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달력 한 장 은 눈이 펄펄 내리는 풍경으로 가볍게 걸려 있다. 인디언들은 12월을 침묵을 하며, 나뭇가지가 뚝 부러지고 첫눈발이 땅에 닿는 무소유의 달이며, 또한 태양이 북쪽으로 여행하기 위하여 남쪽 집으로 여행을 떠나가고, 하루 종일 얼어붙는 계절이 12월이라고 표현 하였다. 겨울은 춥고 황량하며 외로운 계절이다. 모든 것을 버리는 시간이며 잘못한 일들을 참회하며 벌서는 시간이기도 하다. 또한 눈이 내리고 한파가 몰아치는 밤이 긴긴 계절이기도 하다. 눈이 온다는 일기예보를 듣고 출근길을 서둘러 근무지에 도착하였다. 폭설이 내린다더니 오락가락하던 눈이 퇴근시간을 조금 남겨놓고는 그야말로 폭설이 내렸다. 온통 세상은 아름답기만 하다. 한 폭의 그림을 어느 누가 그렇게 싱그럽고 정갈하며 아름답게 표현 할 수 있을까? 세상의 추한 모습은 하나도 남기지 않고 하얗게 덮어버렸으며 온통 하얀 세상은 감동 그 자체였다. 그러나 좋은 것도 잠깐 걱정이 앞선다. 어떻게 이 눈길에 퇴근을 해야 할지 난감하다. 근무지가 도심을 벗어나 산속에 자리한 곳이라 만만하지가 않다. 동료들은 어떻게 가든 가야 한다며 모두 퇴근하였다. 나 혼자 고심 끝에 폭설을 핑계로 하룻밤
아침 출근길. 혼잡한 지하철에 커다란 가방을 든 남자가 승차하더니 승객을 향해 말하기 시작합니다. 저마다의 시선을 저마다의 관심거리를 향해 던지던 모두의 시선이 쪼르르 한 곳으로 모입니다. 삼십 대로 보이는 건장한 청년입니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바쁘신 시간에 잠시나마 소란을 피우게 되어 죄송합니다. 제가 이렇게 여러분의 앞에 나선 이유는 좋은 물건을 하나 소개해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여길 잘 보십시오. 가늘고 긴 플라스틱 막대의 머리 쪽에 솔이 소복하게 달려 있지요? 이게 무엇일까요? 맞습니다. 바로 여러분이 일상생활에서 항상 사용하는 칫솔입니다. 제가 이걸 왜 가지고 나왔을까요? 맞습니다. 여러분에게 판매하려고 가지고 나왔습니다. 얼마일까요? 단돈 천 원입니다. 이번에는 뒷면으로 돌려 보겠습니다. 영어가 쓰여 있습니다. 메이드 인 코리아. 이게 왜 쓰여 있을까요? 그렇습니다. 수출을 했기 때문입니다. 수출이 잘 됐을까요? 여러분의 예상대로 망했습니다. 자, 그럼, 여러분께 하나씩 돌려보겠습니다." 청년은 칫솔을 승객들에게 돌렸습니다. 사람들은 황당했지만 봉변이 두려워 마음 놓고 웃질 못했습니다. 칫솔을 다 돌린 청년이 말을 이어갔습니다.…
어느 날 늑대가 나타나 동물들을 모두 불러 잔치를 열었다. 동물들은 늑대가 준 먹이를 먹고 고마워했다. 얼마 후 동물들마다 돌아가며 도둑을 맞았다. 그 중에 늑대가 훔쳐가는 것을 본 동물들이 여럿 있었다. 그런데도 마치 모두가 바보가 된 것처럼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며칠 후 궁궐에서도 아주 귀한 물건을 도둑맞았다. 왕은 화가 났다. "어느 놈인지 당장 잡아 오너라" 그 날도 늑대가 궁궐에서 물건을 훔쳐 가지고 나오는 것을 본 동물들이 있었다. 하지만 동물들은 바보처럼 멍하니 말을 못했다. 숲속에 파수꾼인 개는 도둑을 잡으려고 뒤를 쫓기 시작했다. 그러다 우연히 늑대와 멀리서 눈이 마주쳤다. 개가 중얼거렸다. "처음 보는 녀석인데? 누구지·" 늑대도 중얼거렸다. "저 놈은 안 먹은 놈인데?" 개가 동물들에게 물었다. "늑대를 아니?" 동물들은 멍하니 아무 대답 없었다. 개는 늑대가 수상하게 여겨졌다. 그때 꼬마 여우를 우연히 만났다. "꼬마야, 늑대가 어디에 사는지 아니?" 여우가 대답했다. "그건 몰라, 가끔 보기만 해" 개가 말했다. "동물들이 왜 말이 없는 거니?" 여우가 대답했다. "글쎄, 동물들이 늑대가 차려 놓은 잔치
