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우암산 너머 동녘이 붉어진다. 한 아름 불덩이가 솟아오른다. 집 앞 넝쿨장미가 한 층 더 붉다. 밝은 햇살 아래 모습이 평소보다 곱다. 이슬 맺힌 꽃잎이 진홍색으로 빛난다. 마당 앞을 온통 붉게 물들인다. 쉽게 눈을 떼기 어려운 풍경이다. 짧은 순간 영혼이 맑아지며 심장이 뛴다. 풀 죽은 이에게 열뜸을 선물 한다. 심장에 다시 엔진을 달아준다. 뜨거운 눈물이 주르륵 흐른다. 맑게 살고픈 날 받는 선물이다. 오월의 담장이 넝쿨장미로 절정이다. 붉은 빛으로 흐르는 물결이다. 장미 하나로 아침 풍경을 압도한다. 하루 삶을 기꺼이 내줄 만큼 아름답다. 하루를 여는 시간에 넘치는 선물이다. 이유 없이 눈물 나는 아침이다.
[충북일보] 우이령길엔 유난히 찔레꽃이 많다. 하얀 꽃이 길가에 흐드러진다. 화려하지도 매혹적이지도 않다. 그저 흔하디흔한 수더분한 꽃이다. 산과 들에 아무렇게나 핀다. 이즈음 산과 들 여기저기서 보인다. 장미와 사촌지간으로 소박하다. 오뉴월에 흰 꽃을 피운다. 구월에 붉은 열매를 맺는다. 필 때도 질 때도 언제나 쓸쓸하다. 대를 이어 부르는 노래마저 구성지다. 하얀 꽃 찔레꽃 순박한 찔레꽃이다. 우이령 찔레꽃이 가슴을 적신다. 달처럼 서러운 마음을 노래한다. 구슬픈 향기가 가슴으로 스민다. 오월의 변방에서 만난 뜻밖의 선물이다. 어린 시절 배고파 먹던 추억의 순이다. 우이령 찔레꽃과 친구가 된다.
[충북일보] 빛의 무리가 실타래처럼 풀려 나온다. 새파란 하늘의 틈새로 쏟아진다. 녹색의 단풍나무 도열이 끝없다. 다른 활엽수들도 뒤지지 않는다. 한참동안 그늘진 숲길을 걸어간다. 키 작은 나무들이 웅성거린다. 과감한 붓질에 입체감이 살아난다. 내용을 알게 되니 더 멋지다. 모본 임본 방본이 아닌 실사다. 알 수 없는 기다림이 한동안 머문다. 물아일체 숨결을 불어넣는다. 내장산의 자연을 다시 느낀다. 같은 풍경이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꿈꾸던 모습을 오래도록 가슴에 담는다. 낮은 폭포가 새하얀 포말을 만든다. 제 몸을 부수며 아래로 향한다. 성큼 다가온 햇살에 더 도도록하다. 녹음이 물 향기를 만나 고소하다.
[충북일보] 고요하게 숨죽이고 산길을 걷는다. 지나칠 수 없는 아름다움이다. 음미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가까이 가니 더 애틋하게 아름답다. 불이문에서 석굴암을 올려다본다. 의상대사의 본래면목을 떠올린다. 골마다 봉우리마다 녹음이 짙어간다. 녹색의 파노라마가 이어진다. 오봉의 이채로운 풍경이 계속된다. 한순간에 구름이 능선을 덮는다. 마법처럼 흩어지기를 반복한다. 싱그러운 초록이 바람을 타고 흐른다. 주변 정취를 살피며 걷는다. 기대했던 절경이 반겨준다. 가까이 다가가 깊숙이 들여다본다. 상황을 낙관하고 긍정한다. 정복하려는 순간 위험하다. 거짓말처럼 난관에 봉착한다. 지나침에 대한 경고가 아찔하다.
