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자원공사(수공)은 약 2천200억원을 들여 충주댐 왼쪽에 초대형 수로터널 3개와 6개의 수문을 새로 설치하고 있다. 이사업은 태풍과 집중호우 등 기상이변에 대비해 댐 안정성을 확보하고, 댐 주변 주민생명과 재산보호를 목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충주댐 하류 조정지댐(탄금댐)엔 그냥 흘러가는 물을 활용해 친환경적인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 3수력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충주댐은1985년에 완공됐다. 최소 120년 사용할 댐을 불과 30년도 내다보지 못하고 만들어 2천200억 원이란 막대한 돈을 낭비한단 말인가! 더 납득할 수 없는 것은 충주댐 안정성 보강을 위해 큰 물구멍 3개를 만들어 댐 상류에 폭우가 내릴 때 방류량을 늘이겠다면서 정작 하류 탄금댐엔 물을 정체시킬 발전기를 달고 있다. 충주에서 달천을 거슬러 불과 50리 상류지역엔 안전등급 최하위 괴산댐이 있다. 지난해 7월 폭우 피해처럼 잘못된 수문조작과 폭우로 주민피해가 반복되고 있다. 충주 홍수는 강원도에서 내려오는 한강 범람이 아니라 탄금대 합수머리에서 달천이 한강에 막혀 내려가지 못하고 역류해서 일어난다. 1972년 대홍수가 잘 보여 준다. 폭우가 올 때 마다 댐 주변 주민들은 크고…
청주시는 6·13 지방선거에 당선된 의원들에게 상반기 소규모 주민숙원사업비로 의원 1인당 5천만 원씩 사업을 신청하도록 했다. 내년에는 본예산에 1억5천만 원을 반영할 예정이라고 한다. 청주시의원이 39명이니 일 년에 58억 5천만 원이 소규모 주민숙원사업비로 사용된다. 그동안 소규모 주민숙원사업비는 '재량사업비'로 불리며 '선심성 예산', '쌈짓돈 예산' 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이는 청주시만이 문제가 아니라 대부분의 자치단체에서 문제가 됐다. 지역주민의 민원을 해결해 준다는 명목으로 집행됐지만 사용처의 불투명성, 의원 지역구를 위한 선심성 예산이라는 비판과 집행부에 대한 견제·감시라는 의회의 역할을 왜곡시킨다는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재량사업비가 얼마인지, 어떻게 집행됐는지, 주민숙원 의견수렴과 결정은 어떻게 됐는지 알 수 없고, 특히 사업자선정에서의 이권개입 등이 대표적인 문제로 지적돼 왔다. 이런 이유로 청주시의회 초선 5명이 소규모 주민숙원사업비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청주시의회는 이 예산을 받는 것으로 결정했다. 청주시의회는 '재량사업비'와 달리 소규모 주민숙원사업비는 의원이 직접 예산을 받지 않고 의원이 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박물관은 인류의 유산을 정리하고 후대에 알리는 역할을 한다. 박물관은 기원전 약300년경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 궁전에 있던 무세이온(Mouseion)에서 유래되었다. 무세이온은 고대 헬레니즘의 학당으로 연구와 학술적 토론을 하던 공간이었고 이로 인해 다양한 지식을 나누는 장이 되었다. 그러나 후대에 가서는 박물관은 신기한 물건을 수집하고 그것을 남에게 보여주려는 욕구로 만들어 졌다. 자랑꺼리를 눈으로 직접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지도와 항해술의 발전으로 강성해진 국가들은 더욱 넓은 세계를 누비며 다양한 물건을 수집하거나 약탈해가며 자국박물관의 소장품을 채웠다. 세계 3대박물관이라는 루브르, 브리티시, 바티칸 박물관은 당시 각 국가의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만들은 것이다. 프랑스, 영국, 스페인은 발전된 항해술로 세계 곳곳을 다녔고, 다른 나라의 거대문화유적까지도 통째로 옮겨 박물관을 채웠다. 볼 것이 많은 브리티시박물관이 무료라서 영국의 문화적 관대함에 놀라게 되기도 한다. 그러나 국제박물관법은 박물관에 자국문화재가 부족하게 되면 입장료를 받을 수 없다한다. 이 사실로 입장료를 못 받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왠지 무엇인가 빼앗긴 느낌이 든다.
