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배낭을 메는 의미는 여러 가지다. 다 산에 가는 건 아니다. 짐을 싼다고 다 여행 준비가 아니다. 배낭을 메고 짐을 싸는 건 행위다. 감정의 재료를 가방에 담아야 한다. 감성여행은 가슴으로 떠나야 한다. 산 여행은 상상만으로 가슴 벅차다. 이글이글 심장을 달아오르게 한다. 불타는 마음을 글로 전하게 한다. 새로운 풍경은 어느 곳에나 있다. 인생의 새로운 조각이 기다린다. 가방보다 중요한 감정의 보따리다. 산은 언제나 그 곳에서 웃는다. 깊숙이 걸어들어가 맘껏 느낀다. 별처럼 반짝이는 인연을 꿈꾼다. 행복한 기억을 영원히 가슴에 담는다. 하늘과 호수가 같은 색으로 물든다. 선명한 글쓰기로 기억을 떠올린다.
[충북일보] 바위로 난 길을 계속 걷는다. 잠시 멈춰서니 내려가고 싶다. 쉬지 않고 규칙적으로 움직인다. 두 손 두 발에 힘을 집중한다. 전망바위에서 한 숨 돌려 본다. 산속 움직임을 한 눈에 담는다. 세상이 한 눈에 확 들어온다. 구름 사이로 빛이 신비롭다. 천지창조의 햇살이 나온다. 산과 하늘이 한참 만에 만난다. 두 공간의 만남이 조화롭다. 찬찬히 들여다보니 태가 좋다. 지나온 곳곳에 초록미인이 서 있다. 진산의 진수를 험경으로 본다. 숲속 전설이 풍경으로 흐른다. 사람 스스로 자연에 동화된다. 날씨가 점점 더 무더워진다. 능선 길 따라 바람이 시원하다. 비가 올 듯 말 듯 종일 찌푸린다. 고된 여름 산행을 이어간다. 묵묵히 아무 말 없이 걷는다.
[충북일보] 큰 산이면서 작은 이름이 소백이다. 겸손한 장엄함이 곳곳에 배 있다. 산세가 웅장해 어디서건 쉽지 않다. 만만하게 오르길 허락하지 않는다. 짐작하기 어려운 깊이를 품는다. 육산의 부드러움 속에 숨은 가치다. 소백산의 풍경은 사계절 다르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분명하다. 겨울의 설경과 칼바람은 압권이다. 봄날의 철쭉은 대표 풍경이다. 한 여름 들꽃들은 만화방창이다. 부드러운 가을 단풍은 화려함을 대신한다. 소백산 마루금이 한 눈에 보인다. 연화봉~비로봉 능선이 순하다. 은근한 풍경이 길게 이어진다. 이른 아침볕만으로 한 폭의 그림이다. 그 길로 내려서 아침을 맞는다. 초롱꽃이 고개 숙이며 수줍게 반긴다.
[충북일보] 소백산 구상나무 풍채가 놀랍다. 한 여름 새잎을 틔워 생생하다. 크리스마스트리처럼 찬란하다. 보랏빛 구상나무 열매가 웃는다. 옹기종기 하늘로 솟은 열매가 귀엽다. 한라산에서 보는 것보다 반갑다. 회색빛 줄기에 진초록 잎새가 예쁘다. 소백 능선 따라 의연하게 줄선다. 굳은 바위처럼 강인하게 버틴다. 온갖 시련에도 고운 살결을 유지한다. 저녁노을 드리우니 환상적이다. 무엇을 구상하는지는 모른다. 소백산 구상나무 위엄이 당당하다. 국가대표 특산종 풍모를 풍긴다. 기후변화로 멸종 위기에도 씩씩하다. 한라 아닌 소백에서 보니 남다르다. 가슴 속에서 뭉클함이 올라온다. 꿋꿋하게 살아 남길 소망한다.