[충북일보] 행복이 튼튼해지는 북한산이다. 우이령길을 나비처럼 가볍게 간다. 연한 찔레꽃 내음이 코 끝에 다가온다. 아카시 꽃이 진한 향기를 풍긴다. 계곡물이 하늘을 담고 흐른다. 잊어버린 유년의 추억이 떠오른다. 녹색의 채도가 절정에 달한다. 퍼붓는 햇살에 땀이 흐른다. 더위가 조급하게 다가와 지배한다. 숲길의 매력은 공기의 청정함이다. 맑은 하늘빛에 청아한 새소리가 난다. 햇볕의 수런거림이 밀어 같다. 다섯 봉우리의 오봉산이 경이롭다. 보는 각도에 따라 형상이 달라진다. 상상의 산정에 나를 내려놓는다. 소박한 여유로움에 의미를 부여한다. 불심 가득한 목탁소리가 들린다. 널리 퍼져 중생의 귀에 닿는다.
[충북일보] 계곡물이 녹음에 물들어 파랗다. 원시림을 가로질러 떠내려간다. 내장산 봉우리마다 온통 녹색이다. 단풍나무와 고로쇠나무가 진초록이다. 주변의 이끼마저 짙게 푸르다. 파란 하늘이 살포시 내려앉는다. 5월 중순에 벌써 여름 산행이다. 산객들의 발길이 없어 한적하다. 원시 활엽수림의 비경이 눈부시다. 가을 단풍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녹음의 비경이 되레 더 화려하다. 고즈넉한 분위기가 처연하게 아름답다. 수백의 서래봉 계단길이 까마득하다. 산들바람에 신갈나무 잎이 흔들린다. 녹색의 활엽수들이 활기를 띤다. 거대한 화폭이 온통 녹색 물결이다. 신비한 녹색 마력에 흔들린다. 감춘 게 많아 내장인 듯하다.
[충북일보] 길과 길이 만나는 곳에 사람이 있다. 숲의 온도가 피부에 탄력을 준다. 골짜기 곡선이 부모님 이마 주름 같다. 따뜻함이 한 자락 주르륵 흐른다. 파란 하늘에 눈길이 머문다. 가지와 이별한 아카시 꽃이 날린다. 산 풍경을 따라 말없이 걸어간다. 어느 풍경 하나 빼놓을 게 없다. 온갖 형상의 바위가 병풍을 친다. 그대로 자연을 배우는 학습장이다. 수백 개의 돌계단이 앞을 막는다. 숨 가쁘게 요동치며 걷는다. 거대한 숲이 도솔천을 이룬다. 거북이 바위가 무사안녕을 기원한다. 몇 발짝 더 가니 찾아 헤맨 보물이 보인다.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듯하다. 마음을 하나로 만드는데 집중한다. 정신 모아 눈감으니 선경에 든다.
[충북일보] 장쾌한 물줄기가 떨어진다. 깊고 푸른 소가 예사롭지 않다. 그 옛날 선녀의 전설을 떠올린다. 본격적인 원시계곡 산행이 시작된다. 길 없는 곳으로 길이 이어진다. 아슬아슬한 바위 벼랑 위로 길이 난다. 고도가 높아지며 계절이 거꾸로 간다. 작은 계곡에서 내려오는 물이 넉넉하다. 계곡이 깊어지니 녹음이 옅어진다. 골짜기의 요란한 물소리에 놀란다. 자연스럽게 몸이 빨려 들어간다. 수량이 풍부하고 낙차가 큰 폭포다. 능선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간다. 산죽 밭을 지나 쓰러진 고목들이 보인다. 제 몸을 산화해 온갖 생명의 양분이 된다. 생명의 순환이 신비롭고 환상적이다. 저 멀리 구름 속에 또 다른 풍경이 보인다.
