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경찰서는 민족의 최대 명절 추석을 맞아 치안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가용경력을 최대한 동원하여 특별치안활동을 전개하여 대응역량 강화를 통해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평온한 명절 분위기 조성에 주력할 방침이다. 그러나 평온하고 안전한 명절을 보내기 위해서는 무엇 보다 주민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바 범죄예방법 등을 숙지하여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사전에 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명절을 맞이하여 택배사칭, 스미싱이나 인터넷쇼핑 사기 등 신종금융사기가 극성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유형으로 택배조회와 관련 '선물배송조회', '상품권 또는 항공권 저가판매' 등 휴대폰 메시지를 미끼로 인터넷(URL) 연결을 유도하는 전형적인 스미싱 수법은 택배회사들이 보내는 정상적인 메시지와 비슷해 속아 넘어가기 쉽다. 특히 추석 대목 분위기를 이용해 선물 택배반송 반송확인, 추석인사, 선물교환권 제공 유명업체 이벤트 등을 앞세워 클릭을 유도한다. 문자 메세지에 링크된 URL을 클릭하는 순간 악성코드가 설치돼 소액결제는 물론 휴대폰에 저장된 개인정보와 금융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 다른 수법은 대출빙자형 보이스피싱으로 이러한 대출빙자전화금융사기는…
청주시내서 일부 중심도로를 제외한 2차선이나 중앙선이 없는 골목길을 운전하다보면 면허 시험을 보는 것처럼 아슬아슬한 경우가 많다. 도로의 양쪽에 빼곡히 주차해 있는 차들 때문에 도저히 마주 오는 차와 교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간에서 두 대의 차가 마주치면 앞으로 나갈 수도 없고 되돌아갈 수도 없다. 그래서 저쪽에서 차가 들어오려고 하면 라이트를 켜서 신호를 보낸다. 다급한 신호에도 차는 들어오고 중간에서 마주친 차가 서로 비키라고 신경전을 벌이기 일쑤다. 이렇게 3, 4분 버티다가 보면 앞뒤에서 클랙슨 소리가 들린다. 말싸움을 하다가 멱살잡이로 이어지고 경찰 조사를 받고 끝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는 고난도 운전기술을 발휘해야만 한다. 마술 같은 운전기술로 양쪽에 주차한 차량 틈으로 피해 마주 오는 차가 지나갈 수 있도록 해주거나, 뒤로 20~30m를 후진해야 한다. 그때마다 진땀이 난다. 자칫 다른 차량을 긁기라도 하면 큰일이기 때문이다. 운전면허 시험도 이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불평하면서 도대체 한범덕 시장의 시정목표가 '함께 웃는 청주'라고 하면서 어떻게 웃을 수 있느냐고 볼멘소릴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
며칠 전, 인문학 페스티벌을 알리는 개막식이 있었다. 봄부터 준비한 보따리를 펼쳐놓는 연출가의 마음을 무엇으로 표현해야 할까· 작가를 섭외하고 풍성한 볼거리를 위해 차근차근 준비해 온 결과물을 내놓는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뭉게구름이 둥둥 떠 놀던 가을 하늘엔 먹구름이 잔뜩 끼어 심술을 부렸다. 어린 시절 소풍 가기 전날 잠자기 전에 "내일은 비가 오지 않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했던 의식을 정성스레 했건만. 열심히 준비한 행사를 시샘이라도 하듯 비가 흩뿌렸다. 우리는 살면서 예상치 못한 일들을 만날 때가 있다. 기대하지 않은 일이 뜻 밖에 엄청난 행운을 가져올 수도 있고, 심사숙고하여 정성을 다한 일들이 의외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할 때도 있다. 우리가 의도한 대로 일이 추진되어 좋은 성과를 거둔다면 더없이 기쁘고 보람되겠지만. 삶이, 어찌 우리가 뜻한 것처럼만 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이 세상엔 슬픔도 고통도 존재하진 않았겠지· 풍성한 한가위를 앞두고 농부의 마음이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무슨 일인지 인터넷 검색을 하는데, 한없이 깊은 시름과 절망에 빠진 농부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눈에 들어왔다. 오랫동안 폭염으로 열
