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도 국수도 아니고 라멘이다. 점심시간 동안 아내의 일본라멘 식당에 매일 백 명이나 넘는 사람들이 먹고 가는 라멘이 신기하기만 했다. 라면이 아니고 왜 라멘이라고 말하는지 짚고 가야겠다. 분말스프와 유탕 처리한 건면을 비닐 봉지에 포장한 한국의 패키지 인스턴트 라면과, 탱탱하게 반죽해 잡아 늘인 생면을 몇 시간씩 우려낸 각종 육수로 만들어 내는 일본 라멘은 다른 방식의 요리이니 구별해서 표기하는 게 맞다. 한국에 부는 일본라멘 열풍,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라면, 세계 제1의 라면 생산국인 중국, 1인당 라면 소비량이 세계 최고인 한국, 이 기이한 현상을 생각하다보니 라면에 대한 내 호기심을 억누를 수 없었다. 라면의 원조가 일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 원조는 중국이다. 일본 개화기 때 일본에 들어온 중국인들이 고베 등에 살면서 그들이 먹던 '탕면'이 일본인에게 퍼졌다. 닭고기와 돼지국물을 넣는 중국식에 일본의 가쓰오(가다랑어)나 멸치국물이 첨가돼 일본 라멘으로 발전했다. 라면이 일본에서 대한해협을 건너 한국에 상륙한 것은 1963년이다. 공업용 우지라면이라고 정치적 무고로 박해를 받았던 삼양라면이 한국라면의 시작이었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100이라는 숫자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해 왔다. 아이가 태어나 100일이 되면 탈 없이 자란 것을 축복하고 무병장수를 기원하기 위해 백일 상을 차렸고, 어머니는 자식의 합격과 성공을 기원하며 깨끗한 정화수를 떠 놓고 100일 기도를 올렸다. 주요행사의 마무리 준비도 D-100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또한 100년 묵은 이무기가 용으로 승천하고 100년 묵은 여우가 사람으로 변신한다는 오랜 전설이 있듯이 우리 민족에게 100은 단순히 꽉 찬 숫자가 아니라 '온(百)'으로 완전하고 충족한 것, 전부이고 전체인 것, 진실과 가득 참을 의미하는 상징적인 수를 의미하고 있다. 인류는 역사를 100년 단위의 세기로 기록 한다. 1922년 3월 청주·충주·옥천 토목관구사무소로 출범한 충북도로관리사업소도 한 세기의 역사와 함께 3년 후 2022년이 되면 개청 100주년이 된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다. 세월이 흐르면 모든 것은 변한다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도로관리사업소는 강산이 열 번 변했을 지난 100여 년 동안 변함없이 국토의 핏줄인 도로를 관리하고 있다. 100년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지 않고 1960년도와 현재
이연정 - 청주시 강서1동 주민센터 주무관 이연정 나는 올해 3월 발령을 받아 강서1동 주민센터에서 7개월째 근무하고 있다. 공직사회에 들어오기 전에는 청렴에 대해 청렴하지 않은 것은 나쁜 것이라고만 인식하고 있었을 뿐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공직사회에 발을 들인 지금은 청렴에 대한 다양한 교육을 듣고 청렴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는 계기를 갖게 됐고, 청렴은 공무원의 의무 중 하나인 만큼 공무원이라는 직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생각한다. 청렴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많은 이들에게 외국에서 시행하는 청렴 정책을 소개하면 어떨까 생각을 하던 중 독일 베를린에 본부를 둔 세계적인 반부패 운동 단체인 국제투명성기구가 매년 부패인식지수를 발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올해 2월에도 2017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를 발표했는데, 우리나라는 100점 만점에 54점으로 국가 순위는 180개 조사 대상국 가운데 51위를 기록했다. 반면 뉴질랜드의 경우 89점으로 1위, 덴마크가 88점으로 2위, 핀란드·노르웨이·스위스가 85점으로 3위를 기록했는데 부패인식지수는 100점 만점에 70점대는 '사회적으로 투명한 상태', 50점대