[충북일보] 산자락 농가 한 채가 평화롭다. 늙은 부부가 농사 준비에 바쁘다. 전형적인 산골 사람들의 풍경이다. 영속성과 순간성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들리는 것은 새소리와 물소리다. 녹음의 향긋한 내음이 코끝을 스친다. 한참을 쉬었다가 다시 걷는다. 밭 옆으로 난 좁은 길을 따라간다. 우마마저 따라올 수 없는 길이다. 오직 사람만 다닐 수 있는 길이다. 고즈넉하면서 품격이 느껴진다. 서서히 장엄한 풍경이 드러난다. 사라지는 게 소멸은 아니다. 번뇌를 벼락처럼 몰아낸다. 청아한 물소리에 힘을 얻는다. 다툼과 탐욕의 마음을 버린다. 마음을 다잡는 수행의 시간이다. 고된 산행을 말없이 위로한다. 청정도량의 위엄이 느껴진다.
[충북일보] 늦은 봄날 진초록 숲으로 걸어간다. 느릿느릿 하던 봄의 속도가 빨라진다. 어느새 숲의 세상이 여름옷을 입는다. 채도가 다른 초록이 여기저기 겹친다. 하얀 꽃 떨어진 자리에 파란 잎이 무성하다. 오솔길이 구불구불 이어진다. 발밑 노란 꽃이 봐달라고 칭얼댄다. 길 옆 으름나무 향기가 좋다. 짙은 향기가 걷는 내내 따라 온다. 숲이 깊을수록 녹색의 향기가 짙다. 신록의 그림자가 한 없이 펼쳐진다. 초록이 선물하는 고요한 평화다. 번잡스러움을 대신하는 느릿함이다. 고즈넉한 길을 따라 한참을 간다. 숲이 호수처럼 초록물결로 출렁인다. 엽서 사진 속 풍경 한 장이다. 빨간 단풍 한 그루가 녹색 세상서 튄다.
[충북일보] 한참동안 가풀막진 숲길이다. 끝이 없을 것처럼 이어진다. 마침내 마루금이 넓게 펼쳐진다. 탁 트인 시야가 시원하다. 산 속의 좋은 기가 분출한다. 습한 대기가 거봉을 넘는다. 하얀 운무가 마루금을 지운다. 산은 멀고 하늘은 아득하다. 봉우리 너머로 서풍이 분다. 메아리 없는 혼자만의 소리다. 조용히 절집으로 향한다. 내려가다 중후한 탑비를 만난다. 글 사리로 태어난 명문이다. 감로수가 돼 신혼을 적신다. 5월 봄볕이 머리에 화관을 쓴다. 산과 들과 호수에서 빛난다. 사람이 산에 드니 길이 생긴다. 길이 사람을 너그럽게 키운다. 넓게 받아들이니 용서함이다. 용서하고 받아들이니 편하다. 공존의 법칙을 배운다.
[충북일보] 잠시 머물다 가는 손님처럼 떠난다. 번뇌를 내려놓고 자연에 깃든다. 자연이 주는 선물이 좋다. 청록 속에 공조팝꽃이 하얗게 빛난다. 바람과 햇볕, 구름과 비가 상존한다. 반갑고 예쁜 봄의 끝물이다. 송홧가루와 황사, 미세먼지가 뒤엉킨다. 송홧가루의 양산은 생명활동이다. 왕성한 수분활동을 위한 생산이다. 중국 발 황사나 미세먼지는 다르다. 죽음에 이르게 하는 나쁜 불청객이다. 봄이 갖고 있는 두 얼굴이다. 녹음의 화려함은 곧 생명력이다. 가을의 결실을 준비하는 노동이다. 잎으로 몸을 감추고 때를 기다린다. 서풍이 골짜기를 타고 흐른다. 마음을 적시는 시원한 감로수가 된다. 푸른 산이 멀리 아득하다.
