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는 개천과 관련 있는 지명이나 조상 대대로 전승해온 문화유적이 남아있어 개천절 관련행사가 동시에 개최되고 있다. 충주시 동량면 하천리의 옛 지명은 개천안(開天安·하늘이 열려 편안한 곳)으로 한양에까지 더 잘 알려진 지명이다. 지금도 마을에 들어서는 고개에 '開天安'이란 표지석을 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솟대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한 '2016 개천안 솟대문화제'가 지난 3일 하곡마을 솟대거리에서 열렸다. 나무로 새의 모양을 만들어 하늘과 소통하는 솟대문화가 전해지고 있다. 고대로부터 중원문화의 꽃을 피웠던 곳으로 열두 개천안(開天安)이라 불렸다고 한다. 개천안 인근에는 삼등 산이라 불리는 천등산, 인등산, 지등산이 있는데, 천등산에는 근년에 천제단(天祭壇)을 만들어 새해 초순에 하늘에 제를 올린다. 솟대는 나무나 돌로 만든 새를 장대나 돌기둥 위에 앉혀 마을 수호신으로 믿는 상징물이다. 삼한시대에 신성시한 성역이었던 소도(蘇塗)에 유풍(遺風)으로서 '솟아 있는 대'로 세워졌던 것이 그 기원으로 마을의 안녕과 수호, 풍요를 위해 마을 입구나 중앙에 세워졌다. 솟대는 세우는 목적에 따라 세 종류가 있다. 첫 번째는 마을의 액(厄)막이와 풍농·풍어 등을…
산 좋고 물 맑은 文光面은 괴산군의 중앙 남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북으로는 괴산읍이 인접하고 동쪽으로 칠성면, 서쪽은 청안면과 사리면, 남으로는 청천면에 경계하고 있고 장자봉(585m)과 배미산(546m)이 웅장하게 솟아 있으며 달천강 지류인 성황천과 광덕천이 흐르고 있다. 고구려 장수왕 63년(475)에 잉근내군(仍斤內郡)에 영속된 이후, 신라 경덕왕때 괴양군(槐壤郡)으로, 고려초 괴주군(槐州郡)으로 명칭이 바뀌였다가 조선왕조 태종13년(1413)에 괴산군(槐山郡)으로 개명된 이후 1914년에 문광면 행정구역이 10개리(光德,松坪,文法,大明,柳枰,新基,陽谷,方城,黑石,玉城)로 개편되어 5,657ha의 면적을 갖고 있으며, 文法里와 光德里의 앞 글자를 따서 文光面이라 칭하였다. 경지면적은 941ha(답 380ha, 전 561ha)로 산지가 많고 경지율이 낮다. 주산업이 농업으로 벼 위주의 주곡 작물이 생산되었으나 지금은 고추,대학찰옥수수,감자, 배추,인삼 등의 경제작물을 주로 재배하고 있다. 특히 1997년 문광면에서 처음 생산하기 시작한 괴산시골절임배추는 농한기 주 소득원으로 전국적인 절임배추가 되었다. 문광면은 군청 소재지인 괴산읍과 인접하고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로 오래전에 타던 비행기를 조종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늘 타던 비행기도 수많은 작동절차에서 혹시 실수가 있을까봐 조심스러운데, 과연 날 수 있을까 싶은 고물 비행기로 왜 비행을 하라는지 이해할 수 없다. 그러나 어떻게든 기억을 되살려서 시동을 걸고 이륙을 해야 한다. 이래저래 시도를 하다 보니 마침내 시동이 걸렸다. 하지만 이륙을 앞두고 안전할지 자신이 없다. 어쩌면 명령이 취소되지 않을까 싶어 머뭇머뭇 시간을 계속 끌다가 꿈에서 깨어났다. 개꿈이려니 하였지만 이륙을 앞두고 고민하던 기억이 하도 생생하여 출근하는 기분이 찜찜했다. 비행은 습관화된 절차와 몸에 익혀진 감각에 의존하는 부분이 많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 두뇌가 조종이라는 3차원 공간에서의 빠른 상황판단과 반사적인 조작을 제대로 통제하기 어렵다. 그래서 비행훈련은 뜨고 내리며 기동하는 전 과정을 몸의 감각에다 새겨 넣는 것이나 다름없다. 매일 반복적인 훈련을 하면서도 심리상태나 몸의 컨디션 유지가 중요한 이유이다. 뒤숭숭한 꿈자리가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출근한 후 비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묻혀 버렸다. 하지만 감각은 무의식중에 예민해져 있었던 것 같
