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작열하는 태양이 모래를 달군다. 완도의 여름 볕이 바다를 데운다. 따뜻한 파도가 철썩 철썩 밀려온다. 파도의 반복이 삶으로 연결된다. 연인들이 바닷물로 열기를 식힌다. 모래가 잘도 우는 바닷가 풍경이다. 한 여름 밤 해수욕장이 번쩍인다. 붉은 빛이 '삐융' 밤하늘을 가른다. 타닥타닥 폭죽이 연이어 터진다. 무대에선 무명의 연주가 한창이다. 철지난 유행가 소리가 구성지다. 연인들의 입맞춤이 점차 거세진다. 명사십리의 아우성이 밤새 이어진다. 비릿한 냄새가 바람에 실려 온다. 삿된 마음을 파도에 실려 보낸다. 술 한 잔 가득 담아 힘껏 마신다. 세속의 소리 일랑 저 멀리 밀어둔다. 한 잔 술에 정정(淨淨)한 마음을 담는다.
[충북일보]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살아 있으니 흔들린다. 흔들려도 꺾이지 않는다. 풀꽃처럼 억센 생명력이다. 앞서 가지 않는 양보의 미덕이다. 바람이 존재 이유를 설명한다. 곧은 대나무가 속을 비운다. 그렇다고 포기하는 게 아니다. 기다림은 언제나 준비다. 폭풍을 뚫기 위한 고요다. 바람이 다시 분다. 폭풍의 한 가운데로 들어간다. 마침내 고요를 뚫고 나선다. 시작은 언제나 끝에 있다. 한 없이 투명한 색깔로 들여다본다. 유난스러운 여름이 이어진다. 가을이 그리울 정도로 후텁지근하다. 맴 맴 맴 소리가 유리창을 깬다. 뜨거운 태양 아래 도발적인 소리다. 일상 탈출의 자유를 방해한다.
[충북일보] 나무 그늘이 비켜 나가니 뜨겁다. 햇빛이 산을 담뿍 안고 이내 간다. 소나기 지난 다음의 햇빛이 곱다. 그 빛에 눈부시고 하늘은 파랗다. 소나기에 젖은 길이 반짝거린다. 이유 없이 가슴 속이 뭉클하다. 숲속 바위벼랑이 죽순처럼 솟는다. 놀빛 받은 물빛이 곱게 빛난다. 폭포가 저마다 다른 소리를 낸다. 기이한 형상으로 힘차게 쏟아진다. 위아래 사방이 깎아지른 절벽이다. 풍류의 감정이 가볍게 작동한다. 폭포 아래 맑은 소가 비현실적이다. 물색의 채도가 아주 선명하다. 심연에서 금방 퍼 올린 쪽빛이다. 힘차게 솟은 바위를 끼고 오른다. 하나하나 절경이 진경산수화다. 새로운 눈으로 자연을 다시 본다.
[충북일보] 처갓집 앞뜰 채송화가 참 예쁘다. 알록달록 작은 모습이 앙증맞다. 낮은 몸으로 꽃밭을 지배한다. 노랑 빨강으로 제 자랑을 해댄다. 더위에 풀 죽은 다른 꽃과 다르다. 옹기종기 낮게 피어 되레 아름답다. 순진하고 가련하지만 강인하다. 아무 땅에서나 탈 없이 자란다. 혹서에도 끄떡없이 잘 버틴다. 색이 여름햇빛 만큼이나 강렬하다. 하늘이 온통 쏟아져 온 것 같다. 한 여름날 꽃밭을 장식한다. 꽃 한 송이에 온 여름이 깃든다. 해 뜨고 바람 불어 피는 채송화다. 무더운 하루를 온전히 버틴다. 송이송이 다양한 색깔로 웅변한다. 앞마당 채송화가 저녁 햇살에 빛난다. 작은 체구로 생명의 가치를 전한다. 가족 위해 몸 낮추는 장모님 모습이다.
