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오후 1시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국립충주박물관 건립 추진을 위한 정책토론회에 다녀왔다. 이날 토론회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자유한국당 이종배 의원(충주)과 충주문화원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으로 진행되었다. 이종배 의원은 환영사에서 "국립충주박물관 건립에 대한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중원문화의 가치를 널리 알려 지역을 대표하는 국립박물관이 건립 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알찬 결실이 맺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손창일 충주박물관건립추진위원회 위원장(충주문화원장)은 인사말에서 선사시대부터 삼국문화의 국보급유물과 유적이 5만 7천여 점이 발굴 되었는데도 국립박물관이 없어 타 지역 박물관에 보존되고 있어 안타깝다며 반드시 국립충주박물관이 건립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그리고 그동안 1차로 5만여 명의 서명 부를 문화관광체육부 제1차관에게 전달하였다. 중원문화권의 중심인 충주는 역사적 지리적으로 복합적인 고유한 문화가 융합되어 있는 보고(寶庫)이고 남한강의 내륙수운이 발달했던 중심지였으며, 보물이 산재한 지역으로 후세의 역사체험 교육장으로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지난 해 추진위원회가 발족한 뒤로 범시민 서명
결혼시즌이 다가왔다. 요즈음 주말마다 몇 차례씩 결혼식에 참석하게 된다. 참석하는 결혼식장마다 예외 없이 주례의 혼인서약과 성혼선언을 듣는다. 주례가 읽고 신랑신부가 대답한다. 첫째 어떠한 경우라도 항상 사랑하고 존중할 것, 둘째 어른을 공경할 것, 셋째 진실한 남편과 아내로써의 도리를 다할 것, 참으로 지키기 쉽지 않은 내용이다. 그러나 신랑 신부는 예외 없이 '예'하고 대답한다. 사려 깊게 대답하는 게 아니고 빨리 신혼여행을 가고 싶어서인지 주례 질문이 떨어지기 무섭게 반사적으로 대답한다. 이 약속을 온전히 지킨다면 가정의 평화가 깨지는 일은 드물 것이다. 하지만 세상의 풍경은 배반의 장미 향기로 가득하다. 이쯤해서 서약문을 현실에 맞도록 바꿔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문제가 되는 어떠한 경우라도 항상, 공경할, 진실한 등이다. 약속을 이행하는 데만 초점을 맞춘다면 질문을 이렇게 바꾸는 건 어떨까· 신랑 신부는 대체로 사랑하고 존중할 것인가, 어른을 심하게 무시하지는 않을 것인가, 법에 저촉될 행동을 삼가고 남편과 아내로써의 도리를 다할 것인가. 얼마 전 난 이상한 청첩장을 받았다. 그 친구가 남매를 두었고 딸을 시집보냈는데 또 다시…
민족의 대명절인 설이 지났다. 부모님의 걱정거리인 나는 이번 명절에도 어김없이 부모님에게 잔소리를 들었고 모두 나를 위한 것임을 아는데도 그 순간 자리를 피하거나 짜증을 냈다. 철이 들려면 아직 멀었나 보다. 이런 철부지이지만 어느새 사회생활을 한 지 10년이 넘었다. 나는 2006년 4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불과 몇 개월 앞두고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규 발령을 받았다. 해도 해도 줄지 않는 일과 잦은 실수로 인해 눈물 콧물을 쏙 빼가며 선거를 마쳤다. 그때는 너무 힘들어서 선배들의 잔소리는 마냥 쓰기만 했다. 그러나 그 고비를 넘기고 내 일에 대해 뿌듯함을 느끼는 순간이 오니 이 모든 게 그 당시 쓰게만 느껴졌던 선배들의 잔소리 덕분이라는 걸 깨달았다. 관심과 애정이 듬뿍 담긴 '아름다운 잔소리' 말이다. 이제 나는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에서 누군가의 선배가 되어 있다. 그러나 나의 햇병아리 시절 따뜻한 온기와 조언을 아낌없이 나눠주셨던 선배들처럼 나도 그렇게 하고 있는 걸까 생각해보면 아직까진 많이 부족하고 쉬워 보이진 않는다. 그런데 얼마 전 나는 그 쉽지 않은 일을 하게 됐다. 이번 6·13 지방선거의 예비후보자등록을 앞두고 개최한 입후보안내 설명회에