[충북일보]청보리가 서로 몸을 비비댄다. 사르륵 사르륵 소리를 낸다. 바람소리와 함께 걷는다. 고즈넉한 품에 안긴다. 새 소리와 함께 한참을 쉰다. 엉덩이를 들고 다시 길을 나선다. 여문 봄보리들이 일렁인다. 봄날 산행의 별미는 따로 있다. 마음이 확 트이는 풍경이다. 지루할 틈 없이 풍경이 바뀐다. 사방을 조망하는 조망의 능선길이다. 시인 묵객에게 감흥을 주는 산수다. 산이 법당이고 바람이 친구다. 풀잎 하나가 스스로 싹을 틔운다. 바람과 햇살, 비가 살펴 키워낸다. 푸릇한 산나물 향이 맛있게 전해진다. 고소한 풍경에 마음이 떨린다. 상큼한 맛이 톡톡 터져 나온다. 절집 풍경소리가 단아하다.
[충북일보] 부처님 오신 날이 머지않다. 산중 절집이 초입부터 연등 행렬이다. 형형색색 꽃등이 바람에 흔들린다. 암자로 향하는 길이 시원하다. 길을 따라 갈수록 풍경이 예뻐진다. 가다 보니 길 끝이 보인다. 절집 곳곳에 부처님 모습이 서린다. 바위에 새겨진 세 부처가 보인다. 때마다 잊지 못해 찾는 절집이다. 그리워서 다시 찾는 산길이다. 오가면서 나누는 정담이 좋다. 삶의 이야기에 기운이 모아진다. 산들바람이 산등성이를 넘어간다. 들리는 건 새소리와 물소리뿐이다. 향긋한 초록의 내음이 코끝을 스친다. 절벽 중간에 하얀 꽃송이가 보인다. 돌단풍이 꽃대를 삐죽 드러낸다. 신록이 무척이나 아름다운 길이다.
[충북일보] 5월 산행은 청춘의 길 걷기다. 자연과 허물없이 옛 이야기를 한다. 속 깊은 대화로 마음을 내준다. 경계를 허문 나를 만나기도 한다. 추억의 여정이 아름다운 만남이다. 산객으로 만나 가치를 재발견한다. 신록의 산은 삶의 문턱과도 같다. 언제나 두려운 경외의 존재다. 동시에 소중한 위안을 준다. 온 종일 다녀도 조각만 본다. 전체를 내어주지 않는다. 언제나처럼 다 주지 않는다. 삶의 풍경 속을 지나간다. 백화산 너머 풍경을 찾아 간다. 초입부터 초록이 지천이다. 천천히 아주 느리게 간다. 아카시나무 꽃향기가 달콤하다. 산자락 따라 한참을 이어진다. 달고 시원한 물이 흐른다. 짙은 녹색산중에 봄이 환하다.
[충북일보] 신록이 화려하게 물드는 5월이다. 눈부신 초록이 들판을 지배한다. 드넓은 청보리밭이 녹색 세상을 만든다. 푸근한 농촌 마을을 지난다. 새로운 즐거움으로 세상을 본다. 계절의 여왕을 만나러 떠난다. 들머리를 지나니 길이 알록달록하다. 형형색색 연등이 달려 노닌다. 연분홍 철쭉이 초록 소나무와 조화롭다. 절집 앞마당에 꽃과 연등이 가득하다. 한적한 산중 절집이 북적인다. 호젓한 산사가 모처럼 시끌벅적하다. 흐르는 계곡물이 하얗게 빛난다. 자연과 벗한 하루 여정을 마무리한다. 마음을 고요하게 내려놓는다. 묵은 때를 닦아 흘려보낸다. 오늘 산행의 의미를 떠올린다. 많은 시간 중 아주 빛나는 시간이다.