10월이 되었다. 그렇게 2016년도 3개월 밖에 안남았고, 4분기에 들어섰다. 연초 계획에는 1년을 반기, 분기, 월별로 나누고 각 기간마다 해야할 일을 세운다. 그리고 그것은 항상 '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계산한다. 그런데. 9월까지 1년의 75%를 소화한 지금, 지난 3분기까지 계획대로 잘 실천했는지, 나머지 4분기도 원래의 목표대로, 잘 할 수 있을까? 삶은 하루가 모여 만들어진다. 오늘의 연속이다. 그래서 '오늘을 산다' 라는 표현을 쓴다. 그런 오늘도 1년의 계획 안에 포함되어 있는 부분이다. 다만 중장기 계획보다 처리해야 할 숙제 같은 오늘이 너무 많은 상황 속에서 하루를 살고 있다. 지금 당장 해야하는 일 - 대부분 갑자기 생기는 상황, 지시, 긴급 사태 등 - 때문에 긴 '오늘들'이 많이 묻혀져 있다. 그래서 연간, 중장기 계획이 때론 무색하기도 하다. 연초 계획을 돌아봤다. 넘겨진 달력만큼 2016년 세운 계획들이 평균 진도율이 75%가 되어야 했겠다. 물론, 넘은 것도 있고 중간에 접은 것도 있고, 연초 계획에는 없지만 새롭게 시작한 것들이 있어서 어쨌든 플러스, 마이너스를 감안하여 75% 선에는 있어야 한다. 점검해보니 'A'는
문화란 무엇인지 다들 논의를 많이 했으니 생략하기로 하고 문화의 적은 누구 혹은 무엇일까. 문화를, 예술을 전면에 내세우거나 포함시켜서 도시의 정체성을 밝히거나 홍보 등에 활용하는 것은 이미 오래된. 식상한 지역 마케팅 방법 중에 하나이다. 그 동안에 대부분의 지자체들은 실제로는 문화는 들러리로 내세우기만 하거나 세우는 척 한 것은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경향 각지에는 1천500개가 넘는 축제와 예술의 전당류의 시설들이 있다고 하는데 문화적 풍모를 느꼈다던가 예술의 향기를 느꼈다던가, 예술가들이 시장, 군수님처럼 대우받는다는 얘기가 들리지 않음은 왜 일까. 내가 과문한 탓도 있을 터이고 한편으로는 문화 혹은 예술을 빙자한 행사나 프로그램들이 비문화적이어서는 아닐까. 문화라는 단어는 사회 속에서 사용되는바 타인을 전제로 한(설사 장 폴 사르트르의 말처럼 타인이 지옥이라고 하더라도) 관계를 전제로 하는 것이며 이러한 전제는 배려 혹은 존중이라는 덕목을 포함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여전히 우리는 배려나 존중은 상대방이 나에게 혹은 우리에게 해주어야 하는 것들이지 내가 타인에게 제공해야 하는 것들은 아니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문화행사 역
현재 우리나라는 만혼과 저 출산 고령화로 1~2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반련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천만명을 넘어선 상태이다. 시대의 변화와 더불어 동물에 대한 개념이 크게 변하면서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아끼는 펨펫족(family+Pet)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이처럼 가정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은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그럼에도 해마다 10만 마리에 가까운 반려동물이 버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2011~2015년)간 유기된 반려동물은 46만여 마리에 달했고 개가 30만(65%)마리로 가장 많고 고양이가 15만(34%)마리나 됐다. 이중 새 주인을 찾아 분양된 반려동물은 28.8%인데 반해 안락사·자연사 등 죽음에 이르는 반려동물의 비중은 46%로로 1.5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또한 반려동물의 유기는 시기적으로 휴가철인 7~8월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을 막상 키우다보니 싫증나거나 병들었다는 이유로 유기되는 경우가 적지 않을 뿐 아니라 동물을 버려도 된다는 잘못된 인식과 누군가 대신 키워 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심리가 맞물려 휴가철 반려동물 유기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공장제품 찍어내듯 무차별
