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자연의 빗장을 살며시 연다. 보물 같은 시간이 펼쳐진다. 새로운 풍경이 멀리 보인다. 자세히 봐야 보이고 예쁘다. 나무를 따라 숲이 이어진다. 서로를 북돋우며 길을 잇는다. 바람이 나무와 바위에 부딪힌다. 순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주변의 아름다움이 배가된다. 자연이 빚은 최고의 작품이다. 숲이 여전히 푸른 숨을 내 쉰다. 보고 느끼는 자체가 행복이다. 상실감마저 지우는 평화다. 공기마저 엄숙하게 가라앉는다. 행복을 기원하는 돌탑이 있다. 만복을 기원하는 건강탑이다. 정성스럽게 돌 하나를 올린다. 태초부터 그랬던 풍경 같다. 완벽한 평화로움이 지배한다. 숲의 평화가 마을로 이어진다. 마음의 욕심을 내려놓는다.
[충북일보] 자연의 품안에서 계절이 변한다. 물에 비친 하늘이 파랗게 예쁘다. 하얀 구름 품은 파란 하늘이 곱다. 무심천의 색깔이 온통 갈색이다. 무심천 따라 가을이 더 빨리 간다. 저문 무심천에 그리움이 남는다. 이길 끝나면 저길 앞이 겨울이다. 먹이를 찾는 철새들이 허허롭다. 조류독감 마다 않고 묵묵히 난다. 옷 벗은 나무가 겨울을 준비한다. 가을의 노래가 바람을 타고 운다. 무심천의 가을이 저만치 떠나간다. 무심천의 모든 게 이별을 준비한다. 저리도 슬프게 가을과 이별한다. 저녁놀에 비친 갈대가 아름답다. 갈색갈대가 그리움으로 뭉친다. 이별의 마음이 그대로 전이된다. 곰삭은 맛이 깊은 가을을 사랑한다.
걷기 편한 산책로가 쭉 이어진다. 이내 가파른 오름길이 기다린다. 긴 너덜길이 한참동안 계속된다. 웅성웅성 소리가 가까이 들린다. 연산사거리의 너른 터가 반긴다. 호흡을 가다듬고 힘을 보충한다. 장군봉 조망이 물처럼 흘러간다. 파란 하늘 하얀 구름이 선명하다. 산 아래 절집이 아득하게 보인다. 저절로 나무마하반야밀을 왼다. 피안의 해탈을 꿈꾸며 절로 간다. 조계산 깊은 품에 안겨 호흡한다. 혼란스런 요즘 시국을 반추한다. 경건한 마음으로 순례를 떠난다. 선승들의 큰 뜻을 잠깐 떠올린다. 꽃 떨군 배롱나무가 쓸쓸하다. 저물어가는 가을의 끝이 보인다. 해우소에 들러 짐을 내려놓는다.
[충북일보] 붉은 태양이 구름까지 물들인다. 붉은색의 무쌍한 변화가 계속된다. 격차 큰 폭포의 위용이 격렬하다. 굴목이재까지 물길이 이어진다. 바람이 나무와 바위에 부딪힌다. 거칠어진 숨소리가 말을 전한다. 하루 종일 거침없이 유쾌해 진다. 열띤 산행이 마음을 가볍게 한다. 낮은 산은 있어도 쉬운 산은 없다. 함께 한 걸음걸음이 값진 추억이다. 하루 눈 뜬 모든 시간이 아름답다. 꽃 진 곳에 열매 맺는 법을 배운다. 어디서 흘러와 어디로 가는 걸까. 기어코 여기까지 온 이유가 뭘까. 흔들리는 나뭇가지가 철학적이다. 별을 기다리며 바람소리를 듣는다. 까만 밤에 폭포가 하얗게 빛난다. 송광사 뜰에서 구절초가 웃는다.