이따금 초한지를 읽는다. 특별히 진시황을 도와서 바른 정치를 편'이사'의 업적이 눈길을 끈다. 젊은 시절 보았다는'곳간 쥐와 뒷간 쥐'에서 나온'쥐의 철학'도 특이했다. 이사가 어느 날 뒷간에서 떨고 있는 쥐와 넓은 곳간을 제 집처럼 활보하는 두 마리 쥐를 보았던 것. 며칠 후 이사는 곳간 쥐는 뒷간에, 그리고 뒷간 쥐는 곳간으로 옮겼다. 곳간을 활보하던 쥐가 이번에는 초라한 행색으로 눈치를 살피고 뒷간 쥐는 언제 그랬느냐 싶게 곳간을 들락거리며 곡식을 파먹었다. 그의 삶 또한 곳간 쥐처럼 순조로웠다. 관운이 틔었는지 높은 자리에 올라 승승장구했지만 정치적 파동에 휩쓸리고 쫓기면서 비로소 곳간 쥐 같은 운명을 헤아렸을 것이다. 먹을 건 흔해도 쌀을 축내고 가마니를 뚫어놓기 때문에 덫을 놓고 약을 뿌려 잡는 걸 창고지기였던 그 자신 익히 알고 있었다. 오물을 먹고 사는 뒷간 쥐는 덫을 놓아 잡을 리 없고 마음은 편했을 것이다. 부귀영화를 누리다가 별안간 닥친 역경에서 어릴 때 본 두 마리 쥐의 운명을 돌아보며 환경의 중요성과 그에 따른 빈부격차를 생각했겠지. 동생은 제법 부유하게 산다. 40代 중반에 벌써 강남에 아파트를 장만했다. 중학생인 남매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들 중에, 나의 유년시절과 내 아이들을 키우면서 겪었던 경험과 현재 초등생들의 생활을 보면, 애완동물과 생명력이 있어서 움직이는 것에 대해 관심이 많고, 그런 것들을 한 번씩은 키워 보고 싶어 한다. 유년시절, 읍에서 떨어져 살았던 난 가끔씩 보은 읍내를 나오게 되면 평소에 보지 못했던 것을 많이 접하게 되어 경이로움에 가슴이 뛰곤 했다. 그 중 하나로, 보은 중학교 입구와 동다리 사이에 있는 양어장은 나의 눈길을 끌었고 오래도록 시간을 머물게 했다. 내가 살고 있는 주변에, 냇가가 있어 물고기를 직접 잡거나 물에서 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그것은 작은 송사리부터 커봐야 손바닥보다도 작은 것들이다. 그런데 양식을 하고 있는 물고기들은 이름은 모르지만 무척 컸고, 많은 양의 검은 빛 물고기들이 첨벙거리는 모습은 내게 신비감과 기쁨을 가져다주었다. 그래서 읍내에 갈 때마다 그곳에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고기들을 지켜보았고, 이튿날 학교에 가면 친구들에게 물고기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표현하면서 자랑을 늘어놓곤 했다. 지금도 양어장을 볼 때면 철망을 잡고 내려다보았던 내 작은 모습과 그 물고기들이 겹쳐지곤 한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단양 잔도에 있다면서 보낸 지인의 사진에 습정투한이라는 단구와 '고요함을 익히고 한가로움을 찾는다'는 풀이가 있다. 직역으로는 '고요함을 익히고 한가로움을 훔친다'이나 훔친다는 말보다 찾는다는 말이 더 살갑겠다. 직장 다닐 때보다도 요즘 더 바쁘게 산다는 집사람의 핀잔을 듣던 차에 너무 바쁘게 살지 말라는 충고인 듯 하여 배려가 고맙다. 퇴임을 한 달 앞 둔 친구가 불안하다며 조언을 구하는 밥자리를 마련하겠단다. 호수가 바라보이는 식당에서 보글보글 끓는 매운탕을 사이에 두고 6개월여 퇴임 경험의 변을 풀었다. '해야만 하는 일을 하다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되고, 만나야 하는 사람에서 만나고 싶은 사람을 보게 되며, 메인 시간을 잘 활용해야겠더라'는 요지였다. 그러면서 하고 싶은 일을 선택과 집중으로 정리하지 않으면 그동안 못한 아쉬움을 해소하려다 자칫 백수가 과로사 한다는 말을 입증할 수도 있으리란 공갈도 덧붙였다. 아무리 친구지만 퇴임 선배인 나를 어찌 따라올 것인가. 그러니 내 말을 귀담아 들을 밖에. 40년만의 기록적인 한파가 맹위를 떨쳤던 겨우내 집안 온도가 한층 더 내려가는 1층 거실에서는 조반 후 차만 마시고 햇볕 담뿍 들어오는 2층에
맹자(孟子)의 진심(盡心)편은 인간의 심(心) ·성(性) ·천명(天命)등의 형이상학적인 인간문제를 깊이 파고 들어간 가르침이라 한다. 성선설(性善說)의 이해와 교육 문제라든지 천명에 대한 깊은 고찰은 추공(鄒公,시호)의 중후한 노후의 학설이 주로 기록되어 있는 것이다. 이로써 고지성왕 요순(堯舜)을 덕치의 연원으로 해서 맹자까지의 유가(儒家)의 도통(道統)을 성립시킴으로써 유학에 대한 추공의 공헌이 실로 큰 바를 알게 한다. 필자가 여기에서 얘기하려는 '사양지심'은 지금의 시대상과는 조금은 거리가 먼 얘기일 줄 모르겠으나 유가의 학문적 가르침으로써 인의예지(仁義禮智), 곧 사단(四端)중에 하나이며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것인데 그 발로에 따라 행동을 하면서 그것이 바로 귀중한 본성이라는 것을 살필 줄 모르고 깨닫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고 하였다. 예를 들면 전쟁에 나간 군인이 자기가 왜 싸워야 하는지도 모르고 있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맹자는 사람을 사람답게 여기게 만드는 선한 심성이 사단(四端) 즉, 인의예지라고 했다. 인(仁)에서 우러나는 측은지심(惻隱之心)은 남의 곤경과 불행을 함께 슬퍼하며 가엽게 여기는 마음이고, 의(義)에서…
