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진한 꽃향기 따라 사람이 몰린다. 초록연두 세상은 더한 유혹이다. 봄비 내린 산 둘레를 따라 간다. 산이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있다. 푸른 융단의 평화로움이 이어진다. 잿빛 바위가 연록 속에 선경이다. 숲 속의 놀라운 비밀을 엿본다. 오래 머물고픈 아늑한 풍경이다. 험한 삶에 실낱같은 희망을 안겨준다. 태연한 얼굴로 걱정을 지워준다. 독특한 영감을 불러내 위로한다. 고난은 축복의 또 다른 이름이다. 예고 없이 빗줄기가 쏟아진다. 온 몸으로 흠뻑 받아들인다. 길 위에 선 자들의 숙명이다. 대자연의 섭리에 고개 숙인다. 걷고 또 걸어 다다른다. 오르고 올라 목마른 꿈을 만진다. 궂은 날씨 뒤 평화가 찾아온다.
[충북일보] 현호색은 4월 봄꽃 중 봄꽃이다. 나무 밑동과 동거하며 봄을 노래한다. 이륙 직전의 비행기 모습이다. 줄지어 날아오르는 물새 가족 같다. 옹기종기 모여든 아기 새 같기도 하다. 벌 한 마리가 보라색 꽃 위로 날아든다. 주둥이처럼 벌린 꽃이 흔들거린다. 꽃잎이 땅에 닿을 만큼 휘청거린다. 벌 한마리가 꽃 속으로 쏘옥 들어간다. 이내 나와 장대높이뛰기 선수가 된다. 가느다란 줄기를 지렛대 삼아 난다. 벌의 무게를 떠올리며 갸웃거린다. 벌을 지탱하는 꽃 자체가 경외다. 산행 중 만난 경천동지할 광경이다. 바람 부니 꽃대가 심하게 흔들거린다. 풀숲 사이로 연보라 꽃이 바로 선다. 산뜻한 맵시가 여전히 유혹적이다.
[충북일보] 꽃잎이 떨어지니 온통 꽃 양탄자다. 바람이 부니 꽃 비 돼 날린다. 벚꽃 잎이 하염없이 바람에 진다. 봄바람이 마음까지 슬프게 한다. 꽃잎 날리니 마음도 날아간다. 무엇으로 견딜지 걱정이다. 산속 분홍 진달래가 꽃잎을 떨군다. 꽃잎이 순서도 없이 땅에 떨어진다. 노란 개나리가 진지는 이미 오래다. 쉬 가는 봄꽃 경치가 아쉽기만 하다. 봄꽃의 낙화가 애틋하기만 하다. 꽃비로 다시 와 우르르 쏟아진다. 청주의 4월 봄날이 꽃과 함께 간다. 봄바람이 흐드러지게 볼 끝을 스친다. 여린 꽃 마음이 길 위에 흩어져 핀다. 불당골 소쩍새가 다시 슬프게 운다. 우암산 순회로가 연록으로 빛난다. 봄 처녀가 제 오실 모양이다.
[충북일보] 4월의 봄날 사방이 환해진다. 노란 민들레가 햇살처럼 웃는다. 고개 숙여 꽃을 들여다본다. 잎사귀 결각의 모양이 커다란 톱날 같다. 잎사귀를 방석처럼 깔고 꽃대를 올린다. 그 끝에 노란 꽃 한 송이가 달린다. 수십 개의 작은 꽃송이가 하나가 된다. 작은 꽃 하나가 수분을 담당한다. 다른 하나가 벌과 나비를 유인한다. 분업으로 효율적 번식에 나선다. 마침내 꽃가루받이가 일어난다. 민들레의 지혜로움이 봄날을 지배한다. 둥근 모양의 열매가 만들어진다. 바람처럼 가벼운 솜털에 종자가 실린다. 살랑살랑 부는 바람 타고 멀리 퍼져 간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별이 된다. 척박한 도심에 수줍게 내려앉는다. 보도블록에 생명의 별이 떨어진다.
