취암사본의 이색 서문은 법린의 요청에 의하여 1378년 4월 5일에 작성된 것이며, 성사달의 서문은 석찬의 요청에 의해 1377년 3월에 작성된 것이다. 그러나 석찬은 백운화상의 문인으로 흥덕사본에 관여한 인물로 취암사본과는 무관하다. 따라서 성사달의 서문은 작성한 연도와 문인의 관계 등으로 보아 흥덕사본의 서문으로 보인다. 즉, 법린이 취암사에서 직지를 간행할 때 당대 최고의 문필가였던 이색으로부터 서문을 받아 흥덕사본에 있는 성사달의 서문을 함께 수록한 것으로 보인다.

백운화상어록도 취암사에서 1378년 7월에 목판으로 간행한 것이 서울대학교 규장각에 상·하권이 전하는데, 직지와 마찬가지로 이색과 이구의 서문이 수록되어 있는데, 법린이 간행사업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였다. 이색의 서문은 취암사본 직지의 서문과 같이 법린의 요청으로 작성된 것이고, 이구의 서문은 흥덕사본 직지를 간행한 석찬의 요청에 의해 1377년 3월 1일에 작성한 것이다. 흥덕사에 기거했던 석찬은 백운화상의 시자, 즉 비서로서 직지뿐만 아니라 본인이 직접 기록한 백운화상어록도 당연히 흥덕사에서 금속활자로 간행하였을 것이고, 이구의 서문도 이때 수록됐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현재 목판본 자비도량참법집해(보물 제1653호, 고인쇄박물관 소장)가 전하는데, 최근 연구에 의해 직지를 인쇄한 활자와 동일한 활자로 인쇄된 것을 번각하여 다시 목판으로 인쇄하였음이 밝혀졌다. 이것으로 보아 흥덕사에서는 금속활자로 직지, 백운화상어록, 자비도량참법집해 등이 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 외에도 책이름은 알 수는 없지만, 다른 종류의 책도 인쇄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고려시대 흥덕사에서 금속활자로 간행한 인쇄본이 하루 빨리 우리에게 다가오길 간절히 기대해 본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