70년대 초에, 박꽃 피부를 가진 아가씨와 건장한 시골청년이 만났다. 두 사람은 금물결이 반짝이는 금강백사장을 걷고 있었다. 가진 것 없고, 배운 것은 짧지만 몸은 건강하니 결혼하자고 청년이 말했다. 그랬더니 오라버니 아시면 맞아 죽는다고 아가씨가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었다. 그러자 청년은 갑자기 강물 속으로 풍덩 뛰어 들었다. 아가씨는 발을 구르며 엉엉 울었다. 그런데 잠시 뒤, 청년은 커다란 잉어 한 마리를 맨손으로 움켜쥐고 환하게 웃으며 올라오는 게 아닌가! 청년의 손에서 파닥거리는 잉어의 은색비늘이 햇살에 부딪혀 별처럼 반짝거렸다. 이상은 언니와 형부의 러브스토리다. 미끈거리는 잉어를 맨손으로 잡는 남자, 중학교를 갓 졸업한 십팔 세 언니 눈에는 별이라도 따다 줄 수 있는 남자로 보이더란다. 형부는 잉어를 낚듯 강변 미루나무 아래서 언니 마음을 움켰다. 그리고 우리 집 마당에 무릎 꿇고 온밤을 지새우는 소동을 겪은 뒤, 언니는 이른 나이에 농부의 아내가 되었다. 금강 변에서 낳고 자란 형부는 수온이 올라가 잉어가 산란하는 유월하순이면 물의 속도가 느린 곳을 찾아가서 잉어를 잡곤 했다. "월급봉투 한번 받아보는 것이 소원이네요." 아이들 키우면서…
세상에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의리이며, 주고받는 정이고, 서로 위해주는 아련한 연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서로가 지켜야 할 질서와 약속들 그리고 인간적인 상식의 행위들이 이제는 법의 잣대가 필요하고 법의 힘으로 해결해야만 끝장나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지기 시작했다. 법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 그런 까닭일까. 아무리 많은 법이 있어도 피해나갈 수 있는 방법들은 도처에 널려있다. 재판을 거부하는 사람조차 있다. 눈 질끈 감아주고, 덮어주고, 거부하고, 거래하는 무기력한 이 사회가 더러는 내가 아는 사람의 음흉함 같다. 우리는 텔레비전에서 자주 듣게 되는 말이 있다. 우리나라의 수준과 빗대서 학자나 정치인들이 늘상 비교하는 기준이라는 것이 OECD 평균과 유럽 선진국의 평균 수준일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고 본다. 나라의 수준을 끌어 올리는 사람들의 의식수준이나 그 나라 국민들이 겪어낸 역사적 토대를 차치하고 오직 환경이나 경제적 수준을 가지고 빗대는 것은 위험한 비교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논리가 성립된다. 저 나라에서는 잘 되던 일인데 왜 우리는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인가 하는 말이다.
자동차의 정지선에 있으려니 옆 차량에서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비틀즈의'예스터데이(yesterday)'이방인의 것이 아니라 마치 우리의 노래처럼 무척 친숙한 선율입니다. 이 음악의 첫 소절이 흘러나오면 자동으로 옛 기억이 소환됩니다. 특히 이 곡은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생각나게 하죠. 할아버지는 자신의 죽음을 슬퍼하는 손자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울지 마라. 꽃이 피는 날이 있으면 언젠가는 지는 날도 있다. 사람의 영혼은 영원히 죽지 않는다. 네가 나를 기억하는 그 순간, 난 다시 반딧불처럼 살아날 거야. 할아버지가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 난 네 곁에 있을 거란다." 어린 손자는 늘 할아버지와 같이 지내는 시간이 많았기에 돌아가신 후, 전기 스위치가 내려간 것처럼 함께 했던 그 모든 순간이 갑자기 꺼져버린 듯한 허망함은 이루 형용할 수 없었죠. 커다란 나무처럼 언제나 곁에서 인자한 미소로 맞이해주던 할아버지의 부재는 충격이었어요. 네가 기억하는 한, 영원히 죽지 않는다는 할아버지의 그 말은 특별한 힘을 발휘해 슬픔의 농도를 희석시켜주었거든요. 그때 절묘하게도 담 너머 이웃집에서 음악이 들려왔어요. 그 당시에는 몰랐지만, 그 노래가 비틀즈의 였죠. 순간