[충북일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 나선다. 저편의 시간을 가늠하기 어렵다. 소백의 아침 하늘이 맑고 곱다. 천상화원에 새소리가 가득하다. 다양한 생명이 깃들어 산다. 평화로운 시간이 흘러간다. 세월의 나이테마저 잊게 한다. 연화봉으로 길을 잡아 나간다. 싱그러운 이슬이 온 몸을 적신다. 압도적인 경관이 펼쳐진다. 장엄한 광경에 옷깃을 여민다. 초록 융단이 사방을 뒤덮는다. 운무 춤추는 몽환적 선경이다. 화려한 들꽃들이 운치를 더한다. 별유천지 비인간(別有天地 非人間)이다. 소백이 이태백의 '산중문답'에 손색없다. 순하디 순한 아름다움이 도처에 있다. 바람 지나는 숲이 그대로 오브제다. 묵은 시간을 바람에 실려 보낸다.
[충북일보] 아침에 소생한 만물이 그림이다. 화려한 아름다움이 산길에 깔린다. 걷는 내내 좀조팝나무꽃이 지천이다. 정갈한 산작약이 시간을 되돌린다. 하늘하늘 터리풀이 내내 웃어준다. 소백산 연화봉 길이 화랑이다. 꽃 소동에 카메라를 놓지 못한다. 꽃그늘만으로 넉넉해 마음이 즐겁다. 양지의 꿀풀은 인생을 은유한다. 화려함과 소박함이 동시에 보인다. 한여름의 색감에 잘 어울린다. 바람이 지나가는 통로의 경관이다. 여름 수채화 속을 느리게 걷는다. 미역줄나무가 생장선을 가동한다. 나무의 생명력이 새삼 위대하다. 부드러움이 모든 걸 압도한다. 연화봉 가는 길이 꽃 천국이다. 아는 이들만 아는 소백산의 맛이다.
[충북일보] 해는 뜨는 곳마다 다른 의미다. 매일 매일 다른 일출이다. 섬사람에겐 바다의 태양이다. 섬 해는 바다에서 떠 바다로 진다. 산골사람에겐 산의 영혼이다. 산봉우리에서 떠 산봉우리로 진다. 언제나 확고하게 다른 사실이다. 소백산에서 맞는 아침이 상쾌하다. 연화봉의 아침 하늘빛이 참 아름답다. 아침이 갖는 하늘빛의 채도가 너무 곱다. 소백의 하늘이 이토록 곱고 맑다. 한 마디 표현으론 너무 어렵다. 감탄 한 스푼 행복 한 가마니다. 새소리가 아침을 깨우며 생동한다. 소리의 전달에 의미를 부여한다. 마침내 산봉우리 위로 해가 떠오른다. 양떼구름과 겹쳐 붉은 빛으로 빛난다. 점점이 붉은 운무가 산수를 선물한다.
[충북일보] 집을 나서다 하늘을 본다. 갖가지 희망이 수를 놓는다. 아침이 눈부시게 둔갑한다. 청량함이 샘물처럼 솟는다. 박하향이 코끝을 스친다. 참으로 축복받은 아침이다. 탄성을 지르며 힘차게 나간다. 유월의 원숙미가 무르익는다. 녹색의 무성함이 갈수록 짙다. 나날이 번져나가 숲을 채운다. 아침이 비와 바람을 수용한다. 고요가 소리의 배경이 된다. 홍돌가시가 아침을 비춘다. 마음으로 꽃을 바라본다. 시선으로 존재하는 아침이다. 색깔에 담긴 뜻까지 공유한다. 모든 게 마음 안으로 들어온다. 의식이 뽀송뽀송 깨어난다. 회광반조(廻光返照)를 깨닫는다. 그윽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지음'의 관계를 받아들인다.