'자기를 영원화시키는 방법은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역사 위에 이름을 길이 남기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후손을 끝없이 이어가는 것이다.'라고 영국의 철학자 러셀은 말했다. 전자는 역사 속에 우뚝 서는 찬란한 업적을 남기는 것이고 후자는 평범한 사람들이 핏줄을 통하여 자신을 길이 전하는 것이라는 뜻이다. 인간을 떠나 하찮은 동물 심지어 식물조차도 자신을 영원화시키는 본능 즉 종족을 보존시키려는 초자연적인 노력은 감탄을 금치 못할 지경이다. 가장 약소한 민들레부터 이야기해 보자. 봄날 마을 길 가장자리에 아주 작은 노란 꽃을 피우는 민들레는 그 꽃에서 씨앗을 탄생시키고 그럴라치면 그것을 다른 곳에 옮겨 심어야 한다. 그것들은 인부를 쓸 수 없는 숙명인지라 어쩔 수 없이 셀프로 해결해야 한다. 그리하여 태생적으로 뛰어난 방법을 창안해 내어 씨앗이 함빡 익으면, 그 씨앗 하나에 낙하산 하나씩을 배당시켜 바람이 불 때 그것을 하늘로 띄워 보낸다. 불행히도 낙하산이 냇물에 떨어지면 사지로 뛰어드는 것이나, 대부분 사방으로 흩어져 기름진 땅에 안착한다. 그 거리가 무려 4km를 간다니 놀라운 일이 아닌가. 한 죄수가 철창에 갇혀 절망에 빠진 채…
2015년 사회복지 지방이양사업의 분권교부세 폐지에 따라 충북도와 청주시 및 사회복지계의 갈등이 심화되고 사회복지계가 강력 반발하여 지역사회와 언론에서도 큰 이슈가 되던 시기가 있었다. 정부는 자방자치의 내실화를 도모한다는 명목으로 국가사무의 지방이양을 추진하고 2005년부터 67개의 사회복지 국고보조사업을 지방정부로 이양하여 2009년까지 분권교부세의 지원을 통해 존속하기로 했다. 하지만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발견돼 2014년까지 분권교부세 제도를 연장하여 사회복지시설을 지원했다. 당시 충북도에서도 중앙정부로부터 분권교부세를 지원받아 도비-시군비의 분담비율(매칭)을 정하여 예산을 지원해 왔으나 2015년부터 분권교부세가 폐지되고 보통교부세로 전환됨에 따라 도비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청주시를 비롯한 시군과 특히 사회복지계에서 강력히 반발했다. 결국 충북도는 도비의 지원비율을 줄여 도-시군 분담비율을 현재까지 유지해 왔다. 그런데 최근 충북도가 다시 2019년부터 도비지원을 중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도내 사회복지계에서는 크게 우려하고 있다. 물론 당장 도비지원을 중단해도 법적인 하자는 없지만 2015년 당시와 비교해서 시군재정이나 사
지역의 농협(축협 포함)·수협·산림조합장선거를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위탁받아 관리하게 된 지 이제 13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종전엔 조합장선거 때만 되면 동창회나 계모임 등을 가장하여 조합원에게 각종 향응과 금품을 제공했다는 뉴스가 다반사일 정도로 조합장선거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2005년부터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위탁관리를 하면서 조합장선거가 과거보다 많이 깨끗하고 공정해졌다는 평가를 받아왔고, 2015년부터는 4년마다 전국적으로 동시에 조합장선거를 실시하게 되어 내년 3월에는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있다. 오는 9월 21일은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의 조합장 임기만료일전 180일이 되는 날로, 이날부터 선거일까지 기부행위가 제한된다. 기부행위 제한기간 동안 후보자(후보자가 되려는 자 포함), 후보자의 배우자, 후보자가 속한 기관·단체·시설은 기부행위를 할 수 없으며, 누구든지 해당 위탁선거에 관하여 후보자를 위하여 기부행위를 하거나 하게 할 수 없다. 이 경우 후보자의 명의를 밝혀 기부행위를 하거나 후보자가 추정할 수 있는 방법으로 기부행위를 하는 것은 해당 위탁선거에 관하여 후보자를 위한 기부행위로 본다. 기부행위
초등학교 3학년 때 일이다. 친구들과 고무줄넘기만 하면 짖궂은 남자 아이들이 고무줄을 끊곤 하였다. 어느 날 그날도 유독 해찰궂은 사내아이가 고무줄을 끊은 후 도무지 내놓지를 않았다. 그것을 되찾기 위하여 남자 애랑 심한 실랑이를 벌였다. 그러는 와중에 그 아이가 나를 밀쳐서 넘어져 팔을 다쳤다. 교무실에 끌려간 그 애는 자신의 잘못을 나에게 몽땅 뒤집어 씌웠다. 사정을 모르는 선생님은 오히려 팔을 다친 내가 남자 아이를 때렸다며 혼을 내켰다. 집으로 돌아온 후 분을 삭이지 못하여 어머니 앞에서 나도 모르게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 모습을 본 어머닌, " 주먹을 함부로 불끈 쥐지 말아라. 아무리 여자라도 주먹을 힘껏 쥘 때는 네 자존심이 몹시 망가졌을 때와 어떤 중대한 일을 결심할 때만 쥐어라." 하였다. 어렸을 땐 그 말씀의 의미를 제대로 몰랐다. 어른이 된 후 비로소 어머니의 말씀에 담긴 깊은 의미를 깨닫게 된다. 사람이 가장 분노할 때는 자신의 자존심을 몹시 짓밟힐 때다. 세상을 살면서 본의 아니게 타인에 의하여 자존심을 짓밟힌 적이 어찌 없으랴. 그러나 그 때는 함부로 주먹을 불끈 쥐지 않았다. 진실의 속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어서이다.