한 검사가 공범 두 명을 잡아 기소하려고 했으나 증거가 충분하지 않았다. 만약 이 상태로 기소한다면 두 공범은 재판에서 낮은 형량을 받을 것이 뻔했다. 검사는 이들에게 죗값을 제대로 치르게 하기 위해 자백을 받아낼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검사는 두 죄수를 각각 다른 방에서 취조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만약 너희 둘 중에 한 사람만 자백을 하고 나머지는 끝까지 무죄를 주장한다면, 자백을 한 사람은 무혐의 처리를 해주고 끝까지 무죄를 주장한 사람은 10년을 감옥에서 살게 된다. 두 사람 모두 자백하면 각각 5년을, 둘 다 자백하지 않으면 1년만 살게 된다. 자백을 하겠는가·" 죄수의 딜레마 상황에서 만약 두 죄수가 서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면 당연히 자백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겠지만, 의사소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정은 더욱 복잡해진다. 자백을 안 하자니 상대방을 믿을 수 없고, 자백을 하자니 자신의 범죄를 인정해 높은 형량을 받게 된다. 이처럼 상대방의 협력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침묵보다는 자백, 즉 협력보다는 배신을 선택한다. 협력보다는 배신을 선택하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매우 합리적인 선택이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침묵을 가정하면 침
역대 최저 고용 참사에 정부와 모든 정당이 본질을 외면하고 정치적 논쟁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제 일자리 문제는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정부는 "정부를 믿고 기다려 달라"고만 하고 야당은 소득주도 성장을 당장 패기하라고 한다. 현재 30∼40대 일자리는 계속 줄어들고 비정규직 일자리는 늘어나고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고용은 여러 원인으로 발이 묶여 있다. 최근 통계청 자료를 보면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30∼40대 취업자 수는 월 평균 14만명 감소했다. 30대는 월 평균 3만9천300명, 40대는 10만1천명씩 급격히 줄었다. 구직기간이 6개월 이상인 장기실업자는 월 평균 14만4천명을 기록해 2000년 이후 18년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과거 일자리를 정부가 주도하고 민간 기업은 그저 정부의 눈치를 보며 실질적인 일자리 창출이 아니라 페이퍼에서 창출하는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수십조 자금을 투입하지만 좋은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았으며, 청년층은 안정적인 직업 군인 공무원, 대기업만을 생각하며 창의적인 기업이나 벤처는 기피했다. 창업을 위한 정부의 정책과 지원도 청년에게 집중된다. 그러나 청년은 아이디어는 있으나 경영의 경험과 노
지난 겨울은 유난히도 혹독하게 추웠다. 요즘은 사상 유래 없는 폭염으로 매일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고 있다. 올 여름은 비 한 방울 오지 않아 메마른 대지를 무더위로 뒤덮고 있다. 삼한사온은 이미 옛말이 된지 오래고, 한반도의 여름은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기온상승이 농업에 미치는 영향으로는 재배한계선 및 재배적지 북상, 호냉성 작물 재배 가능지 축소 및 호온성(열대, 아열대) 작물 재배지 확대, 재배작목 변화 및 시설하우스 난방비 감소 및 냉방비 상승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기상이변은 침수피해, 낙화, 낙과, 도복 등 피해와 가뭄, 폭설, 토양유실 및 농업기반시설의 파괴 등을 야기한다. 농촌진흥청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근거한 작물재배지 변화를 살펴보면 사과, 복숭아 재배적지가 점차 북상하고 일소과, 착색불량, 과피연화, 과형변화 등이 주요 과실피해로 언급되고 있다. 벼는 현재 CO₂농도에서 1도 상승시 7.5%, 3도 상승시 14.5%의 감소가 예측되며, 쌀 불임률 증가로 15~35%까지 생산량 감소가 예상된다. 또한 온대 채소가 감소하고 아열대 채소류 재배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변화에 따른 농업생태계의 변화로는 수자원 분야에서 산간내륙지역 가