가상현실(VR) 기기 개발이 장난이 아니다. 더불어 기기 가격도 저렴해진다. 일예로 삼성 전자는 최근 10만원대의 가상현실 기기 '기어VR'을 출시하였다. 이 가격대라면 X-마스 선물용으로 아이들 사줄만 한다. 기기만 저렴해 진 게 아니라 가상현실을 즐길 수 있는 콘텐츠도 엄청 확대되고 있다. 에버랜드에 가지 않고도 롤러코스터를 실제처럼 공포감을 느끼며 탈 수도 있다. 다만 아직은 롤러코스터에 실제 탄 것과 같이 흔들리는 진동이 없다보니 실제보단 덜 공포를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런데 기존에 보는 것에만 치중하던 가상현실 체험이 이제는 느끼게 하는 즉, 촉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일예로 임팩토라는 가상현실 권투 게임은 전기 자극에 의한 진동 촉감 피드백을 피부로 느끼게 하여 게임에서 상대방의 펀치를 맞으면 그 충격을 느끼게 하였다. 물론 실제 맞은 것은 아닌 관계로 충격은 느끼지만 아프지는 않다. 이것으로 축구 게임도 할 수 있다. 임팩토를 다리에 장착하면 공이 발에 닿는 감각을 느낄 수 있다. 아울러 멕시코 비복시라는 회사는 최근 머리에 쓰는 헤드셋 VR기기와 함께 착용하는 '스마트 장갑'을 개발하였다. 이는 가상현실에서 뜨거움, 차가움 등의 촉각을 느
난 오늘 온갖 잡풀과 갈대가 어우러져 있고 잘 정리된 잔디밭이 군데군데 조성되어 있는 무심천 산책길을 시원한 저녁 공기를 흠뻑 들이키면서 귀에는 음악, 눈에는 화려한 조명의 조합으로 걷는다. 무심천 동·서 도로에는 자동차들이 분주하게 제 갈 길을 달려가고 있고 남·녀 노소 분주하게 운동하는 수많은 사람들과 어울려져 자전거 무리도 한 조합이 되는 즐거운 저녁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속에서 왜 난 저마다 열심히 운동하시는 분들의 얼굴을 자주 보게 될까 저마다 행복한 미소를 가득 담은 가슴마다 따뜻한 저녁시간을 마음껏 즐기는 얼굴표정으로 느낄 수 있었다. 시간은 흘러 어디쯤 걸었을까 어디선가 '갈대의 순정'이 라는 노래가 흐르는데 때마침 천변에는 조명 속에 '갈대와 어우러진 풀들이' 환상을 그리고 있는 전광에 매료되어 잠시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갈대는 수만 년 전부터 개천가, 늪지대, 구릉지 등 우리 환경 가까운 곳 어디서나 힘든 환경에서 뿌리 깊게 자라 늦가을만 되면 전국지방자치단체들의 주 축제의 화두로 자리매김 하고 있으며 더불어 볼거리도 제공해준다.매여기서 잠시 억새와 갈대를 알아보자 생김새는 물론 꽃피고 지는 계절까지 비슷하고 같은 벼과의 1년생 풀이지만
도시는 누가 만들었을까? 고대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대부분 권력자들은 본인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도시국가를 만들어 성주로 군림하면서부터 도시는 서서히 그 윤곽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런 군주들을 위하여 고대 그리스 로마시대의 히포다무스(Hippodamus)는 도시의 성장을 원활히 하고 식민도시의 효율적인 통치를 위하도록 격자형 가로망체계를 도입하였다. 이후 도시는 많은 학자들에 의하여 수정, 보완되어 흘러왔다. 산업혁명 이후 도시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도시에서의 비참한 생활이 시작되었다. 이 당시 유럽은 심각한 도시문제를 안고 있었다. 과밀한 도시에서 농촌으로 인구분산 정책이 필요한 시대였다. 이러한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오웬과 푸리에는 노동자를 위한 공동체적인 주거형태를 주장하였다. 또한 하워드(Ebenezer Howard)는 시민의 인간다운 삶을 회복하기 위하여 전원도시를 주장하였다. 하워드가 주장한 전원도시는 자급자족이 가능한 전원도시를 이루기 위하여 인구수를 3만2천명으로 적절히 제한하였고, 계획인구를 초과하게 되면 인근의 다른 전원도시를 배치하여 분산시켰다. 이는 인근 농지에서 식량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인구수를 고려한 것이
아침 저녁으로 제법 쌀쌀해져 어느덧 2015년의 마지막 달이 다가오고 있다. 매년 11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겨울철은 일년 중 화재 위험이 가장 높은 기간으로 매년 화재 발생의 약 40%정도가 이 시기에 발생한다. 때문에 소방관서에서는 매년 11월을 '전국 불조심 강조의 달'로 정해 각종 불조심 행사와 겨울철 소방안전대책을 세워 화재예방을 위한 홍보활동에 전 소방력을 동원하고 있다. 