올해 초부터 등장한 증산돌격운동을 북한은 최근 들어 부쩍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대중운동은 북한체제 성립 이후 지속적으로 진행돼 왔다. 어쩌면 북한의 역사는 대중운동의 역사라고 불릴 정도로 끊임없이 진행해 왔다. 김정은시대에 들어 와서도 70일 전투, 200일 전투라는 대중운동이 진행한 적이 있다. 특히 2017년도에 시작한 만리마운동은 북한은 야심차게 진행했었다.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2016~2020)의 동력으로 삼기 위한 운동이었다. 만리마속도전, 강원도정신 등 경제성장을 위한 각종 구호와 독려가 이어졌지만 별로 성과가 없었다. 만리마선구자대회 개최를 공언했지만 당시 열지 못했다. 사회주의국가들은 경제성장과 내부적 결집을 위해 종종 대중운동을 진행했다. 그러나 북한처럼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진행된 사례들은 찾기 힘들다. 북한의 대표적인 대중운동은 천리마운동이다. 1957년부터 시작된 인민경제5개년계획(1957~1961)에서 시작된 천리마운동은 당의 지도와 인민대중의 열의가 결합돼 북한 사회주의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천리마운동은 공업, 농업, 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사상혁명, 문화혁명, 기술혁명을 일으키게 했고 생산력 발
가을의 숲속은 여기저기 피어나는 버섯들로 잔치마당이다. 한해의 결실을 맺기 위한 버섯들의 향연이 숲속 대지에서 펼쳐진다. 지구상에 1만4천 종류의 버섯들 중에 100가지 정도가 식용할 수 있다. 식물종으로 보면 의외로 많이 먹을 수 있다. 버섯은 시대에 따라 사람 입맛이 제각이고 또 나라와 민족에 따라 최고로 여기는 것이 모두 다르다. 버섯에 대해 사람들은 땅을 비옥하게 하는 '대지의 음식물', '요정들의 화신'으로 여겼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인들은 버섯을 '신들의 음식'으로, 고대 이집트인들은 "버섯은 신의 아들임과 동시에 번갯불과 천둥과 함께 지상으로 내려왔다."고 말했다. 중국의 진시황제는 영지버섯을 최고의 불로초라 여겼는데 사마천의 '사기'에 처음 기록됐다. 고대 그리스에도 야생버섯을 채취해 먹었는데 버섯이름이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것이 많다. 로마제국의 네로황제는 달걀버섯을 받치는 사람에게 "버섯 무게만큼의 황금을 줬다"고 해 황금버섯으로 불렀다. 기원전 5천300년대 신농씨가 지은 것으로 동한시대에 편찬된 '신농본초경'에는 "여러 버섯들은 교지(베트남북부)에서 나온다"며 영지버섯을 상중하품으로 나누고, 그 중에 상품은 '생명을
한 때는 누구나 어느 분야에 능력만 갖추면 별다른 스펙 없이도 쉽사리 취직이 보장되던 시절이 있었다. 요즘은 어떤가. 남다른 학력, 스펙을 갖추고도 자신의 능력을 한껏 발휘할 직장을 구하기란 낙타가 바늘귀 들어가는 형국이다. 그래서인지 청년 실업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이즈막, 대학 졸업 후 직장 구하기에 안간힘 쓰는 젊은이들이 왠지 안쓰럽다. 그동안 젊은이들이 기피하던 중소기업마저도 전과 달리 이젠 취업문이 현저히 좁아졌다고 한다. 지인 딸은 대학 졸업 후, 수 십여 군데 이력서를 냈으나 단 한군데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고 했다. 이런 젊은이들의 극심한 취업난을 겪노라니 언젠가 모 미술관에서 관람한 지석철 화가의 '부재의 서사(ANarrative of Absence)'라는 개인전에서 본 그림이 떠올랐다. 그의 그림은 전람회 제목처럼 '부재의 서사(ANarrative of Absence)' 다웠다. 인간 존재의 은유라는 점에서 더욱 그 그림들이 심금에 와 닿는다. 특히 도심지 한복판 빌딩 꼭대기 허공 위에 덩그렇게 놓인 의자 그림이 유독 눈길을 사로잡았다. '부재( Absence)'라는 제목의 그림이었다. 그림 속 의자는 인간 내면을