퇴근 후 전화를 했다. 전화 받는 목소리가 밝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언론을 통해 그들의 소중한 일자리였던 청주시상권활성화재단이 해산된다는 소식을 접한 뒤였기 때문이다. 담담한 목소리로 "국장님, 그동안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결과가 이렇게 되었네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죠·" 그리고 한참 후 "국장님, 사실 오늘 해고통지서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짐을 정리하기 위해 사무실에 있습니다." 순간 정적이 흐르고 난 할 말을 잊었다. 지난 8월이었다. 폭우피해로 청주가 시끄러웠고 우리 단체는 침수피해를 입은 농가를 찾아 복구 작업을 돕기 위해 분주했다. 대충 폭우피해가 갈무리 될 무렵 사무실로 두 분이 방문했다. 당신들이 근무하는 직장에서 일어난 일을 제보하기 위해서라고 찾아온 목적을 밝혔다. 준비한 자료를 건네고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그간에 겪었던 일들을 이야기했다. 그들이 들려준 녹취 파일에는 쌍욕이 오가고, 책상을 밀치는 소리가 들렸다. 자신들이 겪었던 인권침해 사실을 털어놓으며 대명천지에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 항변했다. 입에 담지 못할 폭언과 퇴사 종용, 업무배제 등으로 한 분은 모욕감과 자살충동, 불면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고 했다. 그
문화는 한시대의 집단이 공유하는 모든 삶의 양식을 말한다. culture는 라틴어인 '경작하다'는 단어에서 파생된 것으로 자연을 직접 습득이 아닌 인위적으로 배양하거나 인위성이 가미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연원형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을 넘어서는 배양과 숙성 시간동안 기다리고 그것을 조작하여 새로운 것을 스스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보다 세밀한 의미의 문화는 경제, 정치와 구분한 문화, 예술로써의 기능을 이야기한다. 국가나 지역 단위의 문화정책은 주로 문화, 예술에 대한 정책을 이야기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충북의 문화정책을 이야기 할 때는 당연히 지역 중심시각으로 문화예술에 대한 논의를 풀어가야 한다. 지역 문화에 대한 논의 역시 배양과 숙성 시간이 필요하며 문화의 꽃이 피어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자세가 풍족한 지역문화를 만드는 기본 토대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이 2017년 5월부터 시작되었다. 문화, 예술계에서는 이전 문화정책과 다른, 새 정부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었고 사법부와 언론 등을 통해 문화관련 부조리를 알리고 있었다. 이를 문화, 예술계에서는 과거 문화예술 관련 부패세력들을 적폐라는 단어로 규정하고, 문화적폐에 대한 논의가 유행처럼 퍼져나갔
그날 나는, 천년고도 경주앞바다 해변을 걷고 있었다. 바람은 쌀쌀하고, 하얀 이빨 드러내며 몰려오는 파도가 모래톱을 어루만지곤 뒷걸음질 치며 쓸려가기를 반복한다. 그런데, 끝없이 펼쳐지는 파란 수면위에 일제히 정렬하고 있는, 저 하얀 군단은 도무지 무언가…. 마음의 소원을 담아 곱게 접어서 띄운, 수천수만 개의 하얀 종이배 무리가 물살에 떠밀려 와있는 것 같다고나 할까. 차곡차곡 붙어있는 작고 하얀 요정들로 인하여 가슴이 탄다. 나는 가까이 더 가까이 바다를 향해 걸어갔다. 갈매기 떼다. 파란 물을 방석삼아 날개 접고 앉아 일정한 간격으로 일렁이는 파도의 리듬을 타며 오수라도 즐기는가보다. 무슨 꿈을 꾸는 겐가. 미동도 않는 것이 죽은 듯하구나. 어디하나 모나거나 날카로운 곳이 없이 다닥다닥 붙어서 물결에 몸을 맡기고 있다. 그 느슨함이 주는 영험…. 평화롭다. 파랑과 하양, 태양마저 뒤로 물러나 엷은 오렌지 빛 하나도 끼어들지 않은, 완벽한 파랑과 하양의 어울림이다. 마법에라도 걸렸는가. 파랑과 하양, 극치의 황금 비율에 매료되어 온 몸의 촉이 일어서며 현실세계를 덮는다. 갈매기야! 파도의 노래에 장단 맞추며 너희에게 마음을 기울여보면, 봄 햇
