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잘하려면 우선 연장부터 날카롭게 하라'는 말이 있다. 일을 하는데 중요한 연장도 일을 할지 말지에 대한 판단이 정해진 이후부터 필요하다. 그래서 일을 잘하려면 판단을 잘해야 한다. 즉, 정무적 판단을 잘해야 한다. 원리원칙을 지켜서 일을 하다보면'그 사람 일은 잘하는데 정무적 판단 감각이 없어'라는 말을 듣는다. '정무적 판단'의 사전적 의미는 '정치에 관한 사무적, 행정적인 것을 인식하여 특정한 논리나 기준 따위에 따라 판정을 내리는 인간의 사유 작용'이라 적고 있다. 즉, 정치에 관한 사무적이고 행정적인 것을 정확하게 인식하여 특정한 논리나 기준 등에 따라 판정을 내리는 것을 정무적 판단이라는 것인데, 특정한 논리나 기준을 세우는 것이 정무적 판단의 핵심이다. 정치상황에 휘둘리는 판단은 '정치적 판단'이지 '정무적 판단'이 아니다. 그러면 정무적 판단을 정치인이 잘 할까? 행정을 담당하는 공무원이 잘할까? 이것은 어리석은 질문이다. 중요한 것은 판단의 기준이다. 사노라면 선택의 기로에 숱하게 서게 된다. 사람들은 누구나 제 나름의 선택을 어렵게 내린다. 그러나 그 어렵게 내린 선택이라도 나중에 가서 반드시 옳은 것도 아니며, 옳은
죽마고우로부터 전화가 왔다. 친구의 말에 의하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새 신을 신고 거실과 주방을 왔다갔다 걸어 다녔단다. 어찌나 기분이 좋은지 날아갈 것 같아 콧노래가 저절로 나왔다고 했다. 그런 모습을 아들이 보고 웃으며 "엄마 새 신이 그렇게 좋아서 새벽부터 집안에서 신고 다녀요. 엄마가 딱 어린애네. 엄마를 누가 말려."하는 아들의 말에 "그래, 친구가 사다 준 신발인데 내 발에 꼭 맞아서 날아갈 것처럼 좋구나." 아들과 이런 대화를 나누었다며 신이 난 듯 말소리가 동굴동굴 굴렀다. 그 말에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져'새신을 신고 뛰어보자 펄쩍'하는 동요를 부르니 친구도 함께 따라 불렀다. 순수했던 어린 시절의 감정이 되살아 난 듯 하여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 나이가 들어도 새신을 신어보며 좋아하는 감정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인지라 어쩌지 못하나 보다. 몇 해 전만 해도 기능성 신발을 신고 다니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나와는 상관없다고 무시해 버렸다. 기능성 신발에 대한 광고문을 보거나 권유하는 말조차 귓등으로 들었다. 또 신발 전문가로부터 "신발은 신발일 뿐 의료기기가 아니다."라는 말을 들은 적도 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기능성 신발에 별 관심 없
코로나19 사태가 수개월째 이어지면서 그 여파가 우리 모두의 일상을 바꿔 놓고 있다.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며 일상생활을 해나가는 새로운 삶의 패턴이 등장하고 모두들 그 속에 적응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은 인지능력이 저하돼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거나 일상생활이 어려운 치매 환자에게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치매환자의 인지 기능을 유지 또는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활발한 신체·사회 활동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요즘과 같이 거리두기가 강조되는 환경에서는 신체·사회 활동을 할 곳도, 이런 활동을 도와줄 사람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치매환자 대부분이 집에서 눕거나 가만히 앉아 TV를 보며 시간을 보내게 된다. 치매환자에게 이러한 정적인 생활 패턴의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유지는 고립감과 우울감을 유발하고 뇌 인지영역의 활동 기회를 감소시켜 치매 증상 악화를 초래하기도 한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 속 독거 치매환자들에게 안부 전화를 해보면 보호자들이 혹시나 하는 마음에 환자에 대한 방문을 줄이고 전화로만 안부를 묻고 지내는 경우가 많았으며, 경로당·복지관 등을 다니며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사회활동을 하던 환자들도 코로나19 사태