[충북일보] 핫도그 모양의 식물이 눈에 띈다. 갈색 원통형 방망이가 특이하다. 꽃인지 열매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이파리의 위풍이 아주 당당하다. 만져보니 그리 억세지 않아 좋다. 시각과 감각의 차이를 깨닫는다. 여름날 부들 핫도그가 한창이다. 이파리 사이로 꽃대가 솟는다. 하늘 높이 곧게 뻗어 당당하다. 보는 풍경만으로 아주 만족스럽다. 존재 자체만으로 신비한 모습이다. 작은 배수지를 환상적으로 만든다. 율량동 배수지에 부들이 한창이다. 마음을 맑게 하는 신비의 부들이다. 조용한 배수지 정경을 새롭게 한다. 부들이 자라니 희망이 다시 자란다. 아련하고 먹먹한 추억을 떠올린다. 사라진 습지와 늪지를 추억한다.
지독한 폭염이 한밤중까지 이어진다. 불면에 빠져 밤새 허우적거린다. 모기마저 힘 못 쓰는 염천의 밤이다. 선풍기 소리가 환청으로 들린다. 하룻밤이 아주 무겁게 지나간다. 불안한 기층이 소나기를 쏟아낸다. 오전 6시 백화산 초입이 한산하다. 율량동을 나서 상당산성으로 간다. 서문 아래 옹달샘이 목적지다. 산성 가는 길 아침 습도가 아주 높다. 날 파리가 땀의 열기에 몰려든다. 새소리가 날 파리 떼를 쫓는다. 서문 아래 옹달샘이 단비 같다. 졸졸졸 마르지 않고 샘솟는다. 마치 광천수처럼 시원하고 달다. 광촉매 살균기가 안전을 담보한다. 지친 산객들에게 꿀맛을 선물한다. 옹달샘은 자연이 주는 보약이다.
[충북일보] 홀로 나는 여름 한낮의 재미가 좋다. 고향 집 담장이 그대로 풍경이다. 짐작 어려운 세월의 깊이를 품는다. 파란 하늘이 비갠 풍경을 강조한다. 노란 수세미 꽃에 생기가 돈다. 저마다 비율로 삶에 한 몫 한다. 고운 선과 부드러운 면이 어울린다. 수백 년 변치 않는 선과 면이다. 멀리 누각 두 개가 교차해 보인다. 비오는 날이면 자주 소란스럽다. 누각에 든 사람들의 웅성거림이다. 발아래로 강물 벼랑길이 이어진다. 절제된 고색창연함에 반한다. 살아 있는 과거에 깊이 빠져 든다. 소원 빌고 떠난 자리를 확인한다. 수많은 이야기의 기억이 되살아난다. 어딘가에 남아 흔적으로 웅변한다. 누군가 추억이 기억으로 남는다.
[충북일보] 구름 속에 갇힌 산이다. 독특한 색감으로 촉촉하다. 가는 지류가 물의 절경을 만든다. 검은 수면이 산 그림자로 화려하다. 물과 소리의 공연이 시작된다. 바람의 마술이 환상적이다. 기적의 예술로 재탄생한다. 나를 만나기 위해 떠난 길이다. 거기서 너를 만난 길이다. 너와 나를 위한 새로운 길이다. 조각이 더해져 예술품이 된 길이다. 액자 속 풍경이 기억 속 풍경이다. 품어줄 것 같은 넉넉함이다. 하늘에서 땅을 만난 느낌이다. 오솔길이 야생화로 거듭난다. 희망을 포기하지 않으니 보인다. 영혼과 머리가 동시에 깨어난다. 맴 맴 매미소리가 점점 더 강렬하다. 뜨거운 태양아래 도발적인 소리다. 가을이 그리운 날이다.