[충북일보]한낮 달궈진 열기로 온통 뜨겁다. 습한 뜨거움이 하늘로 솟는다. 잠시 동안 먹구름이 하늘을 채운다. 시원한 빗줄기가 쏟아진다. 기습처럼 다가온 게릴라 소나기다. 청신한 공기에서 풀 냄새가 난다. 분위기가 환하게 바뀐다. 구름의 출렁임이 환히 보인다. 바람과 함께 멋진 분위기다. 장중한 화음이 귓가에 울린다. 독백까지 귀에 쏙쏙 들어온다. 평소엔 들리지 않던 소리다. 나무 한 그루가 유난히 찬란하다. 인왕산 길은 역사의 흔적이다. 역사의 영원성을 그대로 간직한다. 역사가 깊은 멋스러운 길이다. 보면 볼수록 알면 알수록 깊다. 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싱그러움이 한꺼번에 다가온다.
[충북일보] 인왕산의 산세가 수려하다. 숲의 공기가 맑고 상쾌하다. 숲속 스토리텔링을 빼놓을 수 없다. 시인 윤동주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길을 걸으며 별을 헤는 시간이다. 공허한 가슴을 푸르게 하는 역사다. 어두웠던 시절 한 청년을 생각한다. 고뇌하며 걷는 청년이 보인다. 인왕산이 청년에게 영감을 준다. 하늘 가득 펼쳐진 별을 쫓는다. 순수한 내면을 빛나는 별에 비유한다. '별 헤는 밤'이 이렇게 완성돼 간다. 2016년 6월 인왕산엘 오른다. 순수한 영혼의 채취를 찾아 나선다. 청년 윤동주가 숱한 밤을 운다. 내면을 성찰하고 별을 노래한다. 주옥같은 시가 흘러 내려간다. 마침내 한 줄기 환한 빛이 돈다.
[충북일보] 한 번씩 되돌아보며 걷는다. 인왕산은 화강암의 암산이다. 경사가 급한 암반구간이 많다. 한 발 한 발 안전에 유의한다. 잘 정비돼 위험하진 않다. 가파른 성곽 길을 따라 걷는다. 성돌의 위아래 색깔이 다르다. 정상에 오르니 시야가 넓어진다. 서울 도심이 뚜렷하게 보인다. 인왕산의 묘미를 알게 된다. 어느 곳에서나 사방이 확 트인다. 서울 시내가 넓게 펼쳐진다. 북악산과 남산이 들어온다. 한양성곽이 장엄하게 선명하다. 성돌색이 아래로 갈수록 누렇다. 지난 시간의 흐름을 가늠한다. 동행한 이들과 속도를 맞춘다. 윤동주의 젊은 시절을 떠올린다. 지금은 그저 고요하고 평화롭다. 시비 풍경을 가슴에 담는다.
[충북일보] 인왕의 포효가 그리워 길을 나선다. 윤곽이 점차 선명하게 드러난다. 화강의 바위산 기백이 기운차다. 엎드린 호랑이의 모습이 엿보인다. 성곽길이 끊이지 않고 이어진다. 푸른 제복의 경비병과 묘한 대조다. 경복궁역에서 수성동 계곡으로 든다. 겸재 정선 그림의 실재 배경지다. 숲이 울창하고 계곡물이 맑다. 겸재의 예찬이 결코 과하지 않다. 바위덩어리가 우뚝우뚝 솟는다. 성곽의 외경이 길게 뻗어 장관이다. 녹음 속 인왕이 장엄하고 아름답다. 울뚝불뚝 작은 기암들이 병풍을 친다. 넉넉한 바위 하나가 세상을 관조한다. 인왕산에서 발원한 역사를 생각한다. 분단의 슬픈 현대사를 되뇐다. 공허한 가슴에 푸른 잎이 돋는다.
[충북일보] 심장이 뛰는 길 위의 시간이다. 바람에 나무들이 군무를 한다. 한 치도 흐트러지지 않는다. 사뿐 사뿐 호흡을 가다듬는다. 오와 열을 제대로 맞춘다. 무질서 한 녀석이 이상한 놈이다. 유월 중순 대청봉 숲속광경이다. 진초록의 색이 바위와 어울린다. 구름 속 용 두 마리가 으르렁댄다. 여의주를 물어가려 기 싸움이 한창이다. 노을에 닿아 구름색이 바뀐다. 붉디붉은 대박 풍경을 선물한다. 기막힌 광경이 계속되는 여름날이다. 눈에 익은 풍경에 걸음을 멈춘다. 느슨한 마음을 다시 팽팽히 한다. 가장 먼 반대쪽으로 찾아든다. 평소 볼 수 없는 걸 보게 된다. 설악의 성찬에 오르가즘을 느낀다. 산을 내려간 태양이 바다로 든다.
