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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6.20 16:06:0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김기원

시인 · 충청북도문화재연구원 사무국장

얼핏 보면 종자 항렬의 일가친척으로 보이나 원종 도지사는 전주이씨 이고 시종 도지사는 전의이씨 이니 종친이 아니다. 그들은 인생역정도 비슷해 행정고시(원종 4회, 시종 10회)에 합격해 관계에 입성한 후 일 잘하는 임명직 관리자로 명성을 쌓아가다가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원종 지사는 민선 2기 충북지사로 시종 지사는 민선 1기 충주시장으로 선출직 자치단체장이 된다.

원종 지사가 서울특별시장 하차 뒤 잠시 서원대 교수직을 맡은 것 외에는 줄곧 지방행정을 주도했던 행정가의 전형이라 한다면 시종 지사는 충주시장에서 국회의원과 도지사로 신분확장을 거듭해와 상대적으로 정치가의 전형을 보이고 있다.

1999년 3월쯤으로 기억되는 이원종 지사와의 추억이다. 필자가 도청 농정과에서 실무자로 일할 때인데 당해 연도 농업분야 사업계획을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의위원들에게 보고하고 심의 받는 충청북도 농정발전심의위원회가 도청 소회의실에서 개최되었다. 회의 전 도지사가 임기 2년의 위원 위촉장을 수여하는데 여기서 사고가 생겼다. 사전 리허설엔 문제가 없었는데 실전에서 수여 순서가 꼬였던 것이다. 위촉장을 받는 분들이 "이거 제가 아닌 대요" 하니 진행이 뒤죽박죽되었다. 사회를 보던 팀장은 물론 국·과장과 직원들이 사색이 되어 안절부절 못하고 있을 때 이원종 지사가 태연스럽게 말했다. "공산품과 농산품의 차이가 바로 이런 것이에요. 공산품은 공정에 따라 한 치의 착오 없이 생산되지만 농산품은 도중에 예상치 못한 우박과 태풍이 몰아쳐 생산에 막대한 차질을 빚으니 농업이 그래서 어려운 것이지요." 이에 참석자들이 모두 웃었고 그 사이 정돈을 해 위촉장 수여를 마침은 물론 이후 회의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잘 마무리 되었다. 부하직원들의 잘못을 현장에서 질책하거나 못마땅한 표정을 지어 주눅 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돌발 상황을 순간 재치와 위트로 반전시키는 그의 깊은 내공과 리더십을 보여 준 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2010년 9월 17일 이시종 지사를 수행했던 일화다. 당시 충북도 문화예술과장이던 필자는 충청남도가 개최한 '대백제전' 개막식에 초청인사로 참석하는 이 지사를 수행하게 된다. 당시 현직이었던 정우택 후보를 누르고 야당 후보였던 이 지사가 민선5기 충북지사로 취임한지 3개월도 안되던 때라 간부들이 이 지사의 취향과 호불호를 몰라 긴장하고 어려워할 때였다. 필자도 예외는 아니어서 행사장(부여) 가는 시간이 무척 길게 느껴졌다.

'대백제전' 개막식장에 당도해 행사의 규모와 참석자들의 면면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전·현직 국무총리 3분, 유인촌 문광부장관 정종환 국토부장관, 이시종 지사와 이광재 강원지사, 심대평 이완구 등 전직 충남지사, 국회의원 20여명과 주한 미국대사를 비롯한 20여명의 외교사절 등이 1만 5천 명의 초청 인사들과 함께 개막식을 빛내고 있음을 목도한 순간 불과 이틀 전에 충북이 개최한 '2010 제천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 개막식이 오버랩 되었기 때문이다. 대통령은커녕 중앙정부 장·차관 한분도 없이 주요 인사로는 안희정 충남지사와 송광호 국회의원 정도인 우리 도의 엑스포 행사와 ....

그런 가운데 "존경하는 충남도민 여러분,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오늘 자랑스러운 대백제전 개막식에 이명박 대통령님이 참석해 축하하고 계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백제전은 충청남도의 행사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행사가 되었습니다." 라는 안희정 충남지사의 축사가 이어졌다. 순간 이시종 지사의 표정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이렇듯 극명한 대비에 충격이 얼마나 컷 던지 시쳇말로 뚜껑이 열리듯 그의 정수리엔 더운 김이 피어올랐고 입에선 "등신! 이 등신들!" 이라는 진노한 독백이 연신 흘러나왔다. 난 그 아픈 독백이 자신과 충북 공무원에게 내리친 주마가편임을 알기에 마치 죽을죄를 진 사람처럼 그의 진노를 온 몸으로 받아야 했다. 그날의 충격과 분노가 민선 5기 도정기저에 깊이 투영되어 더 큰 충북을 위한 마중물로 승화되고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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