세상에 존재하는 것 중 어느 것 하나 예외 없이 모두가 소중하다. 시간 또한 단 1초도 중요하지 않은 때가 없다. 다만 유의해야 할 건 시기다. 무엇이든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적기가 있다. 적기를 놓치면 안 된다. 또 사람에게 욕심이라는 것이 있다. 욕심은 한계가 없다. 사람들은 말로는 만족하다고 그렇게 하면서도 더 많은 것에 욕심을 낸다. 결국 한계 없는 욕심 때문에 일이 잘 못되고 잘 못된 것이 불행의 씨앗이 된다. 현명한 사람은 물러서야 할 때다 싶으면 미련 없이 물러선다. 현명하지 못한 사람은 중요한 시기를 머뭇거리다가 기회를 놓쳐 불행한 함정에 빠진다. 그게 모두 욕심 때문이다. 물러설 때를 놓치면 일생 동안 쌓아 올린 흔적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돼 버리기도 한다. 혹자는 과욕 때문에 물러나야할 때를 놓쳐 불명예스러운 일을 겪기도 한다. 미국 포드자동차회사 사장 아이아코카가 어느 날 아침, 창고로 쫓겨난 일이 있었다. 그는 이태리 나폴리출신 미국 이민 2세로 대학재학 중 포드 자동차회사에 학생 엔지니어로 입사해 트럭프레임 내부 철선 이음 쇄 캡을 부착하는 일을 시작으로 필라델피아 체스터지점에 정식 채용됐다. 세일즈맨으로서 실패
하늘이 내려와 앉았던 무논에 벼가 푸름을 더해가는 6월. 역사 속 6월을 들여다본다. 지금으로부터 100년을 톺아보면 우선 6.25 한국전쟁이 떠오르고 봉오동 전투, 6.10 만세운동, 반민특위 습격사건, 김구 선생 암살, 반공포로 석방, 6.10 민주항쟁, 6.29 선언 등 큰 사건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1920년 6.7 '봉오동 전투'는 항일 무장 독립운동사에 길이 남을 쾌거로 홍범도 장군이 만주 봉오동에서 지리적 이점을 이용하여 일본 정규군을 대패시킨 전투이다. 항일 독립 전쟁사 3대첩 중 하나이지만 청산리 전투에 비해 덜 알려진 것이 유감이다. 해방 후 혼란기에 일어난 1949년 6.6 '반민특위 습격사건'은 친일 경찰 수십 명이 반민특위 사무실을 습격하여 위원들을 폭행하고 친일 행적 문서들을 불태워 없애버린 폭거이다. 1948년 '반민족행위 처벌법'에 의거 '반민족행위 특별조사 위원회'가 설치되었지만 이 법에 의해 처벌된 사람 한 명 없이 반민특위는 해산되었다. 이 사건으로 친일파를 단죄하여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는 일이 무산됨으로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70년간 친일세력이 한국사회의 지배세력으로 군림하게 되었고 이제까지 친일 논쟁을 하
최근 환경 문제가 대두되면서 쓰레기 줄이기 운동의 일환으로 일회용품 없는 공공기관 만들기가 한창이다. 사무실에 일회용 종이컵이 사라진지는 오래이며, 개인 텀블러와 다회용 컵을 사용하는 것이 이제는 어색하지 않게 됐다. 환경부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7년도 우리나라 한 해 폐기물 발생량은 약 43만 t이며, 폐기물 처리 비용을 t 당 10만~15만 원으로 단순 계산했을 때 폐기물 처리 비용은 약 23조 원에 달한다고 한다. 폐기물 발생량은 감소하지 않고 증가 추세인 반면에 폐기물 처리 시설의 처리 능력은 이미 한계에 달했고 중국, 동남아 국가 등 주요 폐기물 수입 국가들이 잇달아 폐기물 수입을 중단하면서 전국 곳곳이 폐기물 처리에 골머리를 썩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 1위 플라스틱 소비국으로,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이 98.2㎏에 달한다. 배출된 플라스틱의 약 10%만이 재활용이 되고 대부분이 쓰레기가 돼 매립되거나 소각된다. 2017년 우리나라 폐플라스틱의 양은 무려 8162t에 달했다고 한다. 수거조차 되지 못한 플라스틱은 다양한 경로로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는데 최근에는 바다로 흘러들어간 플라스틱이 크게 문제가 되고 있다. 바