[충북일보] 주방계곡을 따라 오른다. 계류가 순하게 흐른다. 따라 가는 길도 순하다. 수억 수조의 초록이 살랑댄다. 사이사이로 큰 벼랑이 보인다. 깜빡이는 찰나마다 연속동작이다. 마침내 온전한 모습을 드러낸다. 주왕굴의 실루엣이 선명하다. 공기는 시원하고 고요하다. 어둠 속 굴 공기가 제법 차다. 살짝 비켜든 햇살이 환호한다. 뒤편으로 암벽이 가로막고 선다. 촛농 신경 쓰며 조심히 다가간다. 주왕의 고난을 떠올리며 기도한다. 현실 세계로 다시 돌아온다. 걸음을 돌려 주왕암으로 내려간다. 절벽 사이로 하늘이 보인다. 좁은 틈으로 하늘길이 난다. 하늘 어딘가로 이어질 것 같다. 검은색을 띤 암벽이 축축하다. 주봉을 향해 발걸음 재촉한다.
[충북일보] 응회암이 치밀하게 엉긴다. 산 중심부가 협곡을 따라 간다. 깎아지른 절벽이 장관이다. 신선의 세계로 들어가는 길목이다. 용추폭포가 3단으로 떨어진다. 떨어지는 물줄기가 기운차다. 타래로 풀린 명주실 같다. 시리도록 맑은 색깔이다. 깊이를 가늠하기 어렵다. 2단의 용연폭포가 풍경을 만든다. 두 번 떨어져 더 아름답다. 하식동이 동굴처럼 움푹 파인다. 북쪽으로 3개가 신기하다. 남쪽으로 보이는 건 아주 작다. 바위 하나가 하늘로 솟구친다. 전진하는 모습이 마치 전함 같다. 표면엔 다각형의 주상절리가 가득하다. 수직 방향으로 길게 이어진다. 줄 선 기둥 모습이 신비롭다. 억겁의 세월이 만든 풍경이다.
[충북일보]주왕산 여름풍경이 파랗다. 대전사 풍경소리가 산을 넘는다. 초록 물결이 연방 넘실댄다. 파란 신비와 하얀 신비가 합친다. 산이 구름 속에 갇혀 웃는다. 고요를 가장한 동요가 일렁인다. 감탄이 절로 입 밖으로 나온다. 풍경이 그림엽서보다 아름답다. 쪽빛보다 더 푸른 하늘이다. 환각을 일으킬 정도의 색감이다. 눈으로 풍경을 감성으로 재구성한다. 이상향으로 생각하는 자연을 그린다. 주방천 곳곳에 여름향기가 깃든다.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이 잘도 논다. 둘이 만나 찬란한 배경을 만든다. 산 풍경을 더 값지게 한다. 홀로 발하는 빛과 품격이 다르다. 품어주는 가치가 두 배 더 크다. 산 풍경이 주산지에 물그림자로 뜬다.
[충북일보] 그늘을 따라 길을 걷는다. 여름의 절정에 날씨마저 뜨겁다. 따가운 햇볕에 저수지가 끓는다. 늦은 오후 물속 버들이 몽환적이다. 산굽이 돌며 물길 따라 사라진다. 신비롭고 강렬한 인상이 계속된다. 청송 주산지 흙길을 따라 간다. 유순한 계곡의 청량감을 즐긴다. 길 뒤편으로 기암이 보인다. 병풍처럼 바위가 펼쳐진다. 굳건히 뿌리 내려 튼튼하다. 옆엔 것만큼 그 옆 것도 멋지다. 인걸이 없어도 기암은 유구하다. 잘 다져진 흙길이 포근하다. 가파르지 않아 힘들지 않다. 산객들이 눈에 띄지 않는다. 길이 하루를 갈무리 한다. 신묘한 기운이 몽환적이다. 내려오는 기가 한 곳으로 모인다. 기암의 기운과 조화를 이룬다.
