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보은] 천재시인 오장환(吳章煥·1918~1951)을 기리는 '제20회 오장환문학제'가 오장환문학제추진위원회 주관으로 오는 17일부터 18일까지 보은군 보은읍 뱃들공원과 회인면 중앙리 오장환 문학관 일원에서 열린다.17일 오전 10시 오장환문학관에서 '오장환 시인 추모 혼맞이' 행사가 열려 문학제의 시작을 알린다. 저녁 7시 뱃들공원에서는 보은군음악협의회의 '오장환 문학거리 작은 음악회'가 가을밤을 수놓는다.18일 뱃들공원에서는 오장환 문학세계를 엿볼 수 있는 사진자료, 시그림 등이 전시되고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충북 초·중학생 백일장이 열린다.오후 6시30분에는 '오장환문학상' 수상자인 최정례 시인과 '신인문학상' 수상자인 채인숙 씨에 대한 시상식이 뱃들공원에서 개최된다.시상식 뒤 어린이합창단, 시노래 공연과 가수 김범용, 장은숙 등의 축하 공연이 펼쳐진다.또 최금진(1회 수상자), 장이지(7회 수상자) 시인의 찾아가는 문학강연이 보은고와 보은여고에서 마련된다.보은 회남 출신 김사인 시인의 문학강연이 오후 4시 보은문화원 시청각실에서 개최된다.군 관계자는 "깊어가는 가을, 오장환 문학제 참여를 통해 시의 아름다움과 풍요로운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지난 몇 해간 우리 사회에서는 복지를 둘러싼 다양한 논쟁이 전개되었고, 앞으로도 그럴 전망이다. 이상이 교수는 2007년 7월 대선 직전 복지국가소사이어티(이하 복국소)를 창립해 8년째 매월 월례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복지논쟁의 중심권에 서 있었다. 보편적 복지, '사람에 대한 투자' 개념의 도입, 기초연금 정책 등 진보진영의 정책어젠다를 공급해왔고, 2010년에는 반(反)자본주의를 강령에 규정하고 있던 진보신당을 설득해 복지국가로 강령을 개정하도록 하기도 했다. 2010년 6월 지방선거에서는 복국소가 제기했던 무상급식이 쟁점화되어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쳤고, 2010년 10월 제1야당 전당대회는 당헌에 보편적 복지를 삽입하기에 이른다(이후 다시 수정). 그간 이교수의 책들을 몇 권 읽으면서, 내 나름 품고 있었던 몇 가지 문제를 더 깊이 확인해보고 싶어졌다.- 복지국가론에 철학적 원칙이 있다면?"첫째, 인간존엄(Dignity)이다. 재능과 부의 유무에 상관없이 모든 인간은 존엄하다. 우리 헌법의 정신이기도 하다. 둘째, 연대(Solidarity)이다. 인간에겐 존엄성이 훼손되는 시기가 반드시 찾아온다. 질병,노령,실직처럼 말이다. 연대는 그런 시기에 인간의 존
역사는 기억, 철학은 이성, 문학은 상상에 직결된다. 상상은 문학의 창조성을 더해주는 요소로써 문학의 최고 가치이다. 오늘날의 문학이 맥이 빠진 것은 바로 상상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상상은 사실의 세계에 얽매이지 않고 사실들을 마음대로 변형하여 사실보다 아름답고 다양하게 만들어 즐기는 것이다. 문인수 시인은 늦깎이 시인이지만 시적 성취가 높은 시인이다. 앞의 문장에서 시인이란 말을 세 번이나 반복해서 쓴 까닭은 그는 매번 시적 상상력과 혼신의 힘을 다해 겨루기 때문이다. 시적 상상력이 풍부한 시는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한다는 특징을 갖는다. 9월 들어 햇볕이 해쓱하게 여위었다. 여윈 햇볕의 크기도 운동장 만하다가 동네 마당 만하다가 연잎 만하게 작아졌다. 시인은 햇볕의 온도가 낮아지고 햇볕의 색깔이 하얘지고 햇볕의 크기가 작아지는 3중의 의미를 잔류부대로 처리하여, 가을 초입의 이미지를 영화의 한 장면처럼 선명하게 그려놓았다. 찢어져 너풀거리는 호박잎을 버려진 군용텐트나 여자들로 비유한 장면은 압권이다. 풀잎들과, 꽃들과, 나무들은 잔혹한 폭염과의 전쟁 중에 심한 상처를 입었을 터. 폭염은 야반도주하는 사람처럼 물러갔지만, 처절했던 전장, 전투 뒤의 파괴 현