[충북일보] 신록이 만든 경관을 만나러 나선다. 물길이 휘돌아 물굽이가 만들어진다. 좁지도 넓지도 않은 여울이 흐른다. 봄의 한복판에 선 강물이 아름답다. 강변으로 신록이 화려하게 물든다. 도대체 양보할 수 없는 풍경이다. 신록은 물가 나무들로부터 시작한다. 물길 따라 연둣빛 물감이 떨어진다. 듬성듬성 듬뿍 떨어지기도 한다. 세상의 초록이 하나하나 다 모인다. 마침내 초록의 향연이 펼쳐진다. 첩첩산중의 서막을 준비한다. 봉우리의 능선과 능선이 겹쳐진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신록의 연속이다. 가파른 고갯길을 몇 번 더 넘는다. 굽이굽이 흐르는 물길이 그림 같다. 산정에서 하는 신록예찬이 벅차다. 한적한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
[충북일보] 흐르는 물길을 따라 걷는다. 수많은 길이 물줄기와 함께 이어진다. 물길 하나하나가 국토의 핏줄이 된다. 맑고 건강한 국토의 원천이다. 깨끗한 물이 끊임없이 솟아오른다. 스스로를 정화하며 길게 흐른다. 흐르는 강은 국토의 대동맥이다. 산에서 나온 물길이 원천이다. 물길이 만든 천과 내는 실핏줄이다. 생명체에 맥박을 고동치게 한다. 생명을 살찌우는 영양 공급선이다. 뼈와 살을 만드는 영양소다. 작은동산 능선 길을 따라 걷는다. 흙 길을 버리고 바위 길로 든다. 군데군데 연분홍 철쭉이 하늘거린다. 나무들이 점차 진한 색으로 치장한다. 봄기운을 더 받으려 목을 뺀다. 시원한 바람이 청풍호 위로 분다.
[충북일보] 햇볕의 초대를 받아 길을 나선다. 봄빛 화창한 바위산에 발을 디딘다. 몸도 마음도 가볍게 하나가 된다. 신록이 포근하게 모든 걸 덮는다. 산과 물이 이뤄내는 조화가 아름답다. 어느새 초록물이 한 가득이다. 5월 봄날의 정취가 찬란하다. 넉넉한 숲과 기묘한 바위가 어울린다. 가풀막지던 길이 잠시 온순하다. 매끄러운 슬랩이 한참동안 이어진다. 산들바람과 함께 멋진 풍광이 펼쳐진다. 흐르는 암릉의 파도에 몸을 맡긴다. 외솔봉 구간 풍경이 압권이다. 깊숙이 감췄던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내어주는 경치가 인색하지 않다. 이 시기 아니면 볼 수 없는 색감이다. 가지마다 봄기운 터져 넘친다. 철쭉의 응원이 더없이 적극적이다.
[충북일보] 5월에 찾은 작은동산이 싱그럽다. 올망졸망 기암괴석이 암릉에 선다. 모양이 둥글고 부드러워 걷기 좋다. 말만 작은 산이지 절대 작지 않다. 나지막한 높이에 모든 풍경이 있다. 숨은 명산임을 그대로 드러낸다. 에메랄드 빛 청풍호가 그림 같다. 온 산을 뒤덮은 신록과 잘 어울린다. 호수 조망이 큰 산 부럽지 않다. 작다는 편견이 여지없이 깨진다. 음양의 조화까지 완벽하다. 5월에 청춘의 삶을 느낀다. 큰 행복을 선물로 받는다. 밧줄 하나가 눈앞에 떨어진다. 비탈진 암릉을 어렵게 기어오른다. 산객들의 찬사가 이어진다. 청풍호 조망이 모든 걸 압도한다. 유람선 한 척이 청풍호를 가로지른다. 하얀 거품이 포말을 만든다.
[충북일보] 보해산 마루금이 맑고 깨끗하다. 절벽능선 계단길이 이어진다. 수백 계단이 하늘로 향한다. 능선길이 탁 트여 조망이 깔끔하다. 하얀 운무가 계곡 절벽에 걸친다. 붉은 노을도 잠시 머물다 간다. 절벽 바위틈에서 양기가 분출한다. 아찔한 낭떠러지가 아득하다. 기의 흐름이 후끈 빨라진다. 습한 대기가 거봉을 넘다 머문다. 시원한 바람이 청량함을 선물한다. 함께 하며 공존하는 법을 배운다. 봄날 새들이 음악회를 연다. 자연과 만나 허물없이 대화한다. 속 깊은 대화로 마음을 내준다. 경계를 뚫고 나와 세상과 조우한다. 산객을 받아들여 가치를 부여한다. 서로를 허무니 아름다운 만남이다. 적막 속에 새소리가 유난하다.
