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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준

충북발전연구원 연구위원

오글오글 거리는 대사에도 열혈교사의 씩씩한 모습을 즐기며 무척이나 추었던 겨울을 훈훈하게 달구었던 드라마가 새롭게 다가온다. 참 답없는 말썽꾸러기들이 모인 학교에서 정인재 선생님이 아이들의 잘못에 분노하여 빗자루로 체벌하려던 맘을 던지고, 자신의 손바닥으로 아이들의 손바닥을 체벌하기 시작했고, 이윽고 그 자신의 손이 더 붉게 달아오르는 상황에선 왠지 찐한 감동이 밀려오기까지 했다.

2012년 초등학생에 대한 체벌로 해임처분을 당한 교사가 징계는 부당하다며 해임처분취소 청구소송을 하였다. 그런데, 재판부는 인격을 존중하지 않은 타당성 없는 체벌로 인한 해임처분은 타당하다고 판시하였다. 우리의 법 정서가 교사의 학생에 대한 타당성을 잃은 체벌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이런 일도 있었다. 개학식 날 학부모가 교사를 폭행했다고 한다. 이들에게 구속영장이 발부된 것은 당연한 결과라 하겠다. 그런데 폭력의 원인이 학생에 대한 체벌에서 비롯되었던 것이라 한다. 교사 역시 불구속 입건했다고 한다. 교사의 체벌로 인한 학생의 인권 추락과 이로 인해 발생한 폭력으로 인한 교사의 교권침해는 현재 우리사회의 구성원이 인식하는 소양의 수준이라 하겠다.

많은 이들은 비교육적인 체벌이 이번 사건과 같은 심각한 교권침해를 야기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목표가 정당하다면 과정이야 어떻든 상관없다는 우리시대의 잘못된 관행이 빚은 결과라 하겠다. 체벌이 교육적 목적이라고는 하나, 허용가능한 방법과 수준이 명확하지 않아 과도한 체벌은 학생과 학부모들의 반발과, 교권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 체벌이 교육적이며, 정당한 교육의 수단으로 자리할 수 있는가 우리의 문화적 성숙성에 비추어 볼 때, 그렇지 않다고 단언하고 싶다.

체벌은 왜 우리사회에서 정당화 되었는가? 세상 참 좋아졌다. 인터넷에 체벌하고 치니, 두산백과에서 체벌이란 "일정한 교육목적으로 학교나 가정에서 아동에게 가하는, 육체적 고통을 수반한 징계"라고 나온다. 조선시대 '초달(楚撻)'을 만들어 훈육의 목적으로 징계를 하는 수단으로 삼았던 우리의 문화가 교육적인 체벌을 정당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체벌이 교내에서 얼마나 빈번히 이루어지고 있는가? (사)인권정책연구소가 지난해 경기도의 학생, 교사,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조한 결과를 보면, 20.8%가 학교에 체벌이 있다고 응답하였으며, 교사의 언어폭력은 47.5%가 있다고 응답하였다고 한다. 청소년인권단체인 '아수나로 대전지부'에서도 비슷한 조사를 실시하였는데 69.1%가 교내 체벌이 있다고 응답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체벌이 교육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까? 동의대에서 2011년 부산지역을 대상으로 체벌 실태 및 체벌이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체벌당한 학생들은 행동을 고치기보다 반발심만 커져 체벌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교사들은 교육목적의 체벌이 학생의 그릇된 행동을 개선시키는 효과적인 방법이 아님에도왜 행하는 것일까? 교육적 체벌을 주장하는 이들은 물리적인 힘을 가해서라도 아이들을 교육시켜야 하며, 체벌금지로 인해 학생들의 비행이 늘어난다고 한다. 이에 더해 매를 맞아야 사람이 된다는 식의 착각이 우리의 사고를 지배해 왔다. 더한 것은 체벌을 교육권이라 생각하는 교사들이 많다는 것이다. 수단이 목적을 지배하는 상황이라니.

교사의 권위는 교권이란 이름으로 지켜져야 한다. 하지만, 스스로 권위주의에 사로잡혀 폭력을 정당화하는 사회에서는 우리 자녀의 미래가 그리 밝지 않을 것이다. 배움과 따름은 권위에서부터 나온다. 그 권위를 지키고 키워나가기 위한 선생님의 자성이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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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