9월28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각계계층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옵니다. 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것 모두 나름대로의 논리를 갖고 있습니다. 일부 중소기업이나 실생활에 밀접한 연관이 있는 서비스업 등은 이번 추석 명절부터 급격한 매출의 하락을 맛볼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무언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야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시민들은 쾌재를 부르며 소리나지 않는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이제는 우리 사회가 달라져야하기에 김영란법을 대다수는 응원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사회가 건전하고 투명했다면 김영란법은 제정될 필요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사회는 그렇지 않았다고 대다수의 국민들은 믿고 있습니다. 가진 자와 힘 있는 자 들의 횡포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청탁이라고까지 믿었다면 너무 비약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무언가 비뚤어진 잘못된 가치관을 지니고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취업을 앞둔 자녀가 있으면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사회적으로 힘 있는 이들을 떠 올리게 됩니다. 특히 유권자의 표를 먹고사는 국회의원과 지방자치시대
기원전 604년 한 아이가 태어났다. 이 아이의 어머니는 62년 동안 임신해 있던 상태였다.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말을 했다. 주위의 자두나무를 가리키며 "나는 이 나무를 따서 성(姓)을 짓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두나무(李)에다 자신의 큰 귀(耳)를 상징하여 스스로 이름을 이이(李耳)라 했다.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하얀 머리카락을 가졌다. 사람들은 늙을 노(老)를 써 그를 '노자(老子)'라고 불렀다. 한자(漢字)의 늙을 노(老)는 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채 허리가 굽어서 지팡이를 짚고 있는 늙은이 모습을 형상화한 글자라고 한다. 1990년 유엔은 10월 1일을 '세계 노인의 날'로 정했다. 우리나라는 이날이 '국군의 날'과 겹쳐 10월 2일을 '노인의 날'로 정했고, 1997년부터 법정기념일로 지정했다. 이날은 1년을 12살로 친다면 노인에 해당하는 10살쯤이다.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 수명이 82.4세이니, 나이로 환산하면 62세에 해당된다. 62세는 헤밍웨이가 세상을 떠난 나이이기도하다. 산티아고는 쿠바의 어부였다. 멕시코 만류에서 조각배로 고기잡이하는 노인이다. 그는 84일 동안 바다에 나갔지만 아무 고기도 잡지 못했다. 8
청주시 오창읍의 원리(院里)는 '원골, 원동'이라 불리어 왔는데 1914년 행정구역명으로 '원리(院里)'라 표기가 되었다. 본래 청주군 북강외일면의 지역으로서, 조선조 때 행인의 편의를 봐주는 원집이 있었으므로 원골 또는 원동이라 하였다고 전해진다. 다른 지역에도 '원동, 원골'이 많이 나타나는데 오창읍의 '원리'처럼 옛날에 역원이 있었던 지역이 많으나 역원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지역도 있어서 모두 역원과 연관짓기는 어렵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원골, 원동'이라는 지명은 예전에 역원이 있었다는 연고로 인하여 지명에 '원'이 포함된 지명과, 역원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이 다른 고유어가 음운 변이를 거쳐 '원골, 원동'으로 불리는 지역으로 나누어 볼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면 먼저 '역원'에 연고를 두고 생겨난 '원-'계 지명을 찾아보자. 우리나라 역원제(驛院制)의 기원은 고려 성종 때 12목이 설치된 이후 지방제도가 본격적으로 정비되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개경을 중심으로 한 전국적인 역로망을 형성하였으며 조선시대에는 이 제도를 이어받아 활용한 것이다. 충북향토문화연구소에서 편찬한 '충북의 역원과 봉수'에 의하면 "역이란 중앙 관아의 공문을