[충북일보] 빗물이 안경을 타고 흐른다. 목젖을 타고 배꼽까지 간다. 설악의 아침 숲에 생기가 돈다. 구상나무 열매가 생생하다. 외딴 생명이 홀로 움직인다. 살아 있는 모든 걸 관조한다. 우중설악의 경험이 경이롭다. 설악의 장엄함을 널리 찬양한다. 함께 살아야 할 이유를 깨닫는다. 생명의 근원에 공생이 있음을 알린다. 적자생존 아닌 공생의 미덕을 알게 한다. 생명마다 존재의 이유가 신비롭다. 존재 자체에 겸손함을 표한다. 여름비가 깊은 감성을 꺼낸다. 숲길 분위기가 고혹하게 바뀐다. 이파리 하나가 바람에 떨어진다. 그 틈새를 다른 생명들이 채운다. 다람쥐 한 마리가 그냥 그림이 된다. 격한 감정을 습한 공기에 묻는다.
[충북일보] 설악의 봉우리들이 흑백의 수묵화다. 신비로운 바위능선이 아찔하다. 까마득한 높이가 그대로 공포다. 어질어질 현기증이 밀려온다. 두려움에 한 발짝도 내딛지 못한다. 차라리 위험한 낙하를 꿈꾼다. 비갠 아침 암릉미가 웅장하다. 깎아지른 벼랑길에 발을 내려놓는다. 아슬아슬 지나니 더 아름답다. 낮은 구름 밑으로 고요가 밀려온다. 비현실의 공간으로 빠져든다. 한참을 숨 가쁘게 거슬러 올라간다. 위압적인 바위가 통제 불능이다. 운무 속 풍경이 낯설고 생경하다. 거친 바위가 기괴하게 다가온다. 장엄한 아름다움을 슬쩍 보여준다. 아찔한 공포가 치명적으로 다가온다. 길들지 않은 맹수의 외침이다.
[충북일보]올라갈수록 길이 점차 험해진다. 오랜 시간 풍상의 흔적이 보인다. 나름의 존재를 몸으로 웅변한다. 구상나무가 군락을 이뤄 지배한다. 몇 알의 열매가 모든 걸 압도한다. 경험이 경이롭고 풍경이 놀랍다. 대청봉이 하늘과 맞닿아 선다. 오랜 시간 걸어와 행복을 마주한다. 감격의 순간 시간의 시험을 극복한다. 산정이 뿌연 구름에 휩싸인다. 지구 자전과 관계없이 몰려든다. 현장에 발 디딘 모두를 응원한다. 한 걸음 한 걸음이 기도다. 길이 풍경이고 추억이 된다. 인생의 맛이 겹겹이 쌓인다. 저마다 사는 곳이 진실이다. 쉬엄쉬엄 내 맘대로 누린다. 비 온 덕에 엉킨 실타래를 푼다. 공유와 소통으로 치유한다.
[충북일보] 초하 새벽 설악의 오색산문이 열린다. 헤드랜턴 빛이 산허리를 따라 이어진다. 얼마 뒤 어스름 해가 뿌옇게 밝아온다. 여명에 녹색 외투가 살짝 보인다. 산중 천상화원이 모습을 드러낸다. 안개가 몽환적으로 다가온다. 산길 따라 여름 꽃들이 지천이다. 침엽수와 활엽수가 조화롭다. 거센 비바람 뒤 평화가 찾아든다. 희뿌연 안개가 녹색 신비감을 더한다. 청량한 기운이 천상화원을 지배한다. 진초록 사이로 서늘함이 가득하다. 계곡까지 온통 초록빛 세상이다. 평화롭고 아늑한 공간에 머문다. 고요한 숲과 행복한 산객이 조우한다. 작은 생명들과 대화를 나눈다. 새가 웃고 다람쥐가 반긴다. 설악산 우중산행이 되레 반갑다.
