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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자원봉사왕에 선정된 안정자씨

아픔을 미소로 승화시킨 '봉사여왕'

  • 웹출고시간2013.06.26 19:12:0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부모의 삶에서 자식이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천금보다 귀하고 무겁다. 쉽게 꺼내지 못하는 가슴 아픈 사연이 뜨거운 6월의 햇살에 펼쳐지고 있었다. 지난 6월 청주시 자원봉사왕으로 선정된 안정자 봉사자는 어렵게 입을 뗐다.

"중학교 3학년 여름에, 외동아들이 동네친구들과 까치네로 물놀이를 하러갔어요. 다들 멀쩡했는데 내 아들만 돌아오지 않는 겁니다.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심정이 어떤지 처음 알았지요. 아무런 삶의 희망이 없었어요. 지금도 그때의 일을 떠올리면 가슴이 떨리고 식은땀이 납니다. 무너진 마음을 겨우 잡아준 것은 무작정 나선 봉사활동이었어요. 무엇이라도 붙잡고 해야만 했어요. 남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내가 살아남으려고 한 겁니다."

2013년 6월10일 오후 2시, 청주시청에서 5월의 자원봉사왕으로 선정된 안정자(73)봉사자의 모습은 무거웠다. 벌써 고희를 넘긴 그녀의 모습에는 주름이 가득했다. 타인을 위한 삶으로 자신의 아픔을 이겨내고 서있는 그 자리가 엄정했다. 어느덧 봉사의 삶을 시작한지 벌써 스무 해가 넘었다. 그녀의 삶 앞에 자원봉사자 상은 무의미해보였다.

아들을 잃고 그 빈 마음에 무언가를 채워야만 했다. 그리하여 난생 처음 백화점에서 의류매장을 열었다. 무작정 아들의 부재를 잊기 위해 7년 동안 정신없이 일에만 매달렸다. 너무 일에 빠지다보니 허리디스크가 왔다. 할 수 없이 매장을 정리하면서 다시 시작한 것이 적십자 봉사회였다. 그녀의 봉사활동은 점점 영역이 넓어져갔다. 수곡1동 주민센터에서 재가방문 자원봉사를 시작으로 청주시 자원봉사자로서 출발했다. 2007년에는 청주시의 아나바다운동 실천에 적극 참여, 곳곳에서 알뜰장터 운영을 실천하여 지역주민들의 재활용 의식강화를 위해 적극 노력하기도 했다. 또한 2009년부터는 사직2동자원봉사대 회원으로서 관내의 생활이 어려운 독거노인과 소년소녀청소년 가장들을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생활을 보살피고, 지원하는 재가방문자원봉사자로 꾸준히 활동했다.

봉사왕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기꺼이 시상식에 참석한 배정자 회장은 "안정자 봉사자는 정말 무엇이든 열심히 하는 봉사자입니다. 마음속 아픔을 봉사로 승화시킨 아름다운 분이죠. 지난 뷰티박람회 기간 동안에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봉사하는 모습은 여러 봉사자들의 귀감이 될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배정자 회장은 안정자 봉사자와 늘 그림자처럼 봉사활동을 함께 했던 귀한 동료였다. 그녀와 함께 에덴원에 다니며 주2회 봉사활동을 펼쳤다. 또한 소년원도 찾아가 아들 같은 수용자에게 밥을 지어 먹였다. 그녀는 "내 아들과 같은 학생들이 한때의 잘못으로 소년원에 있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팠어요. 그들에게는 무엇보다 사람의 정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래서 따뜻한 밥을 먹여주고 감싸 안는 것도 또 다른 봉사였지요."라고 말한다. 에덴원에서는 점심봉사와 빨래, 각종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장애인들과 함께 봉투를 접으며 그들의 고충과 어려움을 몸으로 알게 되었다.

"비록 장애를 갖고 태어났지만, 마음은 맑은 아이들이죠. 내 고통을 이기고자 봉사를 시작했지만, 지나고 보니 봉사는 제게 커다란 에너지를 주었어요. 사실 어떤 의식을 갖기보다 그냥 세월을 보냈다고 봅니다. 다행히 아들을 잃은 슬픔을 이기는 여정 속에 봉사라는 귀한 역할이 곁들여졌으니 오히려 제가 감사한 일입니다."

봉사는 남을 위한 것이 아니라, 바로 자신을 위한 일이었다고, 안정자 봉사자는 고해하듯 끊임없이 말하고 있었다.

/윤기윤 기자 jawoon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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