국민안전처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전체 화재 가운데 주택에서 발생한 화재는 25%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원인으로는 부주의가 51%로 가장 많았고, 화재로 인한 전체 사망자의 56.8%(167명), 부상자의 40.8%(662명)가 주택에서 발생해 주택화재에 각별한 대비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화재에서 주거시설의 화재 발생 비율이 25%인데 비해 전체 화재 사망자의 56.8%(167명), 부상자의 40.8%(662명)가 주택에서 발생했다는 점은일반건물이나 차량, 기타화재의 경우보다 주택화재 발생시 인명피해 위험이 훨씬 높다는 것을 말해 준다. 이러한 주택화재 피해 저감을 위해 지난 2011년 8월 4일자로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마침내 12월이다. 가을비가 몇 차례 지나가더니 본격적인 겨울로 접어들었다. 싸늘해진 바람이 길 위의 낙엽들을 이리저리 쓸고 다니며 겨울을 재촉한다. 달랑 한 장 남은 달력 탓인가, 한껏 싸맨 거리의 행인들은 쫓기듯 종종걸음으로 집을 향하고 있다. 시골집의 따스한 아랫목이 그립다. 생각해보면 일 년 중 이맘때가 가장 잔인한 계절인 것 같다. 4월을 잔인하다고 하지만 그것과는 전혀 다른 이유로 사람들을 웃고 울리는 계절이다. 일 년, 혹은 십 년 이상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해 살아온 결과가 종이위에 써진 이름 세 글자로 희비가 가려질 때, 인생은 참 가볍다는 생각이 든다. 무거운 짐을 지고 산을 오르듯 살아온 삶이지만 합격과 불합격이란 결과 앞에선 물에 뜬 종이배처럼 흔들리고 만다. 학생들의 수능과 취직, 일반인들의 승진과 보직 등 갖가지 인생의 관문이 한층 문턱을 높인 채 이 계절에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이맘때쯤이면 으레 떠오르는 화두가 있다. 과연 10여 년 동안의 공부가 단 하루 동안 치러지는 시험으로 당락을 가르는 것이 정당한 것인가· 엊그제 내가 담당했던 학생조종사 한 명이 다른 길을 향해 떠났다. 그 동안 피나는 노력을 했지만 결국…
대학 시절 동양사 은사께서 중국인은 태생적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사람이라 공산주의로는 오래 못 가니 불원간에 변형된 사회주의가 나오던지 아님 새로운 나라가 생길 거라는 말씀을 하셨더랬다. 저간의 중국을 보며 그 말씀이 선각적 예견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중국 사람만 유독 이윤을 탐하지는 않을 터이니, 목하 자본주의사회에서는 역시 '인간은 경제적 동물'이라는 말이 가장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인간은 크건 작건 자기의 이익을 바라며 살아간다. 이익의 의미는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보탬이 되는 것이다. 이익을 대별하면 자익(自益), 공익(公益), 홍익(弘益)으로 구분되어, 자익에서 공익으로 그 다음에는 홍익 순으로 규모를 가늠할 수 있겠다. 자익이란 자기의 이익이고, 공익은 사회 전체의 이익이요, 홍익은 큰 이익이자 널리 이롭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익의 주체는 물론 사람이며 요는 목전의 이익을 탐하느냐 원대한 앞날의 이익을 추구하는가 하는 점에 구분점이 있다. 김구 선생님의 『백범일지』를 읽던 중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라는 대목에서 무릎을 치며 경탄한 적이 있다. 글 중에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교직경력 24년이다. 공부하는 것이 좋았고 공부한 것을 가르치는 일이 더없이 큰 즐거움이었던 나에게 교감 교장으로서의 승진은 전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그저 아이들과 함께 내가 알게 된 것들을 나누는 그 즐거움 속에서 교직을 천직으로 알고 지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승진을 위해 최선을 다할 때 난 능력이 없어서 승진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승진은 내 꿈의 목록에 들어있지 않았음을 나 스스로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연구 실적점수도 받아두고 대학원 공부도 열심히 하며 내 인생을 채워나갔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즐거움에만 빠져 살던 나에게 어느 날 수석교사 제도에 대한 이야기가 들려왔고 난 수석교사가 되었다. 