[충북일보]개망초 꽃은 이 땅 어디서든 피어오른다. 늘 푸근하게 눈 맞춰 정겹다. 화려한 색깔이나 모양도 없다. 그냥 화장기 없는 수수한 들꽃이다. 삶은 계란을 반으로 자른 모양이다. 언제 보아도 수수하고 푸근하다. 이름부터 흔한 개망초 꽃이다. 공터마다 이리저리 하얗게 핀다. 작아서 귀엽고 흔해서 친근하다. 꽃 모양까지 제대로 갖춰 보기 좋다. 흰 테두리에 노란 중심부가 예쁘다. 망초 꽃보다 예쁜 개망초 꽃이다. 유월의 한 가운데 새치름하게 핀다. 눈치코치 없이 아무데나 내민다. 무심천변에도 하얗게 무리지어 선다. 잡초의 무성함에도 주눅 들지 않는다. 나비 한 마리가 너풀너풀 날아든다. 유월 전쟁의 상흔이 아른거린다.
[충북일보] 개망초꽃이 별처럼 핀 유월이다. 삶은 계란을 잘라놓은 구성 비율이다. 들판 어디서나 무리를 이룬다. 서로 모여 군집미를 자랑한다. 유월의 선물이 곳곳에서 얼굴을 내민다. 하찮음까지 유별해지는 유월이다. 다시 찾아온 여름을 기꺼이 반긴다. 내리쬐는 햇볕마저 무섭지 않다. 저 밑의 어둠을 빛으로 비춘다. 산들바람이 생명의 냄새를 풍긴다. 살랑거리는 시원함이 그대로 선물이다. 숲의 새로운 아름다움을 창조한다. 평화로운 숲에서 다시 포행을 한다. 내가 누구인가를 깊게 들여다본다. 관조하는 마음으로 내 아래를 본다. 짙은 어둠에 길 잃은 나를 본다. 걸어가면 갈수록 깊은 심연이다. 산에서 시작된 르네상스를 떠올린다.
[충북일보] 늘 다시 걷고 싶은 길이다. 아름드리나무들이 무성하다. 그 덕에 넓은 길이 조붓해 보인다. 소나무들이 위엄 있게 곧추선다. 생각이 한 없이 깊어진다. 초하의 햇살이 생각보다 뜨겁다. 그리움의 길로 접어든다. 그윽한 향기가 코끝으로 스며든다. 여름 꽃들이 소담하게 피어 수다를 떤다. 뇌쇄적인 유월의 햇볕을 유혹한다. 희고 고운 연두색 밤꽃이 지천이다. 아름다운 산자락에 사랑이 넘친다. 은근하고 조숙한 느낌이 든다. 엉겅퀴 꽃이 솜사탕처럼 얼기설기 얽힌다. 한 폭의 아름다운 풍경화가 펼쳐진다. 선선한 바람을 타고 물비린내가 퍼진다. 동강의 물 냄새가 산길로 이어진다. 산객들의 마음까지 매료시킨다.
[충북일보] 동네마다 밤꽃 향이 코를 찌른다. 바람을 타고 온 대지에 퍼진다. 의미 있는 미소를 짓게 하는 향기다. 부끄러워 얼굴을 붉히게도 한다. 하얀 달밤이면 더 야릇해진다. 지친 심장을 뛰게 하는 강력한 냄새다. 꿀 찾아 헤맨 꿀벌들이 모여든다. 향기에 취해 세월의 고통을 잊는다. 푸른 산언덕 밑이 온통 하얗다. 밤꽃 군무가 하얗게 늘어진다. 굵은 밤알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기다림 속에 열렬히 피는 꽃이다. 밤꽃 냄새가 유월을 지배한다. 초여름 햇볕에 향이 점차 강해진다. 좋은 날 기쁜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 백화산 가는 길에 밤꽃이 한창이다. 밤나무 그늘에서 삶을 이야기 한다. 언제나 익숙한 사람의 이야기다.