나무 한그루 꽃 한포기 심을 곳 없는 집으로 이사를 했다. 어떻게 이 삭막한 집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을까. 생각 끝에 궁여지책으로 옥상에다 분재(盆栽)가꾸기를 시작한 것이 20여년이 되었다.처음에는 근교 분재농원을 찾아 기르는 법을 보고 배우기도 했고, 내가 좋아하는 소나무 십년 생 다섯 그루를 구입하였다. 어느 정도 기본수형이 잡힌 어린나무를 작은 분에 심고, 아침마다 들여다보며 즐거움에 푹 빠졌다.분재가 살아 숨쉬는 '느림의 미학'이라 할 만큼 더디게 자라지만 지금은 수령 30년쯤 되고 보니 해를 거듭할수록 산이나 정원에서 보는 낙락장송(落落長松)의 모습으로 해마다 한 거름씩 변해가는 모습에 흐뭇한 느낌이 든다.그동안 이 소나무를 가꾸면서 곁에서 가만히 들여다보면 나무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게 된다. 햇빛. 물. 영양이 필요한지, 잎과 줄기마다 내 몸에 핏줄이 흐르는 것 같은 수맥이 움직이는 느낌을 받는다.'자연의 축소판' 이 분재라고도 하고, 작을수록 아름답다는 말도 있다. 그래서 작은 분 안에 생명체를 심어놓고 내손으로 가꾸는 '손끝의 예술'이라는 생각이 든다. 손으로 쓰는 붓글씨나 머리로 창작하는 글짓기와 같은 예술성이 있다고도 여겨진다
[충북일보] 수상한 책방이 문을 열었다. 책만 파는 곳이 아니라, 꿈도 함께 파는 서점이다. 이른바 이다. 지난 7월 18일, 금천동 혜원학교 입구 맞은편에 문을 열었다. 이연호(51) 대표는 지난 1992년 충주 를 만들었던 주인공이다. 충주에 이어 새롭게 문을 연 에서 고객, 이웃주민들과 소통하는 'book 부끄 콘서트'를 열어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출발을 알렸다. 8일 저녁 6시부터 9시까지 시를 노래하는 사람들이 공연을 펼친다. 올 첫 공연을 시작으로 예술문화가 공존하는 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연출자의 야심찬 계획이다.공연 팀은 가수 탁영주, 기타 이상훈, 첼로 이 훈, 퍼쿠션 김우경으로 구성된 프로젝트 그룹으로 작사·작곡·편곡·연주·노래까지 두루 실력을 갖춘 뮤지션들이다. 또한 인문학강좌와 더불어 주민 소통을 모색, 지역 작가들과 함께 노래하고 생각을 나눈다. 이번 공연은 탁영주와 이상훈이 작곡한 '꽃샘추위'(박혜지 시) '연필 깎는 남자'(김영범 시) '체온'(박남준 시) '블루문', '너를 떠나 내가' 등 새롭게 선보이는 시노래 창작곡들이 즐비하다. '민들레의 노래' 탁영주(42) 대표는 "온라인서점은 다양해지고 오프라인 서점은 사라지고 있다. 책방
이런 저런 책을 읽거나, 주변 사람들을 만날 때 종종 "좋은 경제학자 한 분 추천해주세요"라는 주문을 던지곤 한다. 좋은 경제학자란 당장 내일의 주가를 예측하거나 6개월 후 빵 터질 사업 아이템을 가르쳐 주는 것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경제의 큰 흐름을 내다보는 사고의 틀을 제공하는데 도움을 주고 나아가 정치, 사회, 문화, 심지어 외교까지 국가운영의 기본방향을 정리하는 다양한 지적 작업을 하는데 가장 적절한 바닥공사 능력을 갖춘 분들이라는 생각에서다. 우연한 기회에 지인으로부터 추천 받고, 밤새 읽고 간 책에 대해 최배근 교수로부터 직접 몇 가지 설명을 들은 후 오랜만에 운 좋게 좋은 경제학자를 만났다는 생각에 뿌듯했다.- 아담 스미스와 마르크스로부터 시작된 경제학적 틀로 오늘의 경제를 설명하는데 부족한 점이 뭘까· 이 책을 쓴 근본 문제의식은?"제조업 중심에서 지식, 정보 중심으로, 성장제일에서 일자리제일로, 국민국가시대에서 글로벌 시대로, 경제의 대대적 금융화로 경제의 틀이 변화하였다. 제조업의 중심적 역할이 사양길에 접어든 것은 3D프린터, 로봇의 대중화로 가격이 떨어지고 일자리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과 미국의 제조중심 산업화 경험을 기초로 출발한