수석교사는 선생님들에게 교육에 대한 바른 인식 및 다양한 교육 활동을 안내하고 양성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새로운 교원 직위체계이다. 분명 교육현장에서 수석교사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교육현장에서의 수석교사 제도의 성공적인 안착은 아직 요원한듯하여 마음이 아프다. 2012년 9월 수석교사의 직위와 수당을 교장과 동등하게 우대하고자 하는 내용의 법안 발언에 대한 의견수렴 과정에서 교육계가 크게 술렁인 적이 있다. 그 기사를 대한 나는 매우 혼
현관문을 열면 그늘진 창가에 몇 년 째 아주 오래된 항아리 하나가 놓여 져 있습니다. 드나들며 가끔 항아리를 닦거나 어루만지다가 뚜껑을 열어봅니다. 간수는 이미 다 빠져서 눈보다도 하얗게 반짝이는 소금이, 한 움큼 쥐면 바스락거리며 손가락 사이로 흩어집니다. 지금은 돌아가신 시어머님의 항아리입니다. 그해 겨울 김장 때 쓰려고 사두신 소금이었는데, 돌아가신 후 마땅히 둘 곳이 없었고 다른 자식들이 가져가질 않아, 유품 아닌 유품이 된, 해가 갈수록 애틋해지는 소금항아리입니다. 밤은 길어지고 날씨가 추워지는 이맘 때 쯤 이면 여기저기서 겨울을 준비하기 위해 서두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뉴스에선 강원도에 함박눈이 내렸다는 소식을 전하고 어느새 청주에도 첫눈이 내리는 것을 보니 겨울은 그렇게 우리들 곁에 와 있었나 봅니다. 짚으로 동여맨 김장 배추에 하얀 서리가 내려앉으면 여인네의 겨울이 시작됩니다. 예전부터, 초겨울이 오면 이 땅의 어머니들은 겨울맞이 통과의례 중 하나인 김장을 했지요. 긴 겨울, 딱히 상에 올릴만한 반찬거리가 없었기에 식구들에게 먹일 김치를 준비하는 것은, 아버지들이 땔감을 쌓아두거나, 식량을 준비하는 것과 같은 필수적인 것이었습니
인간이 이룩한 가장 위대한 철학과 문학행위는 아마도 이름에 있을 것이다. 사람과 사물, 산과 들판, 모든 공간과 시간에 이름을 붙여 부르기 시작했을 때 그것은 해독해야할 텍스트와 상징이 되었다. 이름으로 불리는 모든 명사는 그 자체로 전설이고 역사이며 사연 담은 생애가 된다. 우리는 이름만 들여다봐도 한 보따리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며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가 있다. 제주도의 무인도 '차귀도'를 오르면서 천년도 넘게 차귀도로 불려온 기원과 사연을 되새긴다. 여린 제주의 주민들은 힘 있는 자들의 침입을 막기 위해 이름을 부여함으로써 그들 나름의 전설을 만들었고 그 전설의 위력으로 척박한 삶을 버티며 살았을 것이다. 우리는 서로의 이름을 마음껏 부르며 제주도를 3일간 껄껄대며 걸었다. 사반 세기만에 만나는 친구도 더러 있었고, 총각이었던 그들은 이제 나이든 아내와 장성한 애들을 거느린 반백의 중년이 되었다. 강산이 두 번 이상 바뀌는 사이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풋풋하고 싱그럽던 친구들은 세월의 더께가 머리털위에 허옇게 내려앉았고, 야트막한 차귀도 언덕을 오르는 것만으로도 숨가빠했다. 탐라의 수호신이 돌아갈 길을 차단한…
감각적인 디자인의 아이폰, 커스터마이즈(customize, 고객 맞춤)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벅스 그리고 과거 추억을 회상하게 하는 응답하라 시리즈의 성공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감성.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감정을 자극하고 감성적인 디자인과 커스터마이즈된 서비스를 제공하여 감동을 이끌어내는, 바야흐로 현대는 감성을 중시하는 감성사회다. 하지만 최근에 큰 이슈를 끌며 현실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감정 노동'이다. '감정노동'은 앨리 러셀 혹실드가 1983년에 낸 책 '통제된 마음(The Managed Heart)'에 등장한 용어로, 실제 자신이 느끼는 감정과는 무관하게 직무를 행해야 하는 감정적 노동을 의미한다고 한다. 