다시 6월이다. 한층 진해진 초록의 산하에 강한 햇볕이 쏟아져 내린다. 땅에서 올라오는 후끈한 열기가 나른한 여름의 시작을 통고한다. 유독 울타리를 타고 넘은 덩굴장미는 뜨거운 햇살을 기다렸다는 듯이 진홍색 생기를 발산하고 있다. 문득 군에서 보낸 젊음의 시간들과 먼저 간 전우들의 모습이 꽃잎 위에 겹쳐진다. 마치 전쟁의 상흔을 안고 있는 사람처럼 6월은 늘 가슴 저린 기억의 재현으로 시작된다. 14명의 동기생, 숱한 사연을 남기고 간 선배와 후배들, 야간비행 중 산화한 두 명의 부하조종사…. 국립묘지에 잠들어있는 그들이 나에게는 6월의 의미를 일깨우는 영웅들이다. 어렸을 적부터 유달리 전쟁영화를 좋아했다. 전쟁을 경험해보지 못한 나에게 치열한 전쟁의 이미지는 대부분 영화나 드라마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어쩌면 군인의 길을 걷게 된 숙명이나 삶의 가치관은 전쟁영화를 통해 싹을 틔우고 길러왔는지도 모른다. 생도가 되기 전 힘든 군사훈련 과정에서 영화에서의 주인공처럼 멋있는 선배님을 만났다. 몸과 마음이 지쳐갈 즈음 훈련을 독려하는 선배님의 뜨거운 눈빛과 우렁찬 구령, 그리고 하루의 훈련을 마치며 남기는 한 마디 명언은 희망의 씨앗이었다. 나도 저렇게
지구에 있는 물건으로 지구를 오염시키는 방법이 가능할까? 이런 주제의 전시를 수 십년도 더 된 나의 기억 속에는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숙제처럼 있다. 질문에 대한 확실한 답을 찾지 못한 것일 수도 있지만, 환경을 인간의 관점으로 결정된다는 것이 분명 잘못된 접근이라는 것을 알았던 순간의 경의로움이 기억의 원천이었던 것 같다. 환경의 대재앙이 곧 밀려올 것이라는 공포는 세계의 다양한 징조로 나타난다.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리며 흐르는 강물의 양과 빙벽의 무너짐은 늘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지구온난화 결과물이라고 한다. 자주 보게 된 빙벽 붕괴는 이제 별다른 경각심을 주지도 못할 만큼 일상적인 이야기가 되었다. 이렇듯 위기의 감각은 쉽게 무뎌진다. 화석연료를 사용하기 위해 수많은 유조선들이 바다를 떠다니고 있고 떠다니는 유조선 만큼 지구에 빨대를 꼽고 석유를 뽑아내고 있다. 땅을 넘어서 바다에서까지 석유를 시추하는 모습이 오히려 에너지 강국의 이미지로 세탁되어 한 국가의 자랑스러운 이미지가 되기도 한다. 이와 다르게 바다에 버려진 석유 찌꺼기로 인해 고통받는 갈매기와 바다 인근에 서식 동물의 모습으로 환경오염의 극한 상황을 보여준다. 동일한 물건의 사
코로나19가 발생한지 벌써 6개월이 다 돼간다. 공직생활에 발을 내디딘 지 3개월가량 됐을 무렵 코로나19가 퍼지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시작되자 평일·주말할 것 없이 2주간 신천지 전수조사 작업을 했고 그 뒤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돼 벚꽃 단속 등 여러 단속을 했던 것이 머릿속에 아른아른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됐을 무렵 텀블러를 구입했다. 내 의지로 처음 구매한 것이기에 빨리 쓰고 싶어 카페에 가져갔는데 '사회적 거리두기'를 이유로 받아주지 않았다. 너무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만일 내게 증상이 있을 경우 내 텀블러를 받아 간 직원이 다른 컵을 만지고 또 만지다 보면 전염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는 것을 깨닫고는 고개를 끄덕이게 됐다. 코로나19가 우리 주변 환경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생각해봤다. 