가을이면 맨 먼저 떠오르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은 함부로 만질 수 없는 옥합(玉盒)같은 시이다. 스치기만 해도 흠집 날 것 같고, 잘못 건드리면 깨질까 두려운 시이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조심스럽게 옥합 뚜껑을 열어 보고자 한다. 주여! 결실과 고독의 계절 가을이 왔습니다. 지난 여름, 성숙을 향한 당신의 뜨거운 손길은 참으로 위대하였습니다. 당신의 그림자로 태양을 가리워 서늘함을 주시고, 당신의 그 크신 은총은 열매가 익어가는 들판에 바람으로 풀어놓아 주십시오. 당신의 완전한 말씀으로 마지막 과일까지도 무르익게 하시고, 조금만 더 따뜻한 햇볕을 주시면 과일들이 완전히 익을 것입니다. 아직도 쓴 맛이 가시지 않은 포도주는 달콤한 포도주로 변할 것입니다. 이제 곧 겨울이 옵니다.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집을 지을 수 없습니다. 지금 혼자인 사람도 깊은 가을 밤 혼자 깨어나 책을 읽고 누군가에게 편지를 쓸 것입니다. 집이 없는 사람처럼 고독한 사람도 낙엽이 흩날리는 가로수 사이를 불안스레 거닐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집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우리의 육체는 영혼이 거주하는 단 하나의 집입니다. 우리의 집은 강 건너에 있습니다. 그 집에 아직 당도하지 못했습니다.…
어느 날 시장에 들어서니 물고기 좌판이 눈에 보인다. 물고기들이 물속을 헤치며 묘한 재주를 부리니 신기하여 눈을 돌릴 수 가없다. 쓸쓸하게 홀로 생활하는 것보다는 물고기를 사다 취미삼아 친구처럼 기르고 싶었다. 집에 어항 겸 화분 겸 사용할 수 있는 소래기가 생각이 나서 물고기 다섯 마리와 어항에 넣어두는 장식물을 사왔다. 물고기가 자라는 모습을 보니 생활에 활기가 생기고 분위기가 살아난다. 아침에 일어나 밥을 주려고 어항에 다가가면 사방으로 흩어져 놀던 물고기들이 먹이 주러 온 사람냄새가 나는지 용하게 알고 모여든다. 밥을 주면 배고파 기다렸다는 듯이 재빠른 활동으로 먹이에 집중한다. 먹이가 나뭇잎 부셔갈아 놓은 것 같아 넣어주면 물위에 둥둥 뜬다. 사람도 입맛이 다르듯이 어느 물고기는 먹고 안 먹는 것이 있다. 고기들도 편식을 하는 모양이다. 제외되는 먹이는 물 안으로 가라앉는다. 여름 날 자식들과 함께 대천바다로 피서를 갔다. 조개껍질이 얼마나 예쁜지 큰 것 작은 것 몇 개를 주어왔다. 깨끗하지만 한 번 더 물에 씻어 어항 속에 넣어주었다. 새집에 이사 온 것처럼 신이 나게 잘 놀고 있다. 나 역시 흐뭇했다. 다음날 아침에 물고기를 들여다보니 세 마리가
[충북일보=보은] 오장환 문학상의 여덟 번째 수상자로 최정례(사진) 시인이 선정됐다.최정례 시인의 수상 시집 '개천은 용의 홈타운'은 오장환의 시 정신에 육박할 만한 변방의 정서를 가창력 있는 솜씨로 육화해내고 있다.심사위원들은 심사평에서 "최정례의 산문시는 새롭고 모험적이다. 시와 산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불현듯 솟구치는 다양한 삶의 실재와 의문들을 활달한 상상력과 치밀하게 짜여진 이야기 구조 속에 새롭게 담아냈다"며 "또한 그가 이미 보여준 시세계를 넘어 새로운 길을 탐구하면서, 현실과 생활을 위무하며 관통해가는 숨 가쁘지 않으면서 생기 있는 그의 목소리에 우리는 귀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이러한 그의 시세계가 전통을 이어온 '오장환문학상'의 이름으로 훌륭한 평가를 받게 되어 우리에게 큰 기쁨으로 다가온다.시상식은 오장환문학제가 있는 9월18일 보은문화예술회관 앞 뱃들공원에서 열린다.또 제4회 오장환 신인문학상으로는 채인숙의 '1945, 그리운 바타비아'가 선정됐다.한편 오장환(1918∼1951)은 한국 시사에서 특별히 주목해야 할 시인이다. 모더니스트와 리얼리스트의 면모를 동시에 갖추고 있는 그는 한국 아방가르드 시단의 흐름에서 김수영과 황지우
