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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불

BBS 청주불교방송 진행자

큰 태풍 3개가 지나갔다. 전국이 태풍 소식에 휴교령이 발동되는 등 한바탕 야단법석을 떨어야했다.

여름에서 가을로 바뀔 때 의당 연례행사처럼 치르는 태풍. 올해는 유난히 심했던 듯 싶다. 들판에 곡식이 무르익는 가을이 도래했다.

얼마 전 벗과 함께 원주에 둥지를 튼 선배님을 뵈러 가는 도중에 논에 서 있는 허수아비를 보게 되었다.

노랗게 익어가는 황금들녘의 파수꾼. 다소 익살스럽게 만든 허수아비에 한참 눈이 갔다.

소설가 이외수씨는 인류 최초로 농업에 이용한 로봇을 허수아비로 규정한 바 있다.

어린 시절 황금들판을 지키기 위해 긴급 투입된 허수아비를 요즘은 보기가 힘이 들 정도로 귀해졌다.

아니 어쩌면 뭇새들도 허수아비에 익숙한 탓에 허수아비의 효용성이 떨어졌는지도 모르겠다.

허수아비 하니까 떠오르는 일화가 하나 있다.

추사체로 잘 알려진 김정희가 제주도에 있을 때의 얘기다.

추사가 서예에 일가를 이룬 것만이 아니라, 선(禪)에도 조예가 있는 눈 밝은 도인이었다.

마상객(馬上客)이라는 공안인데, 하루는 추사가 말을 타고 가다 들판에 서 있는 허수아비의 옷을 벗어 막 입으려는 선승을 보게 되었다.

말 위에서 그 모양을 본 추사가 묻는다.

"아니, 허수아비는 어쩌자고 옷을 벗긴단 말이요·"

이 물음에 선승의 말문이 꽉 막혔다.

'이 때 어찌해야 선지에 맞겠는가·'라는 선가의 화두가 있다.

이 글을 읽고 의문을 일으키는 독자 분을 위해 감히 격외로 한 말씀 일러본다.

위 물음에서 허수아비는 어쩌자고 할 때, 허수아비에 낙처를 두면 되겠다.

말 위에 있는 객이 허수아비가 되는 도리!

단박에 깨우치면 달마가 껄껄 한바탕 큰 웃음 터트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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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