일회용 컵 제한 규제가 풀리기 시작하면서 다시 플라스틱 일회용 컵 사용량이 급증했고, 식당에서는 감염을 막기 위해 사용된 일회용 비닐장갑이 쓰레기통에 비닐장갑으로만 한가득 차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평소 같았으면 그 비닐장갑은 하루에 그렇게 많이 쓰이진 않았을 것이다. 감염을 막기 위해 쓰인 몇 천…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 대덕리에 도로줌 마을이 있는데 도로줌 마을은 이 지역에 예로부터 전해오는 자연 지명이 아니고 또한 이곳에 도로줌 마을이 있었다는 기록도 찾을 수가 없었다. 다만 도로줌 마을을 홍보하는 홈페이지에 "돌은 수분을 머금고 있다가, 가뭄이 들면 머금은 물을 내보내어 농사가 잘 되게끔 도와줍니다. 이것을 '돌오줌'이라고 합니다. 우리 마을은 돌이 많습니다. 낮과 밤의 일교차가 커서 돌에 이슬이 잘 맺히고, 연중 물이 끊이지 않아 농작물에 많은 이로움이 있는 곳이기도 하며 일급수의 물이 자랑이기도 합니다. 또한 천혜의 자연이 준 오염되지 않은 우리 마을의 선물을 모든 이들에게 되돌려드린다는 중의적 표현으로 '도로줌'이라고 마을 이름을 명명했습니다."라고 설명하고 있으며 마을 주민들의 말에 의하면 이곳을 대덕숲과 함께 농촌 체험 휴양 마을로 개발하면서 새로 만들어낸 이름이라고 한다. 대덕리는 본래 청주군 산내일면의 지역으로서 좌구산(座龜山) 밑의 큰 언덕이므로 큰덕골 또는 대덕동(大德洞)이라 하였는데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덕촌리(德村里)와 회곡동(灰谷洞)을 병합하여 대덕리라 해서 미원면에 편입되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일반적으
'세상은 잔혹했다. 인간들은 다 적이고 늑대다' 우수가 넘치는 흑인영가(黑人靈歌 Negro Spirituals) 속에는 절망과 원한이 가득하다. '깊은 강(Deep river)'은 가장 많이 알려진 영가다. 검은 피부색의 유명 가수들이 불러 한국인들도 좋아하는 노래다. 깊은 강 내 집은 저 강 건너 / 깊은 강 주 나 그곳에 가기 원합니다 / 깊은 강 내 집은 저 강 건너 / 깊은 강 주 나 그곳에 가기 원합니다. 복음의 잔치에 그대 가지 않으려오 / 언약의 땅 평화의 그곳 오 깊은 강.. 그들은 수 백년을 노예로 살면서도 모세가 가나안을 그리워했듯이 언약의 땅을 갈망했다. 깊은 강, 절망의 건너에 파라다이스가 있다고 생각했다. 흑인 소년 쿤타킨테가 그토록 그리워했던 자유가 있는 곳은 바로 '고향'이었다. 쿤타킨테는 알렉스 헤일리의 소설 '뿌리' 주인공이다. 서아프리카 감비아 만딩카족 마을에서 납치되어 미국에 팔려 멸시를 받으며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소년은 그리운 고향을 잊지 않으며 수 없이 탈출을 시도 했지만 끝내 비겁하지 않은 용감한 전사로 남는다. 지금도 미국 사회 곳곳에는 흑인들에 대한 백인사회 편견과 멸시의 감정은 상존한다.…
천년고찰 보살사는 낙가산 능선이 절을 품고 있어서 아늑하고, 도시에 가까워 드나들기 편하면서도 마을에서 제법 떨어져 있어서 고즈넉한 풍경을 자아낸다. 들어가는 입구를 덮고 있는 키 큰 활엽수들은 마치 사천왕상처럼 속세로부터 절을 보호하는 듯해서 다른 세상으로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게다가 사시사철 마르지 않는 약숫물을 제공하니 자주 갈 수 밖에 없다. 지난 주말 물 뜨러 갔다가 극락보전 부처님께 삼배를 하고 툇마루에 앉았는데 조용히 정적을 깨며 풍경소리가 들려왔다. 초여름의 햇살에 반짝거리는 초록잎들 사이로 살짝 바람이 불더니 풍경이 화답을 했나보다. "차르르 댕~~~~~" 산사를 휘감는 소리가 마치 바람이 '나 여기있소~'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니 바람 거울이라는 새로운 단어가 떠올랐다. 바람이 풍경을 거울삼아 자신을 비추어 존재를 알린다? 이거 재미있는데? "풍경"의 한자어가 바람 풍에 거울 경인가? 갸우뚱거리다가 검색해보니 아니다. 풍경(風磬)에 경은 경쇠 경이다. 엉뚱한 생각에서 돌아오니 남편은 벌써 풍경이 있는 곳으로 가 있었다. 소리가 보통 사찰 처마 끝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것과 달리 울림이 깊다 생각했더니 새로운 스