[충북일보] 청신한 기운이 작용한 까닭일까. 봄내음이 입구에서부터 진동한다. 여느 곳들과는 사뭇 다르다. 입석리 악휘봉 들머리가 꽃으로 환하다. 다리 밑 복숭아 꽃 색이 진하다. 개울 옆 애기똥풀이 노랗게 웃는다. 마을 시멘트 포장길을 버린다. 사과밭 옆 도랑길로 들어간다. 풀마다 꽃마다 자랑질이 한창이다. 서로 독점하지 않고 잘 어울린다. 맨 아래 애기똥풀이 쉬지 않고 재잘댄다. 꼭대기 남산제비꽃이 이리저리 두리번거린다. 현호색이 단연 눈길을 잡아끈다. 여러 풀 사이로 고개를 내민다. 줄기 끝에 매달린 연보라 꽃이 사랑스럽다. 토종 벌 한 마리가 내려앉는다. 바람에 꺾일 듯 꺾일 듯 하늘거린다. 바람꽃과 노루귀가 함께 웃는다.
[충북일보]아침 태양이 월악산을 오른다. 소나무 숲이 비밀처럼 숨는다. 봄의 성찬에 오르가즘을 느낀다. 감탄 한 그릇 행복 한 가득이다. 첩첩산중서 맛보는 사랑의 표현이다. 느슨한 마음이 다시 팽팽해진다. 눈에 익은 풍경에 걸음을 멈춘다. 자세히 보니 신령스런 기운이 감돈다. 붉은 배의 소나무가 기운차다. 허리를 곧게 편 금강 소나무다. 도열한 소나무들이 질서정연하다. 붉은 가지들이 봄기운을 뿜어낸다. 초록의 숲이 청량감을 선물한다. 조붓한 숲길을 느긋하게 걷는다. 절집 느티나무가 서정성을 더한다. 특별하진 않지만 절 마당이 정갈하다. 한 낮 평화가 갑작스럽게 깨진다. 산객들의 수다가 한참 이어진다.
[충북일보] 새벽들녘이 촉촉이 젖는다. 율량동 백화산 발치가 어둡다. 봄비에 힘을 얻은 들풀들이 일어선다. 저마다 다투어 우르르 꽃대를 올린다. 엄청나게 핀 민들레 세상이다. 어느새 회사 현관 앞까지 지배한다. 조용히 내리는 봄비를 본다. 창 문 너머 무심천이 조용하다. 물새 한 마리가 살짝 내려앉는다. 봄비와 물새가 묘한 조화를 이룬다. 드러누운 갈대 위로 봄비가 내린다. 하얀 벚꽃이 슬픈 꿈처럼 진다. 무심천 길에 꽃비가 내린다. 우암산 봄꽃들은 아직 화무 중이다. 단풍나무엔 수액이 단물처럼 고인다. 들판에선 농부들이 곡우에 맞춰 바쁘다. 빗소리에 풍년 소식을 예감한다. 봄비가 농부의 마음을 적신다.
[충북일보] 봄이 걸음을 빠르게 한다. 4월의 봄이 파죽지세로 북상한다. 덕주골에 연분홍 진달래가 한창이다. 바닥에선 물 오른 쑥이 제 세상이다. 봄 냄새가 여느 곳들과 좀 다르다. 새로운 푸른 날이 봄으로 온다. 월악산에 푸르스름한 봄물이 든다. 세월이 봄바람을 타고 흐른다. 늙은 소나무가 묵은 시간을 관조한다. 물끄러미 앞일을 상세하게 예측한다. 맷방석만한 흰 구름이 시나브로 떠간다. 인적 없는 고요가 부드럽게 쌓인다. 덕주골의 애틋함이 봄밤을 달군다. 낙화는 흐르는 물과 함께 하고 싶어 한다. 유수는 떨어진 꽃과 함께 흘러가려 한다. 사람의 마음이 점점 자연의 이치를 닮는다. 낙화를 밟는 연인들의 마음이 애절하다.