누구나 자기만의 언어가 있다. 자기만이 좋아하는 단어가 있고, 자기만의 독특한 말버릇이나 말투가 있다. 난 사람들마다 달리 발화되는 말에 따라 누구에게는 매력을 느끼고 누구는 별로라고 여긴다. 말을 멋들어지게 하는 사람이 실은 속이 텅 빈 사람이기도 하고, 말은 어눌하지만 한마디 한마디가 깊이가 있어 빠져들게 하는 사람이 있다. 그가 말하는 언어들을 따라가다 보면 그 사람의 인생을 들여다 볼 수도 있다. 몇 마디만 나눠보면 그 사람이 진실한지, 거짓투성이인지도 알게 된다. 자기의 생각을 말하는 사람인지,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앵무새처럼 전하는 사람인지도 구별된다. 내 삶이라는 것도 나만의 말을 익히는 과정이며, 남에게 어떻게, 어떤 말을 해 오며 살았는지 보여주는 언어의 여정인지도 모른다. 내가 가장 많은 사람 앞에서 말을 한 최초의 기억은 초등학교 6학년 때였다. 엄혹한 70년 대의 군사독재 시절이었지만 어쩐 일인지 전교 어린이회장을 직선으로 뽑던 해였다. 반장이랍시고 담임 선생님이 회장에 출마하기를 권유했다. 장문의 출마 연설문을 몇 날 몇 밤에 거쳐 달달 외웠다. 무슨 구국의 결단을 하는 것처럼 결연하게 마음을 다잡고 당선의 포부를 가졌던 것
오랜만에 버스를 타고 출근을 한다. 만원 버스에 흔들흔들.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들이 소확행을 주제로 한 영화의 장면들처럼 평화롭다. 대부분 사람들은 이어폰을 끼고 눈을 감고 있다. 주변을 둘러보고 난 후의 여유로움이 졸음을 몰고 온다. 스르르 눈을 감고 고개를 끄덕이다가 갑작스러운 굉음에 손잡이를 꽉 움켜잡는다. 온 힘이 몰린 손을 바라보니 손가시들이 보인다. 매끄러운 다른 손가락들과는 달리, 가시가 올라온 손가락에 자꾸만 눈길이 간다. 아주 작은 것들이, 만지작만지작 거릴 때마다 거추장스러운 옷을 입은 것처럼 자꾸 신경을 거스르게 한다. 이럴 땐 얼른 손톱깎이로 정리하면 좋으련만, 참을성이 없어 그냥 손톱을 세워 손가시를 뽑아본다. 살점이 벗겨진 손가락은 고얀 성급함을 탓하기라도 하듯, 이내 발갛게 부어오른다. 하루 종일 온몸의 말초신경이 손가락에 몰려있다. 별것 아니라 생각했던 것이 시간이 지날수록 화끈거리며 욱신욱신 통증이 심해진다. 며칠이 지나도 손가락은 나을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화가 잔뜩 난 사람의 얼굴처럼 퉁퉁 부어올라 쌩쌩 거리고 있다. 사소한 작은 것이 오래도록 아픔과 고통을 주며 괴롭히고 있다. 손거스러미로 애를 먹으면서, 생활…
민주당 대표 선출이 25일로 임박했다. 충북이 민주당 대표 선출에 지대한 관심을 갖는 것은 이해찬 후보가 유력하기 때문이다. 정상적이라면 이웃사촌 격인 이해찬 의원이 여당 대표로 선출되면 그보다 좋은 경사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내놓고 반길 수가 없는 입장이다. 그 이유는 세종시 관문인 오송역이 무력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해찬 후보는 청주를 방문해서도 KTX 세종역 추진을 포기하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김진표·송영길 후보로부터 세종역 추진은 고속철을 저속철로 만드는 것일 뿐만 아니라 충청권을 분열시키는 원인이라고 비난받았지만 한 번도 이를 포기하겠단 말을 하지 않았다. 민주당 대표가 되면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각오로 볼 수밖에 없다. 그럼 오송은 어떻게 되는 건가? 오송은 빈껍데기가 될 것이다. 앙꼬 없는 찐빵 신세가 될 게 뻔하다. 충북은 또 어떻게 되는 건가? 충북 또한 비슷한 신세가 될 것이다. 세종시를 만든다고 할 때 일개 면을 통째로 떼어주면서까지 협조한 것은 충북이 행정수도권의 핵심으로 성장할 것이란 기대 때문이었다. 충북의 동반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두 가지 조건도 있었다. 그게 바로 세종시 관문을 장악하는 것이다. 오송
