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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영

한국폴리텍대학 충주캠퍼스 학장

교육자이신 아버지의 갑작스런 결정으로 초등학교 5학년 눈내린 어느날, 동무들과 인사도 못하고 영문도 모른 채 외숙을 따라 장항선 완행열차에 몸을 싣고 서울로 향했던 필자는 어느새 중년을 넘어서 고향을 향한 그리움이 마음 한 켠에 무거운 바위처럼 굳어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고향의 작은 언덕위에 내렸던 그 날의 흰눈처럼 머리색은 하얗게 변했고, 안면에는 세월의 질곡이 묻어나는 몇가닥의 주름이 나이테처럼 그려져 있는 모습을 보노라면 가물가물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미련없이 놓아 버리고 현재의 주어진 환경과 인연들에게 최선을 다해 보듬고 사랑해야 되겠다고 다짐한지 어느새 3년이 다가오고 있다. 대부분 사람들처럼 현재를 살면서 과거의 회상에 빠져 있었고, 불확실한 미래에 매달려 소중한 시간을 허비했던 경우가 많았던 것 처럼 이따금 삶의 뒤안길에 매달렸던 나였다. 그러나 지금은 어둠이 물러나는 새벽녘에 일어나 오늘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곤 한다. 지나고 나면 우리네 삶은 "그 때가 행복했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고교시절에는 대학에 진학하면.., 대학에서는 직장을 잡으면.., 직장을 잡은 뒤에는 좋은 배필을 만나 결혼하면.., 행복할 것이라고 믿다가 결국 세월이 흐른 뒤에 "차라리 그때가 좋았다"는 말들을 되풀이 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나이 들어 퇴직후에 여행도 가고, 자식과 손주들을 바라보며 남은 여생을 행복하게 살 것이라고 다짐하다가 결국에는 늙어서 삶에 대한 문제로 종교를 찾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어린시절부터 세상을 떠나는 순간까지 진정으로 행복한 적이 있었는지 후회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그래서 필자는 아름다운 고을 충주로 부임해 오면서 깨닫고 다짐하였다. "지금 나는 가장 행복하다"고 혼자 마음속에서 되새긴 적이 많았었다. 내게 외로운 섬과 같았던 충주에서의 독신(·) 생활이 때론 우울하게 만들 수도 있었지만 과감히 벗어 던져버렸다. 50년 가까운 그날, 갑작스럽게 고향을 떠나 낯설은 서울에서 고향을 그리던 어릴 적 모습을 떠올리며 쓸쓸하게 회한에 잠긴 적도 많았지만 이젠 모두 떠나보내니 홀가분하고 오히려 행복하다. 아직 고향에는 그런대로 건강하게 생존하고 계신 부모님이 계시고, 자식들 때문에 긴 시간을 남편과 헤어져 가족을 위해 매일 간절한 기도를 해주는 아내가 있고, 세 자녀와 사위들은 교사, 군인, 창업, 직장인 등 나름대로 각자의 인생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현재의 나는 최고의 행복을 누리고 있음이 틀림없다. 우리 한번 각자 그 자리에서 곰곰이 생각해 보자. 과거는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기억속에 있을 뿐이며, 미래는 상상속에 있는 것이지 결코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깨달아 보자. 현재의 순간순간이 모여 인생이 되는 것임에도 우리는 순간순간의 행복을 미루고 있었던 것이 아닌지 한번 되새겨 보자. 인간의 육체는 현재를 사는 것이고, 정신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함께하는 것이며, 영혼은 육체와 정신을 벗어나는 것이 아니던가! 그러니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과거를 기억삼아 미래를 상상하며 영혼을 맑게 만들어 현재의 행복을 극대화시키는 것이 분명할 것이다. 그래서 행복의 비결을 전해드리고자 한다. 우선 비교하는 마음부터 놓아야 한다. 모든 바람이나 욕망들은 비교하는 마음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질투나 자기 비하도 마찬가지다. 누구보다 잘나고 싶고, 아름답고 싶고, 잘 살고 싶고, 더 행복하고 싶은 마음들을 과감히 떨쳐 버려야 한다. 비교우위를 성공인 양, 행복인 양, 비교 열등을 마치 실패인 양, 불행인 양, 그렇게 살아가는 것으로는 결코 참된 행복을 맛볼 수 없을 것이다. 그저 내 자신만을 가지고 충분히 평화롭고 행복할 수 있어야 한다. 시간 개념도 그렇다. 과거와 미래에 매달리지 말고 그저 지금 행복하라. 그게 절대 행복이다. 우리 모두 지금부터 바로 행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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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