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장봉우

충북대 교수

인간은 움직임 없이 살아 갈 수 없다.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을 무릇 식물인간이라 부른다. 그러므로 움직임 없이 정상적인 삶은 불가능 하다. 살아있다는 것은 움직인다는 뜻이며 자아 존재를 인식하는 즐거운 부분이다. 아름답고 멋스럽게 표출하고자 하는 몸짓은 아마 생각하는 인간에게는 본능인 것 같다. 물론 그 분별은 빛과 소리의 미립자 덕분이다.

움직임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하나는 신체적인 움직임으로 눈에 확연히 들어나는 것들이다. 일상생활의 움직임서부터 달인이나 스포츠의 숙련된 선수의 움직임까지 그 수준들은 무한하다. 각자의 자태가 주는 이미지들, 더욱이 멋있는 몸매들, 그리고 시공간에서 연출되는 몸짓 형태의 본질과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예술적인 인상들처럼 다양하다. 표정과 몸짓으로 흔히 눈으로 식별이 가능한 움직임을 거시적인 움직임macro activity이라 한다.
 
또 하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움직임이다. 몸짓 속을 구성하는 나노namo같은 미립자들이다. 혈류, 호르몬 분비, 체액의 이동, 면역, 심지어 마음의 움직임 등 그 종류 또한 무한하다. 음식을 빨리 소화시키거나 늦게 머무를 수 있는가· 이는 내 의지대로 할 수 없는 것들이다. 이를 총칭하여 미시적 움직임micro activity이라 한다.
 
중요한 것은 두 종류의 움직임은 한 몸에 있기에 불가분의 관계를 과학적으로 밝혀오고 있다. 의지적인 외현적인 운동은 바로 보이지 않는 미시적인 움직임에 의해 가능한 것이다. 배가 고픈 것은 내 의지가 아니다. 배부른 신호 또한 내 의지대로 할 수 없는 신호이다. 이런 측면에서 드러나 보이는 행동은 그 사람의 영혼이 담긴 몸짓이다. 자신의 몸매는 형질에 따른 평소 자기 몸 관리의 징표인 것이다. 각자 몸짓은 나름대로 자기다움을 표출하려 하는 것이다. 물론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형질이라는 굴레는 자신의 의도와는 무관하나, 이 또한 보이지 않는 움직임에 의해 생성된 것임을 부인하지 않는다. 한 예로 나라는 존재는 염색체로 이어 받은 자아분신의 형질로 가계라고 하는 것이다.
 
거시적인 움직임은 이처럼 그 사람의 마음이 담겨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런 의지적인 움직임은 상징성을 느끼게 해준다. 우아한 움직임을 의도했다면 우아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힘찬 움직임 의지는 스포츠 선수처럼 격정적이다. 점잖은 움직임은 여유 있는 신사들 모습이다. 그런데 화나고, 조급하고, 불안해하면 몸짓은 그런 이미지로 다가온다. 디스트레스distress처럼 건강에 유해한 것들이다. 움직이는 자의 마음가짐에 따라 결과는 극명해 지는 것이다. 몸짓에서 그 이미지를 짐작하고 표정에서 그 사람의 마음을 읽는다.
 
움직임은 몸짓에 국한하지 않는다. 언어 또한 영혼이 담긴 소리 짓이다. 뇌에 소리를 담당하는 영역과 단어를 선별하고 그 표현 순서를 정하는 두 영역이 있다. 즉, 브로카 실어증Broca's aphasia은 단어의 뜻은 이해하나 소리를 내지 못한다. 베르니카 실어증Wernicke's aphasia은 소리는 낼 수 있으나 단어의 뜻과 그 순서를 배열하지 못한다. 베르니카 영역은 표현할 단어를 선별하고 그 순서를 배열하기에 마음의 영역이다. 브로카 영역은 그 단어를 소리로 발성하기에 몸짓 영역이다. 두 영역이 극명하게 구분되어 뇌 속에 떨어져있는 것이다. 두 영역이 떨어져 있기에 하나가 되도록 공부와 연습으로 단련해야 한다. 이곳의 끊임없는 성찰과 수행으로 만물의 영장다운 인생을 살아야하는 자아 책무이기도 하다. 갖가지 비리로 얼룩지고, 면피성으로 뻔한 모순의 꼼수들 그리고 상식을 벗어나고, 정의롭지 못하고, 아름답지 못한 것들을 구분하는 마음의 성지와 같은 곳이다. 동물의 움직임은 생을 다하면 그걸로 끝이다. 그러나 인간의 생명과도 같은 움직임은 확연히 다르다. 죽은 자의 흔적을 인식하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의 움직임은 그 사람의 영혼이 깃든 몸짓이다. 언행의 일치와 같은 아름다운 진정성을 추구하는 움직임의 미학으로 인식할 줄 알기 때문이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 "재정 자율화 최우선 과제"

[충북일보]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은 "도체육회의 자립을 위해서는 재정자율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9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년 간 민선 초대 도체육회장을 지내며 느낀 가장 시급한 일로 '재정자율화'를 꼽았다. "지난 2019년 민선 체육회장시대가 열렸음에도 그동안에는 각 사업마다 충북지사나 충북도에 예산 배정을 사정해야하는 상황이 이어져왔다"는 것이 윤 회장은 설명이다. 윤 회장이 '재정자율화'를 주창하는 이유는 충북지역 각 경기선수단의 경기력 하락을 우려해서다. 도체육회가 자체적으로 중장기 사업을 계획하고 예산을 집행할 수 없다보니 단순 행사성 예산만 도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선수단을 새로 창단한다거나 유망선수 육성을 위한 인프라 마련 등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달 울산에서 열린 103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충북은 종합순위 6위를 목표로 했지만 대구에게 자리를 내주며 7위에 그쳤다. 이같은 배경에는 체육회의 예산차이와 선수풀의 부족 등이 주요했다는 것이 윤 회장의 시각이다. 현재 충북도체육회에 한 해에 지원되는 예산은 110억 원으로, 올해 초 기준 전국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