이른 아침 초인종이 울렸다. 깜짝 놀라 통화버튼을 누르고 화면을 보니 같은 라인에 이사 온 직장 동료다. 웬일인가 싶어 현관문을 여는 내게 쇼핑백을 안겨줬다. 의아해 하는 내 모습을 보며 호박범벅을 좋아할지 모르지만 먹어보란다. 고맙다는 말만하고 염치불구하고 덥석 받아 들었다. 집안으로 들어 와 펼쳐보니 호박범벅과 찰밥이다. 우선 호박범벅부터 끌어 당겼다. 한 숟가락 떠서 입에 넣는 순간 그 맛에 뿅 갔다. 팥과 울타리 콩을 넣어 씹히는 고소함과 호박의 달달한 맛이 내 입맛에 딱 맞아 먹고 또 먹었다. 김치국과 함께 먹으니 그 맛 또한 일품이다. 호박범벅을 무척 좋아하기에 언제 먹어도 좋은 음식이다. 몇 해 전 잇몸 수술을 하고 난 후 호박범벅을 해 먹었을 때는 이 맛이 아니었다. 같은 재료를 가지고 음식을 해도 사람에 따라 맛이 제각각이지만 몸 상태가 안 좋아서 그랬을까 모르겠다. 아마도 음식 솜씨가 뛰어난 동료가 해 준 음식이라 더 맛난 모양이다. 그러한 동료가 곁에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뿌듯해진다. 어린 시절엔 시골집 담장위로 기어 올라가는 무성한 호박덩굴을 제쳐가며 찬거리를 장만했다. 늘 집 안팎의 담장 밑을 기웃거리며 애호박과 호박잎을 따서…
형체 없는 바람이 때를 기다린 듯 내 몸을 빌려 한참을 울고 간다. 홍고린 엘스(Khongoryn Els)에서 만난 바람, 내게 허락도 구하지 않고 내 몸 여기저기로 쏟아져 들어와 자리를 잡더니 점퍼 속에서 머리카락 위에서 마구 통곡을 한다. 망연히 서서 온몸으로 바람을 맞으며 지나치기를 기다린다. 잠시 바람이 멈춘 틈을 타서 사막을 오른다. 그러나 또다시 사막에 흩뿌려지는 앙칼진 바람은 온 몸을 난타해 정신을 멍하게 한다. 여기는 고비의 끝없는 사구가 펼쳐진 곳이다. 홍고린 엘스는 '노래하는 언덕'이라 는 뜻이란다. 바람에 몸을 싣고 알타이 산맥을 넘어온 모래 알갱이가 내려앉아 이 거대한 모래 언덕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높이가 300여 m에 이르며 폭 12㎞, 길이 100㎞로 길게 펼쳐져 있는 이곳은 몽골에서 가장 크고 가장 장엄한 모래 언덕중 하나라고 한다. 모래 언덕을 오르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발이 사구의 몸속으로 푹푹 빠지고 바람은 몸을 때리며 물러설 기세가 없다. 만만하게 봤던 곳이 내 온몸의 힘을 다 앗아간다. 저질체력으로 소문난 나를 보며 일행들은 작은 언덕을 도전하라고 조언을 했다. 그러나 나는 한사코 제일 높은 언덕을 오르겠다고…
덜커덩, 덜커덩, 레일에서 전해져오는 정겨운 이 소리를 들은 지가 10년도 넘은 것 같다. 초가을 냄새가 낮게 깔린 아침, 제천에서 청량리행 무궁화 열차를 타고 레일 위를 달려간다. 우리 일행이 서울구경에 나선 것은 모두가 몇 십 년 만에 찾아가는 궁궐 투어를 위해서다. 지하철을 이용해 창덕궁에 도착하니 한복을 입은 이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궁궐과 잘 어울리는 한복은 주로 외국인들이 추억을 카메라에 담느라 바빴다. 큰 복을 누리라는 뜻의 경복궁은 조선왕조의 중심지 역할을 하던 곳으로 임진왜란으로 수난도 많이 겪었지만 정궁으로서 대한민국의 역사를 증명하고 있으며 외국인들의 필수 여행코스 이기도 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남북은 경색돼 전쟁위기설까지 나돌았지만 4·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으로 봄의 물꼬를 트면서 6·12 북미정상회담, 9·18 2차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어져 평화와 화해무드로 급변하면서 함께 잘 살자는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그 첫 번째가 남북 철도를 연결해 끊어진 민족의 대동맥을 이음으로써 한반도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자는 획기적인 프로젝트이다. 더 앞서 나아가 상상을 해보자면 제천역에서 충북선 기차를 타고 조치원을 거쳐 서울
