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시간이 애매하게 남아 커피숍 옆자리에서 세 명의 여학생이 앉아 얘기하는 걸 듣게 되었다. 무료하던 차에 들리는 학생들의 이야기에 한쪽 귀가 점점 커지고, 입이 근질근질 해져서 하마터면 그 학생들 사이에 비집고 앉아 주책을 떨 뻔했다. 이른바 '깻잎 논쟁'이라던데, 가볍고 사소해서 '논쟁'이라는 단어가 귀엽게 어울리는 느낌이었다. 나와 나의 애인과 내 친구, 이렇게 셋이서 밥을 먹는 중에 반찬으로 나온 깻잎 김치를 내 친구가 먹으려고 젓가락으로 집는데, 자꾸 여러 장이 붙어 떨어지지 않는다는 거다. 그러는 걸 보고, 애인이 젓가락으로 잡아서 깻잎 떼는 걸 도와주었다나. 그걸 본 나는 '기분이 나쁘다, 아니다, 아무렇지 않다' 혹은, 내가 그 애인 입장이라면 '떼는 걸 도와준다, 아니다 모른 척한다'가 논점이라는 거다. 셋 중에 머리가 짧은 학생이 "나는 상관 없어"라고 툭 던졌다. 그러자 "아니, 내가 옆에 있는데, 왜 내 친구한테 신경을 쓰는 거야. 난 기분 나빠서 절대 못 잡아주게 할 거야. 그게 그렇게 신경이 쓰인다면 친구인 나한테 잡아주라고 말을 해야지"라며 옆에 앉은 학생이 친구의 말을 받았다. 하긴, 그 말도 맞긴 하다. 아니면 양손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동네 작은 카페들은 결단을 강요받고 있다. 가게를 계속 해야 할지 문을 닫아야 할 지 벼랑 끝에 몰리고 있다. 마지막이라는 간절한 심정으로 쌈짓돈을 끌어 모아 전단지를 만들어 돌리지만 찾아오는 이 한 명도 없다는 한숨이 터져 나온다. "하루 종일 커피 열 잔 팔기가 힘들어요" "홍보 이벤트를 해도 우리 같은 작은 커피점은 별 효과가 없어요" "손님 얼굴이라도 보면 좋겠습니다" 비싼 임대료 때문에 골목 안에 둥지를 틀 수밖에 없는 작은 카페들은 하루 하루 연명해가고 있다. '카페가 있는 풍경'이 '고통의 현장'으로 바뀐 지 오래다. 이런 판국에 온라인에서는 스타벅스를 비롯해 대기업 커피전문점 쿠폰을 경품으로 주는 이벤트가 미어터진다. 커피값을 올린다고 했더니 기프티콘 사재기까지 벌어졌다. 기업의 목표, 심지어 기업의 본질을 '이윤 추구'라며 드러내놓고 장사하는 것을 용인해주는 세상에서 기업의 마케팅을 손가락질할 일은 분명 아니다. 그러나 정부, 공공기관, 정부 예산을 지원받는 기관과 단체들이 '스타벅스 쿠폰'을 나눠주는 행사를 벌이고 있으니 속 터질 일이 아닐 수 없다. 하필, 소상공인 자활을 모색하는 강의를 하는 중에 스타벅스…
어느날 아침 잠에서 깨어 보니 세상이 암흑천지다. 전기가 사라졌다. 휴대폰 알람이 안울려 늦잠을 잤고 회사 출근시간은 훌쩍 지나 버려 서둘러 세수를 하려는데 깜깜한 화장실에서는 수돗물이 나오지 않는다. 머릿속이 온통 새하얘진다. 양치와 머리감기 모두 생략, 아파트 문을 나섰다. 어라! 15층이라 엘리베이터 타야 하는데 전기가 나간 상황이라 계단을 이용해야 한다. 자동차 문을 열려는 순간 아뿔싸! 키가 없다. 휴대폰 먹통으로 자동차키를 갖고 내려오라고 할수도 없다. 휴대폰 배터리가 완전 방전 상태다. 허겁지겁 15층까지 계단으로 올라가 키를 찾고 다시 내려와 승용차 시동을 걸었다. 아파트를 나와 도로 사거리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았다. 교통 신호등 고장으로 큰 사고가 나는 바람에 수많은 차들이 뒤엉켜 있고 교통경찰관이 출동해 현장정리를 하고 있었다. 사고처리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 회사에 늦는다고 전화를 하고 싶지만 휴대폰 먹통이다. 전기가 안 들어올 때 일들을 상상해 보았다. 무슨 코메디 같은 이야기냐고 할 수 있지만 실제로 우리는 9·15사태로 큰 사회적 혼란을 겪었던 아픈 경험을 갖고 있다. 지난 2003년 미국에서도 북동부지역에 최악의