저자 박영숙씨는 미래연구 싱크탱크 '밀레니엄 프로젝트'의 한국지부인 유엔미래포럼 대표. 주한 영국, 호주대사관에서 29년간 근무했다. 매일 수천 개의 신기술 관련 보고서를 읽고, 국제적인 미래예측전문가들과 몇 시간씩 온라인 토론을 하며 해외의 미래예측을 국내에 누구보다 빠르게 소개한다. 박대표가 운영하는 뉴스포탈 인데일리(www.indaily.co.kr)를 통해 미래예측과 신기술에 대한 세계적 동향을 파악할 수 있다. 결혼 초 미국인 남편과의 해외여행에서, 제 각각 철에 맞지 않아 보이는 다양한 옷차림으로 활보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이 때 던진 남편의 한 마디, "당신은 빨리 one-textbook country (획일적인 단일 교과서 국가)의 틀을 벗어나야 나랑 살 수 있어"에 새로운 눈을 떴다. 인구야말로 국력이라고 생각하고, 남의 아이를 잘 키우는 것이야말로 정말 아이를 잘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해 한국수양부모협회를 창립해 20년째 운영하고 있으며, 미래의 대안이 될 메이커센터를 경북 김천에 세우는 등 메이커운동을 펼치고 있다.- 누구에게나 일거리가 있던 자급자족 시대로부터 회사에 고용되는 일자리 시대를 거쳐, 다시 '고용되지 않은 개인'의
한 남자가 사랑한 여자는 담장 밖 로미오를 바라보는 올리비아 헤세와 같은 청순한 눈을 가졌거나 혹은 사진작가와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데이트를 즐기는 시골여자의 수줍은 얼굴을 가진 여자일 듯하다. 한 남자가 정말 사랑한 여자는 물푸레 한 잎 같이 쬐그만 여자였다. 그녀의 솜털도 마음도 영혼도 눈도 물푸레 한 잎에 붙은 작은 것이어서, 그 작은 것에서 나와 보일 듯 말 듯한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다는데, 슬퍼서 아름답고 시집의 활자처럼 영리하고 바보 같아서 더욱 아름다워 완벽한, 그래서 다가설 수 없는 여자가 아닐까. 사랑하지만 다가설 수 없기에 혼자 불행하고 외롭고 슬프듯이, 어렴풋하게 보일 뿐 다가오지 않아 혼자 불행하고 외롭고 슬픈 여자가 아닐까. 그 여자는 이 세상 모든 남자들의 마음 속에만 남아 있는 첫사랑인지 모른다. 다 파헤쳐지고 찢어지고 낯선 얼굴들만 어른거리지만, 눈 감으면 유년시절 그대로의 모습으로 떠오로는 고향처럼 그렇게 마음 속에 선연히 떠오르는 얼굴일지 모른다. 시인은 여자만을 가진 여자의 전 존재를 표현하기 위해 온갖 은유를 다 동원하지만, 아무래도 어떤 은유로도 여자 아닌 것은 아무것도 안 가진 여자를 표현하기에는 감당할 수 없을 듯
서양의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자살은 실수'라 했다. 라는 문구를 보고 초등학교 5학년 때 죽어 버려야겠다고 했던 일이 생각난다. 그날도 비가 내렸었다. 나는 아버지로부터 야단을 맞고 죽어 버리자 라는 마음을 먹고 집을 뛰쳐나와 동네 앞 기찻길을 향해 뛰어가 철길 옆에 서 있었다. 선로위로 기적을 울리며 기차가 달려온다. 내 두 뺨에는 두 줄기 눈물이 하염없이 흐른다. 서운한 마음의 폭발이다. 사정없이 쏟아지는 빗물과 함께 범벅이 된 내 얼굴을 기관사의 의심어린 손전등 불빛이 정지된 나를 똑바로 감시하며 지나간다. 덜커덩 덜커덩……. 죽으려고 뛰어와 기찻길 옆에 섰기는 했지만 무섭고 두려워 그 자리에서 꼼짝도 못한 나는 소리 내어 엉엉 울었다. 마음이 약해진 나는 콧물을 훌쩍거리며 발길을 돌렸다. 천천히 걸으며 친구들과 재미있는 놀이를 하는 모습을 그리며 집으로 왔다.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슬그머니 뒷문을 통하여 골방에 들어가 낮에 농사일을 돕느라 몹시 피곤하였던지 바로 잠이 들어 버렸다. · 그 날 상황은 이러하였다.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가족 모두가 농사일을 마치고 저녁 식사 자리에서 "나는 환경이 나빠서 공부를 할 수가 없다"며 투정을 부렸다. 그
[충북일보=충주] 충주지역 아동문학가 김경구(49)씨 동시집 '앞니 인사'가 '푸른사상 동시선 26'으로 출간돼 눈길을 모으고 있다. 특히 충주지역 초등학생 27명의 참여로 꾸며진 삽화가 눈길을 끈다.아파트 평수보다 넓은 마음을 가진 어머니, 빈혈 때문에 드셔야 하는 고기 반찬을 슬쩍 내 밥 위에 놓아 주시는 아버지, 하나뿐인 앞니로 오물오물 홍시를 드시고는 웃으며 인사하는 할머니 등 이 책에서는 사랑으로 가득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물질보다는 사랑이 풍요로울 때 아이들은 더욱 밝고 건강해진다. 