인플루엔자바이러스는 유전자 다변성 때문에 백신, 치료제 또는 숙주 등 다양한 공격에 대항하여 생존한다. 이런 유전적 다변성은 10~40년 주기로 인플루엔자 대유행을 발생시킨다. 2009년 세계적으로 대유행을 일으킨 돼지 유래 인플루엔자를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로 명명하여 2010년 유행의 종결 시까지 신종 감염병증후군으로 관리했다. 지금은 2009년의 신종플루를 계절인플루엔자로 관리하고 있고, 그 후 더 이상 신종인플루엔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최근 계절인플루엔자의 발생변동과 국제적으로 꾸준히 AI(조류인플루엔자) 인체감염이 발생하는 등 2009년과 같은 신종플루 대유행 가능성을 염려하는 상황이다. 그 사건으로 인해 우리는 인플루엔자 예방접종과 일반적인 예방수칙 준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은 집단생활로 인플루엔자 발생·유행에 취약한 유치원·초등학생의 발병 예방효과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전파 차단을 위해 꼭 필요하다. 국내 인플루엔자 유행이 통상 12월부터 5월까지 발생하고 있고, 접종 2주 후부터 예방효과가 나타나고 평균 6개월 정도 효력이 유지되는 것을 고려해 가능하면 11월까지 예방접종 하는 것을 권하고 있다. 또
내년도 사업계획이 공지되고 나서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전에는 그래도 슬금슬금 눈치라도 보면서 행동했던 강림처사를 따르던 자들이 이제는 대놓고 어깨를 펴고 다녔다. 더구나 편 어깨에 기세까지 올려놓고 거들먹거렸다. 강림처사의 모습도 처음에 이곳으로 왔을 때보다 많이 달라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조금씩 변해서 늘 보던 사자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오랜만에 보는 사자들은 볼 때마다 놀라곤 했었다. "아니, 강림처사가 좀 이상해지지 않았나?" "글쎄. 매일 보다보니까 변한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는데." "처음엔 스마트하고 지적으로 보였는데…." "하긴 자네야 가끔 보니까 그렇게 보일수도 있겠네." 그가 고개를 끄떡이다가말고 눈을 껌뻑이며 물었다. "변했다고 치자고. 그러면 지금은 어떻게 보이나?" "얼굴에 욕심이 붙기 시작했어. 처음엔 눈빛이 변하는가 싶더니 볼이 나오더군. 그리고는 턱이 변했고. 지금은 처음의 모습은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 그가 다시 고개를 끄떡거렸다. "듣고 보니 그런 것도 같네. 아, 생각나네. 꽃도령이 왔다고 수군거리곤 했었지. 저승사자도 아름다울 수
후드득 새 한 마리 날갯짓하며 낮게 내려앉은 노을 속으로 날아갑니다. 바람 속에 색진 나뭇잎들이 반짝이며 떨어집니다. 지난 계절 기억의 속살들도 함께 내 가슴에 떨어집니다. 이렇게 떨어지는 것들이 나뭇잎만은 아닌 듯싶습니다. 살아가면서 한없이 작아지는 것들이 많아집니다. 가을이 그렇게 가슴을 후벼 팝니다. 애써 기다리던 계절이지만 나에게 가을은 그리 낭만적이거나 멋지지 않습니다. 며칠 전 오랜 지인의 상갓집에서 종일 죽치고 있었습니다. 그래야만 될 것 같아 이일 저일 다 제치고 반 상주 노릇을 했습니다. 사람 사는 게 그래야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 나름 이리저리 손을 보탰습니다. 제 마음은 그랬는데 알만한 후배가 웬 오지랖이냐 핀잔을 줍니다. 사람들은 그저 종종걸음으로 봉투하나 던져놓고 바삐 상갓집을 빠져나갑니다. 언제부턴가 서로에 대한 관심이 참 야박해졌습니다. 그렇게 쫓기듯 살아가는 모습들이 허다합니다. 자기는 평생 꺾이지 않을 것처럼 당당한 모습들입니다. 요즘 전화 받기가 겁이 날 때가 많습니다. 날씨가 차가워지면서 도처에서 지인들이 바람에 눕고 낙엽 졌다는 소식이 날아옵니다. 어제도 바람에 낙엽 졌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한참 멍하니 정신을…