경기도 파주에서 15년간 동물병원을 하다가 고향인 청주로 내려왔다. 그동안 경기도 수의사회 이사, 파주시 수의사회 회장을 맡으면서 반려동물 정책과 유기동물 복지 문제로 많은 회의에 참석했다. 또 동물보호단체와 '캣맘'들과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동물복지에 힘써보고자 노력해왔다. 청주에 와서 유기동물에 대해 느낀 점은 담당 공무원, 동물을 사랑하는 시민, 그리고 수의사회가 서로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노력해야 하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시민들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파주는 6년 전 유기동물보호소에 대한 동물보호단체의 문제제기로 유기동물 보호를 수의사회에서 맡고 있다. 그때 문제제기를 하고 수의사회와 함께 유기동물보호 사업에 도움을 준 단체가 바로 지금은 전국구 단체로 거듭난 '행동하는 동물사랑'이다. 이에 파주시는 현재 유기동물의 안락사는 심각한 질병으로 인한 회복불능 외에는 없는 수준이다. 유기동물 보호 사업을 하면서 가장 힘든 부분은 민원이다. 파주시는 유기동물에 대한 인식이 예전과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고 변화를 주는 것이 맞다고 판단해 수의사회와 적극 협조했다. 또 동물단체는 민원인들의 요구를 시와 수의사회에 합리적으로 전달을 해 사업
설 이틀 전, 아버지가 향년(享年) 84세를 일기로 영면에 드셨다. 그날은 아버지 생신이기도 했다. 마지막 의식을 놓기 전까지도 본인을 편안하게 간병해준 분에게 수없이 감사인사를 하셨다. 너무나 편안하게, 너무나 유쾌하게,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신 그분이 진심으로 고마웠던 모양이셨다. 남에게 제 아픈 곳을 내보이고 도움을 받는 것이 쉽지 않았을 터인데, 아버지는 그분의 경험에서 나오는 숙련된 대응으로 오히려 마음 편히 도움을 요청 하셨다고 했다. 그런 간병인을 만나는 것은 환자와 환자가족 모두에게 중요한 일이다. 이렇듯 사람을 돌보는 일은 유급과 무급을 떠나 매우 중요한 일이고 서비스 품질이 중요한 직종이다. 병원 환자는 간병서비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핵가족화 등에 의한 사회 환경은 유료 간병인에게 의존 할 수밖에 없다. 공공영역은 사회복지제도와 연계된 서비스 제공 형태이고 민간영역은 사회복지의 대상에서 벗어난 계층들이 사적인 영역에서 구매하는 서비스로 압축될 수 있다. 결국 사회복지서비스나 그 밖의 돌봄 환경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시설의 확대나 설치의 문제가 아니라 시설의 질(質)의 문제이다. 복지체감도를 느낄 수 있는 핵심은…
국내의 개신교단의 신학 교육제도를 보면 대체적으로 교육부의 인가를 받은 대학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하나는 각 교단에서 설립한 총신대, 장신대, 한신대, 서울신대, 성결대, 감신대, 한세대 등이고, 다른 하나는 초교파 일반대학에서 신학과를 설치하여 목회자를 양성하는 연세대, 이화여대, 호서대, 전주대, 평택대, 계명대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교회정치가 노회중심이다 보니, 노회나 일부교회가 중심이 되어 설립한 무인가 '신학'과 '신학원'이 문제가 된다. 설립 주체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신학'이란 고졸자를 대상으로 1년에 3~4학기 과정으로 개설하여 2~3년에 학부과정을 마치게 하는 것이고, '신학원'이란 신학을 졸업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여 1년 반 정도에 대학원 과정을 졸업시키는 과정이다. 학비도 정규 신학대학의 대략 1/10 수준이다. 강사진에는 신학석사 학위를 소지하지 않은 교수도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수학기간 및 수업시간도 짧을뿐더러 교수진의 질적인 문제가 더해져 부실한 교육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통신과정이라고 해서 아예 수업에 참가하지 않고 보고서만 제출하고 학점을 부여받는 일도 있고 대학원과정 졸업논문을 쓰는 대신 신앙서적을 읽