특정한 관심이나 활동을 공유하는 사람들 사이에 관계망을 구축해 주는 온라인 서비스를 SNS(Social Network Services)라고 한다. 이러한 SNS를 활용하면 시공간의 제약 없이 많은 사람들과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SNS상에 악성루머가 게시되면 익명성이라는 가면을 쓰고 빠른 속도로 불특정 다수에게 퍼지는 현상 역시 발생하여 악성루머로 인한 피해자의 정신적 충격은 그 배가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학교전담경찰관은 학교에서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학교폭력 예방교실을 실시한다. 실제로 예방교실을 하면서 학생들을 만나 SNS를 하는 학생들을 확인해 보면 거의 모든 학생들이 손을 든다. SNS상 사이버 폭력이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었고 특히 청소년들 사이에서 일어나자 이를 막기 위한 법이 제정되고 많은 교육과 캠페인이 실시되고 있다. 사이버 공간에서 서로 얼굴을 볼 수 없고 자신의 신분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해서 다른 사람을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하는 등 사이버 폭력이 학생을 대상으로 많이 발생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폭행 등과 같은 물리적인 학교폭력과 달리 사이버 폭력은 시간이 지난 경우에 발견되는 경우가
말(言)의 힘은 매우 크다. 말은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나타내고 그 사회를 반영한다. 누군가는 현실을 빗대거나 과장하려고 일부러 말을 지어낸다. 그런 말은 비슷한 처지에 놓인 사람을 통해 빠르게 퍼지고 마침내 현실을 왜곡한다. 요즘 갑(甲)질 논란이 거세다. 이는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서 약자에게 불공정하거나 불법 행위를 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갑의 횡포는 만연하다. 최근 이 문제가 불거진 것도 현실과 무관치 않다. 우리나라 상위 10% 소득집중도는 미국에 이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불균형으로 계층간 위화감이 커지고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일부 지도층은 도덕 불감증에 빠져 약자에게 불법행위마저 저지르곤 한다. 갑의 횡포로 많은 국민이 분노하는 가운데 갑질 논란은 빠르게 파고들었다. 마침내 우리 사회는 '갑을' 관계만 남아 있는 것 같다. 사회 지도층이 높은 도덕성을 갖고 그 책임을 다하길 바란다. 그런데 이 같은 논란은 또 다른 문제를 불러일으킨다. 국민 분열과 계층 갈등을 가져올 게 뻔하기 때문이다. 이를 봉합하기 위해 또 엄청난 사회 비용이 들 것이다. 그러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몫이다.…
사과를 파는 할머니가 있었다. 하루는 어떤 아저씨가 오더니 흠집이 있는 것만 고르더란다. 그럴 때는 대부분 좋은 것부터 고르게 된다. 의아한 생각이 든 사과 장수 할머니가 좋은 걸 가져가라고 해도 다른 사람이 맛없는 것을 먹게 되지 않느냐면서 여전히 언짢은 것만 골라 가더라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교회에 다니는 분이었다. 예의 자연스럽게 종교 문제가 나왔고 사과 장수 할머니는 그런 아저씨가 다니는 교회라면 볼 것도 없을 거라면서 기독교인이 되었다. 돈을 내고 사면서도 언짢은 사과만 고른 것은 전도가 목적일 수 있겠지만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 때문이다. 그 할머니가 예의 비양심적인 장사꾼이라면 아저씨가 남겨 둔 좋은 사과 속에 언짢은 것을 넣어 다시 팔 수 있지만 상관하지 않았다. 결과는 어쨌든 사과를 사 가는 여타 사람들이 더 좋은 것을 먹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고 그런 의중으로 흠집 난 사과를 집어갔을 것이다. 그 아저씨 말고 모든 사람이 그런 식이라면 내가 살 때도 좋은 게 남는다. 게다가 또 전도가 목적이라 해도 막상 이해문제가 닥치면 나부터 좋은 걸 먹으려는 본능적인 행동이 나온다. 종교적이라면 남이 더 좋은 것을 먹도록 하는 게