옥천 청산 지역에 전해 내려오는 '대추타령'에는 농민들의 애환이 묻어있다. 옛날에도 보은, 청산 지역은 대추 주산지로서 농가의 주요 소득원이었던 모양이다. 대추가 풍년 들면 과년한 딸자식을 출가시켜 근심을 덜었던 것인가. -비야 비야 오지 마라, 대추꽃이 떨어지면 청산, 보은 시악시 시집 못가 눈물 난다 대추는 신랑신부가 맞절하는 혼례상과 폐백 음식으로 등장한다. 사설이 긴 충남 서산 대추타령 속에는 부부금실과 다산(多産) 신앙을 담고 있다. -대추드렁사려 대추대추대추 / 충청간 대추 꿀맛이구려 / 자 신부신랑 잔치상에 이대추를 올랐으면 / 옥동자가 한쌍이요 금동자가 한쌍이요 / 장가들면 돈 잘 벌고 / 백년회로 언제든지 만만하게 살 것이니 / 있을 적에 다들사소아 / 대추대추장사려 지금처럼 흔한 사탕이 없던 시대, 대추는 달콤한 대용 식품이었다. 갓 시집을 온 새댁들은 시부모 몰래 서방님이 건네주는 대추를 입에 넣고 행복해 했다. 전라남도 진도 지방 대추 민요는 그윽한 정을 담고 있다. -꼬방꼬방 산꼬방에 대추 닷말 묻었드니 / 우리 동서 며느리가 서방 손부 문에 걸고 / 그 대추를 받아먹네 우리민족이 대추를 재배한 역사는 매우 오
지자체 소멸 위험 지수가 언론이나 방송매체에 오르내릴 때마다 마음이 무겁다. 전국의 군단위 소규모 지자체들은 소멸 위험, 소멸 고위험의 선명한 빨간색으로 표시된다. 아기들의 새로운 울음소리는 귀해졌고 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의 수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여기에 조손가정이나 한부모 가정,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은 늘고 있는 지역의 상황을 보면 이들에게 더 많은 보살핌과 세심한 배려의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한다. 도시든 시골이든 학부모들의 기대는 비슷하다. 교육은 학교가 책임져 줬으면 좋겠고 더 좋은 성적, 좋은 대학 진학을 교육의 성과라 여긴다. 한편에서는 지식중심, 입시중심 교육이 아이들의 심신을 지치게 하고 현재와 미래사회를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힘은 키워주지 못한다는 비판과 그 뒤에 아이들의 조화로운 성장과 삶을 가꿔가는 능력을 키우는 새로운 교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줄어드는 아이들의 수와 커져가는 관심 사이에서 필요한 것은 새로운 교육에 대한 방향성을 모색하고 구성원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노력이다. 아이들의 배움과 성장은 학교 안에서만 이뤄지지 않는다. 오히려 실제 생활의 현장에서 탐색하고 호기심을 키우고 의
한 여자가 남자친구에게 이별을 선언했다. 자리를 떠난 여자를 쫓아온 남자는 여자를 끌고가서 벽에 밀치고 입을 맞췄다. 잘생기고 부자이기까지한 남자의 애절한 표정은 시청자로 하여금 '남자가 여자를 정말 사랑하는구나'라고 느끼게 한다. 게다가 감미로운 배경음악까지 등장한다. 여자의 손을 낚아채고 거칠게 밀어붙이는 것, 얼굴을 갑자기 상대 얼굴 바로 앞까지 가져다 대 여자를 놀라게 하는 것. 다른 남자를 만나지 못하게 감시하고 통제하는 행위는 엄연히 데이트폭력이다. 이런 설정은 거의 드라마의 문법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반복적으로 표현된다. 시청자들은 이를 보면서 드라마 속 스토리에 빠져 남자 주인공의 이런 행동에 대해 데이트 폭력이라 느끼지 못한다. 드라마 속에서 거침없는 행동으로 남자가 여자를 깜짝 놀라게 하는 것을 '심쿵'하게 한다고 하는데, 현실에서 이렇게 하면 공포를 초래할 뿐이다. 긴 시간 동안 우리는 드라마 속 데이트 폭력이 '낭만적이고' '설레는' 행위로 포장되는 사회에서 살아왔다. 현실로 돌아와보자. 지난 3월 부산에서 한 남성이 기절한 여성의 머리채를 잡고 끌고 가는 CCTV 장면이 SNS를 통해 퍼지면서 데이트 폭력에 대
보은군 산외면에 백석리(白石里)라는 곳이 있다. 하얀 돌이 많이 있으므로 '흰돌'이라 하던 것이 변해 '흔들'이 되고 한자로 '백석(白石)'이라 표기했다고 전해지는데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장갑리의 일부를 병합해 백석리가 됐다. 흰돌은 밝고 청결한 의미를 지니고 있어 마을 이름으로서 더할 수 없이 좋을 뿐만 아니라 성경에서도 깊은 뜻을 지닌 특별한 말로 쓰이고 있다. 그런데 이곳 지명을 처음 만들어 쓴 조상들은 어떤 의미로 이 이름을 지었을까? 이 마을에 흰돌이 많아서인지 아니면 흔들바위가 있어서인지 정말로 궁금하다. 어떤 것이든 지명이 만들어지는 뿌리가 될 수는 있지만 지명이란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끊임없이 변이되기 때문에 현재의 소리가 가진 의미만으로 해석하는 것은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다른 지역에서 같은 이름으로 불리는 지명이나 또는 비슷한 음으로 변이된 지명들의 변이 과정을 비교 분석하면 통계적으로 더 타당하고 유의미한 뿌리를 찾아낼 수가 있는 것이다. 인근에 비슷한 이름을 가진 백현리(栢峴里)라는 마을이 있다. 성산(城山)의 밑이 되므로 잣고개라 했는데 한자로 백현(栢峴)이라 표기했으며 옛날 신라와 고구려의 국경으로 이곳