말은 마음을 담는 그릇이라고 하여도 지나치지 않다. 처음 만나는 사람도 말 몇 마디 나눠보면 상대방의 사상, 철학, 교양 정도를 미뤄 짐작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눈만 뜨면 말의 홍수 시대에 살고 있으나 타인에 대한 칭찬 및 위로 말은 듣기 어렵다. 특히 선거철이면 등장하는 가짜 뉴스, 흑색선전, 음해, 모함 등의 난무는 귀를 씻고 싶을 정도다. 어디 이뿐인가. 인터넷의 무분별한 악성 댓글 또한 그 폐해가 실로 커서 요즘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달변가의 말보다 진정성 있는 진실한 언어가 그립다. 더욱 절실한 것은 남을 배려하는 말이다. 말은 발설할 때 조리에 닿게 잘하는 것도 중요 하지만 상대에게 비수가 되지 않도록 가려서 해야 할 것이다. 무심코 내뱉은 말 한마디가 수십 년 정을 무너뜨리고, 상대를 위하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용기와 희망을 안겨주기도 한다. 어느 지인의 경우 상대방이 건네 온 말 한마디로 말미암아 심한 모멸감과 상처를 입었다며 하소연 해온다. 그녀의 말인즉, 지난날 타인에게 받은 성적 수치심이 좀체 가시지 않아 요즘도 가슴에 돌덩어리를 얹어놓은 느낌이란다. 지인이 속한 모임 여행길에서 일이라고 했다. 고속도로를 달리던…
많은 분들이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하지만, 현행법상 아무 실익이 없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자격증은 자신의 만족일 뿐 제도적으로는 별 소용이 없다. 취득하고 나니 그다지 자긍심을 갖지 못하겠다고 토로하는 분들도 없지 않다.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한 뒤 기술을 더 연마하려고 해도 고가의 머신이 없으니 입맛만 다실 뿐이다. 이런 표현이 자격증을 취득하신 분들에게 불편한 마음을 끼쳤다면 용서를 구하고, 조금 더 들어 주시기를 청한다. 바리스타 자격증은 제과기능사처럼 국가자격증이 돼야 한다.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국민 입장에서는 득이 되면 득이 됐지, 나쁠 게 하나도 없다. 바리스타가 국가기술자격이 된다고 해서 모든 커피 전문점이 반드시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을 고용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바리스타가 국가자격증이 되면, 현재 벌어지고 있는 국가적인 낭비와 쓸데없는 외화 유출을 줄일 수 있다. 그 이유는 이렇게 설명하는 게 쉽겠다. 제과제빵은 국가기술자격으로 관리되고 있기 때문에 유사한 민간자격증이 없다. 제과제빵 민간자격증이 있다고 해도 국가자격증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굳이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 그것을 취득할 필요성을 느끼질 않는다. 프랑스나…
장마가 7월 11일 조기 종료 되고 35일이상 폭염과 무강우 기간이 지속되고 있다. 보은군도 13일 낮 최고기온이 38도를 넘어 기상관측장비가 설치된 이후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이 기간이 지속되면서 농작물의 시들음·고사 현상이 발생하고, 고온에 의한 병해충 발생으로 상품성 저하 등이 우려됨에 따라 적극적인 관수대책이 필요하다. 과수의 경우 강한 직사광선으로 인한 조생종 과수 일소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군은 8월 16일 현재까지 과수 일소, 인삼·깨 등 시들음 고사 피해가 100ha가 넘고 있으며, 가축폐사도 34천11두에 달하고 있다. 군은 가뭄대책 예비비로 5천400만 원을 들여 8월초에 긴급 급수물품을 공급완료하여 저설호스 940롤, 송스호스 187롤을 읍면에 배치하여 농가요청시 공급하도록 했다. 또한 읍면에서 보유하고 있는 양수기600대, 송수호스20km, 스프링클러 300대를 농업인 요청시 대여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농가요청시 군자체·유관기관(레미콘, 소방서)과 협조로 살수차를 동원해 농업용수를 지원하고 있다. 한편 긴급예비비 2억1천610만 원을 투입해 농작물 상습 가뭄우심지역을 중심으로 대형관정, 중형관정(6인치), 급수저장조