올여름 무더위는 에어컨 판매량을 최고치로 올려 줄만큼 찜통이었습니다. 한낮에는 거리가 한산할 정도로 사람들은 외출을 피했지요. 밤엔 열대야로 잠을 설쳐 무기력증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그 더위에도 텃밭의 옥수수는 익어 수염이 말라갑니다. 사람들이 바다로 계곡으로 또는 집에서 에어컨을 켜놓고 피서를 하는 동안 자연은 말없이 자기 임무를 수행하여 수확물을 내놓습니다. 옥수수를 땄습니다. 늦저녁을 먹었으니 낮 열기가 식을 때쯤 옥수수를 쪘습니다. 노동력이 없어 여남은 개 심은 것이라 채반에 펴놓고 보니 빈약합니다. 그래도 구수한 냄새가 여름 별미로 구미를 당깁니다. 텔레비전 연속극이 끝나고 밤은 깊어 가는데, 아파트 창마다 불이 환합니다. 바람 한 점 없는 밤을 보내느라 잠이 쉽게 들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옥수수 세 자루를 비닐봉지에 담아 마당으로 내려갔습니다. 따끈따끈한 옥수수를 들고 아파트 경비실로 갔지요. 좁은 공간에서 낡은 선풍기 한 대로 경비를 서는 경비원이 어느 날 혼자 양은 도시락을 먹고 있는 것을 본 일이 있거든요. 연세도 있는 분이 도시락을 혼자 먹는 모습이 마음에 꽂혔나 봅니다. 경비실엔 희미한 불빛만 새어나오고 순찰 중이라는 푯말을 붙
"우리 지자체에 거주하시면 아이 출산장려금을 드립니다(전국 각 지자체)." "셋째아이 양육을 위해 만 5세까지 월 15만 원을 지원해 드립니다(청주시)." "출산 후 산후조리 지원비 25만 원을 드립니다(성남시)." 전국 지자체가 다툼이라도 하듯 출산장려 지원책들을 다양하게 만들어내고 있다. 지방자치시대에 들어서면서 잘사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자치 단체 간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는 가운데, 도시 경쟁력 강화의 주요지표인 인구 늘리기 정책에 대해 각 지자체의 공격적 투자방안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각 지자체에서는 이 같은 단기적 공격적 출산장려책 뿐만 아니라 정주여건 개선을 통한 전입유도 및 전출억제를 위해 다양하고 장기적인 플랜 또한 마련하고 있다. 왜 인구 늘리기인가? 너무나 당연하다. 모든 활동의 주체가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 지자체 소속의 사람이 많아야 경제도 문화도 활성화되며, 나의 지역에 사는 홍보대사가 그만큼 많아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규모의 경제, 국책사업·투자유치용이, 글로벌 대도시로 가기 위한 필요 최소조건, 100만 이상 대도시 특례 등 구체적이고 어려운 사항들을 나열하지 않아도 그 당위성은 충분하다. 얼
믿기지 않겠지만 일본 니가타시에는 100년 넘은 사케 공장만 92개가 있다. 92개의 사케박물관이 있는 거나 다름없다. 술을 빚고 맛을 내며 그간의 삶의 흔적을 담아 온 이야기가 고스란히 묻어있기 때문이다. 니가타는 일본 최고의 쌀 생산지인데다 물이 맑아 사케 제조에 최적의 환경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봄에는 사케축제를 열고, 여름에는 술과 놀이가 있는 니가타마쯔리를 개최한다. 이처럼 일본에는 100년 넘은 기업이나 가게가 5만여 개에 달한다. 사케공장 뿐만 아니라 공방, 식당, 제빵 등 결코 크지 않은 가족형의 대물림이 많다. 저마다의 비법과 정성과 전통을 통해 세월의 숲을 달려온 것이다. 이들에게 왜 아픔과 위기가 없었겠는가. 흔들리는 진통이 흔들리지 않는 전통을 만들어 왔으니 더욱 강건한 것이다. "내 가족이 먹지 않는 것은 절대 만들지도 팔지도 않는다." 70년 장(醬)류 산업을 이끌어온 샘표식품㈜ 창업자의 철학이다. 해방과 6·25를 전후해 폐허가 된 이 땅에 누구나 장을 사먹을 수 있는 시대를 만들고 텅 빈 장독대를 대신해 우리 맛을 지켜야겠다는 신념으로 시작한 회사다. 지금은 3대째 대물림 기업으로 발전하면서 맛있는 추억을 만들고 문화