평생을 교단에 서왔던 필자로서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에 대한 견해를 자주 생각하는 편이다. 사실상 교육이나 일상생활은 그 뿌리가 하나인데 생활이 다변화 되다 보니 전문적으로 세상사를 세분화 하는 세상이 돼서 때때로 어쩌다가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이분법적으로 경계선을 두게 됐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학교에서 각 교과별 담당이 따로 있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겠다만 아주 쉽게 생각해서 국어교과 담당자는 영어를 모르거나 해서는 안 되기라도 하는 건 아니잖나? 체육교사는 체육 외에는 다른 지식이나 상식을 몰라도 되는 것은 결코 아니잖나? 우스갯말로 미술인은 물감만 먹고 사는 건 아니다. 물론 음악교과를 맡은 사람은 콩나물만 먹고 사는 게 아니다. 왜 굳이 이런 우스갯말까지 하느냐고 묻는다면 사람들 사고방식에 지나칠 정도로 보이지 않는 경계선이 그어져 있다는 생각을 자주하게 되기에 그 점을 타개해 보려고 억지의 말까지 한다고 변명부터 해두고자 한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구나 다 알만한 내용이지만 한 번 짚어보고자 한다. 다른 게 아니라 전문분야라는 건 다변화된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분류됐을 뿐 인간의 삶 자체는 결국 한 뿌리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
얼마 전, 나는 아내가 아닌 다른 여인을 만나러 갔습니다. 내 아내의 권유에 의해서였습니다. 어느 날, 난데없이 아내가 말했습니다. "당신, 그녀를 사랑하잖아요. 인생은 짧아요. 당신은 그녀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해요." "근데, 여보. 난 당신을 사랑해." "알아요. 하지만 당신은 그녀도 사랑하잖아요." 내 아내가 만나라고 한 다른 여자는 실은 내 어머니였습니다. 미망인이 되신 지 벌써 몇 년, 일과 가족을 핑계로 어머니를 자주 찾아뵙지 못했습니다. 그날 밤, 나는 어머니께 전화를 드려 같이 영화도 보고 저녁식사도 하자고 제안했지요.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냐? 혹시 나쁜 일은 아니지?" "그냥 엄마하고 단둘이 저녁도 먹고 영화도 보고 싶어서요. 괜찮겠어요?" 잠시 후, 어머니는 덤덤하게 대답하셨습니다. "그러자꾸나." 다음날 저녁, 일이 끝난 뒤 차를 몰고 어머니를 모시러 갔습니다. 나는 오랫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기분에 휩싸였습니다. 첫 데이트를 하기 전에 갖게 되는 두근거림이라고나 할까요. 도착해서 보니 어머니도 다소 들떠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집 앞에 나와 기다리고 계셨는데, 근사한 옛 코트를 걸치고 머리도 다듬으
늙는다는 것은 서러운 일이다. 무엇보다 외모부터 매력을 잃는다. 모든 사람은 아름다운 사람과 어울리길 좋아한다. 그래서 늙으면 사람이 붙질 않는다. 외롭다는 뜻이다. 아무리 외모가 흉해진다고 해도 힘이 있으면 서럽지 않다, 사람이 늙는다는 것은 힘을 잃는다는 뜻이다. 모든 생명체는 살기 위해서 투쟁하는 것이다. 약육강식의 법칙이 엄연한 사회에서 힘이 없다는 것은 자신을 지킬 능력이 없다는 뜻이다. 이보다 더 서러운 게 있다. 그게 바로 판단력을 잃는다는 것이다. 아무리 재산이 많아도 관리할 능력이 없으면 없는 것만도 못하다. 그런 상태로 오래 살다가 보면 봉변을 당할 수도 있다. 사람은 짐승과 다르기 때문에 약한 노인을 보호해 주는 제도가 많다. 우선 병원에 가면 진찰료가 1천500원에 불과하다. 일반인이 내는 4천500원에 비하면 특혜를 받는 셈이다. 요즘 같은 가을에 속리산이라도 가면 어김없이 문화재 관람료를 내야한다. 절 근처도 가지 않는데 왜 문화재 관람료를 내야하느냐고 언쟁할 필요도 없으니 얼마나 고마운가. 다 같은 국민인데 왜 우린 서울노인 만큼 혜택을 받지 못하느냐고 따질 문제도 있다. 그게 바로 전철을 공짜로 타는 것