건강한 아이들의 세계에서는 작은 웅덩이도, 개구리도, 허수아비도, 파리 같은 날벌레까지도 모두 착하고 소중한 존재가 된다. 그러한 아이들의 모습이 책장을 넘길 때마다 독자들을 미소짓게 한다.총 4부로 구성된 동시집을 박방희 시인은 "아이다운 마음과 생각, 말과 짓거리들이 읽는 이를 웃게 한다. 결코 넉넉한 가정의 아이들이 아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을 긍정하고 주변에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는 건강한 아이들이다. 가난해도 주눅 들지 않고 밝게 살아가는 아이와 가족의 모습에서 어린이야말로 우리의 꿈이자 미래임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라고 전했다.한편 김경구 작
[충북일보=옥천] 옥천문화원과 중국 연변작가협회(주석 최국철)는 '19회 연변지용제(9월7~12일)' 지용문학상에 리순옥(53·중국 지린성 화룡현)시인의 시집 '피빛두만강-나는 누구인가'를 선정했다.이 작품에는 리씨의 5년에 걸친 룽징시(용정시), 투먼시(圖們市 도문시), 옌지시(延吉市 연길시), 장백산(長白山 백두산) 등 중국일대 자료수집과 답사를 통해 이민족으로서의 조선족의 '삶'과 '한'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이 담겨져 있다.그녀의 작품은 우리민족의 어제와 오늘과 미래에 대한 끈질긴 탐구로 여성적 섬세함과 생활적 접근의 옷을 입고 전통시가의 맥을 이었다는 평을 받았다.또한, 65편의 두만강을 주제로 해 자칫 고루하고 따분한 표현에 갇힐 수 있는 긴 시를 옛날의 풍경과 정서로 차분히 그렸고, 우리 민족의 역사를 시로 개성있게 승화시켰다는 설명이다. 이번 문학상 심사는 연변작가협회의 회원들이 맡았다. 이 상은 옥천문화원이 연변 교포 문학인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발표된 시 중에 우수작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으며 시집 1천권 발행권을 부상으로 준다.현재 연변작가협회 이사로 활동 중인 리씨는 시집 '별빛 그먼 그리움에', '하늘 그리고 령혼빛찬가'와 문집 '
[충북일보] 김치경 충북대학교 자연과학대학 미생물학과 명예교수(사진)가 저서 '인문학, 길 위를 걷다'를 출간했다.이 책은 김 교수가 충북대에서 정년퇴임한 뒤 인문학에 매료돼 전국의 역사문화를 답사한 결실로, 어렵게 느끼던 인문학을 과학자의 눈으로 풀어쓴 탐방기다.김 교수는 책을 통해 바쁜 일상 속에서 느끼는 스트레스와 피곤함을 풀어주고 새로운 삶의 활력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이 길 위에서 체험하는 인문학이라고 권한다. 김치경 명예교수는 "현대인들은 스마트폰과 각종 기기에 의존하고 돈이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믿는 시대에 살고 있다"며 "각박해진 인간성을 회복하고 삶의 멋을 느끼는 방법은 박제돼 도서관에 파묻혀있는 인문학을 다시 역사현장으로 끌어내어 일상과 함께 접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강준식기자 good12003@naver.com
- 이 책의 핵심주장을 요약한다면"공자의 사상이 18세기까지도 마녀화형과 파문, 분서(焚書)가 주름잡던 유럽을 깨워 근대유럽을 창조한 계몽주의의 뿌리이자 정체라는 것이다. 볼테르, 라이프니쯔, 루소, 케네, 흄, 애덤 스미스 등 18세기 유럽 최고 지식인들에 미친 공자의 영향을 문헌고증을 통해 밝혔다. 계몽주의 대가들은, (흔히 계몽주의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고 여겨지는) 그리스철학보다 공맹사상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고, 심지어 공맹사상을 바탕으로 그리스 철학을 탄핵했다."- 계몽주의 대가들이 공자철학에서 받은 영향을 입증할 근거들이 어떤 것인가"대표적 계몽철학자 볼테르는 『국민의 도덕과 정신에 관한 평론』, 『철학사전』 등에서 공자의 사상을 그리스 철학이나 기독교 교리보다 높게 다뤘다. 중농주의 경제학의 창시자 케네는 마지막 저작 『중국의 전제주의』를 통해 자기 이론의 바탕에 공맹철학이 있음을 집약적으로 드러냈다. 이 외에도 라이프니쯔, 볼프 등 계몽주의 대가들과 공자사상과의 연관성이 책에 소개되어 있다." - 공맹사상(孔孟思想)의 핵심을 공감도덕론(共感道德論)으로 해석했는데"공자는 인애(仁愛), 측은지심, 연민 등 천성적인 공감감정을 도덕의 실마리로 봤고,
