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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의 그림자 - 현장의 목소리

"지원 끝나면 폐업…인식 부정적"
양정열 ㈜미래ENT 대표 "양적 성장만 추구
다양한 부작용 초래…차별화된 지원책 필요"

  • 웹출고시간2013.01.20 19:35:5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사회적기업이 눈에 띄게 늘었다.

취약계층을 위한 일자리 창출의 돌파구로, 임금 지원이라는 획기적인 지원에 힘입어 시행 6년만에 충북 102개의 사회적기업이 등록,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시민에게는 '사회적기업'은 취업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임금은 정부로부터 보조받는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뿌리 깊게 박혀있다.

충북의 첫 사회적기업 '㈜미래ENT'의 양정열(46·사진) 대표는 사회적기업이 정부의 일자리 창출 수단으로 양적으로 확장하면서 다양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이명박 정부 출범 후 공약이었던 사회적기업 1천개 양성은 일자리 창출에 한몫했으나 양적 성장만을 부추겨 공감대 형성과 내실을 기하는 데 한계를 초래했다.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으면 3년간 정부에서 임금을 지원줘서 경기침체에도 양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죠. 일부 사회적기업들이 초창기 임금지원을 받으면서 얻은 수익을 그 인력이나 시설확충 등에 재투자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다 지원이 끝나면 폐업이나 인증을 반납하게 됩니다. 이는 취약계층이 실업자로 전락하는 일이 발생하는 주 요인이 되기도 하죠."

그는 사회적기업의 낮은 전문성과 인증기준의 허술함도 언급했다.

"사회적기업의 인증조건에는 정관상에 수익의 2/3를 사회적 목적에 재투자 또는 환원하도록 돼 있어요, 충북사회적기업협의회장으로 도내 사회적기업의 현장을 찾는 일이 많은데 수익을 어떻게 환원하는지 물으면 대부분 복지시설 등에 물품이나 돈을 기부했다고 해요. 재투자나 재고용은 미온적으로 하면서요. 그들의 논리라면 연 수천억을 기부하는 삼성이야 말로 사회적기업이어야죠."

양 대표는 사회적기업의 활동영역이 다양하고 근로자도 노인·장애인 등 특수성을 갖는 만큼 지원책도 차별화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애인과 노인은 일반 성인과 비교해 일의 능률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데 3년이 지났다고 임금을 보조해주지 않으면 절대로 기업이 운영될 수 없어요. 저희 같은 재활용수집업은 신체 건강한 근로자들이 있기 때문에 장비지원, 청소행정 연계 등이 더욱 절실할 수 있겠죠. 결국 물고기를 잡는 법을 알려줘야 해요."

양 대표는 사회적기업은 민간주도형으로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한 지방정부와 지역의 시민사회와 파트너십이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가 충북사회적기업협의회장으로 활동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회원사들간 네트워크를 조직, 수시로 사회적 책임 어떻게 실현하고 어떻게 수익, 재투자, 사회환원 등 순환구조를 이어갈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회적기업은 민주적인 의사결정, 투명성, 소통을 꾸준히 해나가면서 사회를 정화하는 노력을 해야 해요. 경제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취약계층 고용을 해서 지역사회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같은 사회적 회계 개념을 도입, 적용해야 해요. 관련기관에서도 일단 서류상 인증 기준만 갖추면 인증하기보다 잠재력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인증과 지원해주는 것이 절실해요. 또한 시민들이 관심과 애정을 갖고 지켜봐 준다면 이윤과 사회적 책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겁니다."<끝>

/ 안순자기자 asj13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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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평범한 직장인도 기부 할 수 있어요." 변상천(63) ㈜오션엔지니어링 부사장은 회사 경영인이나 부자, 의사 등 부유한 사람들만 기부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1월 23일 2천만 원 성금 기탁과 함께 5년 이내 1억 원 이상 기부를 약속하면서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의 충북 72호 회원이 됐다. 옛 청원군 북이면 출신인 변 부사장은 2형제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부모님을 도와 소작농 생활을 하며 학업을 병행했다. 그의 집에는 공부할 수 있는 책상조차 없어 쌀 포대를 책상 삼아 공부해야 했을 정도로 어려운 유년 시절을 보냈다. 삼시 세끼 해결하지 못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그의 아버지는 살아생전 마을의 지역노인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했다. 변 부사장은 "어려운 가정환경이었지만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하시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며 자라왔다"며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오늘날의 내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 졸업 후 옥천군청 공무원을 시작으로 충북도청 건축문화과장을 역임하기까지 변 부사장은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나아지지 않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