실로 반백 년을 훌쩍 넘기고야 내가 살던 섬마을 대청도를 찾았다. 바닷가에서 모래언덕과 솔숲에서 보석처럼 빛나는 추억을 하나씩 캐내며 마냥 즐거웠다. 둘째 날은 섬 중앙에 우뚝 솟은 삼각산 등반길에 나섰다. 하늘은 푸르고 바다는 더 푸르러 하얀 백사장이 더욱더 하얗다. 깎아지른 기암괴석의 줄무늬는 또 얼마나 신비스러운지. 어디를 보나 잘 그린 한 폭의 수채화다. 아름다운 정취에 반해 마냥 행복하다가 길옆에 표지판을 보고 섬뜩해졌다. 여기는 지뢰가 묻혀 있는 곳이니 출입을 금지하라는 경고판이었다. 서해 5도는 물론 나라 전체를 휩쓸고 지나간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피격사건이 상기돼 순간 온몸이 오싹했다. 밤마다 폭격기 소리에 불을 끄고 새까만 어둠 속에서 오돌오돌 떨던 어린 시절도 떠오른다. 선진포항에 내릴 때부터 서성이는 군인들을 만났고 트레이닝복을 입고 훈련하는 군인들도 종종 눈에 띄더니 이곳에는 아직도 주민과 맞먹는 수의 군인이 살고 있었다. 대청도는 백령도, 소청도, 연평도, 우도와 더불어 서해 5도라 부르며 특히 백령도와 대청도는 북한과 북방한계선(NLL)으로 마주하고 있어 북과 충돌이 잦은 국가 보안상 전략적 요충지다. 내가 살던 그
중국 황제라는 책에서 중국 역대 황제의 자리에 오른 사람은 B.C 221년 시 황제(진시황)가 등극한이래, 1911년 청나라 마지막 황제 푸이가 퇴위 당하고 공화국이 들어 설 때까지 통 틀어 157명이라고 기록했다. 그러나 즉위했어도 단명했거나 요나라와 금나라 그리고 남북조의 북부 몇 나라 등은 포함되지 않았으니 그들까지 모두 합치면 그보다 더 많다. 그 많은 황제들 가운데는 모조리라고 할 만큼 황자 또는 황족이거나 최고위 귀족 출신들이다. 단 2명만이 예외로 최하위 계급인 천민 신분이었다. 그들은 바로 한(韓)나라를 세운 한고조 유방과 명(明)나라의 시조 홍무제 주원장이다. 유방은 그나마 땅이 좀 있는 시골 농부의 아들이지만 주원장은 땅 한평도 없는 유랑하는 노동자 집안에서 1328년에 태어났다. 그는 6형제 중 막내인데 부모와 장남이 어느 해, 흉년이 들어 굶어 죽는 바람에 형제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어린 주원장은 거지가 돼 걸식을 하고 다녔다. 그러다가 황각사라는 절에까지 흘러들어가 머리 깍고 탁발승이 되고 처음 글을 배웠다. 21세기 때 쯤 이었다. 그 무렵 원(元)나라 통치에 저항하는 세력이 많아지고 황건적이 생겨 세상이 혼란스러운
주말 오후 초등학생 두 딸과 함께 세계무술공원 옆 국토종주 남한강 자전거길(목행 제방) 과 탄금호 순환 자전거길(5㎞) 구간을 두 시간에 걸쳐 라이딩했다. 시원한 강바람, 붉게 물들어가는 나뭇잎, 맑고 푸른 하늘을 노니는 흰 구름 등 오감으로 느껴지는 가을 정취를 온 몸으로 만끽했다. 두 딸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밖으로 나오길 잘 했다며 속으로 뿌듯해했다. 문득 5년 전 일이 생각났다. 그 당시 도로과에서 자전거업무를 담당했다. 2013년 하반기, 충주시는 2012년 4월 국토종주 자전거길 개통 이후 충주를 경유하는 '남한강 자전거길'과 '새재 자전거길'을 잇는 탄금호 순환 자전거길(40㎞)을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남한강 자전거길은 팔당에서 출발해 양평을 거쳐 충주 탄금대까지 이어지는 약 140㎞의 길이다. 남한강변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양서면 두물머리, 세미원, 옥천냉면마을, 양평 5일장 등과 연계한 친환경적 자전거길로 인기가 높다. 새재 자전거길은 한강 자전거길과 낙동강 자전거길을 연결하는 100㎞의 내륙 구간이다. 백두대간이 한강과 낙동강 유역을 나누는 분수령이 되기에, 낙동강 수계로 들어서려면 백두대간을 넘어야 한다. 