이러한 감정노동을 사람들은 단지 실제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령, 상을 당한 개그맨이 슬픈 감정을 숨기고 개그프로에 출현하여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관객을 웃기는 것처럼. 하지만 현실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감정노동은 이와 조금 다른 것 같다. 최근 모 백화점에서 규정에 어긋난 고객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직원을 무릎 꿇게 한 갑질 모녀 사건처럼
가정폭력 신고건수는 올해 상반기에만 2만1천381건, 하루 평균 100.9건에 이르지만 여전히 피해자를 위한 지원책이나 제도는 미비하다. 지난해 여성가족부의 실태 조사에 따르면 가정폭력이 발생했을 때 응답자 중 98.2%가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 이유는 말 그대로 '가족'이기 때문이다. 언제까지 가족이란 이름으로 지켜보아야 하는가? 가정폭력 중 남편에 대한 폭력은 한번 일어나면 재범률이 높고 지속적이다.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특성상 단순한 폭력으로 치부해 버렸다가는 살인 등 강력사건으로 악화 될 수 있는 중대범죄이다. 가정폭력은 다음세대에도 전수되어 자녀세대의 가정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고 가족구성원의 인간다운 삶을 박탈하고 가족공동체를 깨뜨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가족원간 범죄와 또 다른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여성청소년계에 근무하며 느낀 것은 가정폭력은 모든 범죄에 근본이 되는 것이다. 과거의 가정폭력 신고는 일반신고와 다를 바 없이 취급됐다. 심지어는 남의 집 가정사에 끼어는 것 같이 범죄로도 인식하지 못하는 등 사회와 개인이 모두 외면하고 있었던 게 불과 몇 년 전이다. 현 정부 이후에 가정폭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스위스 제네바 출신의 내과 의사이자 정신의학자 폴 투르니에(Paul Tournier, 1898-1986)는 사람의 인생을 4계절에 비유해서 쓴 책이 있다. 그 내용은 자연에 춘하추동(春夏秋冬)이 있듯 인생에도 춘하추동의 사계절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자연계의 춘하추동은 계절에 따라 끝없이 순환하는데 비해 인생의 계절은 단지 한 번뿐이라고 했다. 인생에 있어서는 출생에서 20세까지를 '봄', 21세부터 40세까지를 '여름', 41세부터 60세까지를 '가을', 61세 이상을 '겨울'이라고 비유했다. 자연계에 사계절이 있듯이 우리의 인생에도 사 계절이 있다. 자연계의 사계절에 각각 그 특성이 있는 것과 같이 우리 인생의 계절에도 그 나름대로 독특한 특성이 있다. 자연의 봄 특성이 새롭게 태어남과 성장이라면 인생의 봄 역시 태어남과 성장이 그 특성이다. 자연계의 여름이 열매의 계절이면 인생의 여름 역시 열매와 결실을 위한 준비의 계절이다. 여름 다음에 오는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며, 그 다음에 오는 겨울은 모든 것을 마감하는 휴면의 절기이다. 인생의 가을은 새로운 적응의 시기이다. 이 시기는 생의 봄, 여름과는 달리 더 이상 새로운 일을 계획하고 추진할 수
배추의 계절이다.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노란 은행이파리가 길에 주단을 깔 즈음이면 재래시장은 물론 동네상점마다 배추가 산더미처럼 쌓여 인도까지 점령했었다. 그러나 요즘은 재래시장이든 동네든 그런 풍경이 별로 없고 약간정도만 보인다. 우리의 배추김치가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음에도 노상에 쌓인 배추가 줄어드는 현상은 왜일까· 다름 아닌 배추김치 담그는 방법의 진화, 즉 절임배추시장이 새로운 아이템으로 형성되어서다. 여성들에겐 선물 같은 김장 법 진화다. 어떤 전통이든 깨지려면 소리가 난다. 