[충북일보] 나무들이 푸른 잎으로 생동한다. 근육질의 활엽수가 도드라진다. 잿빛 바위와 연분홍 꽃들이 어우러진다. 겨울 수묵화가 봄 수채화가 된다. 산풍경이 점차 옹골차게 들어찬다. 월악산의 봄을 가슴에 담는다. 하얀 암릉에 꽂힌 노송이 조화를 이룬다. 보기만 해도 흐뭇하고 보람차다. 중봉 가는 계단길이 곤두박질친다. 고독한 영혼이 깜짝 놀란다. 동남쪽으로 포함산과 주흘산이 우람하다. 기암괴석들이 수반위의 수석이다. 노송 하나하나가 산수화로 핀다. 충주호가 한 눈에 들어온다. 한 맺힌 덕주공주와 마의태자를 떠올린다. 천년의 시간을 소통하는 오누이다. 인생과 우주, 역사에 대해 생각한다.
봄날 월악이 바위꽃으로 피어난다. 기묘하게 생긴 바위 봉우리가 툭 친다. 우뚝 솟은 봉우리와 능선이 절묘하다. 기암과 노송이 산수화로 태어난다. 짙은 안개가 신비감을 더한다. 바람이 꾸준히 봄을 실어 나른다. 진달래가 연신 꽃망울을 터트린다. 생강나무는 부끄러워 꽃을 떨군다. 능선 위로 부는 바람이 상쾌하다. 골바람이 올라와 땀을 식힌다. 골짜기 아래 덕주사가 보인다. 조망바위가 다리쉼을 권한다. 월악의 우람한 골격이 그대로 드러난다. 기암괴석 위에 낙랑장송이다. 월악공룡 만수릿지가 월등하다. 잠시 월악의 속살이 영봉 뒤로 숨는다. 보름날 영봉에 걸린 달을 그린다. 야음을 틈탄 몰래 산행을 꿈꾼다.
[충북일보] 깊은 산 속에 발을 들여놓는다. 몸뚱이엔 잘라낸 흔적이 뚜렷하다. 비바람에 찢긴 상처가 가득하다. 가지가 활개처럼 힘차게 뻗는다. 우람하고 당당한 기운이 성하다. 시련의 흔적에 새살이 돋는다. 훤칠한 소나무가 역사를 말한다. 세상을 굽어보며 산다. 신기(神氣) 넘치는 소나무다. 늘씬한 자태로 하늘을 떠받친다. 곧은 정신처럼 수직으로 솟는다. 당당한 기운을 뿜어낸다. 맑고 청량한 기운의 소나무다. 아가봉 정상부 공간이 고즈넉하다. 진달래 만개하니 더 청청하다. 골 따라 묶음 묶음이 수채화다. 곧은 소나무에 기품이 넘친다. 그 옛날 위용이 현몽처럼 나타난다. 신화와 역사, 정신문화가 관통한다.
[충북일보] 꽃구경 인파로 온 땅이 미어진다. 목련이 되레 흐드러짐을 자제한다. 단아한 자세로 구경꾼을 맞는다. 벚나무들이 너도나도 꽃잎을 벌린다. 건물 창틈으로 꽃그림이 제법 좋다. 그리움이 다시 자란다. 자연이 빚은 예술품을 감상한다. 천국에서 비가 온다. 지옥에서 불길이 온다. 단테의 말을 떠올린다. 영험한 기운을 받아들인다. 높이보다 깊이에 빠져든다. 오르는 과정을 중시한다. 등로주의를 생각한다. 소망의 탑돌이를 한다. 평화로운 쉼표 하나를 찍는다. 먼저 자연과학적 관찰을 한다. 뒤이어 인문학적 성찰을 한다. 두 관점을 합쳐보니 통찰이다. 인생의 좌표를 다시 설계한다. 생활의 위안을 얻는다.
[충북일보] 하늘 청명한 날 길을 나선다. 봄이 꽃으로 되돌아온다. 낯선 얼굴로 만나는 새봄이다. 싱그러운 숲의 전령들이 잠을 깬다. 가만히 앉아 한참을 들여다본다. 대자연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한다. 산줄기가 파도처럼 일렁인다. 길이 깊게 파이고 헤져 힘들다. 오르는 이에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내려가는 이에게도 쉽지 않다. 높은 봉우리를 차례로 넘는다. 지나온 길이 장쾌하게 펼쳐진다. 산이 비로소 세상의 중심이 된다. 작은 관목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다. 울창한 숲 너머로 조망이 터진다. 산이 바위고 바위가 산이다. 아가봉 매바위 풍채가 우람하다. 어느새 형형색색으로 변화무쌍하다. 걷는 수고 뒤에 받는 선물이다.