'쇠가 녹고 돌이 녹아 흐른다'는 불볕더위에 임금, 천하장사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요즈음 옛 선인들의 피서백경이 각광을 받는다. 웰빙 피서법을 배우겠다는 의미에서다. 에어컨, 냉장고 등이 없던 시절에는 자연 피서법을 할 수밖에 없었다. 다산 정약용은 더위를 식히는 8가지 방법과 더위를 피하는 8가지 방법을 고안하기도 했다. 우리 조상들은 냉국을 비롯해 화채, 미숫가루 등과 삼복에 쑤어먹던 팥죽인 복죽(伏粥)도 여름철의 대표 음식이었다. 우뭇가사리로 만드는 우무냉국도 무더위를 이겨내는 음식으로, 조선의 정조 임금도 더위를 식힐 때 우무냉국을 즐겼다고 한다. 우무냉국 또는 냉채는 해초인 우뭇가사리를 끓여 굳혀서 만든 우무묵을 얇게 채 썰어 콩물이나 냉국에 혼합한 음식이다. 식이섬유가 풍부해 다이어트에도 효과 만점인 해조류 음식이다. 바닷가 모래나 바위에 붙어살며 나뭇가지 모양을 한 우뭇가사리는 한방에서 석화채(石花菜), 감함(甘鹹)으로 부른다. 제주에서는 우미 그리고 천초(天草), 한천(寒天), 까사리, 가사리 등 지역마다 다른 이름으로 부른다. 그 모양이 '소의 털'과 비슷하다고 해서 우모(牛毛), 우모초라 한다. 중국 송나라 시대에 유행한 지장품(
지금까지 나에게 있어 '도서관'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시험공부 하는 곳'이었다. 학창시절에는 친구들과 시험공부 핑계 삼아 매점에서 맛난 과자도 사먹고 소곤소곤 조잘조잘 떠드는 재미로 드나들었던 곳. 취업준비생 시절엔 해를 보지 못해 희멀건 얼굴에 헐렁한 옷, 슬리퍼 차림으로 뻣뻣한 머리를 질끈 묶고 공무원 시험공부에 몰두했던 곳. 어찌됐건 도서관은 그동안 나를 성장시켰던 중요한 장소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요즈음 도서관의 기능이 날로 진화하며 격세지감을 느낀다. 2018년은 나라에서 전 국민에게 책 읽기를 장려하기 위해 특별히 책의 해로 지정했다. 또한 우리 진천군에서도 올해 처음으로 책 읽는 진천을 만들고자 2018 진천의 책으로 일반부문 고미숙 작가의 '공부의 달인, 호모쿵푸스'와 아동부문 소중애 작가의 '세상에 나쁜 아이는 없다'를 선정해 '1회 책 읽는 진천, 2018 진천의 책' 선포식을 개최했다. 이후 진천군립도서관을 거점으로 독서릴레이, 독서 감상문 대회, 작가와의 만남, 독서토론회, 독서동아리 조직 등 군민 모두가 함께 읽고 함께 공감하고 함께 나누는 다채로운 독후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올 상반기 진행된 '일상이 되는 인문학'강좌에
톨스토이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소설에서 인간 세상에 온 천사 미카엘을 통해 사람에게 있는 세 가지 특성을 밝혔다. 첫 번째가 아무리 비루한 사람이라도 마음속엔 사랑이 담겨 있다는 것, 다음으로 사람은 바로 눈앞에 벌어질 일조차 알지 못한다는 것, 마지막으로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는 것이다. 과연 사람은 사랑으로 살까. 살고 있는 걸까. 내가 사는 아파트 현관 입구에는 양 옆으로 긴 화단이 있다. 그리고 계단 바로 옆에는 기껏해야 손바닥만 한 공간이 있는데 이곳에 매년 한해살이 꽃들이 핀다. 처음엔 어쩌다 씨가 날아오나 했지만 해마다 다른 꽃이 피어나니 저절로는 아닐 것이다. 누군가의 마음속에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일이다. 어느덧 10년 아직도 고운 마음의 주인공을 알지 못한다. 그러나 그 마음 덕분에 마음의 뿌리가 자랄 수 있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더구나 올해는 아주 오랜 만에 족두리 꽃을 만날 수 있어 얼마나 반가웠던가. 폭염 속에서도 그녀와의 만남은 나날의 기쁨이었다. 그런데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오늘 아침, 그녀가 누군가에 의해 무참히 꺾여 있었다. 저만치 만개한 화관이 꺾여 내동댕이쳐 꽃잎이 여기
고즈넉이 구비치는 능선 너머로 새벽달이 구름 속에 몸을 가린다. 자연의 미는 능선의 미라고 했던가. 끊어질 듯 이어지는 속리산자락의 능선은 보면 볼수록 내 누이의 속눈썹처럼 깊고 부드럽다. 구비치 듯 흘러서 유유히 뻗어나간 천왕봉을 바라보니 마음의 번뇌와 시름이 눈 녹듯이 사라진다. 그래서 속리산은 멀리서 보는 풍경이 아름답다. 아득한 옛날부터 법주사를 찾는 사람들이 숱하게 걸었던 길. 지금 나는 새벽달을 친구삼아 법주사 오리숲길을 걷고 있다. 대웅보전 앞에 수줍은 듯 놓여있는 석등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숲길에는 오래된 소나무와 전나무, 참나무가 직선과 곡선의 조화를 이루며 길손을 반갑게 맞아준다. 먹을 것을 찾던 다람쥐도 일손을 잠시 놓은 채 법주사를 향해 두 손 모아 합장을 하고 있다. 새벽부터 울어대는 매미소리를 시샘이라도 하듯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마파람이 숲속의 나뭇잎을 스치듯 지나간다. 해마다 걷는 길이지만 철따라 변하는 풍경 때문인지 올 때마다 느낌이 조금씩 다르다. 수정교를 지나 금강문을 들어서니 호서제일 가람답게 팔상전과 대웅보전, 금동미륵대불이 눈에 들어온다. 박물관이 따로 없다. 문장대와 관음봉을 배경으로 시원하게 펼쳐진 사찰의 공