[충북일보] 연꽃도 배롱나무 꽃도 다 지고 없다. 부스럭 부스럭 낙엽소리가 정겹다. 편백나무 숲을 지나 송광사로 든다. 징검다리를 총총걸음으로 건넌다. 스님들의 수행공간도 살짝 엿본다. 반나절 절집의 하늘빛이 너무 좋다. 약사전이 여덟팔자 모양을 한다. 팔자 지붕 아래 작은 법당이 보인다. 약사여래가 중생 질병을 돌본다. 영산전 탱화가 화려하게 빛난다. 승보전 댓돌에서 대웅전을 본다. 절집 뒤편 대나무가 곧게 뻗는다. 산책길 따라 등산로 쪽으로 나온다. 맑은 기운 가득 받아들여 걷는다. 맑고 푸른 물이 자꾸 아래로 간다. 흐르는 물소리만으로 충분하다. 자연경관으로 마음을 닦아낸다. 잠시 눈도 마음도 함께 쉬어간다.
[충북일보] 구불구불 주암호 끼고 돌아간다. 고갯길 달려 송광사에 다다른다. 넘치는 기상으로 일행을 반긴다. 일주문 신축공사가 눈길을 끈다. 훨씬 커진 규모가 위압감을 준다. 초대형 규모로 다시 증축중이다. 초입부터 선암사 분위기와 다르다. 찻집을 지나 석탑 하나가 반긴다. '승보종찰조계산송광사'란 각자다. 계곡 다리에 청량각이 우뚝하다. 아늑한 낙엽 산책로가 나온다. 불일암 가는 무소유길이 보인다. 풍경 하나가 주변을 동화시킨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떠올린다. 시원한 편백나무 숲을 지난다. 움츠러들었던 마음이 확 풀린다. 송광사 안으로 천천히 들어간다. 대웅전 뒤로 조계산이 우뚝하다.
사는 게 점점 더 답답해진다. 길을 물으며 길을 걷는다. 숲길을 천천히 걸어간다. 시원한 계곡 물소리가 들린다. 깨끗한 바람이 얼굴에 닿는다. 풍경으로 채운 캔버스 같다. 동목서 향기가 코끝에 진동한다. 송광사 돌다리를 다시 건넌다. 대웅전 앞에서 두 손을 모은다. 아직 삶의 화두를 찾지 못한다. 얻지 못하고 경내만 헤맨다. 해우소 앞 연못이 특이하다. 군데군데 파란 연못이 예쁘다. 물의 흐름을 거의 느낄 수 없다. 연못에 비친 하늘이 잔잔하다. 거울처럼 주변을 모두 반영한다. 다른 세계를 잇는 연결이다. 고인 물이 탁하니 반영도 탁하다. 흐르는 물의 정화를 생각한다. 비로소 새로운 답을 찾는다. 흐름의 이치가 고요보다 깊다.
[충북일보] 어느 순간 삶의 목표가 명료해진다. 산길이 인생길을 닮아 굽이친다. 길목 길목에서 만나는 풍경이 곱다. 골짜기가 낙엽으로 재변신 한다. 단풍잎이 고명처럼 곱게 떠다닌다. 바위는 그대로 자연 속 누각이다. 쉽사리 털고 일어나기가 어렵다. 노송 그늘 아래서 다리쉼을 한다. 여러 번 에둘러 시간을 보낸다. 길에 길을 이어 계속 걸어간다. 평소 보기 어려운 것까지 보게 된다. 누군가 생각나는 숙성의 시간이다. 산길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준다.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통로다. 산이 품은 모든 게 예쁘고 귀하다. 떨어진 나뭇잎 위에 편지를 쓴다. 깊고 너른 품을 내주는 공간이다. 많이 보고 많이 들으니 바뀐다.