퇴근길. 툭~툭~. 5월의 비가 온다. 갑자기 쏟아진다. 놀랍도록 낯설게 엄청난 양이다. 점점 앞을 분간하기가 어렵다. 운전을 하는 것이 아니라 끌리고 밀리는 것이다. 통제력을 잃는 아찔함이다. 앞을 제대로 볼 수 없음이 인식되는 순간 두려움이 엄습한다. 본다는 것! 인식하고 느끼고 생각하고 판단하고, 그리고 또 무엇일까· 내 의식은 본다는 것에서 볼 수 없다는 것으로 다시 본다는 것으로……. 혼란스럽게 오간다. 밝음도 그렇다고 칠흑 같은 어둠도 아닌 혼돈과 닮은 그런 시공을 헤매는 어지러움이다. 나도 모르게 운전대를 더 꽉 잡는다. 온몸의 신경과 세포가 긴장을 한다. 내 목적지가 선명해진다. 나는 집으로 가야 한다. 우리는 극한의 상황에서 잠자던 힘을 흔들어 깨우는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힘이 생겨 더 강해지는 것인가· 다시 새 아침이다. 드디어 학교의 문을 열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일상이던 온전한 개학은 아니다. 낯설고 불안한 부분 개학이다. 스스로 부딪혀 본 적은 없지만 존재한다고 믿는 어린 시절 벽장 속의 괴물처럼, 두려움으로 우리를 긴장시키는 코로나19가 팬데믹의 괴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괴물은 벽장 속 괴물이 아니다. 쉽게 보이
미국은 한국의 우상이다. 미국 때문에 일본 식민지에서 독립했고, 미국 덕분에 6,25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나라를 지킬 수 있었다. 만약 6,25 때 미국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우린 북한에 점령되어 공산주의 치하에서 신음하고 있을 것이다. 이 두 가지만으로도 우린 미국을 잊을 수 없다. 어디 이 뿐인가. 미국이 아니었으면 일본 식민지로 살다가 한민족이란 종족 자체가 말살되었을 것이다. 이 뿐만도 아니다.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을 때마다 다양한 방법으로 영향력을 행사해 민주주의란 등불이 꺼지지 않도록 보호해 주었다. 박정희가 그만큼이라도 민주주의를 한 것도 미국 덕분이고, 전두환이 단임으로 끝난 것도 미국 때문이다. 여기까지만 해도 미국은 우리의 은인이다. 우리의 배고픔까지 해결해 주었으니 얼마나 고마운 나라인가. 6,25 전후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을 쫓아다니면서 "기브 미 껌"을 외치던 기억이 새롭다. 그래서 우린 미국을 우상처럼 받들며 살았다. 우리보다 훨씬 잘 사는 나라로 알고 선진문물을 배우려고 노력했다. 우리보다 훨씬 민주적인 사회에서 행복하게 잘 사는 나라로 알았다. 그런 미국이 요즘 이상하다. 우리가 너끈히 물리친 코로나를…
옛날에 마음씨 고약한 시어머니와 착한 며느리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며느리가 떡국을 퍼 놓고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개가 먹어 치우고 도망갔다.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자기 떡국을 먹었다고 생각하고, 홧김에 몽둥이를 휘둘러 며느리를 죽였다. 며느리의 넋은 새가 되어 "떡국, 떡국, 개 개…." 하며 자기가 먹지 않고 개가 먹었다면서 억울함을 하소연하고 다닌다고 한다. 뻐꾸기에 대한 많은 전설 중 대부분은 슬픈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래서 뻐꾸기는 '운'다. 억울해서 울고, 배고파서도 운다. 뻐꾸기가 우는 계절은 늦은 봄. 뻐꾸기가 긴 여운으로 제 짝을 찾을 때. 우리는 봄과 함께 가버리는 세월의 무상함을 뻐꾸기 울음으로 듣거나, 자신도 어찌할 수 없는 슬픔을 뻐꾸기 우는소리에 슬며시 얹는다. 아주 가끔, 시적 감흥이 일 때는 '노래'한다고도 하는데, 그건 보통 종달새나 꾀꼬리처럼 투명한 소리를 내는 새에게 붙이는 유쾌동사다. 오늘 그 녀석은 울지도, 지저귀지도 않았다. 노래를 부른 건 절대 아니다. 웃었다.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참지 못하겠다는 듯이, 정말 기분 좋은 일이 있거나, 아무도 모르게 완전 범죄를 꾸미고 있거나, "뻐꾹! 쿠쿡쿡국···. 뻐