산다는 것은 상처를 쌓아가는 것이다. 크고 작은 고통이 상처를 만들고, 상처가 켜켜이 쌓여가는 것이 인생의 굴곡진 여정이다. 는 고통에 상처를 받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에게 상처 씻기의 마음가짐을 제시하며 우리를 위로한다. 이 시에서 우선 돋보이는 점은 대조적인 언어의 대비와 역설적 발상이다. 개울, 새순, 등불, 벌판, 뿌리 등은 긍정적인 언어들이고, 고통, 설움, 바람, 어둠 등은 부정적인 언어들이다. 이 상반된 유사계열의 언어들 사이에 약하디 약한 갈대와 부평초가 놓인다. 부정적인 존재에 의해 고통을 받는 갈대여, 충분히 고통에 흔들리자는 결기에 찬 언설은 역설적 발상이다. 고통을 피하지 말고 맞이하고 대면하자는 발언이 사뭇 진지해 보이다. 더 나아가 고통을 동반자를 받아들여 고통과 함께 살 맞대고 가자고 한다. 포용적인 마음가짐은 '외롭기로 작정하면' '가기로 목숨 걸면'이란 결기에 찬 마음가짐으로 상승한다. 이 마음가짐으로 하여 캄캄한 밤에 '마주 잡을 손'으로 상징되는 구원자를 만나게 되고, 고통과 설움 굳세게 이겨낸 신천지로 상징되는 '뿌리 깊은 벌판'에 다다르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까지가 시(詩)이다. 그 다음부터 즉 고통을 받아들여 상처를
연일, 폭염에 열대야를 예보하고 있다. 일 년 중에서 가장 더운 8월이다. 창골로 가는 길 옆 냇가를 따라 길게 이어지는 버드나무 숲 매미소리가 파란 하늘로 요란하게 울려퍼진다. 띄엄띄엄 하얀 뭉게구름이 흘러가는 한낮의 여름은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후텁지근하다. 실로 25년 만에 나는 이곳 웃 창골을 다시 찾아왔다.8월은 우리 역사에도, 가장 더운 달이다 라는 생각에 잠겨본다. 숨 막히게 비통한 슬픔이 있고, 그런가하면 용솟음치는 뜨거운 기쁨도 있는 달이 바로 8월이다. 우리 겨레가 왜적에게 쇠사슬에 묶여 노예가 되어 나라가 망한 날이 8월 29일이고, 그 노예의 사슬을 끊고 풀려난 해방의 날이 바로 8월 15일 광복절이다.25년 전 나는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가 된 딸을 데리고 이곳 창골을 찾아왔었다. 이 동네에 나라가 망했을 때 비통한 나머지 곡기를 끊고 단식을 하다가 돌아가신 분의 집터가 있다는 얘기를 수소문하여 듣고 찾아나섰던 것이다. 그 분은 의당 박세화(朴世和) 선생(1834~1910)이다. 선생은 19세기 말엽 제천 충주 음성 일대에서 많은 제자들을 가르쳐왔던 명망 높은 학자였다. 이미 제자들과 함께 월악산 일대에서 왜적을 몰아내야한다고 하면서
[충북일보] 증평 출신으로 중학생 때 성장소설을 펴내 화제를 모았던 김혜정 작가가 소설집 '괜찮아, 방학이야!'를 펴냈다.이 책은 기다리던 방학이 와도 학원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는 '방학의 맛'을 잃어버린 십대들에게 방학다운 방학을 보내며 성장하기를 바라는 작가의 메시지를 여섯 편의 글 속에 담아 전한다.소설의 배경이 되는 곳은 청주다. 청주는 작가가 고등학교를 다녔던 곳이다.작가는 "그 시절 방학이 되면 낮에는 두세 편씩 영화를 봤고 밤에는 글을 썼다"며 "어른이 된 지금 방학이 없다는 게 아쉽지만 매일매일 방학처럼 살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그는 방학에 즐긴 시간이 그를 작가로 만들어줬다고 했다.작가는 이 책에서 중학생들의 마지막 여름 방학에 주목했다. 주인공은 제빵 학원을 다니며 여러 종류의 빵을 만들고 취향이 비슷한 이성과의 만남도 누리는 지율, 동갑내기 해외 친척에게 머리가 쥐 나도록 한국어를 가르치는 주연, 여름 독서 캠프에 도서부 부장으로 참가한 슬아, 할머니들 틈에서 아쿠아로빅을 배우는 세진, 기말고사에서 5등 안에 들어 부모의 허락을 받고 머리를 노랗게 물들인 채 언니를 만나러 상경한 예나. 이처럼 주인공들이 방학 때에 누릴