김장을 대량 담그는 교회에서 방법에 대한 논쟁으로 갑론을박이다. 절임배추로 김장을 하자는 신세대와,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려는 기성세대세간 주장이 서로 만만찮다. 해마다 논쟁이 있지만 작년까진 기성세대 주장에 밀려 배추를 산더미처럼 들여왔었다. 다듬어 절이고 밤중에 나와 뒤집고, 새벽기도 마치고 씻어 양념하여 버무렸다. 그리곤 대다수가 허리를 앓았다. 그런데 올해엔 신세대들의 주장이 만만찮다. 요즘은 배추농가에서 조합을 만들어 절임배추 시스템을 갖추고 판매를 하기도하고, 밭을 사서 절임배추 사업을 하는 곳도 많아 전화 한통이면 배달까지 해준다는 거다. 젊은 연합회장
가을빛이 산과 들에 물들기 시작 할 즈음 청주시에 있는 한 작은 학교에서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하는 '가정폭력예방교육'강의 의뢰가 왔다. 학교는 아담하고 아기자기한 모습으로 평화로워 보이기까지 했다. 때마침 학교 뒤편에서는 학부모님들이 모여서 아이들과 함께 염색공예 등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교무실로 먼저 찾아가서 교육담당 선생님과 인사를 나눈 뒤 교육장으로 향했다. 어느새 교육 시간이 되었고 뒷문으로 한분 두분 학부모님들이 들어오시는데 그 중에는 20대 젊은 엄마부터 70대가 넘어 보이시는 할머님과 아버님들도 몇 분 보였다. 교감 선생님께서 강사프로필을 읽어 가시면서 강사인 나를 소개하는 짧은 시간 동안 학부모님들의 표정은 호기심에 가득 찬 얼굴로 나를 지켜보고 계셨다. 오늘 교육은 가정폭력예방을 주제로 하여 내 가정을 먼저 돌아보고 우리 사회의 안전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강의 주제와 목표 등을 설명하는 동안 교육생분들의 다양한 표정들이 내 눈에 고스란히 들어왔다. 강의가 중반부로 들어갈 즈음 그때 40대 후반 정도로 보이시는 한 아버님이 손을 드시더니 궁금한 게 있다고 하셨다. "강사님 말씀대로라면 대한민국에 가정폭력이 없는 집은…
우리경제가 수출부진, 중국경기 둔화 등으로 경기침체의 깊은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현실은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전국의 중소기업 3천150개를 대상으로 한 12월 중소기업경기전망 조사 결과에서 엿볼수 있다. 12월 경기전망 지수는 86.2으로 기준치 100이하를 밑돈 것은 물론이고, 더욱 심각한 것은 2010년 10월 이후 무려 5년 동안 기준치 100을 하회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사업체수의 99%, 종업원수의 88%를 점유하는 중소기업이 어렵다는 것은 사실상 국민경제의 대부분이 어렵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토록 중소기업을 어려운 상황에 처하도록 했을까. 지난 12월 중소기업경기전망 조사결과, 중소기업의 최대 경영애로로 무려 73.8%가 내수부진을 지적했듯이 가장 심각하고 고질적인 원인은 내수부진이라 할 수 있다. 대기업에 비해 낮아진 기술력과 생산성이 중소기업의 내수부진을 촉발했지만 또다른 요인으로 2007년 중소기업 고유업종제도 폐지이후 중소기업 업종에 대기업이 무분별하게 진출하는 데 따른 영향을 들 수 있다. 예컨대 공구, 장갑 등 소모성 자재나 두부, 콩나물 등 기초식품, 기업형슈퍼마켓(SSM)과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어릴 때 설날이 다가오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로서 어린이들이 명절을 맞는 부푼 마음으로 즐겨부르던 동요다. 오늘은 즐거운 설날인데 하루전인 어저께는 그렇게도 목이 빠지게 하루 후의 설날을 기다리는 심정이 나타나면서 그 기다림의 설날을 좋은 소식을 알려주는 까치에게 양보하고 있다. 까치는 요즈음 농작물에 많은 해를 끼친다고 하여 싫어하기도 하지만 우리 조상들은 길조로 여기며 새해 첫날 좋은 소식을 알려주기를 기원하였다. 그러면 까치 설날의 까치는 정말로 날아다니는 새인 까치일까· 지명에 쓰인 까치를 통해 원 의미를 알아보자. 청주시에서 무심천(無心川)을 따라 서북쪽으로 난 제방을 따라 옥산 쪽으로 계속 가면, 오창 팔결에서 내려오는 미호천(美湖川)과 청주 시내를 흘러온 무심천(無心川)이 합수하는 지점에 이른다. 