'초중고 모든 학교에서 커피를 퇴출시켰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를 보면서 아쉬움과 걱정이 교차됐다. 본질을 비껴간 표현과 이로 인해 커피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 나아가 공포감을 느낄 수 있다. '커피 퇴출'이 아니라 '카페인(Caffeine) 퇴출'로 바로 잡아야 한다. 일선 학교에서 커피가 퇴출됐다는 소식이 떠들썩하게 이어질 때, 외신에서도 유사한 내용이 전해졌다. 그러나 표현이 명확했다. 미국이 미성년자들에게 카페인이 많이 들어 있는 음료를 팔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는 내용이었다. 국내의 이번 조치는 지난 14일부터 '어린이 생활안전관리 특별법 일부 개정안'이 시행됐기 때문이다. 19세 이하 어린이와 청소년의 카페인 하루 섭취권고량은 체중 1㎏당 2.5㎎ 이하이다. 체중이 50kg인 청소년이 커피 음료를 한 캔(평균 84㎎)만 마시더라도 섭취권고량에 근접할 수 있다. 카페인은 철분과 칼슘 흡수를 방해해 성장기 청소년이 과잉 섭취하면 특히 해롭다. 카페인은 어지러움증, 가슴 두근거림, 수면장애, 신경과민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어린이가 장기간 과잉 섭취해서도 안 된다. 사실 카페인을 과잉 섭취하면 성인들에게도 위협이 된다. 한국을 비
모기 입이 삐뚤어진다는 처서(處暑)가 지나고 추석이 다가오면서, 벌초 인구가 많아지는 시기가 되었다. 벌초는 친척들이 한데 모여 조상의 묘를 정리하는 뜻깊은 풍속이자, 일가친척이 오랜만에 만나 즐거움을 나누는 장(場)이다. 하지만, 야생동물에 의한 피해나 예취기 안전사고 등 안타까운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특히, 올해를 비롯한 최근 몇 년간은 여름 폭염으로 인한 기온 상승으로 벌의 개체 수와 활동량이 많아져 벌에 의한 사고가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벌초 전 산소 주위에 벌집이 있는지 미리 확인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음료수, 과일 등의 단 음식은 가급적 피하고, 벌을 자극하는 향수나 화장품은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일행 중 벌에 대한 알러지 반응이 심했던 사람이 있다면 미리 항히스타민제를 준비하는 것도 좋다. 만약 벌에 쏘였을 경우에는 신용카드 같은 것으로 벌침을 밀어서 제거한 후, 찬물 또는 얼음으로 냉찜질을 하며 그늘에서 안정을 취하면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얼굴이 붓거나 숨이 찬다면 호흡곤란 등으로 의식불명에 빠질 수 있으므로 신속하게 병원으로 이동해 응급처치를 받아야 한다. 진드기 감염병에
음력 팔월 보름은 추석이다. 예로부터 추석 차례상에는 송편과 토란국, 과일 등을 올린다. 설날에는 떡국이지만 추석엔 토란국을 쓴다. 햅쌀밥과 함께 먹는 토란국은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떡과 고기 등 음식을 과식하는 추석 무렵에 토란국은 소화를 돕고 변비에도 효능이 있어 명절음식으로 안성맞춤이다. 토란(土卵)은 '흙 속의 알'이란 뜻이다. 연잎과 비슷한 잎이 달려 있어 밭의 연꽃인 토련(土蓮)이라고 한다. 추석을 전후해서 캔 토란이 가장 맛있고 영양분도 많다. 크기에 비해 전분이 적은 토란은 다른 작물에 비해 소화가 잘된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우자(芋子)라 적고, "토란이 배 속의 열을 내리고 위장의 운동을 원활하게 해주는 음식"이라 했다. 기원전 90년 사마천이 지은 '사기'의 '화식열전'에는 토란을 '준치(蹲鴟)'라고 적고 '토란 우(芋)'로 기록했다. 준치는 토란의 별칭으로 "그 모양이 올빼미를 닮았다"하여 붙인 이름이다. 기원전 32년에 중국의 범승이 저술한 인류 최초의 농서 '범승지서'에는 토란(芋子) 등의 재배법을 기록했다. 기원전 한나라 무제는 왕망의 반란으로 위기에 몰렸다가 산불에 익은 토란(芋頭)을 깨어먹고 전쟁에서 이겼는데,