- 한국사회에 독일공부를 제기했다. 왜 독일인가"탁월한 정치리더십과 경제리더십으로 대한민국의 당면과제인 경제민주화, 복지, 통일, 주변국 외교, 교육개혁 등을 성공적으로 해결하면서 잘 사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나는 학생, 기자, 생활인으로 독일에 오래 살면서 독일의 주류사회, 정치, 이론, 일상생활에 대해 누구보다 깊이 공부했다고 자부한다."- 넥스트 코리아,넥스트이코노미, 넥스트 리더십 세 권에서 각각 이야기하고 싶었던 핵심주제는"넥스트 코리아에서는,독일과 비교할 때 한국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이 '합리성'이라는 점을 이야기했다. 패거리 정치, 지역주의, 연고주의는 합리성을 무너뜨린다. 넥스트 이코노미에서는, 우리 헌법의 경제모델인 사회적 시장경제를 현실에서 가장 잘 실현한 독일경제를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라인강의 기적을 설계한 루드비히 에르하르트의 슈퍼베스트셀러 '모두가 번영을 누리는 사회'는 그간 번역도 소개도 되지 않았었다. 독일경제는 이 책의 정신을 현실로 구현했다. 교육, 직업, 의료만큼은 돈이 없어도 누릴 수 있어야 하고, 어떤 집안에 태어나도 공정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 나찌즘, 공산주의, 천민자본주의를 겪은 독일의 결론이었다. 시장만능주
키 큰 남자를 보면 깊이 숨겨둔 여자의 욕망이 다시 고개를 드는 것일까. 심장이 뛰듯 욕망이 경쾌하게 점핑한다. 여동생이었다가 나팔꽃이었다가 꿈틀거리는 벌레이었다가 마침내 긴 잠 드는 누에가 되고 싶어 한다. 훤칠한 키에 가슴이 넓고 등과 어깨가 든든한 남자. 느티나무처럼 바람이 세차게 불어도 끄떡도 하지 않는 남자. 눈썹이 벌레처럼 꿈틀거리는 남자. 이런 남자를 꿈꿔보지 않은 여자가 어디 있으리. 아무리 투정을 부려도 그저 다 받아주고, 힘들고 어려울 때는 언제나 등과 어깨를 내어주며 속삭여주는, 수호천사처럼 그림자로 따라와 든든하게 지켜주는,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 이런 남자가 한 생애 동안 한 번은 꼭 나타나리라는 꿈을 꾸면서 여자들은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오빠처럼 기대고 싶고, 나팔꽃이 되어 기어오르고 싶고, 나뭇잎처럼 가벼워지고 싶고, 허물을 벗기 위해 긴 잠을 준비하는 누에가 되어 야금야금 갉아먹고 싶은 남자는 도대체 어디에 숨어 있을까. 주위에 사람이 이렇게도 많은데 사는 게 외롭다고들 말한다. 그런 남자가 숨어 있어서 삶이 외로운 게 아닐까. 외로워서 꿈이라도 꾸어보는 것이 아닐까. 외롭지만 뭇사람들은 속 깊은 꿈의 발설을 꺼려한다. 하지
금년 봄 기상관측 후 최악의 가뭄이·들었다고 난리였다. 물이 모자라 농사를 망칠 지경이 되다보니 한모금의 물도 귀했다. 7월에는 비가 몇 번 내렸지만 간신히 메마른 대지를 해갈시켜줄 정도다. 아직도 많은 비가 필요하고 목이 탄다. 한낮의 불볕더위는 시원한 빙과류를 더욱 생각나게 한다. 슈퍼에 가면 모양도, 맛도, 종류도 다른 수십 가지에 이르는 빙과류가 있다. 그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빙과는 비비빅이다. 딱딱하고 팥 맛이 나는 비비빅은 초등학교 3학년 여름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어려웠던 시절 아이스크림은 구경도 못했고, 아이스께끼를 사 먹는 것도 쉽지 않았다.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하기 어려웠던 시절 군것질은 꿈도 꾸기 어려웠다. 폭염이 내리쬐는 한낮 아이스께끼를 실컷 먹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순간 아이스께끼 장사를 하면 돈이 없어도 먹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그래 아이스께끼 장사를 해보는 거야. 어떻게 그런 생각이 나왔는지 내 자신이 기특했다. 불볕더위가 쏟아지는 뙤약볕 아래 오리 길을 걸어서 아이스께끼 공장으로 갔다. 그리고 아이스께끼 장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장님은 아래 위를 흩어 보시더니…