이곳을 '합수머리'라 하는데, 여기서 합수한 물이 흥덕구 원평동, 신대동, 오창면 신평리, 옥산면 남촌리, 소로리를 이어 흐른다. 이 내를 '까치내'라고 한다. 까치내는 17세기 후반에 발행된『동국여지지(東國輿地誌)』 등과 같은 지리지에서는 줄곧 작천(鵲川)으로 나오고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호칭은 고유어로 알기 쉬운 한자어(漢字語)가 대부분인데 잘못 사용하여 자신의 무식을 드러내거나 상대방에게 결례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다른 사람의 아버지에게 쓰는 존칭어 인데, 자기 아버지를 춘부장(椿府丈)이라 하거나, 자기 어머니를 모친(母親)이라고 하는 경우이다. 남편의 부모를 직접 부르거나 남에게 말할 때의 호칭인 아버님, 어머님이 어르신들에게 쓰는 보통명사가 되어버렸다. 고객을 상대하는 여직원들은 어르신에게 '아버님, 어머님' 이라는 호칭을 사용한다. 처음들을 때는 어색하더니 너무 자주 들으니 자연스러워졌다. 부모님 연세의 고객을 대하는 호칭이 마땅하지 않으니까 사용하는 것 같기도 하다. 성인이 되기 전에 머리를 뿔(角)처럼 묶었다(總)하여 총각(總角)이라는 한자어 호칭을 장가가지 않은 젊은이를 지칭하며, 총각무의 모양이 이와 같다하여 총각김치라 하는 것이다. 고유어인 '님'자만 붙이면 존중하는 호칭으로 통용이 되고 있다. 마땅한 호칭이 없을 때 상대를 높여 부르기 위해 어울리지 않는 존칭어로 '선생(先生)님'도 흔하게 사용한다. 대통령에게도 님 자를 부친다. 사장이 아닌데도, 사장님이라는 호칭을 듣고 어색
첫눈과 함께 추위가 우리 곁으로 찾아왔다. 같은 찬바람이라도 마음의 상태에 따라 더 차게 느껴지기도 하고 덜 차게 여겨지기도 한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웃일수록 겨울은 더 힘든 계절이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전국 주요 도시마다 소외된 이웃을 위해 따뜻한 마음을 모으는 구세군 냄비와 사랑의 온도탑이 세워진다. 충북에서도 지난 23일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주최로 '희망 2015 나눔 캠페인' 출범식과 사랑의 온도탑 제막식이 있었다. '나의 기부, 가장 착한 선물'을 슬로건으로 진행되는 모금 활동은 지난해보다 2.6% 증가한 60억7천만 원을 목표로 내년 1월 31일까지 이어진다. 십시일반 사랑의 마음을 전할 때마다 온도계는 조금씩 올라가는데, 온도탑은 100도를 향해 6,070만원이 모일 때마다 1도씩 올라간다. 충북의 경우 공동모금회가 처음 출범한 1999년 모금액은 9억 12백만 원에서 2014년 88억 93백만 원으로 15년 만에 9.8배 규모로 성장했다. 모금액의 증대와 더불어 충북지역에 배분된 금액은 1999년 10억 7백만 원에서 2014년 137억 1백만 원으로 13.6배 성장하였다. 모금액보다 배분액이 더 많은 이유는 중앙모금회의 지원금이 있기 때
석양이 내려앉기 시작한 바다는 온통 붉은 빛이다 하루의 삶을 온전히 살아내고 임종을 맞이한 저무는 해가 마지막 남은 열정을 불태우기라도 하려는 듯 붉은 화염을 쏟아내고 있다. 쏟아져 내리는 석양과 맑고 푸른 물결이 어우러진 바다는 부드러운 바람에 온 몸을 내 맡긴 채 춤을 춘다. 춤추는 바다위로 갈매기들의 날개 짓이 여유롭다. 한가로이 떠있는 유람선들은 노을이 머무는 해질녘 바다와 더불어 한 폭의 수채화가 되어 시야에 어린다. 때깔고운 모래위에 털퍼덕 주저앉아 해조음을 들으며 파타야의 바다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내 마음도 어느 샌가 노을빛 물결로 출렁이기 시작한다. 이곳 태국은 왕도 있고 총리도 있는 입헌 군주제 국가다. 현지인 안내자의 말에 의하면 상징성을 지닌 국왕이 아니라 국민들의 삶에 깊숙이 개입하여 영향력을 미치는 국왕이라고 한다. 그 말을 뒷받침이라도 하듯 큰 도로 주변에는 대형 스크린만큼이나 큰 국왕의 사진들이 세워져 있어 낯선 여행객들에게 의구심을 자아내게 한다. 사회주의 국가가 아니고서야 어찌 저런 일이 있을 수 있나 싶어서다. 그 의문은 방파인 이라고 하는 국왕의 여름 궁전을 다녀오면서 조금은 풀리는 것 같았다. 몇 년 전만 해도