아파트 경비실에서 안내방송을 할 때 종종 뜨끔하다. 층간 소음 주의, 장애인 주차구역 주차 금지, 쓰레기 올바로 배출, 담배연기와 애완견 소음에 대한 주의 요망 등 이웃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배려해달라는 내용들이다. 그중에서도 유아가 있는 집에서는 층간 소음에 유의해달라는 방송이 가장 자주 나오는 것 같다. 매트가 안 깔린 곳에서 이미 뛰고 난 후에 주의를 줘봤자 이웃에서는 소음피해를 받은 후이기에 죄송스러운 마음과, 당연히 뛰어야 정상인 어린아이의 신체적 자유를 제약한 미안한 마음이 교차한다. 아이가 태어나고 얼마 후 거금을 들여 거실 등 곳곳에 매트를 깔았다. 두께와 디자인이 다양해 안전과 층간 소음, 인테리어 등을 고려해 구입했다. 일단 거실에 펼쳐놓으니 거실이 환해졌고, 매트 위에서는 마음껏 뛰어도 이웃에 피해가 안 갈 것 같아 마음이 놓였다. 그런데 한 가지 불안한 것은 환경호르몬이었다. 몇 년 전 일부 유아매트에서 환경호르몬이 검출됐다는 기사를 접했다. 환경호르몬에 관한 이야기는 일찍이 접했지만 유아매트에서도 검출이 된다고 하니 환경호르몬이 과연 무엇인지 궁금해 알아봤다. 환경호르몬은 내분비교란 물질로, 정상적인 호르몬이 우리 몸에서 만들어
세상에는 두 종류의 커피가 있다. 카페인이 들어 있는 것과 들어 있지 않은 디카페인 커피(Decaffeinated Coffee). 커피의 기원은 기록으로만 쳐도 1000년을 거슬러 올라가지만, 디카페인 커피의 역사는 100년을 조금 넘어섰다. 아라비카 커피가 에티오피아에서 발견됐을 때, 정교회 수도자들은 커피를 마시면 졸지 않고 밤새기도를 드릴 수 있고 젊은이처럼 에너지가 솟구친다며 크게 반겼다. 홍해를 건너 아라비아 반도의 이슬람 수피교도들에게는 식욕을 떨어뜨림으로써 금욕주의를 실천하는데 유용한 도구가 되어 주었다. 하지만 이들은 카페인의 존재를 알지 못했기 때문에 커피를 ‘고행자를 위해 신이 내려 주신 축복’으로 받아들였다. 카페인의 존재는 그 효과보다 검은 커피의 빛깔 때문에 꼬리를 밟혔다. 사실 카페인의 색깔을 따지자면 흰색이다. 카페인은 메틸크산틴(methylxanthine) 계열에 속하는 알칼로이드로서, 한 분자에 질소 원자를 4개나 가지고 있는 흰색 결정체이다. 그럼에도 카페인이라고 하면, 검은 색이 떠오르는 것은 커피의 고유한 색상 때문이다. 커피를 볶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멜라노이딘(melanoidine) 색소가 검은 빛깔을 내는 원인 물질
어느 대기업 건물 앞에 있는 정원의 벤치에 앉아 한 중년 여인이 어린 남자아이를 데리고 성난 표정으로 아이를 훈계하고 있었답니다. 마침 근처에서는 한 노인분이 정원의 나무를 손질하고 있었는데, 그 여인이 핸드백에서 화장지를 꺼내더니 손을 닦고는 노인이 일하는 쪽으로 휙 던졌습니다. 노인은 황당한 표정으로 여인이 있는 쪽을 돌아보았지만, 여인은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심드렁하게 노인을 쳐다봤습니다. 노인은 아무 말 없이 화장지를 주워 쓰레기 바구니에 집어넣었습니다. 잠시 후에 여인은 아이의 코를 훔친 화장지를 또 던졌고, 노인은 역시 묵묵히 화장지를 주워 쓰레기통에 버렸습니다. 노인이 관목 손질용 가위를 집어 드는 순간 세 번째 화장지가 또다시 그의 눈앞에 툭 떨어졌습니다. 여인의 무례한 행동이 반복되는 동안 노인은 언짢은 기색을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때 여인이 아이에게 나무를 손질하는 노인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너 잘 봤지? 어릴 적에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저 할아버지처럼 미래가 암울해!""평생 저렇게 천한 일을 하며 고단하게 살게 돼!" 그 말을 들은 노인은 손에 잡은 가위를 내려놓고 그들이 있는 쪽으로 다가왔습니다. "부인!