[충북일보] 천천히 산길을 오른다. 나무 숲길이 눅눅하다. 온 몸에 땀이 송송 솟는다. 사람 기척은 어디에도 없다. 눈 들어보니 저만치가 능선이다. 초록 물결이 봉우리로 굽이친다. 봄 산행에서만 맛보는 호사다. 왼쪽으로 조금 더 가보니 전망대다. 산 아래 풍경이 사뭇 목가적이다. 풍광은 고적하고 포근하다. 손만 뻗으면 닿을 듯 지척이다. 녹색 물결이 도도히 올라온다. 치솟는 기세가 절벽 위 노송에 닿는다. 보해산이 걸을수록 아름답다. 시련의 흔적조차 치유한다. 찾지 못한 길을 만들어준다. 경계를 허물어 곧바로 인도한다. 길이 풍성해지고 깊어진다. 산에 드니 비로소 내 길을 만난다. 오래도록 찾아 헤맨 아름다움이다.
[충북일보] 신록이 도둑처럼 몰래 와 유혹한다. 초입부터 정상까지 초록 지천이다. 가는 길마다 푸르고 또 푸르다. 파란 하늘빛과 잘 어울린다. 의동리 느티나무가 반갑게 맞는다. 마을을 지나니 사과 꽃이 반긴다. 수백 년 느티나무가 올해도 푸르다. 변함없는 연둣빛으로 4월을 맞는다. 새로 맞은 봄을 상쾌하게 노래한다. 바위 지대를 지나 금귀봉에 오른다. 양각지맥 837봉에서 살핀다. 봄기운이 예사롭지 않게 퍼진다. 신록이 밀물처럼 빠르게 밀려온다. 바위틈에 핀 철쭉이 단아하다. 보라색 각시붓꽃에 눈이 즐겁다. 길섶의 소나무가 푸른 몸체를 뽐낸다. 산허리부터 온통 옅고 짙은 초록이다. 보해산 능선이 점묘법으로 절묘하다.
[충북일보] 봄꽃이 화르르 지니 바로 신록이다. 나무 끝마다 연둣빛으로 반짝인다. 어린 새순들이 꽃보다 화려하다. 하루하루 초록빛이 자꾸만 짙어진다. 봄 산야의 또 다른 아름다움이다. 눈 돌리는 곳마다 신록이 물결친다. 초록의 풍경이 비현적일 만큼 아름답다. 여린 것들의 보드라움에 감동한다. 초록의 색깔이 점차 짙게 변한다. 이루 형언할 수 없는 색감으로 빛난다. 저마다 다른 채도로 화려해진다. 보해산 곳곳에 연한 수채화 물감이 뿌려진다. 같은 것 같지만 다른 연둣빛이다. 어리고 순한 것들의 아름다움이다. 단풍에 뒤지지 않는 화려함이다. 신록과 함께 하는 4월의 마지막 주다. 봄의 신록이 꽃보다 더한 유혹이다.
[충북일보] 마을길을 지나니 온통 사과밭이다. 오래된 당산나무가 들머리를 알린다. 가시덤불 비등으로 능선에 닿는다. 순간순간 스치는 꽃 풍경이 귀하다. 무르익은 봄의 정취를 느낀다. 연둣빛 신록이 황홀함을 더한다. 숲을 넘어 금귀봉이 우뚝하다. 보해산이 환형으로 둘러싸인다. 정상 쪽으로 오름길이 거칠어진다. 몇 번의 가풀막짐이 이어진다. 드디어 사방으로 조망이 터진다. 저 멀리 덕유산의 광활한 능선이 희미하다. 마침내 화려한 암릉지대가 나타난다. 산의 반쪽이 무너져 기이하다. 깎아지른 절벽이 그저 아득하다. 오래된 소나무와 조형미가 일품이다. 바위 절벽 자체가 보석풍경이다. 사면에 숨은 보석 하나가 빛을 낸다.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