그날 는개에 갇혔었다. 그 좋던 날씨가 하필 우리가 만나기로 한 날에는 기온이 좀 오르면서 종일 는개까지 내렸다. 우리는 1년에 두세 번 정도 만나는 사이로 교육에 대한 열정이 많고 열정만큼이나 몸이 가벼워 다양하고 새로운 활동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영동의 교육 현장에 있는 한 사람, 진천의 교육 현장에 있는 한 사람 그리고 청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나까지 이렇게 세 사람이 오랜만에 만난 것이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이리저리 시간을 맞추려다가 그만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아쉽고 그리운 마음이 깊어 해가 바뀌자마자 1월에 만나기로 약속을 한 것이다. 장소는 한국교원대학교 교육박물관으로 정했다. 모두 교육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로 어렵지 않게 장소를 결정할 수 있었다. 는개 속에 만난 우리는 늘 그랬듯이 어제 만났던 사람들처럼 이야기보따리를 먼저 풀었다. 그렇게 한숨을 돌린 후에 체온을 재고 코로나 예방접종 증명서를 제시하고 교육박물관에 입장을 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교육박물관에는 우리 세 명이 전부였다. 우리가 네 시간을 박물관 내부에 머물렀는데 내내 우리뿐이었다. 속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시대를 넘나드는 박물관 기행을…
친절은 타인으로 하여금 긍정적인 관심과 배려로 느껴지게 만드는 것으로 특히 공무원에게는 친절의 의무가 규정되어 있을 만큼 중요한 덕목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현실에서 우리 공무원들의 이미지는 어떠할까? 키워드 분석 사이트를 통해 공무원을 조회해 본 결과는 예상했던 것처럼 부정적인 연관어가 71%로 긍정적인 연관어의 18%를 압도하는 결과가 나왔다. 주로 '의혹, 이상한, 한심스러운'과 같은 부정적인 단어들이 공무원과 연관된 관련어로 나타나고 있다. 해당 결과처럼 많은 시민에게 우리 공무원은 긍정적인 존재가 아님을 알 수 있다. 한편 우리 시는 친절도와 청렴도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직원 청렴·친절 교육을 실시하고 청렴·친절 구호를 홍보하며 청주시 공무원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반복되는 업무로 기계적인 태도로 일관하거나 격무로 친절에 소홀해지기 일쑤다. 결국 이 같은 행동 하나하나가 쌓여 우리 조직 전체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고 앞선 노력들은 물거품이 되어 시민에게 불친절한 공무원이란 이미지를 각인시키게 된다. 시민들에게 불친절한 공무원은 결코 청렴한 공무원일 수 없다. 청렴한 공무원이란 것이