이 두 길을 연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는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섬나라로 갑자기 여행을 떠나게 되니 마음이 설렜다. 가장 깨끗한 나라로 알려졌고 동남아시아의 경제 강국으로 싱가포르 섬과 60여 개의 작은 섬들로 이뤄져 있으며 약 580여만 명이 살고 있다. 국민의 약 3/4이 중국계이고, 말레이계·인도계가 나머지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영어·중국어·말레이어·타밀어가 공용어이다. 싱가포르는 면적이 721.5㎢로 서울의 1.2배 제주도의 40% 밖에 안 되는 작은 도시국가이다. 1인당 GDP가 2018년 전망치 6만1천766달러로 세계 8위이며 매년 1천800만 명 이상 관광객이 몰려드는 세계 관광산업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다. 세계 3대 원유 거래 시장이면서 아시아의 대표적 금융 허브이자 세계 4위의 금융 중심지이다. 상하이에 이어 세계 2위의 컨테이너항을 가진 나라로 아시아 제2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인천공항은 여객터미널이 2개인데 비해 창이공항은 4개의 여객터미널과 9개의 화물터미널을 갖췄다는데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여행을 하면서 싱가포르는 자연 관광자원이 아니라 인공 자원, 사회적 자원, 산업적 자원, 위락자원을 육성해 관광객을 끌어 들인
시골 들녘은 언제나 평화롭다. 가을 끝자락에 접어든 요즘 들판엔 온통 황금 물결이 넘실댄다. 내가 서 있는 내 앞에 논은 문전옥답이라는 수식어를 넘어 우리 가족을 보살펴온 은혜로운 삶의 터전이다. 이 논의 오랜 주인이셨던 아버님은 돌아가셨지만 벼들은 결실의 이삭을 내밀면서 생명력이 넘친다. 올 가을에도 풍성한 결실을 가져다주겠다고 약속이나 하는 것처럼…. 난 어릴 적 봄이 돼 이 논에 못자리판이 만들어지고 영농철이 시작되면 너무 싫었다. 아버지가 데리고 다니면서 이것저것 잔심부름을 시키는 게 귀찮았기 때문이다. 농사지을 전답이 없는 이웃집 용선이는 노는데 나만 일을 한다고 생각하면 철부지 시절 짜증이 났다. 힘들여 일을 하시면서도 쑥쑥 자라는 벼를 바라보며 흐뭇해하는 아버지의 마음을 그땐 헤아리지 못했다. 농촌서 나고 자라면서도 벼가 수확이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지도 미처 깨닫지 못했다. 벼를 파종해서 흙과 물과 바람의 바탕아래 농부의 손길이 수없이 거쳐야 쌀이 된다는 것을 몰랐다. 여덟 팔(八)자가 맞붙어져 쌀 미(米)자가 된 이치를 맨몸으로 부딪힌 아버지를 통해 들을 수 있었다. 내가 쌀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깨달은 것은 고교시절
우리 집 장롱 속에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었던 기록이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역사가 된다면 어떨까? 우리 부모님 세대의 성실했던 삶을 알 수 있는 수입과 지출을 기록했던 알뜰 살림의 대명사 가계부, 하루하루 삶의 기록한 일기장, 나의 부모님께 쓴 감사 편지 등이 모여서 역사가 된다니. 뭔가 거창한 것 같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사소한 일상의 기록이 모여 어떻게 삶이 변화가 됐는지, 시대가 어떻게 변화됐는지 알 수 있는 소중한 기록의 자료가 되기 때문에 우리의 기록은 곧 내일의 역사가 아닐까 한다. 올해 처음으로 청주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장롱 속의 기록을 찾습니다'를 주제로 개인·단체가 소장한 민간기록물 수집 사업을 약 2개월에 걸쳐 추진했다. 283점의 다소 적은 양의 기록이 수집됐지만 수집에 대한 보람과 즐거움이 있었다. "이런 것도 보관해 주나?"라며 기증자들 모두 같은 물음으로 개인의 기록을 행정기관(청주시)에서 보관해 준다니 흔치 않은 일이라면서, 내 삶의 기록이 다른 사람에게도 추억이 될 수 있다는 것에 즐거워했다. 보내온 기록물을 통해 그때 그 시절의 우리 부모님, 할머니 세대의 가난하고 힘겨웠던 그때 그 시절의 감동 어린 이야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