어깨를 움츠리고 야외에 있는 세면장으로 달려가 대야에 물을 받으니 그 속에 달님이 먼저 떠오릅니다. 세숫물 속에 들어 있는 달님을 보는 것이 얼마만인지요. 달님이 먼저 몸을 푼 적당한 온기의 물로 얼굴과 발을 씻고 나니 하루의 피곤이 풀리는 것 같았죠. 100년이 다 된 오래된 고택, 유선관은 커다란 산허리에 자리를 잡고 오랜 세월을 견뎌냈죠. 따뜻한 온돌, 그 위의 두터운 요, 포근한 이불로 몸을 감싸고 잠자리에 들자, 머리 위로 찬 기운이 유영을 합니다. 코는 시리고 등은 따뜻했어요. 마치 야외 온천에서 뜨거운 물에 몸을 푹 담그고 얼굴만 쏙 내밀면서 느꼈던 그 신선함이 고스란히 밀려듭니다. 다음 날 아침, 깊은 단잠을 깨운 것은 창호지를 투과하며 밀려드는 빛이었어요. 몸을 일으켜 하얀 장지문을 밀었죠. 아, 그 지극한 눈부심이란. 밤새 내린 눈은 천지를 완벽한 순백의 세상으로 바꾸어 놓았죠. 문을 활짝 열어놓고 방안에서 이불을 뒤집어쓴 채, 한동안 겨울풍경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어요. 박노해 시인의'오래된 것은 아름답다.'라는 시가 가만히 떠올랐지요. 그의 시처럼 해와 달의 손길로 닦여지고 비바람과 눈보라가 쓸어내려준, 순하고 겸손해지고 깊어진…
6·13 지방선거가 예비후보자 등록을 시작으로 본격화 됐다. 유권자들은 대선, 총선, 지방선거 등 3번의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한다. 대선과 총선은 한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과 지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로 스포츠로 비유하자면 국가대표 선수, 혹은 지역대표 선수를 선택하는 것이다. 그들은 태극마크를 달고 혹은 충북을 대표해 여의도나 해외에서 대한민국과 충북의 이익을 위해 주어진 임기동안 최선을 다해 뛸 것이다. 반면에 이번 선거에서 뽑게 되는 도지사, 도의원, 교육감은 충북을 대표해 선출되지만, 그들은 충북이라는 축구장 내에서만 경기를 해야 한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은 국내외 원정경기에 임기를 거의 보낸다고 본다면 이번 지방선거 당선자들은 임기 내 충북지역을 열심히 뛰어다녀야 한다. 당연히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에게 언론과 세간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그들은 스타이다. 그들에게는 화려한 언변과 주장으로 상대를 압도하고 지역과 국가를 대표하는 이미지를 대중은 요구하고 필요로 한다. 이번 6·13선거에서 유권자들은 말 그대로 진정한 지역일꾼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이번 충북일보 창간 14주년 특집 여론조사에서도 유권자들의 이러한 선택기준을 알…
충북도가 지난 1월 31일 '충북미래비전 2040' 선포식을 개최했다. 이번에 선포된 '충북미래비전 2040'은 도민 모두가 스스로의 힘으로 충북의 미래를 설계했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확연하게 차별성을 가진다. 우리는 왜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가? 최근 충북경제는 1인당 지역내총생산 증가율 전국 1위, 실질경제성장률 2위, 연평균 수출증가율 전국 1위, 전국대비 충북경제 비중 3.54% 등 각종 경제지표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렇다면 남은 과제는 지금과 같은 성장세를 미래에도 이어갈 뿐 아니라 더욱 확대시켜 도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가이다. 최근 대내외 환경은 불확실성과 더불어 변화의 속도가 놀랍도록 빨라 기회와 위협이 공존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래를 준비하지 않으면 그간의 성장과실을 모두 잃을 뿐만 아니라 과거의 침체시기로 회귀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충북은 적은 인구와 첨단산업에 집중된 산업구조 등으로 국내 상황과 글로벌 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로 대내외 환경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충북미래비전 2040'에서 제시하는 비전은 풍요·공존·개방이라는 핵심가치를 바탕으로 '더불어 행