한 인류학자가 반투족 아이들에게 게임을 제안했다. 일정한 거리에 딸기 한 바구니를 놓은 뒤 일등으로 도착한 어린이에게 주겠다고 하면서 게임을 시작했다. 아이들은 출발 신호와 함께 약속이나 한 것처럼 손에 손을 잡고 함께 달리기 시작했다. 마침내 바구니 앞에 도착한 아이들은 함께 둘러앉아서 딸기를 베어 먹으며 사이좋게 놀기 시작했다. 의아한 생각이 든 그가 "누구든지 일등을 한 어린이에게 전부 주려고 했는데 왜 모두 함께 뛰어갔지?"라고 물었더니, 아이들은 일제히 "우분투(UBUNTU)"라고 외쳤다. 그리고 이어 한 아이가 보충 설명이나 하듯 "다른 사람이 모두 슬픈데 나만 행복해질 수 있나요?"라고 대답했다. 반투족은 아프리카의 흑인 부족으로, 콩고의 삼림 지대에서 비옥한 땅을 찾아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빅토리아 호수의 북부와 서부지대에 정착해 사는 이들은 탄자니아의 수쿠마족 니암웨지 족과도 생활 습관이 비슷하다. 우분투가, 사전적으로는 공유와 공동체를 나타내지만, 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다는 나눔과 공유의 정신도 아울러 표방한다. 내가 행복하면 내 주변의 5명이 함께 행복하다는 뜻이었으리. 보통 그런 경기는 먼저 달려가서 독차지하려는 게 일반적이다
친구들 몇 간과의 남도 유람 목적지가 강진으로 정해졌다. 강진은 풍광도 좋은데다가 다산 선생의 18년 유배지로 남도 유배길이 관광 상품화되어 지역 경제에 쏠쏠한 재미를 주는 곳이다. 가는 김에 다산 관련 공부로 친구들의 안목도 높이려 예전에 논문 준비차 읽었던 강진의 애제자 황상과의 만남과 인근 백련사의 혜장 스님과 당시 젊었던 초의선사 등 관련 자료를 다시 찾기 시작했다. 적소에서 처음 거처한 사의재와 부인 홍 씨가 시집올 때 입었던 치마를 받아 만든 하피첩과 출가하는 두 딸에게 직접 축하해 주지 못하여 시린 마음으로 그려준 매화쌍조도와 매화독조도 및 서학 접근 내용까지 챙기려니 머리가 바쁘다. 마음 한켠에는 친구들에게 해박하다는 평을 듣고자 했는지도 모르겠다. 분주히 서가를 뒤지는 중에 요즘 지인들과 팀을 이뤄 공부 중인 근사록(近思錄)에서 눈이 번쩍 띄는 글귀가 나타났다. "謝先生(謝良佐)이 처음에 기억하고 묻는 것을 學問이라 여기고 該博함을 자부하였다. 明道先生에게 역사책을 들어 말하였는데, 全篇에 한 글자도 빠뜨리지 않았다. 明道가 말씀하기를 '그대는 허다한 것을 기억하고 있으니, 玩物喪志라 이를 만하다'" 하였다. 謝先生은 이 말씀을 듣고 땀이
"이혼해야죠" 참 쉽게 나온 말이다. 은퇴예정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에서 어느 남자 수강생이 한 말이다. 은퇴하면 부부관계가 가장 중요하니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얘기를 하던 참이었다. 개선이 어려울 거 같으니 포기하고 차라리 이혼을 하는 편이 낫다는 뜻이리라. 남편의 은퇴로 부부관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남편이 집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물론 전에도 집에는 들어왔었다. 그러나 예전처럼 아침에 출근했다가 저녁에 들어오거나, 가끔씩 주말에나 들어오는 게 아니라. 이제는 매일 집에 머물며 나가 있는 시간보다는 집에 있는 시간이 더 많게 된다는 뜻이다. 이렇게 부부가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이런저런 갈등이 생기게 된다. 은퇴한 남편의 심기는 편치가 않다. 은퇴로 인해 직장을 그만두면서 그동안 누려오던 사회적 지위도 내려놓았고, 자신을 위해주던 후배들도 더 이상 곁에 없다. 그동안 일로 맺어졌던 사회적 인맥들도 이제는 연락하거나 만날 일이 없어졌으니 점심을 같이 먹을 사람도 없다. 할 일도 없고 돈도 못 벌어다 주니 자존감이 많이 낮아진 상태에서, 조금만 싫은 소리를 들어도 무시당한다는 생각에 화를 잘 낸다. 평생을 가족들 먹여 살리느라