[충북일보] 대청호 새벽안개가 융단처럼 핀다. 한참 지나 호수의 속살이 드러난다. 어서 어서 오라며 손짓으로 반긴다. 엄마와 새끼 고라니가 물을 마신다. 평소 보기 어려운 광경에 감동한다. 자연의 오묘함에 경의를 표한다. 이즈음 곶감 만들기가 한창이다. 아낙들의 감 깎는 소리가 정겹다. 슥슥 싹싹 깎는 소리가 모두 다르다. 깎인 감이 쌓여 빈틈없이 고르다. 사람 손 거쳐 그늘에 줄지어 선다. 온전히 자연에 맡겨 홀로 숙성한다. 낭랑한 곡조가 귓가에 들려온다. 청아한 절집 스님의 염불 소리 같다. 새소리와 목탁소리가 어울린다. 아낙들의 수다에 귀 기울인다. 추녀마다 고들고들 곶감이 마른다. 집집이 내걸린 곶감풍경이 예쁘다.
[충북일보] 하얀 구름 꽃들이 창공을 뒤덮는다. 비행기 양 날개가 구름 속에 묻힌다. 구름송이가 점점 더 넓게 퍼져간다. 천국과도 같은 신비로운 풍경이다. 비교불가의 찬란한 아름다움이다. 하늘색이 하얀 색으로 하나가 된다. 휑한 들판을 쳐다보다 하늘을 본다. 꽃을 바라보다 감나무를 바라본다. 까치 두 마리가 나뭇가지에 앉는다. 몇 번씩 마을로 내려오는 놈들이다. 꼭 두 녀석이 찾아 외로움을 달랜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 새와 함께한다. 짧아진 해를 잡고 서둘러 내려간다. 서쪽 하늘에 노을빛이 붉게 깔린다. 붉은 단풍처럼 열정이 한 가득이다. 가는 절기가 모든 풍경을 물들인다. 저물어가는 가을풍경을 관조한다. 지는 석양과 함께 산행을 마친다.
[충북일보] 짙은 안개 사이로 산길이 보인다. 신비롭게 숨은 산이 보길 청한다. 순 하디 순한 마음을 정성껏 전한다. 아침 기도와 정성이 숲에 교차한다. 상큼한 새소리가 귓가를 스친다. 발랄한 곡조가 한동안 이어진다. 숲으로 들수록 가을 매력을 풍긴다. 만추의 계절이 가을빛을 더해 간다. 바스락 낙엽이 온산을 뒤덮는다. 노랗고 빨간 비단길이 이어진다. 나무 아래까지 울긋불긋 화려하다. 한 걸음 물러나 보니 색이 더 곱다. 마을 앞 대봉시가 노랗게 익는다. 남은 감이 서리홍시로 변신한다. 추운 겨울 까치밥으로 한 몫 한다. 수확 감은 맛난 곶감으로 거듭난다. 노란 산국이 마중 나와 반긴다. 늦가을의 요모조모를 설명한다.
[충북일보] 소복하게 쌓인 낙엽을 밟고 간다. 몇 안 되는 단풍잎이 손을 흔든다. 마을마다 국화 향이 무르익어 간다. 바닥에 널린 은행잎도 풍경이다. 추녀 밑 담장이 햇살과 어울린다. 산 아래 마을 풍경이 더 곱다. 들판을 보다 하늘을 올려다본다. 감나무 홍시가 총총히 매달린다. 눈이 시릴 정도의 아름다움이다. 까치 두 마리가 허공을 선회한다. 호시탐탐 주황의 홍시를 노린다. 외로운 산 그림자가 슬쩍 감싼다. 까치가 푸드덕 날아 몸을 옮긴다. 홍시 하나가 툭하고 땅에 떨어진다. 작용과 반작용 결과를 보여준다. 꽃 진 곳에 열매 맺는 이치를 깨친다. 가까운 인연의 소중함을 생각한다. 감나무를 쳐다 보다 하늘을 본다.
[충북일보] 세인트 폴 성당까지 천천히 간다. 성당 앞면만 남은 특이한 모습이다. 가까이 가서 보니 조각이 세심하다. 뒷면을 돌아보면 어쩐지 황량하다. 성당 건너편에 몬테 요새가 보인다. 성벽의 대포가 옛 영광을 웅변한다. 북적이는 인파에 밀려 떠내려간다. 거리 곳곳에 포르투갈 흔적이 짙다. 건물 입구마다 유럽풍 냄새가 난다. 불빛 가득한 세나도 광장을 걷는다. 마카오의 오밀조밀함이 느껴진다. 중국 속의 작은 유럽이 스며 나온다. 윈 팔레스 카지노 분수가 춤을 춘다. 현란한 조명 속에서 음악이 나온다. 여러 개의 물기둥이 높이 치솟는다. 음악에 따라 분수 몸짓이 달라진다. 리듬과 곡조에 감정마저 다양하다. 마카오의 매혹적인 다른 볼거리다.