[충북일보=제천] 제천권역에 향토 역사를 연구하는 내제문화연구회 향토사가 류금열씨가 제천시의 지원으로 2014년 '청풍부읍지사료집성' 1·2권을 집필해 발간한데 이어 최근 3·4권을 완간했다. 이번에 완간한 3·4권에는 불우(佛宇), 고적, 인물, 효열, 분묘, 장시, 청풍부읍사례를 비롯해 청풍과 충주의 지지(地誌)를 싣고 있다. 조선시대 진관체제로 충주의 관할에 속한 청풍은 군사와 경제적인 목적으로 덕산면과 한수면 일대가 충주 강역인 관계로 충주의 지리지를 일부분 게재했다. 세명대 이창식 교수는 발문에서 "청풍부의 찬란했던 문화 역사를 건져 올린 성과물로 우륵 중심의 청풍과 청풍명월의 선비문화 이미지를 지닌 많은 기록의 자취가 새겨져 있다"라고 평가했다. 내제문화연구회 장석찬 사무국장은 발문에서 "청풍지역 청풍문화유산의 집대성물로서 자칫 수몰로 잃어버릴 우려가 컸던 청풍문화를 재조명하고 지켜냄으로서 미래에 다가올 문화도시 문화시민의 위상을 드높인 쾌거"라고 언급했다. 1914년 청풍은 수운문화의 쇠퇴로 육로가 발전한 제천에 이속되면서 구읍(舊邑)으로 전락됐지만 본서의 발간으로 청풍문화를 복원할 수 있는 기초자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본서는 전국의 주요…
[충북일보] "죽음과 마주 앉아 식사를 한다/ 그는 내 귀를 잘라 접시에 놓는다/ 나는 죽음의 코를 잘라 멕시코 고추 소스를 묻힌다/ 우리는 말이 없다 눈동자가 없다/ 메뉴판을 들고 웨이트리스가 온다/ 눈발이 그녀를 뛰따른다" 시와 기하학을 접목해 독자적인 시 세계를 구축해 온 함기석 시인이 '힐베르트 고양이 제로(민음사 출판)'를 펴냈다. 청주 출신으로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한 시인은 전작 '오렌지 기하학' 이후 3년 만에 시집을 선보인다.모두 4부로 구성된 이번 시집은 15편씩 총 60편의 시가 수록됐다. 그동안 현실의 질서와 뚜렷이 변별되는 시적 상황을 제시해 온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현실과 초현실의 경계가 한층 모호한 상황을 제시한다. "푸른 말이 끄는/ 푸른 마차를 타고/ 너에게로 간다/ 해를 싣고/ 달을 싣고/ 눈보라 치는 들을 지나/ 폭풍우 치는 밤을 지나/ 너에게로 간다"현실 내부에 공백이라는 사건을 기입해 시 그 에서 다양한 장면을 보여주고 있다. 시인은 지극히 일상적인 장면들을 언어화하는 동시에 그 안에 '일상'으로 환원될 수 없는 이질적인 세계를 슬쩍 끼워 넣는 모습을 보인다. '살모사 방정식', '함박눈 함수' 같은 제목들은 평범한 사물과
[충북일보] 다가오는 8월, 여름휴가의 절정이 온다. 어디로 떠나든 여행 짐 속에 준비한 '한 권의 책'은 어쩐지 든든한 기분을 준다. 달리는 열차에서, 혹은 비치파라솔 밑에서 바닷바람이 넘겨주는 책 한 구절의 의미가 순간적 폭발력으로 가슴을 뒤흔들기도 한다. 그렇다면 여행 가방을 무겁지 않게 하면서도, 내 삶의 하중을 받쳐줄 한 권의 책을 어떻게 엄선해야 할까.청주시립예술단에는 4명의 단장이 있다. 시립교향악단 류성규 상임지휘자, 시립무용단 박시종 상임안무가, 시립국악단 한진 상임지휘자, 시립합창단 공기태 상임지휘자다. 이들 '4人'이 품어낸 '4色'의 책 향기는 어떨까. 손끝으로 아름다운 화음과 영혼의 소리를 만들고 춤으로 삶의 희로애락을 표현하며, 시간으로 깊이 발효된 우리 국악에 몸담고 있는, 남다른 감성을 가진 이들이 추천하는 책을 만나보자. 우리의 삶도 그네들처럼 예술적 감성과 깊이로 더욱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 청주시립교향악단 류성규 상임지휘자 청주공예비엔날레 특별전 감독으로 청주와도 각별한 인연을 맺은 세계적 철학자이자 작가인 알랭 드 보통의 책이다. "일상성의 발명가" 알랭 드 보통은 독창적인 시각으로 사랑, 건축, 철학 그리고 종교 등 다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