뇌졸중은 전 세계적으로 2초에 한 명씩 발생하고 6초에 한 명씩 사망하는 무서운 질병이다. 뇌졸중 종류는 주로 뇌혈관이 막히면서 뇌의 일부가 손상되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져 주변 뇌가 손상되는 '뇌출혈'로 구분한다. 지난 2020년 통계청 통계에 따르면 사망원인중 뇌혈관 질환은 60대·70대에서 3위이고, 80세 이상에서 4위, 20대·40대·50대에서 5위이다. 우리나라 뇌혈관질환 인구 10만 명당 사망률을 보면 평균 20.1명이고 지역별로 보면 울산이 25.2명 1위, 충북이 23.4명으로 2위이다. 문제는 전체 뇌졸중 환자의 10명 중 4명은 뇌졸중 초기 증상을 겪더라도 모르고 지나간다는 것이다. 뇌졸중 증상 중에는 짧게는 10분에서 수시간까지 지속되다가 사라지는 '일과성 뇌허혈증'도 있다. 따라서 규칙적으로 증상이 나타난다면 뇌졸중을 의심해야한다. 특히 뇌졸중환자 발생 비율은 날씨가 추워지는 10월부터 겨울 막바지인 3월까지 높게 나타난다. 통계청의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2010-2019년 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하신 분 인원이 1월에 평균 2천319명으로 가장 많았다. 대부분 뇌졸중을 갑작스레 찾아오는 질환이라 생각하지만 사실 여러 전조…
직장인들 사이에서 한동안 유행처럼 번졌던 '워라밸(Work-life balance)' 열풍, 워라밸은 1970년대 후반 영국에서 처음 등장했으며, 우리나라는 2017년 고용노동부에서 워라밸 제고를 위한 '근무혁신 10대 제안'을 발간하면서 대중적으로 사용되었다. 특히 '워라밸' 이라는 용어는 'MZ세대'(1980∼1995년대 출생한 세대를 '밀레니얼 세대', 1996∼2000년대 출생한 세대를 'Z세대'라고 구분하며 우리는 이들을 합쳐서'MZ세대'라 함)를 중심으로 소위 신세대 직장인들 사이에 열풍처럼 번졌으며, 그들의 선배 격인 '베이비붐 세대', 'X세대'을 소위 '라떼', '꼰대' 등에 비유하며 그들과는 다른 삶을 추구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MZ세대'는 일과 삶을 구분시켜 퇴근 후의 개인의 사생활을 중요시하며, 퇴근 후에는 개인의 삶을 직장업무와는 철저히 분리시켜 온전히 그들만의 삶을 즐기기를 원했다. 하지만 일과 삶을 정말 명확히 구분할 수 있을까? 보통의 직장인이라면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회사에서 보내는데 일과 삶을 이등분적 발상으로 딱 잘라 균형을 맞추기도 어렵지만, 퇴근 후의 삶에 지나치게 집중하다 보면 업무에 임하는 시간은 그저 퇴근을 기
지난 2월 3일 저녁 뉴스, 앵커의 클로징 멘트가 감동이었다. 오늘이 두 번째 맞는 '한국 수어(手語)의 날'이라면서 어렵게 배웠을 것 같은 수어로 뉴스 끝을 장식했다. 수어의 내용은 이렇다. '서로 조금씩 다른 모든 사람들이 수어로 다 같이 반짝이는 날을 기대하면서 오늘 9시 뉴스 마무리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수어의 날이 있는 줄도 몰랐다. 지난 2016년 2월 3일 공포된 '한국수화언어법'에 따라 그 해 8월 4일부터 한국 수어가 두 번째 법정 공용어가 되었다. 매년 2월 3일은 한국 수어가 국어와 동등한 자격을 지닌 공용어로 인정받은 법정 기념일이다. 