[충북일보] 햇살 좋은 물가에 나간다. 풍경이 고즈넉하고 평화롭다. 속도가 느리고 한적하다. 편하게 쉴 곳을 찾아 나선다. 어지러운 속도를 잠시 매어둔다. 입가에 함박꽃이 푸지게 핀다. 푹 젖은 마음을 말린다.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이다. 고요한 시간으로 접어든다. 시간의 모퉁이서 긴장을 푼다. 몸과 마음을 편하게 한다. 우울한 기분을 차분히 누른다. 저녁 바람에 산란함을 띄운다. 맛있는 풍경을 나눠 먹는다. 깊은 밤 멀거니 잠 못 이룬다. 어둠을 향해 한숨을 짓는다. 느릿느릿 하지 못한 말을 한다. 이유 없이 참담하고 슬프다. 회색의 어둠으로 위안을 삼는다. 숲의 온기가 깊숙이 들어온다. 간절함으로 방랑의 여행을 한다.
[충북일보] 길이 산자락을 끼고 오른다. 아름드리나무가 그늘을 만든다. 그 아래 여름 꽃들이 지천이다. 우거진 풀밭위로 분위기가 독특하다. 풀벌레 소리가 바람 소리에 묻힌다. 청량한 공기로 심호흡을 한다. 오래오래 애중하며 걷는 길이다. 길의 자취가 흐려지지 않는다. 속도를 늦출수록 더 다양하다. 고개 넘는 옛길이 아직 성성하다. 천연림이 시원함을 느끼게 한다. 산수국 무리가 피고 지길 거듭한다. 울창한 숲의 정취가 뛰어나다. 여름 지나면 못 볼 꽃도 많다. 그냥 지나친 들꽃도 더러 있다. 견뎌온 세월이 귀하고 귀하다. 한 달 한 해 쌓인 연륜이 빛난다. 세월과 뭉쳐 신비감을 준다. 자연의 순환이 새 생명을 준다.
[충북일보] 산빛과 물빛이 채도를 더한다. 식물마다 다른 향기를 풍긴다. 초록이 산길과 숲길을 품는다. 청량감이 넘치는 분위기다. 청아하고 여린 소리에 놀란다. 단번에 몰입할 수 있는 소리다. 고난 속에서 희망을 본다. 아련함이 한참 가슴에 남는다. 절절한 감성이 배어나온다. 일상을 떠난 새로운 경험을 한다. 어제와 같지 않은 오늘이다. 내일이 오늘보다 낫길 소망한다. 조금 더 큰 차이를 갈구한다. 풍경이 차분하고 따뜻하다. 비온 뒤 하늘이 시리도록 맑다. 쪽빛 하늘과 하얀 구름이 절묘하다. 고개 숙인 해바라기가 해죽 웃는다. 꽃댕강나무가 고난을 감수한다. 황금빛 주황의 능소화가 빛난다. 숨 막히는 풍경의 배경이다.
[충북일보] 시간이 주는 선물은 다양하다. 하늘빛 바람결이 그대로 흐른다.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 또 다른 아름다움으로 승화한다. 바위가 구름을 휘장처럼 두른다. 지상의 높은 곳이 아니다. 내 안의 낮은 곳에 머문다. 흐린 날 감동이 계속된다. 시간마저 잠시 멈춘 듯하다. 바람이 다리쉼을 하며 웃는다. 그 사이 구름이 절경을 만든다. 어제와 다른 새로운 풍경이다. 구름 속에 숨은 해가 웃는다. 다른 풍경이 만들어진다. 스님이 합장 하듯 향기를 품는다. 꽃대 하나로 솟아올라 고고하다. 넘치면 비워낼 줄 아는 꽃이다. 한낮 지혜로움이 예사롭지 않다. 고인 물을 정화하는 깨끗함이다. 거듭 옴마니반메훔을 되뇐다.
[충북일보] 7월 장마가 길고 지루하다. 불편하기 짝이 없는 계절이다. 그저 휴가 떠날 날만 손꼽는다. 호박잎에 다시 비가 떨어진다. 피다 만 호박꽃이 화들짝 놀란다. 안에 숨었던 새가 후드득 난다. 눅눅한 마음이 새를 따라 간다. 속리의 세상으로 난 길에 든다. 길고 긴 고갯길을 따라 간다. 속리의 어떤 곳에 멈춰 선다. 뉘엿뉘엿 석양빛이 힘을 다한다. 해거름에 분위기가 고즈넉하다. 현실 세계가 아득해진다. 감동의 여운이 이어진다. 모난 마음을 둥글게 두드린다. 한 없이 순하고 부드럽게 한다. 짓눌린 마음이 점차 사라진다. 풍경이 아늑하고 푸근해진다. 넉넉한 어머니 모습으로 보인다. 따로 일러주지 않고 걷는다. 속리의 세상에서 나온다.
