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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열매' 해도 너무한 강제모금

지자체 동원, 통·리 별로 모금액 적시
적십자 보다 더한 행정력 동원… 전공노 왜 침묵

  • 웹출고시간2013.01.06 19:43:5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연말연시 모금 목표액 초과를 눈앞에 둔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모금 방식이 논란거리다. 도내 지자체를 동원, 통·리 별로 구체적 모금액을 적시해주는 구태연한 방식을 아직까지 고수하면서다.

예컨대 청주시 흥덕구 ○동 ○통은 24만5천원, 인구가 더 많은 △동 △통은 31만원. 이런 식으로 공무원들이 통장들에게 할당을 내린다. 일부 통장들은 사비에서 할당액을 채우곤 한다. '일 처리를 제대로 못하는 통장'으로 찍힐 땐 다음 통장 선출에서 떨어질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렇게까지 구체적 액수를 적시하는 이유는 도내 13개 시·군·구를 돌며 경쟁적으로 순회모금을 하는 공동모금회의 모금방식에 있다. 현재 구조로 볼 때 전년 또는 다른 시·군 보다 모금액이 저조하면 해당 단체장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된다. 경우에 따라 '인정(人情)' 없는 지역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때문에 각 지자체는 읍·면·동 직원들을 압박할 수밖에 없다. '단체장에 누를 끼치지 않으려면 알아서 척척 모금해오라'는 식이다.

한 동주민센터 직원은 "정말 해도 해도 너무 한다"며 "공무원에게 회비 지로용지를 배부하라는 적십자사보다 사실상 강제적 할당량을 정해주는 공동모금회가 더 나쁘다"고 했다.

그런데도 전공노 측은 공동모금회에 대해선 이상하리만큼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일단 공무원이 모금 일선에 동원되지 않으면 괜찮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는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다. 발품을 파는 것도 동원이지만, 계산기를 두드려 통장·이장들에게 모금액을 정해주는 것 또한 명백한 행정력 동원이다. 그런 일은 없어야 하겠지만, '공무원 동원 금지'란 이유로 모금 거부를 하려면 적십자사와 공동모금회, 두 곳 모두를 대상으로 해야 형평성에 맞는다.

충북적십자사 관계자는 "공동모금회 모금은 우리가 20년 전에 쓰던 방식"이라며 "이런데도 굳이 적십자만 걸고 넘어가는 전공노를 이해하지 못 하겠다"고 토로했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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