[충북일보] 꽃들의 발랄함이 농담처럼 가볍다. 하얀 목련이 가로등처럼 핀다. 연분홍 진달래가 골마다 소복하다. 봄바람으로 환한 미소를 띤다. 계절의 변화가 감동으로 밀려온다. 수채화 한 폭을 마음에 걸어둔다. 아가봉 신록을 예찬하며 걷는다. 나지막한 봉우리 몇 개를 지난다. 저 아래 호숫가 작은 배가 한적하다. 잔잔한 수면이 파랗게 일렁인다. 소박한 향기 품어 봄을 나른다. 호변 들풀들이 냉큼 봄맞이에 나선다. 들풀 하나가 마른 낙엽을 뚫고 나온다. 신비로운 생명의 경외가 펼쳐진다. 연한 순들이 조뼛조뼛 고개를 내민다. 순진한 어린 풀들의 새봄맞이다. 조금은 낯선 세상 나들이다. 산객들의 오르내림 소리가 한동안 이어진다.
[충북일보] 저무는 하현달이 많은 걸 감춘다. 숨은 모습이 신비감을 더한다. 회사 앞 벚나무가 간지럼을 탄다. 곧 터질 꽃망울이 가려운 모양이다. 어둠이 무심천의 봄밤 풍경을 지운다. 무심천 개나리가 노랗게 만개한다. 간접 조명으로 은은하게 향기를 낸다. 봄밤에 터지는 향기에 정신이 없다. 조명 받은 벚나무가 실루엣으로 겹친다. 가로등 빛에 물들어 신화가 된다. 어둠이 지워버린 무심천이 더 신비롭다. 무심천의 밤이 점점 봄 향기에 취한다. 걷기 좋은 봄밤 분위기가 계속된다. 백목련과 자목련이 불빛에 드러난다. 옛 시간 너머 추억을 찾아 떠난다. 봄밤 정취가 점점 고즈넉해진다. 벚꽃 터지는 그날 밤을 기다린다.
[충북일보]봄까치꽃이 봄의 들녘에 한 가득 피어난다. 땅속의 사정이야 어찌됐든 반갑다. 다른 놈들이 뵈질 않으니 더 예쁘다. '큰개불알꽃'으로 불리는 게 너무 재미있다. 조금 상스럽지만 더 귀하고 고맙다. 사진을 찍으려 자세를 낮춘다. 큰개불알꽃 주변이 조금 어두워진다. 내 그림자가 꽃 그림자에 엎어진다. 두 그림자가 겹쳐 진한 색을 연출한다. 파란색과 흰색의 조화가 청초하다. 봄바람 까지 부니 표정이 진득하다. 길 옆 낙엽수림 그늘 진 곳이 하얗다. 노루귀 무리가 눈 가까이 들어온다. 잎보다 꽃이 먼저 피는 귀염둥이다. 하얀 털 꽃대 고운 얼굴로 찾아온다. 무척 귀하고 아름다운 낯빛이다. 하얀 솜털이 봄바람에 살랑인다.
[충북일보] 봄이 온전하게 청주를 덮는다. 훈풍이 간지럼을 태우는 한낮이다. 산야마다 들꽃들이 귓속말을 한다. 수더분한 민들레가 행복을 선물한다. 포근하게 안아주고 위로하는 봄이다. 순한 숲길을 터벅터벅 걸어간다. 봄까치 꽃이 지천으로 널린다. 바닥에 바짝 들러붙어 더 작아 보인다. 하늘빛 색깔의 꽃잎이 가녀리다. 폭신한 땅 뚫고 올라와 인사한다. 나지막이 엎드려 살랑거린다. 앞만 보는 산객에겐 보이지 않는다. 길옆으로 들꽃들이 무리로 나온다. 한 놈이 수풀에서 살짝 꽃대를 올린다. 손 타지 않은 작은 꽃이 수줍어한다. 양지쪽 풀밭에 다른 놈도 눈에 띈다. 곱디고운 색감에 눈물이 난다. 봄볕 쏟아질 오후를 기다린다.