[충북일보] 밤꽃 향기로 몸살 나는 유월이다. 무심천 버찌가 까맣게 떨어진다. 검붉은 오디가 맛있게 익어간다. 아침 향이 박하향보다 더 상큼하다. 갖가지 희망이 마음에 수를 놓는다. 간밤의 산란한 뒤척임이 사라진다. 상당산성 가는 길이 만만치 않다. 한 고개 넘어 가기가 녹록치 않다. 한 고개 넘어가니 다시 한 고개다. 걸어온 길 돌아보니 아득하다. 시베리아 오디세이를 꿈꾼다. 히말라야 오지 트레일을 떠올린다. 의식을 송두리째 한 곳으로 집중한다. 세상과 맞장 뜰 용기를 얻는다. 싱싱한 꿈틀거림으로 불의에 맞선다. 파도 같은 삶에 훌쩍 올라탄다. 실패 경험이 환한 세상을 반긴다. 느티나무 무리가 홍예를 튼다.
[충북일보]산행은 즐겁기 때문에 한다. 내가 누구인지 돌아보는 시간이다. '나대로'의 모습을 성찰하는 기회다. 한계까지 자신을 밀어붙일 때도 있다. 얻는 게 있으니 반복하는 수행이다. 때론 고통으로 포기하기도 한다. 산행은 삶을 더 진지하게 만든다. 걸으면서 보는 풍경에서 느낀다. 코끝을 스치는 냄새에서 자각한다. 자연이 내게 알려주는 힘이다. 자연과 삶의 비유로 관통한다. 좀 더 세심히 몸과 마음을 닦는다. 산행은 호모사피엔스를 일깨운다. 슬기로운 사람으로 살게 한다. 최선의 목표에 이르게 한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한다. 끔찍하지만 즐기게 한다. 온몸이 녹초가 돼도 행복하다. 기쁜 일에서 얻는 만족이다.
[충북일보] 녹색 본래의 맛과 멋이 풍긴다. 숲의 싱그러움이 그대로 살아난다. 평소 들리지 않던 소리가 들린다. 인공미가 배제된 자연의 소리다. 맑은 산속의 청정 매력이다. 보면 볼수록 깊어지는 녹색의 맛이다. 단풍나무와 느티나무의 도열이 조화롭다. 다른 식물과 공생하는 오묘함이다. 더불어 사는 삶을 꼭 빼닮는다. 공유와 공존의 자연 미학이다. 아늑한 숲이 초록으로 풍경을 바꾼다. 숨어든 햇볕에 나뭇잎이 부서진다. 기후의 문이 열리며 시간이 바뀐다. 자연이 만드는 경계의 시간이다. 햇살이 낮에서 밤으로 숨어든다. 계절이 봄에서 여름으로 간다. 바람에 몸을 맡기니 편안해진다. 번잡한 마음을 토닥이며 걷는다.
[충북일보] 마지막 5월의 울타리가 붉다. 빨간 그리움이 담장마다 솟는다. 노란 장미의 여린 추억이 함께 한다. 노을 속에 오월의 장미가 빛난다. 석양빛 받아 더 화려해진다. 아름다운 5월의 시간이 불탄다. 넝쿨장미 꽃이 절정인 마을을 지난다. 기쁨도 슬픔도 한 치 어긋남이 없다. 선비의 마음처럼 청정해진다. 마음이 깊은 침묵과 맞닿는다. 상념들이 실타래처럼 풀려나온다. 꽃으로 향기로운 먼 훗날을 그린다. 푸른 숲에서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자연이 선물하는 여백이 시원하다. 산새들의 노래 소리가 들린다. 친숙하고 익숙하게 받아들인다. 경험을 바탕으로 한 나무가 건재하다. 약동하는 대자연의 숨결이 느껴진다.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