새벽 4시, 칭기스칸 국제공항에 뚝 떨어졌다. 공항을 나가자 울란바토르의 낯선 하늘이 새초롬하게 반긴다. 조금은 두렵고 조금은 설레는 새벽이다. 처음 대면하는 생경한 바람 냄새가 몸을 펴고 다가온다. 나는 바람의 어깨를 토닥이며 기다리고 있는 도요타에 몸을 실었다. 울란바토르에서 출발해 6시간째 초원을 달리고 있다. 가도 가도 끝없는 초록의 연속이다. 초록으로 펼쳐진 끝없는 도화지 속에 기어가는 한 마리 개미가 퍼뜩 떠오른다. 나는 어쩌면 이 커다란 초원에 홀로 기어가는 개미 같은 존재가 아닐까. 아무리 발버둥 쳐도 초원을 빠져나갈 수 없는 작은 개미처럼 나는 평생 지구라는 공간 속에 갇혀 바동거리며 사는 작은 인간에 불과한 것이다. 모든 일상을 접고 날아온 이곳에서 나는 또 다른 나와 마주친다. 그동안 소리소리 지르며 살아왔던 내 모습이 뇌리를 스친다. 무엇을 더 갖겠다고, 무엇을 더 잃지 않겠다고 고성의 시간을 지냈는지. 언젠가는 빈손으로, 갈라진 손금을 길 삼아 홀로 이곳을 떠날 것을. 광활한 초원 위로 간간히 말떼와 게르가 나타났다 사라진다. 몇 시간을 달려 겨우 만난 한 사람, 말 위에 타서 말떼를 몰고 가는 유목민이다. 나는 차를 멈추고…
며칠 전에 외국에서 생활하는 큰딸이 둘째 아이를 임신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직장이 있어 두 돌이 된 첫 외손자 육아는 한국에 있는 시댁이 담당해주고 있는 상태여서 둘째를 임신했다는 딸에게 처음에는 축하 인사를 전하지 못하고 무거운 마음이 먼저 앞섰다. "지금도 사부인이 손주를 돌보고 계시는데 둘째를 임신하면 어떻게 키우지?" 하는 걱정 아닌 걱정으로 전화를 끊었다가 다시 임신에 대한 축하의 메시지를 딸에게 전했다. 아마 무의식중에 둘째 아이에 대한 육아 부담을 제3자인 내가 걱정했던 것 같다. 임신과 출산, 육아에 대한 부담은 나뿐 만이 아니라 많은 청년층들에게는 더욱 절실하게, 심각하게 다가오는 이슈이다. 1960년~1970년대를 살아온 나에게 "아들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포스터와 문구가 아주 낯이 익다. 그때는 아이를 낳지 않거나 적게 낳는 것이 미덕이었으며, 아이 셋을 데리고 외출하면 손가락질을 받을 때였다. 그러나 50년이 지난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저출산 국가가 됐다. 2017년 출생률은 1.05명으로 출생아 수는 35만 8천명으로 역대 최저로 기록하면서 신생아가 한 명도 태어나지 않은 마을이 전국에 무려 17곳으로 나타나,
조현병이란, 2011년 정신분열증이란 병명이 사회적 이질감과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이유로 편견을 없애기 위해 조현병으로 병명이 바뀐 것으로 조현(調絃)의 사전적인 의미는 '현악기의 줄을 고른다'는 뜻으로 조현병 환자의 모습이 마치 현악기가 정상적으로 조율되지 못했을 때의 모습처럼 혼란스러운 상태를 보는 것과 같다는 의미다. 이병이 위험한 이유는 충동성 때문이다. 혼자서 괴성을 지르거나 욕을 하다가 어떤 피해망상에 사로잡혀 분노가 커지면 타인에게 폭력을 가하기 때문이다. 특히 정신병력이 참작돼 처벌이 미약하다 보니 대중적 공분효과가 배가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지난 7월 8일 낮 12시 30분께 경북 영양군 영양읍에서 경찰관 2명이 가정집에서 소란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나 난동을 부리던 40대 조현병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같은 날 광주에서도 조현병을 앓고 있던 환자가 병원 폐쇄동에서 달아났다가 검거됐다. 지난 20일 오후 제천경찰서 지역에서도 한아파트에서 이상한 사람이 있는데 물건을 부수는 소리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하니 집안의 물건을 부수며 출동한 경찰관을 상대로 욕설을 하며 "다…