청계천에서 이명박을 느낀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그것은 발상을 전환한 용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 하천의 변천사는 대략 서너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하천은 지저분한 곳이라는 인식이 변화의 출발점이었다. 하천을 시멘트로 복개하면 더러운 곳을 감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도로로도 사용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을 것이다. 그 혁신적인 효과 때문에 전국각지로 확산했던 것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시멘트의 삭막함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욕구가 싹텄을 것이다. 시멘트를 걷어내고 자연상태로 복원하고 싶었지만·실행할 엄두가 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것을 해낸 게 바로·이명박이었다. 결국 청계천은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만든 원동력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청계천을 걷다가 보면 무심천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청계천과 비교할 수 있을 만큼의 개발가치가 높다는 생각에서다. 청주를 남북으로 관통하고, 동서 양축을 포용할 수 있는 중심에 무심천이 흐르고 있다. 그 땅값을 시가로 환산한다면 줄잡아도 평당 수백만 원은 충분할 것이다. 그 넓은 땅값을 돈으로 계산한다면 천문학적인 금액일 것이다. 만약 그런 엄청난 재산을 개인이 갖고 있다
가을 햇살이 눈부신 점심나절 가족 채팅방에 남편이 사진 한 장을 올렸다. 작고 가냘픈 몸에 똘망똘망한 눈을 갖고 있는 귀여운 모습이었다. 사진 속에는 "우리 아이 잘 키워주세요."라는 편지도 보였다. 무슨 사연이 있는지 친구가 운영하는 가게 앞에 두고 갔단다. 평소, 강아지 키우고 싶다고 노래하던 아들 얼굴이 떠올랐다. 이심전심 이라 했던가! 그 사진을 보았는지 아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구구절절 그 사연을 전달하는 아들의 목소리는 벌써 그 깜찍한 모습에 푹 빠졌음을 알리는 듯 들떠있다. '누가 버렸을까·'하며, 버려진 녀석에 대한 측은지심(惻隱之心)으로 걷어주길 바라는 마음이 전해진다. 몇 해 전, 십여 년 함께했던 강아지가 갑작스럽게 죽었던 일이 생각난다. 외출했다 돌아오면 반갑게 맞아주던 모습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으니 너무도 허전했었다. 애지중지 여기던 자식을 잃은 것처럼 상심은 컸었다. 나도 그러한데 강아지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아들은 오죽했을까. 바쁘다는 이유로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한 부모보다도 더 많은 정을 나누었을 텐데. 강아지의 죽음은 아들에게 큰 상처였다. 늘 밝은 얼굴이었던 아들은 말수도 적어졌다. 자신이 잘 돌보지 못해서
며칠 전 친분이 있는 어느 여인의 전화를 받고 무슨 말로 위로를 해야 할지 잠시 망설였다. 전화를 받자마자 대뜸 눈물로 하소연을 해오는 바람에 적잖이 놀라웠다. 평소 명랑하고 온순한 성품의 그녀였기에 더욱 그러했다. 그녀의 하소연인즉 가까이 지내는 친구가 이즈막 자신을 힘들게 한다는 내용이었다. 교묘한 방법으로 자신을 사람들 앞에서 체면을 떨어뜨리는 것은 다반사고 심지어는 사소한 일로 트집 잡고 골탕까지 먹인다는 것이다. 그녀의 말을 듣자 인간관계만큼 힘든 게 없다는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내가 알기로는 무척 친분이 두터웠던 두 사람이다. 그녀가 있는 곳엔 항상 그녀의 친구도 그림자처럼 함께 했었다. 그런 두 사람이 갑자기 무슨 일로 관계에 금이 갔을까 싶어 자초지종을 물었다. 그랬더니 그녀는 종전보다 더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까지 더듬으며 그동안의 마음 고초를 털어놓는다. 그녀의 친구는 걸핏하면 자신에 대한 적대감을 표출하곤 했다고 한다. 어려서 화재로 얼굴에 화상을 입은 그녀 친구는 몇 번의 성형 수술을 감행했지만 화인(火印)이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다. 항상 얼굴 한 쪽을 긴 머리로 가리고 다니는 처지였다. 이런 자신의 외모에 대한 열
