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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로드'로 본 충북 여성의 삶

충북여성재단, 지역 여성사 탐방 프로그램 운영
필리핀·태국 등 아시아여성학회 30여명 참가
대농방직터·육거리시장·옛 연초제조창 방문

  • 웹출고시간2019.12.09 17:57:55
  • 최종수정2019.12.09 17:57:55

충북여성재단이 9일 청주 대농방직터에서 진행한 충북 여성사 탐방 프로그램 '젠더로드'에서 참가자들이 설명을 듣고 있다.

[충북일보 유소라기자] 역사 속에서 사회적 제약을 깨고 경제 성장의 중심에서 활약해 온 충북 여성들의 삶이 재조명됐다.

충북여성재단이 9일 개최한 충북 여성사 탐방 프로그램 '젠더로드'에서다.

이날 탐방은 청주 대농방직터에서 시작해 육거리종합시장, 옛 연초제조창으로 이어졌다.

탐방에는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 등 7개국의 아시아여성학회 회원 30여명도 참여했다.

아시아여성학회는 아시아 여성들의 삶과 경험을 토대로 아시아 여성학 교육과 연구를 증진하고, 연구자와 연구기관의 교류·연대를 목적으로 2007년 11월 창립한 기관이다. 현재는 전 세계 800여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젠더로드의 출발지인 청주 대농 방직공장터는 현재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단지와 상업시설로 빌딩 숲을 이루고 있으나 한때는 동양 최대 규모의 방직공장이 있던 자리다.

대농방직은 1970년대 중반 직원 수가 8천700명에 이를 정도로 도내 최대 규모의 기업이었다.

당시 청주의 인구가 20만 명에 불과했으니 5가구에 1명은 대농 직원이 있던 셈이다.

그 안에는 노동과 학업을 병행한 어린 여성 노동자들이 있었다.

대농방직 안에 있던 양백여상은 1980년대 중반까지 학 학년의 학급수가 18개에 이르는 전국 제일의 산업체부설학교였다.

당시 3교대 근무형태로 근무했던 한 직원은 "36도가 넘는 공장에서 얼음을 입에 넣어가며 일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충북여성재단이 9일 충북미래여성플라자에서 충북 여성사 탐방 프로그램 '젠더로드'의 일환으로 대농방직과 양백여성에 대한 특강을 열고 있다.

1990년대 들어 대농이 경영 악화로 몰락하면서 양백여상은 2006년 24회 졸업식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탐방단은 '사진으로 보는 대농방직과 양백여상'을 주제로 한 특강을 들은 뒤 전통시장에 얽힌 여성 상인들의 삶을 들여다보기 위해 육거리종합시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안내를 맡은 이정희 재단 연구위원은 "육거리시장은 여성과 여성이 만나는 공간이자 여성 자영업자 혹은 무급가족종사자의 일터이기도 하다"면서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을 삶의 터전으로 삼아 살아가는 여성들로 지역 여성사를 대표하는 상징성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이날 젠더로드는 수많은 여성 근로자들이 정년을 보장받으며 일했던 옛 연초제조창에서 마무리됐다.

1946년 건립돼 충북 근대산업의 포문을 연 옛 연초제조창은 한 때 3천여 명이 넘는 근로자들의 생계를 책임지는 곳이었다.

내수용 담배를 연간 100억개비 이상 생산하며 해외수출도 했으나, 1999년 담배원료공장이 폐쇄된 이후 2004년 제조공장의 가동이 완전 중단됐다.

현재는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해 '한국의 테이트모던'으로 불리며 도시재생사업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이남희 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충북 여성사 탐방 프로그램은 동양 최대 방직공장에서 일과 공부를 병행한 1만4천여명의 양백여상 학생들의 삶과 전통시장 내 여성 상인들의 삶, 옛 연초제조창 여성 근로자의 삶을 재조명하는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지역 여성사를 널리 알릴 수 있는 다양한 기획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유소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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