지난 26일 전국에 첫 눈이 내리며 차가운 바람과 함께 겨울이 시작되어 사람들은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기 위해 장농에서 두꺼운 외투를 꺼내 입고 전열기구를 많이 사용합니다. 그리고 매스컴에서는 소중한 생명을 요아가는'화마(火魔)'가 화제가 되어 전해집니다. 국민안전처 충북지역 전기화재 통계에 따르면 2011년 340건, 2012년 352건, 2013년 369건, 2014년 375건으로 매년 증가추세에 있으며, 발생 원인을 살펴보면 부주의로 인한 화재(38.75%) 다음으로 전기화재(25.2%)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전기는 불가분의 관계입니다. 전기화재, 안전사고 등 다양한 부작용이 있지만 전기는 사용 용도가 다양하고 편리함으로 인해 상당히 많은 생활영역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상생활에 밀접한 전기를 작은 관심과 주의를 갖고 활용하면 화재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고 전기의 부정적인 면은 해소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전열기구 등을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항상 전기 코드를 뽑아놓고, 콘센트 사용 시에는 무리한 문어발식 사용은 금지하고, 전열기 주변은 가연물을 제거, 누전차단기 설치, 노후설비…
얼마 전 방영종료한 KBS드라마 '어셈블리'는 무식해서 용감하고, 단순해서 정의로운 용접공 출신 국회의원 진상필이 최인경과 함께 한국 정치의 속살을 시원스럽게 그린 정치드라마다. 드라마에서 진상필은 자신을 소개할 때 '국민진상 진상필'이라고 소개한다. 마지막 회에서, 진상필은 박찬섭 의원이 "국가가 물줍니까"에 대한 질문에 "그럼, 국민이 물줍니까? 그들이 쓰러졌을 때, 의무를 다했던 국민들에게 국가는 의무가 되어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내년 4월13일 실시하는 제20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지금 정치권은 총성 없는 전쟁 중이다.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감이 높아서 그런지 '어셈블리'에 대한 시청률은 그다지 좋지 못하였다. 그러나 국회의원 진상필을 통해 진정한 정치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 드라마였다. 물론 드라마 속 진상필은 판타지이고 현실성은 부족하다. 하지만 작은 희망을 꿈꾸며 그 희망을 키우는 것이 어리석은 모습은 아닐 것이다. 이제 '희망'이라는 나무에 사랑을 담은 '물'을 주는 것은 어떨까. 바로 정치후원금이 그 물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자금은 민주주의의 모유'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정치를 하는데 있
그날 새벽 호텔 로비는 분주했다. 며칠간의 고단한 일정을 마치고 공항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으려는 사람들은 잠을 설쳤는지 푸석푸석한 얼굴이었다. 올 때 보다 더 많은 짐들이 부담스럽고 세관 검역이 걱정된다며 여기저기 옮기거나 가방 부피를 줄이려고 안간힘을 썼다. 집 떠나면 고생이라더니 짐을 꾸리고 챙기는 풍경을 바라보며 삶의 향기야말로 거저 만들어지지 않음을 느낀다. 여행도 치열한 삶의 하나이며, 치열성의 결과가 각자의 향기를 만든다는 것을 알게 했다. 짐들이 정리되고 사람들은 버스에 올라탔다. 이제는 떠나야할 시간, 인원체크를 해보니 한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국제젓가락문화협회 우라타니 효우고 회장이 보이지 않았다. 그는 호텔 한 구석에서 무릎 위에 편지지를 올려놓고 무언가를 열심히 쓰고 있었다. 시간이 늦었으니 얼른 차에 타자고 해도 '잠깐만'이라는 짧은 외마디 비명만 지르고 간절한 표정으로, 몰입의 힘으로 꾹꾹 눌러쓰고 있었다. 여행길에 누군가를 위해 편지를 쓰는 것이다. 순간의 아름다움과 추억과 영광을 몇 줄의 시로 써서 누군가에게 보내려는 것이다. 저렇게 손편지를 써본 것이 언제였나 생각하니 기억조차 가물가물하다. 호모 스마트쿠스라고 했던가.…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