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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완

중원대학교 식품공학과 교수

정형화 된 아파트 생활에서 벗어나 조그만 시골집을 얻어 나름대로의 전원생활을 시작한 지 1년을 지나고 있다. 주택에서 사는 재미를 말하라고 하면 계절의 변화를 일기예보와 달력이 아닌 몸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과 다양한 먹거리를 철마다 직접 채취하여 맛볼 수 있는 행복이라 할 수 있다. 작년 늦 여름 이사를 와서 미처 몰랐던 우리 집 작은 공터에는 내가 심지도 않은 상추 몇 포기와 고추, 미나리, 보리수 열매, 포도 등이 있다. 참으로 다양한 먹거리를 아무런 대가도 없이 내게 제공하고 있는 전에 살던 분들께 감사하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추운 겨울을 견디어 낸 강력한 생명력이라 할 것이다.

우리 집 마당 수도가 옆에는 오래된 것은 아니지만 감나무 한 그루가 있다. 이른 추석을 보내고 감이 하나둘씩 떨어지던가 싶더니 홍시가 몇 개씩 열리고 있다. 옆집 할머니 말씀이 예전에는 단맛이 좋았는데 이젠 맛이 없다고 하신다. 입맛이 바뀐 것인지 감나무가 나이 들면서 홍시 맛이 바뀐 것인지 모르겠지만 내겐 직접 내 손으로 따서 먹는 이 맛은 다른 어떤 과일에 비할바가 못 된다. 가끔 명절 때 곶감은 먹었지만 홍시는 참으로 오래만에 접하는 것 같다. 만약 이 시간 마트에 가서 홍시를 구입하게 된다면 그 홍시는 '언제, 어디서 따서 우리 동네 마트에 왔을까? 내가 구입할 때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을까 ?'를 잠시 생각해 보았다.

로컬푸드(local food)는 장거리 운송을 거치지 않은 지역 농산물을 말하며, 글로벌푸드(global food)의 반대 개념으로 2008년 전북 완주군이 국내 최초로 도입한 이 후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과 국내산 농산물과 농민을 지키기 위한 새로운 식품 트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사실 이러한 개념은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서 가까운 거리에서 생산된 것을 먹고 살면 건강해진다'는 '신토불이(身土不二)'라는 말이 있었으며, '지역에서 생산된 것을 지역에서 소비한다'는 일본의 '지산지소(地産地消)'와 유사한 개념이다.

사회가 다양화, 세계화 되면서 모든 분야에서 글로벌을 외치고 있다. 먹거리 또한 예외는 될 수 없어 매우 다양한 식품이 수입되고, 또 많이 즐기고 있으며, 우리의 입맛을 바꾸고 있다. 다양성을 추구하고, 새로운 맛을 향유하고, 우리 식품이 외국에 수출되는 등 글로벌 푸드의 장점도 있다. 하지만 신선도가 생명인 과일의 경우 수확 후 우리 입으로 들어올 때까지 얼마의 시간이 소요되며, 이러한 당도를 유지하고,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우리 모두가 마당에서 열리는 홍시를 직접 따서 먹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역에서 생산되는 제철 먹거리를 구입하고, 소비하겠다는 관심을 조금만 더 갖는다면 나와 우리 가족들의 건강을 챙길 수 있는 것은 물론이며, 우리지역 농민들의 삶이 안정화 될 것이다. 아울러 우리 농업도 지켜낼 수 있다고 본다. 또한 로컬푸드는 지역 시장을 위해 생산된 것으로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시키는 신뢰의 고리를 형성하고, 운송 거리를 단축시켜 '이산화탄소(CO2)' 발생을 줄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홍시는 비타민C 함량이 사과보다 5배 많아 요즘 같은 환절기 감기 예방에 좋고, 탄닌 성분은 모세 혈관을 강화시켜 고혈압, 동맥경화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번 가을에는 우리 지역에서 생산되는 제철 가을을 우리 이웃과 좀 더 많이 나누면서 건강과 농업을 동시에 챙기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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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 "재정 자율화 최우선 과제"

[충북일보]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은 "도체육회의 자립을 위해서는 재정자율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9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년 간 민선 초대 도체육회장을 지내며 느낀 가장 시급한 일로 '재정자율화'를 꼽았다. "지난 2019년 민선 체육회장시대가 열렸음에도 그동안에는 각 사업마다 충북지사나 충북도에 예산 배정을 사정해야하는 상황이 이어져왔다"는 것이 윤 회장은 설명이다. 윤 회장이 '재정자율화'를 주창하는 이유는 충북지역 각 경기선수단의 경기력 하락을 우려해서다. 도체육회가 자체적으로 중장기 사업을 계획하고 예산을 집행할 수 없다보니 단순 행사성 예산만 도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선수단을 새로 창단한다거나 유망선수 육성을 위한 인프라 마련 등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달 울산에서 열린 103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충북은 종합순위 6위를 목표로 했지만 대구에게 자리를 내주며 7위에 그쳤다. 이같은 배경에는 체육회의 예산차이와 선수풀의 부족 등이 주요했다는 것이 윤 회장의 시각이다. 현재 충북도체육회에 한 해에 지원되는 예산은 110억 원으로, 올해 초 기준 전국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