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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봉우

충북대 교수

누가 물었다. 내가 지금 가장 사랑해야 할 사람이 누구일까· 나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 지금 누구인가 말이다. 그 대답은 다양할 수 있다. 혹자는 부모님, 배우자, 자녀, 사업 파트너, 등등. 그 답은 다름 아닌 현재 나와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수시로 변하는 사람을 가장 사랑하라니 무슨 뚱딴지 소리·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이 나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가장 크게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말을 수십 년을 새겨오고 있다. 톨스토이가 이미 오래전에 한 유명한 말이다.

우린 분명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인연들이다. 생생한 모습들이 눈귀를 통하여 들어온다. 직접 마주하거나, 스치거나, 원하든 원치 않든 정보매체를 통해 서로 사는 모습을 보게 된다. 매일 만나는 가족, 직장 동료, 친구, 이웃사촌 등등 어떤 관계든 매체든 같이하는 빈도수가 적지 않을 수 있다. 사람들의 모습마다 나의 정서가 반응한다는 의미이다.

돈에 대한 의미도 그럴까· 당장 눈앞에 수익 상황이 가장 소중한 것인가· 물론 돈과 사람은 다른 의미이다. 여하튼 있는 자는 돈을 벌었다고 한다. 대부분 부를 부러워한다. 사람이 아니라 돈을 보고 절한다. 어떻게 벌든 부의 축적은 마음까지 풍요해 줄 것 같다. 없는 자보다 있는 자가 더 씽씽해 보인다. 뭐든 부러워하면 진다고· 아니다. 오히려 부러워하지 않으면 지는 꼴이다. 부러워하면 진다는 것은 알량한 자기중심적이다. 부러워 한다는 것은 이타 중심적이다. 겸허의 미덕과 기대치에 대한 자성의 의미다. 이기려고 부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합의된 돈 벌이 법칙을 잘 적용한 것에 대한 경외심이다. 없는 자는 그저 돈이 없다고 한다. 가난한 자는 왠지 안 되어 보인다. 보통 사람은 그저 그렇게 산다고 한다. 이런 사이에는 말도 많고 느낌도 다양하다. 웃고 울고 아니, 목숨도 건다.

논리는 간단한 것 같다. 가령 세상에 모든 돈을 모아 개인당 골고루 나누었다. 개인이 먹고 살만큼 골고루 가지고 있으면 당연 공평하기에, 걱정 뚝, 소위 복지천국 같다. 그런데 돈의 이동을 자본주의 원리로 적용하도록 합의하였다. 그러다 보니 지금 어떠한가. 천태만상이다. 누구는 지나치게 많다. 남의 것을 가져왔거나 들어왔거나 따왔든 벌었다는 의미로 규정한다. 없는 자는 잃었거나 내줬거나 탕진했든 빚을 지고 있든 벌지 못했다는 가난이다. 사실 놀음 끝 판돈을 다 모으면 처음 가지고 있는 돈과 똑 같은 액수다. 잃었거니 땄거니 그 돈이 어디가나. 딴 사람은 잃은 사람대신 풍족하게 잘 쓰면 된다. 잃은 사람은 내 대신 풍족하게 잘 쓰길 바라면 된다. 서로 함께 즐겁게 시간을 보낸 것으로 충분하다. 어떤 자는 땄으면서 잃었다 한다. 잃었으면서 본전이거나 오히려 땄다고 한다. 정황에 따라 말이 달라지는 것이다. 사람이 좋고 나쁜 것은 오히려 상황이 그렇게 만든다.

문제는 나에게 돈이 적지 않다면 있는 돈의 일부는 다른 사람의 것이다. 쓸 만큼보다 많다면 누군가의 돈을 자본주의 논리로 축적한 것이다. 틀림없다. 없는 자는 결국 저장고를 모르는 동물처럼 매 끼니를 걱정해야 한다. 먹이를 향한 동물의 눈은 항상 긴장되어 있다. 저장법을 아는 인간은 끼니 걱정을 잊은 지 이미 오래다. 있고 없고는 그 차이다.

골고루 나누어 주어야 한다는 것이 가난한 자의 논리이다. 있는 자는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내 것이고, 정당하게 내 주머니에 있는 것이므로 내 맘 데로 하고 싶은 것이다. 그 것도 틀린 건 아니다. 의미 없이 내 주다니. 왜냐하면 돈이 있으면 우선 편하니까. 다음 끼니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부패하기 쉬워진다. 그 뿐이 아니라 온갖 욕구에 서슴없이 써버릴 수 있다. 결론은 돈이란 가지고 있다고 해서 내 돈이 아니더라. 은행이 망하면 잃게 되는 것이다. 지갑도 털릴 수 있다. 결국 진정한 내 돈이란 쓰는 것만큼이 내 돈으로 돌아온다. 대부분 의미 있게 쓰려고 한다. 기부하는 이유인가· 이상한 논리에 치가 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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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 "재정 자율화 최우선 과제"

[충북일보]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은 "도체육회의 자립을 위해서는 재정자율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9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년 간 민선 초대 도체육회장을 지내며 느낀 가장 시급한 일로 '재정자율화'를 꼽았다. "지난 2019년 민선 체육회장시대가 열렸음에도 그동안에는 각 사업마다 충북지사나 충북도에 예산 배정을 사정해야하는 상황이 이어져왔다"는 것이 윤 회장은 설명이다. 윤 회장이 '재정자율화'를 주창하는 이유는 충북지역 각 경기선수단의 경기력 하락을 우려해서다. 도체육회가 자체적으로 중장기 사업을 계획하고 예산을 집행할 수 없다보니 단순 행사성 예산만 도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선수단을 새로 창단한다거나 유망선수 육성을 위한 인프라 마련 등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달 울산에서 열린 103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충북은 종합순위 6위를 목표로 했지만 대구에게 자리를 내주며 7위에 그쳤다. 이같은 배경에는 체육회의 예산차이와 선수풀의 부족 등이 주요했다는 것이 윤 회장의 시각이다. 현재 충북도체육회에 한 해에 지원되는 예산은 110억 원으로, 올해 초 기준 전국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