물과 간단한 음식만을 챙긴다. 문명의 도구는 당분간 기억에서 지우기로 한다. 핸드폰도 안경도 책도 배낭에 넣는다. 고비 사막을 향한 11일간의 여정 중 두 번째 맞는 날이다. 달리는 차창 밖으로 말들이 나타났다 멀어진다. 가도 가도 비슷비슷한 풍경이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창밖에 눈을 떼어 주거나 상념에 젖는 것 뿐이다. 그도 지루해 지면 눈을 감는 일이다. 얼마나 달렸을까. 방광이 그득하게 부푼다. 달리던 차를 세운 나는 우산을 들고 초원으로 향하며 일행들에게 말보러 가자고 소리친다. 몽골 사람들은 화장실을 갈 때 '말보러 간다'고 한단다. 예전부터 말은 게르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말 떼 속으로 들어가 볼일을 보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에 그런 말이 생겼다고 한다. 나는 초원에 길을 내며 들어가 우산을 펴고 기본적인 욕구를 해결한다. 일행들도 쭈뼛거리며 우산을 펴기 시작한다. 대대적인 노상방뇨가 시작된다. 일생동안 이런 방대한 집단 방료행위는 처음 본다. 나는 묘한 동지애를 느끼며 그녀들의 하얀 엉덩이를 본다. 말을 보고 온 후 우리는 더 친밀감을 느끼며 조였던 마음은 끈을 푼다. 멀리서 말 떼가 우리를 쳐다보고 있는 듯하다
우리나라는 보편적으로 아이를 키우는 모습을 생각하게 되면 아빠보다는 엄마의 모습을 더 강하게 연상한다. 이는 과거에 존재하던 가부장적 사회 풍토가 아직 사라지지 않은 것을 의미한다. 요즘은 맞벌이도 많아지고, 맞벌이가 아니더라도 부부 육아는 당연하다고 생각이 보편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아야 하는 시대가 됐다. 엄마가 아이에게 영향을 주는 것과 아빠가 아이에게 영향을 주는 것은 확연하게 차이가 있기 때문에 아빠의 육아참여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아빠와 놀이를 하거나 상호작용 하는 것이 아이의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능력을 관찰하는 좌뇌를 발달시킨다고 하지만 아빠와 교감을 나누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아이의 인성발달에 큰 도움이 된다. 아빠의 육아참여 방법은 '하루에 30분 이상 놀아주기', '양보다 질로 사랑을 표현', '함께 할 수 있는 취미 만들기', '목욕시키기', '자기 전 아빠 품에서 책 읽어주기' 등 가정에서의 일상생활이 아이에게는 놀이이자, 공부가 될 수 있다. 책을 읽어주게 되면 상상력이 커지고 정서적인 안정을 찾게 된다. 책에 대한 친근감도 강해져 스스로 독서하는 버릇을 길러줄 수 있다. 아이가 스스로 책을 읽을 수 있
이른 아침 딸 태연이가 화사한 봄옷을 사들고 왔다. 예쁘게 포장한 걸 보니 선물을 준비한 모양이다. 누구를 주려는 걸까. 기대와 호기심으로 딸을 바라보고 있었다. "엄마, 생일 축하드려요." 딸이 아내에게 선물을 건넨다. 아뿔싸, 오늘이 아내 생일이었구나. 아내의 생일을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 "태연아 고마워, 비싼 걸 왜 사왔어." 딸과 아내가 주고받는 대화를 듣고 있자니 나와 큰 아들은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다. 아내가 이렇게 좋아하는 모습을 본 것도 오랜만의 일이다. 미안한 마음에 출근을 하니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허공을 바라보니 무심했던 지난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우리가 결혼한 지도 25년의 세월이 흘렀다. 부모님이 살고 계신 낡은 단층 슬래브 집 지붕 위에 조그마한 조립식 방을 들여 신혼살림을 했다. 한여름 내리쬐는 열기에 숨이 턱턱 막혔고, 겨울에는 문틈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에 유리창이 사시나무 떨 듯 밤새도록 떨었다. 늦은 밤, 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양철 지붕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그 당시 우리 집은 사대(四代)가 살았다. 아들, 딸 키우면서 시할머니에 시부모, 시누이에 시동생까지 밀려드는 집안