담배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17세기 초 광해군 때로 추정된다. 15세기 신대륙에서 발견되어 유럽을 통해 인도양을 건너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이수광의 지봉유설에는 남령초(南靈草), 망우초(忘憂草), 심심초 등으로 불렸다. 한번 빠지면 잊을 수 없다하여 상사초(相思草)라고도 하였다. 처음에는 남녀노소 구분 없이 다섯 살부터 칠십 세 노인까지 모두 피웠다. 소화도잘 되고 두통에도 좋다고 하여, 마음을 조이고 사는 안방마님들이 즐겨 피웠다. 심지어는 배가 아픈 아이에게 담배를 물리기도 했다. '통죽(通竹)이라 하여 아이와 어른이 같이 피웠다. 서당에서는 스승과 제자가 같이 피웠다. 서열이 강화되고 담배 냄새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생겨나면서 윗사람이나 지체가 높은 사람 앞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했다. 상놈들은 양반 앞에서 담배를 피우지 못했다. 담뱃대의 길이도 양반들은 천민과 구분하기 위하여 길게 사용하였다. 양반들은 보통 2-3m의 장죽을 사용하였다. 기생들도 1m가 넘는 담뱃대를 사용하였다. 양반이나 마님들이 담배를 피울 때마다 종들이 담배통에 담뱃잎을 넣고 불을 붙이곤 하였다. 담뱃대를 쇠 화로에 '탕탕'치면서 큰기침을 함으로써 양반의 권
작년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각 당의 대통령 후보들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점차 인상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하였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해 7월, 2018년 최저임금을 6470원에서 16.4% 인상된 7530원으로 결정하였다. 이에 노동자와 사용자, 정당 등은 이에 대하여 첨예한 논쟁을 전개하였다. 노동자와 정부, 여당은 최저임금의 인상에 대해 시의적절하다며 긍정적인 입장이지만 사용자와 야당은 소상공인에 해당되는 자영업자들에게 커다란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이렇듯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논의는 각자의 입장에 따라 정면으로 충돌하는 상황이다. 긍정적 입장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노동자의 생산성을 증대시켜 장기적으로 사용자와 노동자 모두에게 이익을 줄 뿐만 아니라 최저임금을 줄 수 없는 불량한 사용자를 청산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만연되어 있는 노동자의 착취를 방지해 노동자 인권을 보호하는 효과도 있다는 것이다. 반면에 부정적 입장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영세업자나 중소기업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해 장기적으로 고용을 감소시키면서 국가경제를 파탄으로 몰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각자
설 명절 연휴를 시댁에서 지내고 집으로 왔다. 현관문을 연 순간 베란다 창문을 통해 비치는 햇살에서 봄 향기가 물씬 풍겼다. 창문을 열어젖히니 군자란이 꽃망울을 달고 있다. 오랜 시간 추위를 견디며 밀어 올렸을 꽃대가 반갑고 기뻤다. 어쩌면 맏며느리의 책임을 무사히 마친 후의 편안한 마음이어서 더없이 충만했는지도 모른다. 올해는 설을 맞이하는 마음이 여느 때와 달랐다. 작년 12월에 결혼한 큰아들이 결혼함으로써 시어머니 입장이 되었기 때문이다. 시댁에서 맞는 첫 명절을 새아기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헤아리게 되었다. 내가 결혼 후 첫 명절을 겪었던 때를 생각하면서 내 며느리만큼은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낯선 곳, 시골인 시할머니댁에서 보내는 명절이니 더욱 부담될 거로 생각했다. 결혼 32년 차 주부인 나도 해마다 돌아오는 명절이 그다지 반갑지 않다. 막상 부딪쳐 일을 하다 보면 그리 힘들 것도 어려울 것도 없는데 왜 그렇게 부담이 되는지 모르겠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란 말이 위로가 되기도 하지만 여전히 나는 걱정을 달고 산다. 명절 전날 아침, 미리 준비한 제수祭需를 빠뜨릴까 염려가 되어 목록을 적고 하나