아리랑은 우리민족의 대표적인 민요다. 2008년 2월 뉴욕 필하모닉 평양 공연은 지금도 그 감동이 생생하다. 남북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민족의 심금을 울렸다. 몇 년 전인가 인사동 골목에서 있은 번개 연주 같았던 아리랑 심포니 공연도 큰 감동이었다. 전국에는 아리랑고개가 많다. 충주에서 제전 한수로 나가는 옛 고개이름이 아리랑이다. 서울 돈암동에서 정릉으로 넘어가는 낮은 언덕도 아리랑, 경상도 상주 화산동에 아리랑고개가 있다. 왜 이리 아리랑고개가 많은 것일까. 아리랑에 대한 해석은 연구자 마다 다르다. '아리'가 사람 이름이라고 한 이도 있고 지명이라고 해석한 학자도 있다. 아리랑이 아리수에서 나왔다고 주장하는 민속학자도 있다. 아리수는 바로 한강, 충주는 남한강이고 정선은 북한강이다. 아리수는 고대에 많은 젊은이들이 죽어나간 곳이다. 고구려 백제 신라가 아리수에서 가장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벌였기 때문이다. 달천, 남한강 주변에 있는 산들을 답사해 보면 많은 곳에서 성터가 발견된다. 고대 토기 편과 와편(瓦片)들이 타임 캡슐처럼 산란하고 있다. 단양군 영춘면에 있는 온달성은 고구려 장군 전사지로 추정되는 것이다. 6세기 중반 경상도에서
자신이 처한 상황이 대체적으로 난감한 상황에 놓였거나 당황스러울 때 쓰는 말로 '대략난감'이 SNS상에 널리 애용되고 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매우 딱한 처지로 어떤 해결책을 마련해 견디어 내거나 돌파하기가 어려운 상황을 일컫는 신조어이다. 뜻하는 의미로 보면 말이 될 것 같기도 하지만 국어문법적으로는 맞지 않다. 하지만 상황을 표현하는 형용사로 많은 이의 공감을 받으며 널리 사용되고 있다. 대략난감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일이 전개되고 따라서 본인이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곤란한 상황을 의미한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의 정치권, 특히 여야 정당의 현재 처한 상황을 대략난감만큼 잘 표현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경우에 보면 8월 들어 지지도는 계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딱히 이렇다 할 악재나 정치적 실언, 인사문제 등 지지율 하락을 가져올 특별한 사건사고가 없음에도 매주 하락하고 있다. 지난 4월 지방선거에서 받은 전국민의 압도적 지지가 무색할 상황이 현재 나타나고 있다. 특히 정당대회를 앞두고 컨벤션효과를 기대한 더불어민주당의 입장에서 보면 선거운동이 진행되면 될수록 지지율은 더 하락하고 있으니 정말 대략난감한
동방은 요즘 무엇을 하는지 정신없이 돌아다니고 있다. 물론 나는 그가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보다 가치 있게 쓰고 가려고 한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는 있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고 다니는지는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 "동방, 내가 해야 할 일이 있으면 맡겨 주게. 자네 혼자 동분서주하는 것 같아 여간 미안하지 않구먼." 동방은 반가운 표정을 하고 내 말에 대꾸했다. "정말요? 그럼 우리 오랜만에 그 여자가 얼마나 변했는지 보러 갈까요?" "그 여자라면……." "사자님이 인간이 아닌 것 같다는 그 여자요." "아, 그 여자." 잊고 있었다. 맑고 아름다운 혼을 도둑맞고 반쪽짜리 혼으로 겨우 기본적인 신체활동으로만 삶을 꾸려나가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녀를 다시 보고 싶지는 않았다. 그녀를 보고 있자면 우리의 처지가 참으로 한심스러워 견디기 힘들었었다. "그 여자의 혼은 지켜보고만 있기에도 아까운 맑은 혼이었는데." "그랬었죠. 그런 차원 높은 혼을 가진 자가 인간 세상에 왜 내려왔을까요?" 동방은 어깨를 올리며 내게 물었다. "그걸 어찌 알겠는가. 나 같은 미욱한 자가." 동방이 눈을 반짝이며 내 팔을 잡아끌었다.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