지난여름이 아무리 뜨거웠다 해도 생(生)의 저녁만큼 뜨거울까. 분꽃이 피었다. 생각지 못한 일이다. 올 봄, 화분갈이 하느라 화단에 있는 흙을 담는 과정에서 떨어졌던 꽃씨가 딸려 온 모양이다. 꽃씨는 그렇게 군자란 옆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씨를 뿌리지 않았으니 싹이 올라와도 그저 풀인 줄 생각했다. 그러다 보잘 것 없던 풀포기가 삐죽삐죽 잎을 피우고서야 분꽃이란 걸 알 게 되었다. 그저 바람에 날아온 줄 건성으로 보았던 한 생명. 단단한 무릎처럼 다부져 보이는 밑가지가 여러 갈래 갈라지면서 마주 보는 잎들을 피워내더니 종내는 첫 꽃을 피웠다. 첫 꽃이 피던 날 내 입에선 여지없이 탄성이 흘러 나왔다. 그것은 새 생명에 대한 감탄이며 향기에 대한 찬사였다. 분꽃의 별명이 four o 'clock 인 것처럼 신기하게도 시계는 4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활짝 핀 진분홍 꽃받침은 플라맹코를 추는 집시여인의 치마 결을 닮았고 밖으로 나온 수술 5개는 여인의 긴속눈썹을 연상케 한다. 더구나 그녀는 은은하면서 고혹적인 향기를 지니고 있다. 나는 무언가에 이끌리듯 향기에 취해 한참을 떠나지 못한다. 그런데 향기에서 문득 기억 저편의 잊혔던 한 얼굴이…
예전에는 시집을 갈 때, 어른들이 "호적에서 파간다."라는 말을 했는데, 요새는 "혼인관계증명서에 기재된다."고 한다. 호적, 제적, 혼인관계증명서 도대체 어떤 게 맞는 걸까? 먼저 제적부(호적)는 호주제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서류이다. 호주제란 家(집안)를 기준으로 하는 신분관계로, 호주를 중심으로 그 친족을 정리해 놓은 것이다. 삼국시대와 고려시대에도 호구장부, 호적대장인 장적(帳籍)이 있었고, 당시는 양민과 귀족의 호적이 구분돼 있었다. 조선 초기에 가(家)로 이루어진 호구 단자를 모아놓은 호적장(戶籍帳)이 있었으며, 조선 말기에 이르러 민적법에 기초한 근대적인 호적으로서의 체계를 갖추게 됐다. 그리고 일제강점기와 미군정시대를 거쳐 정부수립 이후 본호적(本戶籍)제가 시행됐으며, 이후 호적법은 15차례에 걸쳐 크고 작은 개정을 거쳐 왔는데 민법의 절차법으로 국민의 신분관계를 호주 중심으로 가(家)별로 편성하는 것을 근간으로 했다. 그러다 2005년 헌법재판소에서 호주제를 규정한 민법조항이 개인의 존엄과 양성평등이라는 헌법이념에 합치되지 않는다는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결론적으로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이 탄생했고 2008년…
"동방. 저 여인이 지금 뭐라고 하는 겐가·" 동방이 그녀의 얼굴을 들여다보고 싱긋 웃고 나서 우리를 보며 대답했다. "자기 시어머니를 저승으로 모셔달라는데요. 돌아오지 못할 아들을 기다리느라 저승사자의 안내를 거부하는 죄를 짓고 있었지만 더 이상 지체해서는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하나봅니다." 그 자가 놀란 눈빛으로 동방을 바라봤다. 나도 동방의 말이 믿기지 않아 되물었다. "아니, 저 아낙은 혼을 도둑맞아 기본적인 신체기능 밖에 작동하지 못하는 걸로 아는데 그런 판단을 어찌 한단 말인가?" 동방은 어깨를 살짝 들어 올리고는 두 손바닥을 펴 보이며 대답했다. "저도 뭐가 뭔지 잘 모르겠지만 저 여인이 저에게 그렇게 전달했어요." 나는 더욱 의아해서 다시 물었다. "겨우 어버버, 라고 입술을 굴린 것뿐인데 그렇게 큰 뜻을 전했단 말인가?" "네. 저는 틀림없이 그렇게 전달 받았어요." 그 자가 동방을 흘금거리더니 동방의 눈을 제대로 바라보지도 못하고 어물거리며 말했다. "좀 전에 보니까 신처럼 굴던데 진짜 신 아니신가· 우리는 못 듣는 말을 들으니 그런 의심이 들어서. 흠흠," 그건 그 자의 말이 맞다. 내가…