우리 민족은 "밥이 보약이다"라는 말과 같이 "밥심으로 산다" 등 밥을 삶의 원천으로 여긴다. 밥은 쌀, 보리 등의 곡물을 솥에 안친 뒤 물을 부어 낟알이 풀어지지 않게 끓여 익힌 음식이다. 우리의 대표적인 주식인 쌀밥은 쌀만으로 지은 밥이다. 한자로 반(飯)이라 쓰는 밥은 어른들이 드실 때는 진지, 왕실에서는 수라, 제사에는 뫼, 멧밥, 젯메라 하고 사찰에서는 공양 또는 마지(摩旨)고라 한다. 밥은 먹는다, 진지는 드신다, 수라는 진어하신다, 공양은 마지 올린다로 먹는 대상에 따라 그 표현도 달리하고 있어 우리 조상들의 의식주 문화의 한 단면을 나타낸다. 우리 민족이 삼국시대부터 밥을 지어 먹었다는 기록은 고구려 안악고분벽화와 신라 고분의 가마솥 출토유물 그리고 《삼국사기》뿐만 아니라 청나라 때의 문헌인 《반유십이합설》등에서 우리나라의 밥 짓는 법까지 상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밥의 문화에 대한 속담으로 "밥 선 것은 사람을 살려도 의원이 선 것은 사람을 죽인다."고 했다. 의술이 서툰 것을 일컫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가장 중요한 음식인 밥에 관한 이야기다. 우리 조상들은 밥을 '만든다'고 하지 않고 '짓는다'라고 하여…
17년 만에 가장 강력하고도 긴 한파로 시작된 2018년 무술년에도 부동산을 사고파는 사람들은 일상적으로 발생한다. 연초부터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 강화 움직임에 보유세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보유세는 지방세인 재산세와 국세인 종합부동산세로 구분된다. 주택 보유자들에 부과되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종부세)는 매년 6월1일 기준으로 재산세가 부과된다. 그렇다면 6월1일 기준으로 재산세가 부과되게 된 취지를 알아보자. 재산세는 특정시점에서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과세하는 보유과세로서 이를 소유기간별로 과세하는 것은 재산세의 본질적 측면과 부합되지 않으며, 또한 재산의 가치는 항상 변하므로 특정 시점을 과세기준일로 정해 당해 재산의 소유자에게 과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재산세는 과세기준일 현재 과세대상의 이용현황에 따라 과세방법 및 적용세율(예: 종합합산, 별도합산, 분리과세) 등을 달리하고 있고, 소유자나 사용용도에 따라 비과세·감면·중과세(별장 등) 적용을 달리 하고 있다. 따라서 이를 소유기간별로 과세할 경우 어떤 사람이 얼마동안 소유했는지, 어떤 용도로 사용됐는지 등에 따라 과세방법과 세율을 달리 적용해 일할 계산해야 하고, 같은…
요즈음 들어 어린 시절 수없이 들었던 '콩쥐 팥쥐와 장화홍련전'이야기가 생생하게 떠오른다. 그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계모의 못된 심보가 얄미웠다. 자신이 낳은 자식만 예뻐하고 의붓딸을 꼴도 보기 싫다고 구박하는가하면 온갖 모진 학대를 하는 것을 예사로 여겼다. 시도 때도 없이 온갖 시달림과 고통을 당하는 의붓자식들이 불쌍하고 가련했다. 그 이야기를 들을 때면 잔인하고 무서워 온 몸에 소름이 돋는가하면 손등으로 눈물을 닦고 흐느껴가며 울었다. 슬프고 눈물이 나더라도 싫증나지 않아 듣고 또 들으며 내 엄마는 계모가 아니라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 그 이야기보다 더 잔인한 일들이 전국 각처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어 가슴이 아프다. 전주에서 일어난 친부의 만행은 소름이 돋는다. 내연녀와 함께 5살짜리 아이를 발로 밟고 학대하여 폭행치사로 사체를 유기한 사건이다. 제 자식을 야산에 묻어놓고 거짓된 실종신고로 많은 공권력을 낭비시켰다. 그뿐만 아니라 6개월 동안 양육비를 받아챙긴 몰염치하고 비정한 아빠의 행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그는 처벌받아 마땅하다. 광주에서는 발생한 담뱃불 화재사고로 5살, 3살, 15개월 된 삼남매가 목숨을 잃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