[충북일보] 버스를 타고 서만정으로 이동한다. 서만정 백사장을 조용히 지난다. 함전만 쪽으로 방향을 잡아 간다. 젊은 남녀의 발걸음이 건강하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잘 어울린다. 새하얀 백사장에 낭만이 담긴다. 가슴 속까지 시원한 바람이 분다. 부서진 파도가 심신을 위로한다. 산허리를 끼고 해변 쪽으로 간다. 장엄한 산줄기가 눈앞에 펼쳐진다. 봉우리가 하늘을 찌를 기세다. 장엄한 자연에 깃든 행복감이다. 해변 쪽 샤프피크 들머리에 든다. 키 작은 나무들이 푸른빛을 띤다. 긴 오르막을 한 발 한 발 잇대어 간다. 어느덧 먼발치로 바다가 펼쳐진다. 중국 본토의 모습까지 드러난다. 마침내 세상의 중심에 우뚝 선다.
[충북일보] 스탠리 마켓이 관광객을 반긴다. 150여개 소규모 점포가 밀집한다. 골동품 가게처럼 보이는 곳이 많다. 액세서리와 기념품이 즐비하다. 알록달록 생활 잡화도 펼쳐진다. 서울의 인사동 골목 같아 정겹다. 골목 시장을 따라 쭉 걸어 나간다. 기둥 너머 스탠리 베이가 보인다. 도로를 따라 가게들이 즐비하다. 홍콩 아닌 듯 홍콩 같은 해변이다. 이국적 풍경이 물씬 풍겨 나온다. 기네스 맥주집이 유독 북적인다. 바닷가로 바싹 붙어 산책을 한다. 저 멀리 작은 정자 풍경이 예쁘다. 유럽의 해변 같은 모습을 담는다. 부촌답게 산책로마다 깔끔하다. 힐링이란 단어가 제법 어울린다. 노천카페에서 망중한을 즐긴다.
[충북일보] 능선 위에서 시원한 바다를 본다. 용의 등을 타고 한참을 잘도 논다. 섹오반도가 오솔길로 연결된다. 파란색이 파노라마로 장관이다. 하얀 백사장과 흥겹게 어울린다. 드래곤스 백 트레일의 감동이다. 동백나무가 오솔길을 꽉 덮는다. 무성한 숲길 지나니 관목 지대다. 앞으로 나갈 길이 훤히 다 보인다. 길마다 보석처럼 하얗게 빛난다. 반질거리는 돌들로 반짝거린다. 천개의 돌계단을 딛고 내려간다. 큰 나무 사이로 먼 바다가 보인다. 빅 웨이브 베이가 열정을 뿜는다. 아담한 해변이 서퍼들 천국이다. 모래는 부드럽고 바닷물은 차다. 지나온 용의 등짝을 올려다본다. 산 여행으로 점점 더 달달해진다.
[충북일보] 강변길이 억새로 미로처럼 연결된다. 발길 따라 가다 보니 억새밭이다. 물길에 바짝 붙어 걸음을 옮긴다. 꾸미지 않은 정취가 가을적이다. 느릿느릿 걸어 강 끝으로 향한다. 조천 두물머리가 멀리서 보인다. 억새가 하얀 솜털 꽃을 피워 올린다. 왜가리와 백로도 풍경의 한 축이다. 좀 이르게 찾아온 고니도 보인다. 왜가리 무리가 푸드덕 날아오른다. 고즈넉한 분위기가 일거에 깨진다. 출렁출렁 물결이 은빛으로 빛난다. 흔들리는 억새와 갈대를 생각한다. 푹신한 느낌이 너무나 편안하다. 공기는 청량하고 바람은 삽상하다. 흙 밟는 소리 느끼며 강변을 벗어난다. 붉은 노을이 아쉬움을 달래준다. 진공과도 같은 고요가 이어진다.