결코 끝나지 않을 것 같던 폭염도 그렇게 갔습니다. 햇살이 몇 잎 남지 않은 봉숭아 꽃 위며 코스모스 위에 야무지게 떨어집니다. 끈적끈적하게 휘감던 습기도 말끔히 사라졌습니다. 밤이 되면 풀벌레 울음이 깊어갑니다. 아침마다 이불을 끌어 덮는 내 모습을 봅니다. 삶의 언저리에 맺힌 여름의 아픔이 시린 알갱이 되어 변명도 할 새 없이 찾아왔습니다. 가을이 이렇게 소리 없이 왔습니다. 지난여름은 참으로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삶에 지친 몸을 이끌고 컴컴한 산길을 걷는 것과 매 한가지 이었습니다. 아예 잠을 설치기가 일쑤였고 오만가지 일들이 엉켜서 속앓이 하는 날들이 잦았습니다. 그리고 많은 욕심에 스스로가 무겁게 세상을 바라다보았습니다. 헤쳐 나가기엔 아직 힘이 부쳤고 나의 생각도 어리석었습니다. 온몸이 달떠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을 스스로가 알면서도 어쩌지 못했습니다. 절망이라는 게 이런 것이구나 하며 아예 자신을 놓아버리기도 했습니다. 참으로 맵지 못한 모습이었습니다. 머리가 허옇도록 열심히 살아왔지만 항상 맺고 끊음이 불명확했습니다. 위선이었습니다. 옳지 않은 것을 알지만 생계에 매달린 자신에게 관대했습니다. 하루하루 매조지
'한중록(閑中錄)'은 부군 사도세자를 잃은 혜경궁 홍씨의 눈물어린 일기다. 이 기록을 보면 조선 왕실의 조기교육에 대한 내용이 흥미를 끈다. 홍씨는 '사도세자가 한살부터 교육을 받았으며 두 살 때는 한자 60자를 읽었다'고 술회했다. '(전략)...두 살 때 글자를 배워 60개 정도의 글자를 쓰셨고, 세 살 때는 다과를 받으시자 수(壽)자나, 복(福)자 찍은 것만 잡수시고 (중략)... 또 천자문(千字文)을 배우시다가 치(侈)자와 부(富)자가 나오자, '치'자를 손으로 짚고 자신이 입은 옷을 가리키며 '이것이 사치다'라고 하셨다' 조선 12대 임금 인종(仁宗)은 만 2세 때 글을 읽었다. 사관들은 인종의 총명함을 실록에 기록까지 한다. 인종은 일찍 승하했지만 효성이 지극했다. 전왕 때 죽은 조광조등 젊은 지식인들을 복관시켜 억울함을 풀어주기까지 했다. 신동 김시습(梅月堂 金時習)은 서당을 다니던 다섯 살 때 세종 앞에 불려갔다. 어린이는 임금 앞에서 '삼각산'에 관한 시를 지어 왕을 감탄케 했다. (金溪筆談) 세종은 특별히 비단 50필을 하사했다고 한다. 왕실의 조기교육 못지않게 일반의 교육열도 대단했다. 도회는 물론 산골에도 서당이 없는 곳
2018 충주세계소방관경기대회가 9월 10~17일까지 8일간 역대 최대인 63개국 6천6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충주시 등 7개 시·군에서 분산 개최되고 있다. 1990년 4월 뉴질랜드 오클랜드 대회 이후 13번째로 한국에서 열린 이번 세계소방관경기대회는 75개 종목 경기에서 전 세계 소방관들이 기량을 겨루고 소통 화합하며 축제의 장을 방불케 한다. 소방차 운전이면 운전, 요리면 요리 못하는 게 없고, 수영 등 각종 스포츠에서도 운동선수 못지않게 솜씨를 뽐내는 소방관들은 축제 같은 경기를 통해 또 다른 끼를 발산중이다. '세계 소방관들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이번 대회는 서로간의 친선과 우의를 다지는 한편, 각 나라의 소방 정보도 교류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불보다 뜨거운 영웅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는 것 자체가 제 인생의 큰 즐거움입니다." 1회 대회부터 13회 연속 참가한 소방관대회 '터줏대감', 뉴질랜드 현직 소방관인 폴 싱글씨가 밝힌 소감이다. 소방관(消防官)은 영화가 아닌 현실 속의 히어로이다. 화재 및 재난, 재해를 예방하고 대응하며 위급한 상황으로부터 구조ㆍ구급활동을 통해 국민의 재산과 신체를 보호하는 것을 주 임무로 한다. 소방청