[충북일보] 굴곡진 바윗길을 오르락내리락 한다. 월출산 최고봉이 눈에 들어온다. 자연의 섭리가 풍경의 조각가다. 풍우설상의 조화로 탄생한다. 대자연의 지휘로 만들어진다. 암릉의 바닥에 입맞춤을 한다. 힘을 모은 골바람이 아직 차다. 달라진 바람으로 봄을 맞는다. 바람이 봄을 데리고 온다. 습한 대기가 거봉을 넘다 머문다. 하얀 운무가 천천히 암릉을 덮는다. 서쪽 하늘이 노을빛으로 붉다. 기암괴석들도 함께 붉어진다. 월출산이 환하게 봄을 맞는다. 생강나무가 노란 꽃잎을 터트린다. 희고 붉은 매화는 이미 절정이다. 길섶의 들꽃이 겨울을 뚫고 나온다. 진달래가 시샘하듯 꽃망울을 펼친다. 부지런히 봄기운을 실어 나른다.
[충북일보] 봄날 월출산의 암릉이 유독 튄다. 비상하려는 듯 가슴을 활짝 편다. 바위 허리에 뚫린 모습이 기묘하다. 늘어선 바위 행렬이 웅고하다. 보는 각도에 따라 모습이 다르다. 숱한 세월이 빚어낸 작품이다. 봄 오는 소리가 바윗골에 들린다. 경건한 발걸음을 이어간다. 가까워질수록 행복해진다. 깊게 들수록 기쁨이 솟아난다. 걸은 만큼 풍경의 주인이 된다. 낯선 순수를 만나 넋을 잃는다. 미지의 세계로 한 걸음 더 간다. 월출산이 큰 덕을 쌓게 한다. 저 아래 본성을 회복시켜 준다. 영혼까지 정화시켜준다. 진달래가 꽃망울을 터트린다. 부지런히 봄기운을 실어 나른다. 새로운 풍경에 이미 속수무책이다. 대자연의 지휘에 몸을 맡긴다.
[충북일보] 새봄 움트는 날 월출산을 찾는다. 바위를 통째 심어놓은 듯하다. 암릉마다 개성이 남다르다. 바윗길은 오르막과 내리막의 연속이다. 철옹성에 풍경을 쌓아올린 모습이다. 설악 암릉미에 뒤지지 않는다. 산행 내내 오르고 내림의 반복이다. 아찔한 긴장감이 곳곳에 감돈다. 암벽등반 하는 이들이 그나마 위로다. 바윗길에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다. 옹골찬 바위들의 기세가 한결같다. 바위들이 장막처럼 산을 감싼다. 출렁다리를 지나 마침표를 찍는다. 안전시설물에 주의를 기울인다. 봄날의 태양이 더 부지런해진다. 한껏 두터워진 남녘의 봄볕이다. 시간의 질감이 한층 선명하다. 월출산에서 새로운 봄을 맞는다.
[충북일보] 신의 제단을 마주한다. 지나온 길을 되짚어본다. 문수봉 쪽으로 산줄기가 선명하다. 장군봉에 따뜻함이 무럭무럭 올라온다. 하늘 위로 구름이 쉴 새 없이 지난다. 노련한 매 한 마리가 회전 비행을 한다. 때마다 보는 풍경이 새로울 건 없다. 파란 하늘이 회색 고사목과 잘 어울린다. 나무 부러지는 소리가 가까이 들린다. 오랜 세월을 견딘 고사목이 쓰러진다. 세월이 던지는 무게감이 엄청나다. 다시 순례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어느 길로 가든 어렵지 않다. 주목군락지와 고사목 구간을 지난다. 태백산행 중 가장 부드러운 능선이다. 최고봉인 장군봉에 다다른다. 저 멀리 아스라이 함백산이 보인다. 한배검에 두 손 모아 소원을 빈다.
