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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축산업 몰락 시작됐다

한우 수소 가격 1년새 164만원 '폭락'
'키울수록 커지는 손해' 농가 벼랑 끝

  • 웹출고시간2012.01.08 19:17:4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한·미 FTA의 거센 파고가 당도하기도 전에 국내 축산업의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그 몰락의 그늘에는 '난 아무 것도 모른다. 있다면 소를 키운 죄밖에는 없다'는 농민의 절규가 세상에 메아리치고 있을 뿐이다.

임진년 새해부터 전국은 '소값 파동'으로 떠들썩했다.

본보도 '소값 파동'에 따른 기사를 보도했다. <5일자 1·2면>

지난 5일 오전 경기 평택 용이동에서 전국한우협회 경기도 안성, 용인 평택지부 주최로 열린 한미 FTA 무효! 한우농가 피해대책 마련을 위한 농민 결의대회가 열린 가운데 청와대 반납을 위해 싣고 나온 한우 머리에 한미 FTA 폐기가 부착돼 있다.

정부가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 시장 개방에 몰두하는 사이, 소값은 날개없는 추락을 거듭했다.

지난해 초 대한민국은 사상 유례없는 구제역으로 몸살을 앓았다. 구제역으로 살처분과 매몰한 가축 두수가 300만 마리를 넘어섰다.

이때 살처분과 매몰한 소는 14만8천19마리나 됐다.

구제역이 진정 국면을 들어서자, 돼지와 돼지고기 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국민들도 예견했던대로 값비싼 국산 돼지고기를 기피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하지만 소값은 좀처럼 오르지 못했다. 오히려 소값은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 많은 소를 살처분하고 매몰처리 했는데도 소값 하락은 진정되지 않았다.

농협과 축협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쇠고기 반값 세일를 전국적으로 실시했다. 한 달에 걸친 쇠고기 반값 세일 덕으로 가격 하락세가 잠깐 주춤했다.

충북의 한우 대표 브랜드인 '조랑우랑'도 보은 청정지역을 등에 업고 가격 하락을 막아보려고 갖은 노력을 다했지만 당해 내지 못했다.

국내 축산농가가 이렇게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동안 내수시장은 이미 수입산 쇠고기가 점령을 해버렸다.

8일 현재 600㎏ 한우 수소의 가축시장 평균거래 가격은 320만 원이다.

구제역 발생 이전인 2010년 11월 484만 원에 비해 164만 원, 비율로는 33.8%나 하락했다. 지난 2005년 이후 줄곧 500만 원대를 유지해 온 산지 소값은 광우병 파동 다음 해인 2009년 한 때 600만 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송아지 입식 열풍이 불어닥친 2009년 이후 공급과잉과 수입산 쇠고기 증가 등으로 소값 추락은 점차 현실화됐다. 그것이 올해 초 일부 한계점으로 이르며 밖으로 표출되기 시작한 것이다.

한우 암소의 올 들어 산지거래 가격도 380만 원으로 1년 만에 35% 하락했다. 4~5개월 된 한우 암송아지도 1년만에 170만 원에서 90만 원대로 내려 앉았다.

특히, 젖소 수컷 육우송아지는 1만 원대로 곤두박질 쳤다. 그나마도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제 곡물시장이 요동치면서 사료값이 껑충 뛰어 '키울수록 손해'라는 인식이 깊게 각인된 탓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이 내놓은 쇠고기 등급별 가격에 따르면 600㎏ 한·육우를 기준으로 최상급인 1++등급은 소를 판 농가에서 받은 돈이 563만2천원(㎏당 1만5천910원)이다. 사육 경영비를 빼고 나면 마리당 148만9천 원, 인건비를 포함한 생산비를 제외하고도 45만2천 원이 남는다.

하지만 나머지 등급은 사정이 다르다. 수취가격에서 생산비를 빼고나면 1+등급은 -14만3천 원, 1등급은 -69만5천 원, 2등급 -189만9천 원, 3등급은 -281만6천 원으로 모두 적자다.

인건비를 계산하지 않은 경영비만 감안하더라도 2, 3등급은 각각 마리당 86만2천 원, 177만9천 원을 손해보는 상황이다.

소값 폭락이 계속되면서 사육 규모가 대폭 줄어들었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4·4분기 가축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1일 기준으로 한·육우는 전국적으로 295만 마리, 전분기보다 3.1%(9만4000마리)나 감소했다.

소값이 대폭 떨어지면서 사육을 포기하는 농가가 늘고, 한우 암소 도태로 새로 태어난 송아지 숫자도 줄어든 게 주된 요인이다.

국내 축산농가가 한계 상황에 달했고, 여파가 4∼5년은 유지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지만 벼랑 끝 축산업을 보호할 'FTA 빗장'은 이미 풀린 상태다.

한·칠레 FTA 협상이 시작된 이래 현재까지 싱가포르, 유럽자유무역연합,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인도, 유럽연합(EU), 페루 등과 7건(44개국)의 FTA가 발효 중이다. 캐나다, 걸프협력회의, 멕시코, 호주, 뉴질랜드, 콜롬비아, 터키 등 12개국과 7건의 FTA 협상을 진행 중이다.

당장 한·미 FTA가 발효되면 앞으로 15년 간 전국적으로 10조470억 원의 소득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 엄재천기자 jc00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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