노약자석에 앉아 있던 임산부에게 한 노인이 왜 멀쩡한 젊은이가 노약자 석에 앉아 있냐며 임산부를 폭행했다는 기사를 봤다. 임산부가 임신 7개월 정도였다고 하는데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보면 임산부라는 것을 충분히 알아차릴 수 있는 시기이기에 노인의 행동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필자 역시 임산부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느꼈던 것들이 있다. 버스를 타거나 지하철을 타면 임산부석이 비워져 있던 적은 거의 없었다. 초기에는 티가 나지 않기 때문에 임산부라는 사실을 말하지 않으면 자리를 양보해 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 보건소에서 나눠주는 임산부 마크를 가방에 달고 있어도 유심히 보지 않는 이상 대부분의 사람들이 임산부임을 인지하기 힘들어 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개월 수가 차도 상황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배가 나오고 누가 봐도 임산부임을 인지할 수 있게 된 9개월 차에도 버스를 타서 임산부석을 양보 받은 적이 없다. 사실 자리를 양보 받는 게 마음이 편하지 않았기에 그냥 서 있는 경우가 많았지만 출산예정일이 다가올수록 정말 잠시라도 앉아 있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고, 누구라도 자리를 양보해 주면 감사할 것 같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 앞
가을의 하늘이 아름답다. 들판엔 벼가 누렇게 익어가고 한적한 시골길마다 한들한들 코스모스가 반긴다. 지독하게도 더웠던 지난여름을 생각하면 자연 속에서 누리는 이런 호사가 꿈인 듯 어리둥절하기까지 하다. 그 와중에 경주에서는 예상치 못한 지진이 일어나 적지 않은 피해를 가져왔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흔들림을 느낄 정도로 강력했던 이번 지진은 우리의 부실한 대비태세를 생각할 때 국민들의 불안감을 잠재우는데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아직도 계속되는 여진은 한반도가 마냥 안전지대가 아님을 확인시켜 주는 것 같아 더욱 걱정스럽다. 예전에 몸담았던 일터에서 소비자운동을 한 적이 있다. 캠페인이나 정책개발을 위한 토론회, 교육과 실태조사 등은 물론 상시적인 상담 책임을 맡아 여러 해동안 일을 하였다. 정기적으로 방송에 나가 소비자 정보 또는 상담사례 등을 소개하며 건전한 소비문화 정착을 위한 일에 참여하는 것도 중요한 업무 중 하나였다. 소비자 상담의 경우 주로 전화로 이루어졌지만 직접 찾아와 피해 구제를 요청하는 내방객도 심심치 않았다. 들어보면 대부분 상품을 사고파는데 있어서 발생하는 일로 그에 따르는 처리방법을 알려주고 종결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
노인은 이제 쓸모가 없는 사람이라는 뜻이 담겨 있는'늙은이', '쇠한 사람','나이가 많은 사람'이라고 일반적으로 생각하는데 그런 말은 느낌부터 마음이 불편하다. 나는 노인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늦가을 감나무가 연상된다. 여름내 태양빛을 온몸으로 받아 속살을 말랑하게 익힌 감들을 가지마다 주렁주렁 달고 서 있는 감나무를 떠올리면 저절로 입에 군침이 돈다. 마음까지 달달해지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 노인은 저절로 나이 먹어 필요 없는 이들이 아닌, 잘 익은 열매를 단 감나무처럼 인생의 황금기를 살고 있는 분들이다. 오랜 세월 어렵고 험난한 삶속에서 익힌 지혜를 가지마다 주렁주렁 달고 덕망을 나누어주는 우리사회에 꼭 필요한 분들이다.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노사연의'바램'이라는 노래 가사에 '우리는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것'이라는 내용이 있다. 나는 이 가사가 너무 좋아 반복해서 듣곤 한다. 그러면서 '나는 지금쯤 얼마만큼 익어가고 있을까·' 궁금한 나 자신을 돌아보기도 한다. 며칠 전에 복지관에 일찍 오신 어르신께 "혹시 노인이신 지금의 입장에서 불편하시거나 문제라고 생각되는 것이 있으신가요·"라고 여쭈어 보았다.…