롯데 영플라자 성안점이 지난 5월 10일을 끝으로 문을 닫았다. 지역 백화점인 진로백화점이 최종부도처리 된 이후 롯데쇼핑은 계속해서 성안길에 대형몰을 건설하기 위한 물밑작업을 벌였다. 2007년 2월 개장을 결정하고 난 후에는 불과 200m 안에 있는 브랜드 점포들을 롯데 영플라자에도 중복 입점시킨다고 밝혀 주변 상인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롯데 영플라자가 들어서면 지역상권에 타격이 가는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당시 청주시와 상권규모가 비슷했던 전주시의 경우에도 청주보다 한 두 해 앞서 롯데 영플라자가 들어와 주변 지역상권이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었다. 결국 청주시는 몇 가지 내용을 담은 상생협약안을 맺고 롯데 영플라자의 입점을 허가했다. 하지만 이후 롯데 영플라자는 주변과 화합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청주시는 롯데 영플라자에 갖은 혜택을 줬다. 2010년경에 청주시는 성안길 교통 흐름에 맞춰 계획된 일방통행로를 롯데 쪽으로 통행이 용이하도록 방향을 전환해 주는 특혜를 제공하기도 했다. 일방통행은 주변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하지만 당시 주민들은 일방통행로의 방향을 바꾸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의사를 표명했다.…
n번방 사건으로 언론이 뜨겁더니 사안 자체가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이라 구속된 사람의 얼굴 등 신상이 드러났다. 피의자 신상공개란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8조의2, 피의자의 얼굴 등 공개)에 따라 해당 기준을 충족할 경우 피의자의 얼굴 등 신상을 공개하는 것이다. 2009년 강호순 연쇄살인사건 이후 흉악범의 얼굴을 공개하자는 여론으로 2010년 4월에 해당 규정이 신설됐다. 얼굴과 정보를 공개한다는 것은 sns가 발달한 현대사회에서의 명예 체감도가 신상 털기보다도 더 무서우니 사형 다음으로 가혹한 형벌이라 하겠다. 우리나라는 유교 문화의 영향으로 신체발부는 수지부모(身體髮膚 受之父母)-내 몸의 모든 것은 부모에게 받은 것-이라 훼손하지 않는 것이 효도의 시작이라 배웠기에 참수형을 더 끔찍이 받아들였다. 서양과 일본처럼 군사문화가 기반인 나라에서는 참수보다 교살을 치욕으로 여겼다 하니 동서양 문화 인식에서 명예의 존중 정도가 이렇게 달리 나타난다. 처형 중의 하나인 팽형 관련 사례가 초한지에 여러 차례 나온다. 유방과 항우는 의형제를 맺었지만 천하를 두고 싸우는 처지가 된다. 광무산 전투에서 항우가 유방의 아버지를 도마 위에 올려놓은 뒤 당
'직장생활을 35년 했는데 남은 건 이거 하나 밖에 없네요.' 얼마 전 민원실에서 만난 고객과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은퇴하고 국민연금을 받기 전에 사전 상담을 위해 내방한 고객이었다. 고객의 얼굴에는 아쉬움과 기대감이 교차하는 듯 해보였다. 은퇴를 한 것에 대한 아쉬움과 그래도 국민연금은 받을 수 있게 된다는 것에 대한 기대감 때문일 것이다. 오랜 기간 고생하면서 낸 돈으로 이만큼 타게 되었으니 스스로 생각해도 뿌듯하기도 하고, 이마저도 없었으면 정말 막막했을 것이라고 한다. 그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해보고자 한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 제대 후 산업단지(그 당시에는 공단이라고 했다) 안에 있는 공장에 생산직으로 들어갔다. 그가 일했던 공장은 뜨거운 열기와 고약한 냄새가 나는 작업환경으로 이 지역에서 유명한 곳이었다. 그 때는 그런 말도 없었지만 요즘 말로 하면 '3D업종'에 속하는 곳이었다. 고단한 작업의 연속이었지만 가정을 책임지고 있는 가장으로서 묵묵히 이겨내야만 했다. 이런 그도 지금 다시 젊어져서 그 일을 하라고 하면 못 할 것 같았다. 젊은 시절 매달 월급을 받을 때 마다 그가 늘 토로했던 불만은 고생하는 것에 비해
무심코 낡은 책을 넘겼다. 툭하고 떨어지는 애기똥풀 이파리. 웃음에도 빛깔이 있는 듯 노랗게 번진 미소가 묻어난다. 부서지지 않게 테이프로 붙이고 매발톱 붉은 꽃잎도 백표지에 꼼꼼 감아 두었다. 바싹 마른 채로도 고운 들꽃은 기분까지 싸했다. 아침부터 소쩍새가 울었지. 소낙비 그친 개울에 가 보니 애기똥풀이 보석처럼 하늘거린다. 노란 꽃잎 때문에 다짜고짜 애기똥풀이라니 별나게 직설적이다. 줄기를 꺾었을 때 즙은 천연 그 빛깔이었지만. 어떤 새들은 자기 이름 붙은 나무에서 운다더니 꽃은 제 이름 그대로 핀다. 생김보다는 노랗게 물든 꽃잎 때문이지만 개울가에 지천인 꽃을 보면서 갓난아기들 똥을 연상할 때만큼은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했겠지. 애기는 또 제가 눈 똥이 어떤 꽃 이름으로 된 것을, 가령 기저귀 갈아주는 어머니가 냇가의 노란 꽃을 볼 때마다 웃음짓는 걸 알았다면 꽃처럼 아기자기한 기분이었겠다. 좀 더 자라 얼마 후 개울에서 우연히 보고는 그 이름이 된 배경을 생각할 수도 있겠다. 예쁘고 소담하지는 않아도 유달리 샛노란 빛깔은 애기가 눈 황금빛 똥 그대로였으니까. 둔덕의 매발톱꽃도 생김 그대로 붙은 이름이다. 애기똥풀이 샛노란 빛깔…
