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시장·군수 "정 장관 지지는 정책지지였을 뿐"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농업정책을 지지한다고 서명해 농민단체 등의 반발을 사고 있는 충북도 내 일부 자치단체장들은 "정 장관의 농업정책에 대한 지지였을뿐 한미FTA 협상안에 대해 찬성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임각수 괴산군수는 농업인단체의 반발을 불러 일으킨 정 장관의 농정정책 지지 건의문을 23일 직접 불태웠다.

임 군수는 이날 서울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전국 시장·군수·구청장 초청 국정설명회에 참석한 뒤 오후 8시께 군청에서 괴산지역 농업인단체 회원들을 만나 지지서명 문건 2장을 직접 불태웠고, 농업인단체는 이틀간 벌인 밤샘 농성을 풀었다.

이향래 보은군수도 지난 22일 밤 농업인단체와의 면담을 통해 시·군 단위 유통회사설립과 농어촌 뉴타운 조성 등 농림수산식품부의 5대 미래전략과제 관련예산 지원 등 농림부와의 유대관계 차원에서 정 장관의 농정정책을 지지하게 됐다는 등, 사유를 설명하며 이해를 구했다.

정구복 영동군수는 24일 "국정설명회에 참석한 도 내 시장·군수들은 이번 지지서명이 농림수산식품부의 시·군 유통회사설립과 뉴타운 조성 등 앞으로의 농정에 대해 지지한 것일뿐 한미FTA 협상안에 찬성한 것을 결코 아니었다는 반응이었다"며 "또 한미FTA 협상안이 정 장관 취임 전 작성된 것으로 정치적 희생양으로 전락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 개진일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도 내 일부 단체장은 지지서명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농림수산식품부의 각종 정책 자금 지원 등에서 해당 시·군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고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또 호남 출신의 정 장관 살리기에 나선 전남 화순군의 정 장관 농정정책 지지 건의 협조 공문을 접수한 도 내 시·군 농정담당 부서가 단체장들에게 공문의 정확한 의도와 경위 등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 발생한 '어처구니 없는 사례'로 지적하고 있기도 하다.

도내에서 이번 정 장관 농정정책 지지건의서에 서명한 단체장은 이향래 보은군수(민주당), 정구복 영동군수(선진당), 김동성 단양군수(한나라), 임각수 괴산군수(무소속), 엄태영 제천시장(한나라), 김호복 충주시장(한나라) 등 6명이다.

한편 통합민주당 등 야3당이 발의한 정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은 23일 17대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표결까지 이뤄졌으나 재적의원 291명 중 149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140, 반대 5, 무효 2, 기권 2표로 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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