예전에 논산 훈련소에서 신병 훈련이 끝나고 부대 배치를 받을 무렵이 되면 모두들 전방이나 강원도로 가기를 꺼려했기에 여러 가지 소문이 떠돌곤 했다. 강원도에 있는 부대로 배치를 받게 되면 인제군의 원통리를 지나게 되는데 너무 겁이 나서 '인제 가면 언제 오나, 원통해서 못 살겠네'라는 말이 생겨났다고 한다. 그래서 군생활을 경험한 대한민국의 남자라면 이 말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며 전 국민에게 '원통'이라는 지명이 알려지고 '원통하다'는 의미로 각인되어 있는 것이다. 앞에서 여러 지역의 원통산에 전해오는 지명 유래를 살펴 보았는데 한결같이 '원통하다는 의미와 연관지었다. 그렇다면 '원통'의 원래의 고유한 음과 의미는 무엇일까? 다음의 지명에서 그 단서를 찾을 수가 있다. 전북 남원시 송동면 송상리의 원통산(圓通山) 아래에 원촌(元村)마을이 있는데 원통 또는 원텡이라 부르다가 원촌(元村)으로 바뀌었으며 내려오는 설에 따르면 원통산이 사촌리의 뒷산과 자리를 바꾸기 위해 둥둥 떠서 내려가는데 이를 본 마을 처녀가 산이 떠내려간다고 소리치자 지금의 자리에 멈춰 내려가지 못하고 자리를 바꾸지 못해 원통하다고 해서 원통산이 되었고 마을이름이 되었다고 한다
중학교 2학년을 전후한 사춘기 청소년들이 겪는 갈등과 불만이 극심한 심리 상태를 속칭 '중2병'으로 부른다는 사실은 많이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요즘에는 '중2병'에서 더 나아가 '초4병'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그만큼 사춘기적 특성을 보이는 시기가 빨라졌다는 의미이다. 신체적 성장과 함께 정신적 성장이 맞물려 나타나는 시기인 사춘기. 어찌 보면 과거보다 좋아진 발육과 영양 상태는 물론이고 미디어의 발달과 인터넷·스마트폰 사용에 의한 무분별한 정보의 노출이라는 사회적 환경이 사춘기를 앞당기는 데 한몫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사춘기가 일찍 시작되는 만큼 초등학생의 공격성과 폭력성이 함께 빨라졌다는 데에 있다. 지난 7월 교육부가 발표한 '2016년 제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초4병'이라는 용어가 나타나게 된 현상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한 학생의 응답 비율인 '피해응답률'이 0.9%(약 3만9천명)로 집계되었는데, 이 중 약 67.9%(약2만6400명)가 초등학생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전년 동차 대비 중학교(0.2%p ↓), 고등학교(0.1%p ↓) 피해응답률이 소폭 감소한 반
아직도 우리의 하천은 사대강 사업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대강 정비 사업은 '한반도 대운하 사업'이 국민의 저항에 부딪히자 한 발짝 물러나 '사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명칭을 바꿔 실시한 이명박 정부의 핵심 사업이다. 이 사업은 '한강, 금강 낙동강 영산강을 준설하고 보(洑)를 만들어 저수량을 늘려 하천 생태계를 보호 하겠다'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실시했다. 그 외 중·소규모 댐 건설 및 둑 높이기 사업, 자전거길 조성 등의 사업이 이어졌다. 총 22조원의 국가예산과 수자원공사, 농어촌 공사 등 사업까지 합치면 30조원이 넘는 단군 이래 최대 국책사업이라 일컫는다. 환경단체 및 국민들의 거센 저항에도 불구하고 2008년 12월부터 2012년 4월 까지 약 3년 5개월에 걸쳐 사업을 완성했다. 사업이 종료되고 녹조라테 등 신조어가 생기고, 물고기 집단폐사 등의 부작용이 나타났지만 '시간이 흐르면 괜찮아진다'고 정부는 공식발표 했다. '물은 흘러야 한다.'는 기본 상식은 국책사업의 명분과 그에 적합한 논리를 제공하는 전문가들에 의해 무력하게 무너졌다. 그럼에도 단하나 '하천둔치에서 행해지던 농업을 철수 시킨 것은 잘한 일이다.'라고 이야기를 한다. 농사
최근 일어난 일련의 지진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거역할 수 없는 자연의 힘 앞에 작아진 자신을 보았다. 상대적으로 지진과는 거리가 멀었던 한반도에 지진의 공습으로 많은 국민들이 공포와 공황에 떨어야 했다. 잠시 땅이 운 것뿐인데 인간은 소스라쳐 우왕좌왕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이 세상의 작은 울림에조차 나약하고 무능함을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 우리네 사람들이다. 우리는 불과 몇 해 전 세월호라는 엄청난 인재를 겪었다. 수백의 어린 학생들이 저 검은 바닷물 속에서 죽어갔다. 우리는 눈물로 이들을 보내며 다시는 저런 아픔을 겪지 않으리라 맹세 했다. 노란 리본을 하늘로 날려 보냈다. 그런데 최근 이 정부의 지진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며 세월호의 재난을 반복하는 것 같아 참으로 한심함을 금할 수 없다. 국민들은 저 스스로 자신을 지켜야 하는 각자도생의 지경까지 내 몰리고 있다. 아찔한 지진의 공포 속에서도 가을이 왔다. 어느 새 까칠한 바람이 몸을 휘감는다. 영영 이 여름이 가지 않을 것 같았는데 가을은 그렇게 소리 없이 오고 있었다. 아침저녁으로 옅은 한기에 작아지는 몸을 펴보지만 영 신통찮다. 지난 가을엔 이렇지는 않았는데 세월 이기는 장사가 없는 것 같다