[충북일보] 시리도록 푸른 하늘을 다시 본다. 바라만 봐도 행복한 풍경이다. 시간의 교체 속에서 노을을 맞는다. 시각적 황홀함의 최대치를 느낀다. 하늘이 점차 가을로 충만해진다. 흙 밟는 소리를 들으며 내려온다. 바람이 통하니 모든 게 안전하다. 오랜 시간을 묵묵히 바라만 본다. 보석을 주워 담을 기회를 만든다. 눈으로 보고 맘에 담으니 보석이다. 생각의 나무이고 치유의 낙엽이다. 변함없이 주기만 하는 넉넉함이다. 아쉬움을 살짝 붉은 노을로 달랜다. 구름과 빛 사이로 세월이 흐른다. 과거와 현재가 몸부림치는 공간이다.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시간이다. 세월이 깎아 만든 절경의 감동이다. 몸으로 세심히 관찰하려 애쓴다.
[충북일보] 마분봉 가는 길 풍경이 화려하다. 청명한 계곡이 알록달록 불탄다. 아기단풍잎들이 빨갛고 노랗다. 물푸레와 당단풍의 조화도 좋다. 은티재도 울긋불긋 물들어 예쁘다. 간직하고 싶은 설레는 풍경이다. 흐린 하늘에 서늘한 바람이 분다. 구름이 참지 못하고 비를 터트린다. 뾰족 산을 넘으려다 화가 났나보다. 비 맞은 구절초가 하얗게 예쁘다. 젖은 낙엽의 촉감이 뇌로 전해진다. 손가락 발가락 긴장도를 높인다. 먹구름 사라지니 금세 환해진다. 맑은 풍경이 다시 산객을 반긴다. 나무엔 단풍이고 땅엔 낙엽이다. 낙엽 한 장에 많은 사연이 담긴다. 길 하나가 시가 되고 노래가 된다. 사람과 사람을 잇는 통로가 된다.
[충북일보] 산성국화 100만 송이가 찬란하다. 출렁출렁 국화 밭이 온통 노랗다. 노란 향이 심장 박동을 자극한다. 끝없이 빛나 들판 색을 닮는다. 국화 향기가 산성 전체로 퍼진다. 진한 냄새로 코끝을 자극한다. 주렁주렁 감도 덩달아 물든다. 배추 포기는 고랑 따라 파랗다. 만생종 벼가 뒤늦게 무르익는다. 저물어 가는 석양과 함께 머문다. 한동안 시간이 멈춘 듯 빠져든다. 뭉게구름 속 햇살이 살포시 웃는다. 길이 기억하는 꽃 한 송이가 된다. 가을에 피어 더 슬프고 아름답다. 조심스레 다가와 가슴을 흔든다. 상당산성 숲이 울긋불긋 물든다. 눈부시게 빛나는 늦가을색이다. 산 너머로 붉은 기운이 아름답다.
[충북일보] 구릉지마다 사과가 붉게 익는다. 하루 종일 달콤한 향기를 풍긴다. 상강 지나니 붉은 색이 선명하다. 지난여름 뙤약볕이 만든 색이다. 산객 마음도 사과처럼 붉어진다. 붉은 마음 그리는 단심(丹心)이다. 가을 산야가 하루하루 붉어진다. 내리쬐는 볕을 온전히 받아낸다. 제 살 태워 곱게 붉은 색을 만든다. 그새 입동이 저만치서 다가온다. 겨울 기운이 갑작스레 밀려온다. 빨갛게 익은 사과를 지긋이 본다. 눈치 채지 못한 사이 익은 색이다. 새삼스러워 한 번 더 눈길을 준다. 비로소 주변 풍경들이 들어온다. 가지에 걸린 하얀 구름이 산뜻하다. 구릉 위로 지나는 바람이 청명하다. 가을이 데려온 날씨가 서늘하다.