짧은 외국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그곳은 잘 정돈된 한국의 농촌을 보는 듯했습니다. 우리와 다르다면 인구는 적은데 너른 땅을 지녔기에 고층건물이며 아파트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었지요. 이밖에도 우리네와는 다른 것들이 좀 있었습니다. 가로수를 그다지 조성하지 않았더군요. 인구밀도가 적은 곳들의 공통점으로 여겨졌습니다. 캐나다에서도 스페인에서도 같은 생각을 가졌었습니다. 드넓은 땅을 인위적으로 가꿀 수가 없기 때문이겠지요. 그곳에서는 현수막도 찾을 수가 없더군요. 도시의 이곳저곳에서 질서 없이 펄럭여 경관을 해치는 그것들이 전혀 눈에 띄질 않은 것이지요. 교회 또한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십자가를 하늘 높이 올린 첨탑의 모습을 발견할 수 없었던 것이지요. 클랙슨을 울리는 자동차의 모습도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우리네 거리에서는 앞차가 조금만 더듬거려도 신경질적으로 울리는 그 날카로운 소리를 거의 들을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눈에 번쩍 띄는 경관 또한 별로 없었습니다. 그저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이 여유롭고 평화스러울 뿐이었지요. 때문에 여행 기간 내내 대수롭지 않은 것들을 관광자원화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들판에 우두커니 서 있는 한 그루의…
일상생활에서 상호간 기억력에 대해 이야기할 때가 적잖은 편이다. 무엇보다 상대방에 관한 기억을 말할 때 그는 분명히 기억력이 대단하다고 칭찬을 넉넉히 해줄 게다. 1970년대 우리는 자석식 전화기를 사용했었다. 전화기에 달려있는 손잡이를 열심히 돌리면 교환이 전화를 받았다. 그런 후 전화를 걸 곳을 번호로 말하면 교환원이 통화를 연결해주던 시절이다. 필자가 근무하던 학교 교무실에서의 일화다. 외부로부터 전화가 걸려오면 학생의 이름만 말하기 일쑤다. 전화를 받은 교원이 몇 학년 몇 반이냐고 반문하면 학년까지는 알지만 반을 알지 못 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런 때마다 교무실에서는 나를 불러 묻는다. 그 학생 몇 반 몇 번쯤 보라고 하면 거개 틀리지 않았다. 교무실에서는 내게 이구동성 머리가 좋다거나 어쩌면 기억력이 그리도 좋으냐고 칭찬인지 은근슬쩍 하릴없어서 학생들 학년 반 번호나 외우느냐는 투로 말하는 경향도 없지 않았다. 필자가 과거 사범학교를 다닐 때는 남녀 공학이었다. 현관 동쪽엔 여학생들 교실이 있었고, 서쪽엔 남학생들 교실이 있었다. 골마루 창가에 서서 잡담을 나누고 있을 때 여학생들이 운동장을 대각선으로 질러 교문을 향해 몇몇이 가
나에게는 언니와 여동생이 있다. 말 그대로 세 자매. 허나 나는 예쁘다고 소문났다던 '맹진사댁 셋째 딸'은 당연히 아닐뿐더러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운' 빨강머리 앤이라도 되고 싶은 심정을 누가 알려나.(신기하게도 소설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맹진사댁인 우리 집에서 셋째 딸이 제일 예쁘다.) 아무튼 동성인데다가 적당하게 나이 차이도 나다보니 셋이서 복작거리던 집안은 조용할 틈이 없었다. 하루에도 수십 번 싸웠다가 못 붙어 있어서 안달이 났다가를 반복했고, 친구들하고 노는 것보다 집에 박혀 우리끼리 있는 시간을 더 즐거워했다. 자라면서 자매가 많아 좋은 점은 더 생겼다. 어린 시절 주먹을 쥐고 싸우던 일은 없어지는 대신 서로 고민을 상담하기도 하고 엄마가 하면 잔소리라고 진저리쳤을 말들이 수다 속에 섞이기도 했다. 게다가 옷이며 가방, 액세서리를 공유하는 것은 기본이고, 셋 다 발 사이즈가 비슷하다보니 신발도 바꿔가며 신기도 했다. 때로는 쇼핑하는 게 귀찮아 동생 것을 내가 입거나 신는 대신 동생은 새것을 사도록 현금을 쥐어주는 일도 간혹 있었다. 그 와중에 나 혼자만의 불만이 있었다. 20대가 되면서 여자들로 바글거리는 집에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청주에서 충주로 가는 36번 국도를 가다 보면 증평을 지나 도안면 화성리라는 곳에 '울어바위'라고 유난히 크게 새긴 마을 표지석을 볼 수가 있다. 