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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지역 대학생 생활 살펴보니…

입학 하자마자 일자리 알아보고
학교서 근로장학 몸에 밴 '짠순이'
졸업후 빚더미 빚나는 졸업장

  • 웹출고시간2011.06.09 20:07:5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입학 하자마자 일자리 알아보고…

"대학에 입학하면 먼저 '알바'를 알아봐요. 대학의 낭만이나 생활의 재미보다는 다음학기 등록금이 더 문제입니다"

청주대에 다니는 이모(여.22)씨는 지난 2009년 1학년에 입학했으나 가정형편이 어려워 다른 충북대에 다니는 언니(24)와 함께 자취를 하고 있다.

이씨는 "대학 등록금을 부모님이 간신히 마련해 주셨지만 2학기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언니와 함께 가정 먼저 찾은 것이 '알바'자리였다"고 말했다.

이씨의 언니는 동생이 대학에 입학을 하자 등록금 마련을 위해 1년을 쉬고 대신 알바를 했다.

이씨는 "말하기 좋아 하는 사람들은 학교에서 주는 성적장학금을 받으면 될 텐데 굳이 알바를 하냐고 한다"며 "이는 모르는 사람들의 말이다. 장학금을 줘도 전액이 아니라 일부만 면제해주는 것으로 1학기 등록금을 벌기 위해서는 1학기 내내 알바를 해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낮에는 학교 강의를 듣고 오후 6시부터는 집 근처의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고 있다. 그가 한달에 알바로 80만원을 받고 있다. 언니는 다른 곳에서 알바를 하고 있다.

생활비를 하고 제하고 나면 언니랑 둘이 벌어서 한사람의 1학기 등록금을 낼 수 있다.

이씨의 언니는 그나마 국립대에 다녀 등록금이 저렴한 편인데다 장학금 지원도 많아서 등록금의 절반 정도만 내고 있다.

이씨는 "부모님께 가장 미안한 게 등록금을 달라고 손을 내밀 때"라며 "언니는 내년 2월이면 졸업을 해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학교서 근로장학 몸에 밴 '짠순이'

충북대에 다니는 함모(21)씨는 사립대보다 등록금이 적어 '효도'하고 있다.

함씨는 대학에서 근로장학생으로 일을 하면서 강의가 없는 시간에는 중학교에서 '멘토링'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대학내의 행정부서에서 1주일에 4번 출근해 근로를 하면서 장학금을 받고 있고, 중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어와 수학을 가르치면서 교통비를 포함해 월 30여만원을 받고 있다.

함씨는 "등록금은 부모님께서 내주시지만 용돈은 내가 벌고 있다"며 "부모님이 등록금이 저렴한 국립대에 들어간 것을 지금도 고마워 하고 계시다"고 말했다.

그가 근로알바를 하게 된 것은 처음에는 등록금을 벌기 위해서였다. 근로장학금을 받으면서 부모님의 부담이 덜어지고 난후 멘토링을 통해 용돈을 벌고부터 '짠순이'가 됐다.

함씨는 같은 학과의 학생들도 야간에 알바를 나가는 경우가 많다. 야간근무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시급이 주간보다 많기 때문이다.

함씨는 "야간에 알바를 나가는 친구들을 보면 강의시간에 많이 졸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며 "알바를 하다 보니 강의도 제대로 듣지 못하고 시간만 때우고 있는 친구들을 보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알바를 하다보면 대학생활의 낭만이나 축제가 열려도 참석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며 "등록금이라도 인하가 되던가 장학금이라도 받게 되면 공부에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을 것이다"며 안타까와 했다.

◇ 졸업후 빚더미 빚나는 졸업장

지난 2008년 대학을 졸업한 정모(29)씨는 취업을 했지만 대학때 받았던 학자금 상환에 부모님께 식사한번 제대로 대접해드리지 못했다.

대학 졸업후 곧바로 취업을 했지만 매월 학자금 상환으로 30여만씩 빠져나가고 있다. 월 230만원을 받는 정씨는 이외에도 생활비와 통신비, 월세를 제외하면 50여만원이 남는다고 한다.

"빨리 학자금을 상환하고 전세라도 얻어 결혼을 하고 싶지만 지금과 같은 생활이면 나이 40이 되도 결혼을 하지 못할 것"이라며 "같이 졸업한 친구들이 지난 2월 결혼을 한 것을 보면 부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정씨는 "대학때 부모님으로부터 등록금을 지원받은 친구들을 보면 많이 부러웠다"며 "한때는 부모님 원망도 했지만 지금은 후회보다는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며 울먹였다.

그는 또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자식들을 대학까지 보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생을 하셨는지 알것 같다"며 "부모님을 위해 하루빨리 결혼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 다닐 때는 '알바'로 졸업식때 '빚'나는 졸업장을 받고 보니 대학시절을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씨는 대출받은 학자금을 모두 갚고 부모님께 해외여행을 보내드리는 것이 꿈이라고 말한다.

/김병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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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