발밑 작은 가을꽃이 자꾸 웃는다. 보랏빛 쑥부쟁이가 먼저 반긴다. 좀 위에선 구절초가 활짝 웃는다. 마음이 환해지며 기분이 달뜬다. 산풍경이 유연한 곡선을 그린다. 산길을 따라 유순한 자연을 쫓는다. 풍경이 순하니 찾는 이도 순하다. 느릿느릿 걸으며 사방을 챙긴다. 절벽 위 푸른 소나무가 고고하다. 가을 활엽수 풍모는 예술적이다. 고운 풍경이 단풍 색으로 빛난다. 솜씨 자랑이 틈도 없이 이어진다. 좁은 길 따라 붉은 빛이 내려온다. 과수원 사과가 빨갛게 익어간다. 은박지 빛까지 받아 더 색이 곱다. 주렁주렁 실한 풍경이 풍요롭다. 은티리가 온통 사과로 풍성하다. 가을걷이 손길에 빤할 틈이 없다.
[충북일보] 백화산 양지쪽에 산국 꽃이 핀다. 산모퉁이 돌아서 무리지어 논다. 노란 미소가 수줍고 천진하다. 그윽한 꽃 향이 콧속으로 스민다. 노란 향기로 머릿속이 맑아진다. 내 마음까지 노랗게 물들어 간다. 산국 향과 함께 산야가 익어간다. 깊어갈수록 산국향이 짙어만 간다. 노란 색깔이 마음을 편하게 한다. 단풍이 절정을 향해 잎을 물들인다. 만추와 함께 산국향도 깊어간다. 백화산 국화가 가을을 수놓는다. 서늘함을 잘도 견디는 산국이다. 산들거리는 모습마저 우아하다. 꽃송이송이가 딸들처럼 예쁘다. 갈바람이 햇볕을 스쳐 찾아온다. 말없이 다가와 꽃술에 입 맞춘다. 국화로 익어가는 가을 시간이다.
[충북일보]미호천 강변이 가을 억새로 가득하다. 아침마다 몽환적인 풍경이 반복된다. 한낮이면 은빛의 물결로 흔들린다. 해질녘이 되면 반짝반짝 들뜬다. 저녁이면 침묵의 강이 길게 흐른다. 휘감아 돈 물줄기가 금강을 향한다. 고요한 미호천 풍경이 적막하다. 가을 강이 희미한 안개를 피운다. 피어난 안개 사이로 물새가 난다. 억새 사이로 버드나무가 물든다. 가을길이 억새꽃 무리로 빛난다. 멀리 물러서 보니 환상적 풍경이다. 이른 아침 강풍경이 수묵화 같다. 촉촉한 안개가 미호천을 따라 간다. 길이 강을 따라 천천히 이어진다. 억새와 갈대가 고루고루 선다. 하얀 억새꽃 솜털이 바람에 날린다. 가을이 하루가 다르게 깊어져간다.
[충북일보] 길은 화랑이고 자연이 그림이다. 빈 집 앞마당에 국화가 만발한다. 앞뜰 가득 소박한 아름다움이다. 양철통 처마가 시간을 되돌린다. 기운 담벼락이 유년을 떠올린다. 과거와 현재가 살포시 뒤섞인다. 시골집 꽃그늘 속에 해가 숨는다. 생뚱맞게 화려한 색감마저 정겹다. 소박하면서도 그윽한 풍경이다. 시원한 바람이 골목길을 타고 간다. 아는 이만 아는 비밀스런 통로다. 국화 송이로 넉넉한 이른 오후다. 감나무 둥치마다 낙엽이 쌓인다. 씨 품은 홍시가 툭하고 떨어진다. 나무의 생명력이 새삼 위대하다. 인생을 은유하는 그림 한 폭이다. 생명 순환이 경쟁력인 걸 깨친다. 세상을 관조하는 가을날 오후다.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