자동차를 운전하며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도 마을 이름이 이상해서 한번 더 쳐다보게 되는데 정작 마을에 들러 살펴보면 마을 이름의 유래가 된 울어바위는 찾을 수 없고, 거대한 울어바위 마을 표지석이 마치 자신이 울어바위인 것처럼 마을 입구에 덩그러니 서 있다. 이 울어바위라는 마을 이름은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을까· 울어바위 마을은 한자로 명암(鳴巖)이라 표기하고 있으며 본래 청안군 북면의 지역인데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성도리(城都里), 구화리(九花里), 상작리(上作里), 행화정리(杏花亭里), 칠곡리(七谷里), 하작리(下作里), 명암리(鳴巖里), 비석리(碑石里) 일부를 병합하여 구화(九花)와 성도(城都)의 이름을 따서 화성리라 하여 괴산군 도안면에 편입되었다. 1990년 괴산군 증평읍, 도안면을 관할하는 충청북도 증평출장소가 설치되었다가 2003년 증평읍이 증평군으로 승격되면서 도안면이 괴산군에서 분리되어 증평군에 소속하게 되었다. 마을 표지석에 보면 울어바위 마을의 유래와 전설이 다음과 같이 기록
세계 속 치안 강국인 대한민국에 살고 있으면서도 최근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불법 촬영과 가정폭력·스토킹·데이트 폭력 범죄가 늘어남에 따라 그 불안감은 일상이 되어 버렸다. 남성보다 여성이 신체적인 약자라는 심리가 작용해 여성범죄는 항상 존재했으며 여성안전에 대한 불안감과 사회적 관심은 날로 높아져 가고 있다. 경찰청에서는 지난 5월부터 시작된 '對여성악성범죄 집중단속 100일 계획'을 추진하여 여성범죄에 적극적인 예방 및 수사를 펼칠 수 있는 총력대응체계를 구축했다. 지자체와 공동으로 전국 공중화장실 38,957개의 불법카메라 설치여부를 점검, 골목길 등 여성불안환경 개선을 위한 CCTV·비상벨 등 방범시설물 설치를 했고 지난해 대비 성폭력 발생 2.3% 감소, 불법촬영은 5.6% 감소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와 관련하여, 민갑룡 경찰청장은 여성대상범죄의 예방과 발 빠른 대처를 위해 제1호 치안정책인 '여성대상범죄 근절 추진단'이 8월 23일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앞으로 추진단은 여성대상범죄와 관련된 치안정책을 총괄 관리하고 유관기능이 모두 참여하는 회의체를 구성해 수시로 정책 조율을 실시할 예정이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여성대상범죄에 발 빠르
가도 가도 끝없는 수평선 너머 그리움을 찾아간다. 모래 위에 써놓고 온 내 이름 세 글자는 아직 남아있을까. 바닷물 속에서 춤추던 물풀도 여전히 자라고 있겠지. 파도에 자글자글 밀려다니던 조약돌의 안부도 궁금하다. 걸음마 배우기도 전에 엄마 등에 업혀서 떠나온 고향을 나는 기억하지 못한다. 향수에 젖어 고향을 추억하는 이들을 보면 부럽다 못해 열등의식이 생기기도 했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유년의 추억이 깃들어 있는 서해안의 작은 섬마을을 고향이라 임의로 설정해 버렸다. 인천 연안부두에서 배를 타면 되는 것을 그렇게 오랜 세월 그리워만 했단 말인가. 고향이라고 하면서도 찾아갈 엄두를 못 내고 흘려보낸 세월이 반백 년을 훌쩍 넘겼다. 많이 늦었지만, 우리 세 자매는 지금 인천시 옹진군 대청면을 찾아간다. 열 살에 떠나온 섬마을, 꿈에 그리던 대청도에 간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나 고향에 가요.' 아무나 붙들고 소리치고 싶은 마음은 배보다 앞서서 바다 위를 달린다. 누가 바다를 일컬어 유리 바다라 하였든가. 정말로 유리처럼 반드러운 바다가 햇볕을 받아 반짝인다. 에메랄드빛, 남빛, 감청 빛, 조금씩 다른 푸름 들이 잇대어 커다란 푸름을 만들고 있다.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