지난번 칼럼을 작성할 당시 해외에서의 유입 이외에 국내에서의 신규감염자가 한명도 나오지 않는 날도 있을 정도로 전염병이 억제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최대 잠복기가 2주라고 알려져 있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 일상생활로의 복귀는 최소 2주간 국내발생 신규감염자가 0명인 상태가 유지된 연후에 고려해야 하는 일이다. 방역망이 미처 찾아내지 못한 감염자가 얼마나 있을지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그렇게 한다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위험성을 감수하고 하는 것이다. 백신이 없고 감염력이 높은 전염병은 단 한명의 숨겨진 환자로부터 언제든 다시 대규모 유행을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며칠간 신규감염자 수가 없다는 것은 상황이 종식됐음을 의미하는 것이 전혀 아니다. 허나 국가정책을 결정함에 있어 전염병의 확산 방지에 관한 것만을 고려할 수는 없을 것이다. 시민들의 인권이나 문화생활 등 정신보건과 관련된 문제는 물론 경제나 외교적인 문제까지 생각해야 한다. 때문에 어느 정도의 위험성을 감수하고 일상생활로의 복귀를 선언할 것인지 조율해서 정책을 결정할 것이다. 다시 말해 정책적으로 일상생활로의 복귀를 선언하거나 방역 수위를 낮춘다고 해서 그것이 우리…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 누구나 다 아는 노래 '고향의 봄' 첫 소절이다. 어릴 적 정겹던 고향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면서 미소 짓게 하는 마력(?)이 있는 노래다.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는다. 중국 고사성어인 '수구초심(首丘初心)', '망운지정(望雲之情)'에서부터 유명한 팝송 존 덴버의 'Take Me Home Country Road'(시골길이여! 나를 고향으로 데려다 주오)까지... 고향을 생각하면 역시 마음이 푸근하고 따뜻해진다. 정부가 1970년대 경제정책 방향을 공업화로 바꾸면서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지만, 동시에 무관심과 이기주의가 팽배해지면서 고독사와 인간소외 등 부작용도 드러났다. 도시로 몰렸던 많은 사람들이 마치 바다로 떠났던 연어가 다시 고향으로 회귀하듯 은퇴시기에 맞춰 귀향하고 있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동안 치열한 경쟁으로 스트레스가 컸던 도시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어릴 적 추억이 깃든 그리운 고향으로 발걸음을 옮기려는 귀향 욕구가 컸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고향은 이제 예전 모습과는 사뭇 다르게 변해 낯설기까지 하다. 고향에서 살 때
민초라는 말을 나는 잘 쓴다. 내가 민초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전에 민초란 '일반 백성을 강한 생명력을 가진 잡초에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라고 나와 있다. 내가 일반 백성은 맞는데 강한생명력을 가지고 있는지는 의문이 간다. 요즘 일반 백성은 힘이 없기 때문이다. 일반 백성이 힘을 갖는 때는 투표를 할 때뿐이지 당선자 발표가 나는 순간에 백성은 힘을 잃는다. 백성과 늘 한 몸인 단어가 나라이다. 백성이 없으면 나라가 존재하지 않을 것이고 나라가 없으면 백성은 살 수가 없다. 국민은 국가에 절대적으로 충성해야하고 국가는 어떤 일이 있어도 국민을 보호해야한다. 코로나19로 해외에서 귀국하지 못하는 국민들을 위해 특별기를 보내 절박한 국민을 구해오는 것을 보고 국가라는 것이 든든하다는 생각을 했다. 늘 힘없는 나라의 백성이라는 이유로 다른 나라에서 받는 차별과 부당함을 감수하며 살 수밖에 없었는데 위험에 처한 우리 국민을 척척 구해오는 것을 보고 우리도 힘이 많이 생겼구나 하는 믿음직함에 살만한 대한민국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용수 할머님과 000의 사건을 보며 눈살이 찌부러진다. 이건 두 사람의 문제라고 보기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 미안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