[충북일보]봄의 이른 기별을 찾아 들녘으로 나선다. 잘 삭은 거름냄새가 코끝을 간질인다. 흐르는 개울에서 아낙들이 봄나물을 씻는다. 깔깔깔 아낙들의 수다에 장단이 맞는다. 한 낮 들녘에 흐르는 봄의 향연이다. 청주 산하가 겨울의 흔적을 말끔히 씻어낸다. 얼음장 밑에서 숨죽이던 생명이 기어 나온다. 지루한 겨울인가 싶더니 벌써 봄이다. 처마 밑 고양이처럼 소리 없이 왔다. 머지않아 풍성해질 봄 풍경을 예고한다. 기지개를 펴는 동안에도 봄이 온다. 마을 어귀 산수유가 싱싱한 봄노래를 한다. 노란 꽃망울을 달고 환하게 웃는다. 여기저기 무리지어 노란 봄 세상을 연다. 밤 되니 달무리 아래 매화가 하얗게 핀다.
[충북일보] 잎 떨군 낙엽송 길이 길게 뻗는다. 지난 가을 떨어진 제 잎들이 융단처럼 깔린다. 그 위로 연초록 풀잎들이 꿈틀댄다. 고적하고 포근한 숲길이다. 한 폭의 봄 수채화 같은 풍광이다. 눅눅해진 갈색 능선을 걷는다. 산객들의 기척이 없어 조용하다. 발 디딘 길마다 겨울이 녹는다. 흐르는 봄물로 온통 질척하다. 천제단에 오르니 비로소 뽀송뽀송하다. 연초록 풀잎들이 하나 둘 순을 내민다. 태백의 성소에 천천히 봄이 온다. 천제단에서 북쪽을 슬프게 관조한다. 저만치 갈색능선이 줄타기를 한다. 설악의 공룡능선이 찬란하다. 금강산으로 이어져 만물상이 된다. 어느새 백두산 천지에 닿는다. 온전한 백두대간 종주를 꿈꾼다.
[충북일보] 산행 들머리서 버들강아지가 춤춘다. 봄 마중 나온 몇 놈이 넘실거린다. 하얀 겨울 보내고 그윽하게 봄을 맞는다. 잔설 남은 응달에도 봄이 쪼그려 앉는다. 3월 중순 태백산의 봄이 발랄하다. 유일사 가는 길의 수목초에 봄이 열린다. 생강나무가 노란 꽃잎을 터트린다. 길섶 야생초도 겨울을 뚫고 나온다. 마른 낙엽 밑에서 노루귀가 고개를 든다. 샘 많은 진달래가 꽃망울을 감춘다. 차곡차곡 태백능선에 발 디딤을 한다. 나지막한 고갯길을 지나 가풀막지게 오른다. 눈 녹은 마루금이 연갈색으로 선명하다. 천년의 태백산 주목이 가는 겨울에 인사한다. 장군봉 가는 길에 봄이 내려앉는다. 백두대간 타고 봄기운이 북진한다.
계곡 물이 맑게 흐른다. 나뭇가지마다 망울이 맺힌다. 버들강아지는 그새 나와 자랑질이다. 움츠러든 마음이 부드럽게 펴진다. 하늘 위로 태백산이 높게 솟는다. 이른 봄날 백두대간 길이 생동한다. 가슴 설레는 봄의 산길이다. 겨울을 이겨낸 풀꽃들이 바짝 긴장한다. 머잖아 한꺼번에 꽃봉오리로 내밀 기세다. 곳곳에서 화려한 향연 준비가 한창이다. 하나하나에 생명의 기운이 꿈틀댄다. 봄이 오니 비로소 산길이 향기롭다. 태백산의 봄은 언제나 질척하게 온다. 눈 녹은 물이 곧바로 생명수다. 한 무리의 나무들이 그림자로 올라온다. 흰 눈 걷어낸 주목들이 웅장하다. 태고의 맛과 멋이 깃든 풍경이다. 시원한 바람이 봄과 함께 흐른다.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