정형화 된 아파트 생활에서 벗어나 조그만 시골집을 얻어 나름대로의 전원생활을 시작한 지 1년을 지나고 있다. 주택에서 사는 재미를 말하라고 하면 계절의 변화를 일기예보와 달력이 아닌 몸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과 다양한 먹거리를 철마다 직접 채취하여 맛볼 수 있는 행복이라 할 수 있다. 작년 늦 여름 이사를 와서 미처 몰랐던 우리 집 작은 공터에는 내가 심지도 않은 상추 몇 포기와 고추, 미나리, 보리수 열매, 포도 등이 있다. 참으로 다양한 먹거리를 아무런 대가도 없이 내게 제공하고 있는 전에 살던 분들께 감사하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추운 겨울을 견디어 낸 강력한 생명력이라 할 것이다. 우리 집 마당 수도가 옆에는 오래된 것은 아니지만 감나무 한 그루가 있다. 이른 추석을 보내고 감이 하나둘씩 떨어지던가 싶더니 홍시가 몇 개씩 열리고 있다. 옆집 할머니 말씀이 예전에는 단맛이 좋았는데 이젠 맛이 없다고 하신다. 입맛이 바뀐 것인지 감나무가 나이 들면서 홍시 맛이 바뀐 것인지 모르겠지만 내겐 직접 내 손으로 따서 먹는 이 맛은 다른 어떤 과일에 비할바가 못 된다. 가끔 명절 때 곶감은 먹었지만 홍시는 참으로 오래만에 접하는 것 같다. 만약 이 시간 마트에…
밤새 잠을 설쳤습니다. 마음 가닥을 정리하려고 탄금대에 올랐습니다. 새벽 기온은 이미 가을인데 숲속은 아직도 초록물결 여름이군요. 천천히 숲의 기운을 들이마셨습니다. 참 좋습니다. 온 몸이 맑아지는 느낌입니다. 어디선가 짙은 향이 풍겨옵니다. 아, 보라색의 칡꽃이 한껏 자태를 뽐내고 있군요. 이런, 잊고 있었네요. 이맘때면 숲속의 향은 칡꽃이 책임진다는 사실을. 칡!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생각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 먹어봤던 칡뿌리의 맛이지요. 쌉쌀하면서도 달콤하던 맛 말입니다. 생각만으로도 입 안 가득 침이 고여 옵니다. 칡은 산기슭의 양지에서 흔하게 볼 수 있지요. 줄기는 길게 뻗어가면서 다른 물체를 감아 올라가지요. 꽃은 대부분 짙은 보라색이지요. 긴 꽃대에 여러 개의 꽃이 어긋나게 붙어서 밑에서부터 피어난답니다. 참 예쁘면서도 기품이 느껴지는 모양새이지요. 그래서 요즘 관상용으로도 많이 이용된답니다. 칡뿌리는 굵고 기다란 고구마 같답니다. 어른 팔뚝 굵기 정도는 작은 것에 속하고 들어 올릴 수 없을 정도로 큰 칡뿌리도 많이 있다지요. 영양분을 뿌리에 저장하는데 그 뿌리는 오래전부터 약용이나 식용으로 이용되어왔답니다. 잎은 가축의 사료로도
100번째도 아니고 왜 99번째인가, 99란 숫자가 완전하지 않은 불완전성, 확정적이 아닌 미확정의 여백이 있기에 난 더 좋다. 그 부족함이 내 실존의 실체이며 내가 살아가는 자세이기도 하다. 내가 신문 지면에 글을 쓴 횟수가 99번째라는 것이니 사실 별 이야기도 아니다. 그런데 내겐 별거였다. 허구를 무기로 쓰는 소설과 달리 에세이는 자신을 까발리는 행위이며, 자기개시를 많이 할수록 진솔한 글이 된다는 점에서 자기 고백적이며 도발적인 글이 될 수밖에 없으니까 그렇다. 내가 애정을 갖는 글이란 삶에 촘촘하고 밀도 있게 접근하는 글이며, 부조리하고 비루한 우리네 일상의 실존적 아픔을 드러내는 글이다. 그 아픈 글을 통해 내가 치유되고 네가 건강해지고 우리가 조금씩 행복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그런 글들을 마주할 때 난 들떴고 충만해졌다. 글은 우리 삶을 구원하지는 못하지만 살아가기 힘든 날들 정도는 구제할 수 있다고 난 자신 있게 말한다. 글을 쓸 때마다 먼저 나를 다스린다. 미문에 대한 욕심을 버리는 것, 계몽을 위한 건방진 태도와 허세를 가지지 않는 것이다. 그 바람이 이루어졌는지는 자신할 수 없으나 내 능력껏 노력했다.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면 내가…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