[충북일보]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속리산으로 차머리를 돌린다. 외속리에서 내속리를 거쳐 간다. 505번 지방도로가 한적하다. 삼가천과 서원계곡을 끼고 달린다. 멀리 속리산 암봉들이 펼쳐진다. 하늘 풍경이 고즈넉하다. 개울을 끼고 선병국 가옥이 보인다. 삼가천 물줄기 가운데 섬이다. 연꽃이 물에 뜬 부용화 같다. 정이품송의 품위가 아직 건재하다. 600년 풍상을 꿋꿋이 견딘다. 오리 숲을 지나 법주사로 든다. 새로 난 '세조길'이 온순하다. 신선이 거니는 산책로다. 산과 산 사이 계곡물이 맑다. 고아한 물소리가 때를 씻어준다. 한낮 더위를 식히는 청량제다. 세심정까지 조용히 걷는다. 잠깐 동안 탈속의 멋을 부린다.
[충북일보] 비로산장까지 길이 부드럽다. 내면을 응시하며 똑바로 걷는다. 계곡과 더불어 순하게 이동한다. 무념의 걸음을 유도하는 길이다. 나무 그림자가 계곡물에 묻힌다. 마음보다 몸이 먼저 움직인다. 제 발짝 소리만 들으며 걷는다. 관성처럼 떠밀린 삶을 버린다. 자연의 섭리를 삶으로 가져온다. 호젓한 자연과 만나기를 반복한다. 때때로 멈춰 새소리를 듣는다. 소중한 것을 놓치지 않으려 애쓴다. 무심히 걷다 보니 상고암이다. 갑자기 밖이 아닌 안을 생각한다. 옳은 건지 그른 건지 골몰한다. 세상사는 이치를 궁구한다. 거짓말처럼 산정에 다다른다. 걷고 또 걸으니 답을 얻는다. 꽃을 피운 원추리가 한창이다.
[충북일보] 심장이 언제나 몸의 중심은 아니다. 아프면 아픈 곳이 중심이 된다. 사람은 사람다워야 가치 있다. 산행도 산행다워야 의미 있다. 산정과 풍광이 늘 중심은 아니다. 산객의 마음 닿는 곳이 중심이다. 산에서 얻은 성찬이 찬란하다. 아침 햇살처럼 큰 위안이 된다. 날카로운 시선 새로운 통찰로 바라본다. 오롯이 담을 풍경에 탐닉한다. 셰익스피어의 천재성을 생각한다. 사이불후(死而不朽)를 떠올린다. 죽어서도 썩지 않는 세 가지가 있다. 덕을 쌓는 입덕(立德)이 첫째다. 둘째가 공을 세우는 입공(立功)이다. 문장을 남기는 입언(立言)이 셋째다. 글쟁이들에겐 입언이 최고다. 멋진 풍경엔 역시 멋진 글이다.
[충북일보]한낮 태양이 뜨겁게 타오른다. 나무 그늘 아래로 걷는다. 능선으로 연결된 바위를 탄다. 첫 봉우리를 힘겹게 올라간다. 바위 하나를 네발로 오른다. 능선에 서니 골계미를 느낀다. 바위 사이로 노송들이 도열한다. 바위능선에 화기가 서린다. 화강암에 등산화가 붙는다. 불꽃처럼 봉우리가 솟는다. 내안의 한계와 숨 가쁘게 싸운다. 거칠어진 숨소리에도 쉬지 않는다. 바위 두 개를 건너고 건넌다. 능선을 휘돌아 산정이 보인다. 지칠 때면 어김없이 바람이 분다. 시원한 서풍이 땀을 식혀준다. 고된 몸과 달리 마음이 시원하다. 습기 머금은 구름이 그늘을 만든다. 서서히 속리산의 모습이 바뀐다. 산객의 얼굴은 이미 벌겋다.
[충북일보] 활엽수가 푸른 기운으로 출렁인다. 새 소리와 함께 암릉길로 든다. 골짜기와 골짜기 사이 폭이 넓다. 바람이 소리로 머물며 노래한다. 길이 험해 산짐승도 겁을 먹는다. 저 멀리 봉우리들이 마루금을 만든다. 막힌 길을 열고 앞으로 나간다. 길이 험하니 속도가 느긋하다. 빼어난 풍광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도드라지게 솟은 바위가 보인다. 선명한 하늘 아래 바위들이 줄선다. 하나하나 풍모가 예사롭지 않다. 법주사 내려가는 갈림길을 지난다. 키 큰 조릿대가 푸르게 일렁인다. 구불구불 산길로 잘도 안내한다. 바람 골을 찾아 다리쉼을 한다. 살얼음 캔맥주를 한 모금 마신다. 산객들에게만 허락된 산상 축복이다.
[충북일보] 축제가 끝나니 외로움만 남는다. 시간이 해답을 가져다준다. 한걸음 떨어져 보니 선명하다. 시간이 흐를수록 맛이 깊다. 천지만물이 천천히 들어온다. 자연이 친숙하고 조화롭다. 여름 서풍 부니 날이 좋다. 식물들의 광합성이 한창이다. 생명활동의 아우성이 활기차다. 숲을 가로질러 앞으로 나간다. 생명과 생명이 반갑게 조우한다. 구름 속에 들어와 신선이 된다. 산과 하늘이 활짝 웃는다. 한참 내려가 다시 오른다. 숲에서 피톤치드가 녹아 나온다. 올라갈수록 점점 물이 풍부하다. 자연의 섭리에 화들짝 놀란다. 새로운 시선으로 청량감을 느낀다. 숲이 숨겨놓은 명물을 보여준다. 날카로운 바위의 기억을 뒤로 한다.
[충북일보] 일상의 고난 속에서 희망을 본다. 차분하고 따듯한 풍경이 계속된다. 가슴 속에 아련함이 한참 머문다. 지금 이 순간이 깊고 투명하다. 절절한 감성이 깊게 영혼을 울린다. 비 갠 하늘빛이 시리도록 아름답다. 마음을 사로잡는 마법의 풍경이다. 풍경의 배경이 숨 막히도록 좋다. 눈부신 보석들이 빛을 발한다. 청아하고 여린 소리에 살짝 놀란다. 누구나 감동할 만큼 몰입된 소리다. 청량감 넘치는 숲이 내는 맑은 소리다. 단 한 번에 숲의 경이로움을 본다. 깎아지른 단애의 처절함을 음미한다. 어떤 정서에도 의기소침 하지 않는다. 애달프게 그리는 마음을 본다. 평생 잊지 못한 풍경을 담는다. 산정에서 홀로 공중 산책을 한다.
[충북일보] 한 여름 개망초가 지치지 않고 핀다. 시골집 앞마당이 되레 예쁘다. 구름 낀 뒷산에서 들꿩이 운다. 뉘엿뉘엿 해가 지기 시작한다. 저녁 하늘이 비스듬히 어두워진다. 가로등이 희미한 그림자를 만든다. 장독대 위로 굵은 비가 떨어진다. 처마의 낙수 소리가 호젓함을 더한다. 떨어진 물이 급류가 돼 흐른다. 지저분한 먼지가 말끔히 떠내려간다. 여름비가 저녁 풍경에 변화를 준다. 비 그치니 청아한 새소리가 들린다. 미원면 내산리 외갓집을 회상한다. 담벼락 밑 능소화가 농염하다. 옥수수는 이미 내 키보다 크다. 개울 앞 키 큰 미루나무도 보인다. 동네 아주머니들이 다슬기를 잡는다. 보리 베어낸 밭에 고라니가 뛴다.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