2016년 한국수화언어법이 제정될 때 '수화'로 할 것인지 '수어'로 할 것인지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했다. 최종 설문조사에서 '수어'로 결정되었으나 그동안 익숙하게 불러온 '수화'를 살려 법령의 제목을 '수화언어'로 하되 내용은 '수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한국수화언어법'이 제정되었다 한다. 시각 장애인을 위한 문자가 '점자'라면 청각 장애인을 위한 언어는 '수어'이다. 수어는 '수화언어(手話言語)'를 줄인 말로 음성 대신 손의 움직임을 포함한 신체적 신호를 이용하여 의사를 전달하는 시각 언어이다
무료한 시간을 조금이라도 즐겁게 보내려면 어떤 도움이 필요하다. 쉽게 주위 도움을 받는 방법이 핸드폰을 보거나 TV를 시청하는 일이다. 그러나 대다수 방송을 보면, 어떤 정보를 수용만 할 수밖에 없다. 특히 전해주는 정보가 나에게 유익하다면 상관이 없으나 별로 알 필요도 없는 정보를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기에는 뭔가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다수의 방송은 시청자 관심을 끌 방송으로 편성된다. 그런 관심 끌기는 방송과 나와의 교집합적 관계 설정이 있어야 관심을 오래 끌 수 있다. 그럴 수 없다면 단편적 이야기로 한 회에 걸쳐 정보를 전달하며 더 이상 관심 유지가 어렵다. 채널을 돌리면 나오는 수많았던, 한 회로 끝날줄 알았던 내용의 재방송을 보면서 왜 그 정보를 반복적으로 보여주고 싶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수의 관심을 맞추기 위해 다양한 정보를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것인가? 그러나 불행이도 방송은 그리 다양하지 않으며 몇몇 인기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무한 복사가 되어 방송국마다 이름만 바꾸어가며 계속 재생 중이다. 유독 음식을 게걸스럽게 먹는 내용, 곳곳을 돌아다니며 음식 먹어보는, 무조건 맛있다는 맛집 음식을 보면 우리나라에 이렇게
[충북일보] 제일 만만한 곳이다. 이제는 집보다 더 편안하다. 친구가 만나자고 하면 아무 거리낌 없이 장소를 정한다. 집이라는 곳은 누군가 방문을 하게 되면 일단 바빠진다. 청소도 해야 하고, 주전부리도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런데 이곳은 약간의 돈만 있으면 된다. 카페, 어디를 가든 쉽게 찾을 수 있다. 그야말로 카페 시절이다. 작은 시골 읍내에도 수십 군데의 카페가 생겼다. 하지만 모든 카페가 운영이 잘 되는 것은 아니다. 일 년도 채 안 돼 문을 닫는 곳도 있고, 몇 년이 지났음에도 문전성시를 이루는 곳도 있다. 그러고 보면 카페의 성패는 그 곳만의 차별화가 관건이다. 사람이 끊이지 않는 카페를 보면 분위기가 한 몫을 한다. 커피의 맛은 둘째다. 어차피 전문가가 아닌 이상 맛있는 커피를 찾아다니지는 않는 듯하다. 오늘도 C여사님과 카페를 왔다. 설 명절 끝이라 밥도 먹고 차도 마실 수 있는 곳을 택했다. 시내에서 꽤 떨어져 있는 곳인데도 이곳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들고난다. 주인장이 직접 설계를 하고 지어서 그런지 색다른 느낌이다. 전문적으로 건물을 짓는 사람이 아니다 보니 여느 카페에서 느끼는 꼼꼼함과 심플한 맛은 없다. 하지만 주인장의 기발한 아이
고대 중국 주(周)나라 봉건제도의 핵심은 왕도(王道) 정치이다. 왕이 덕(德)으로 백성들을 다스리고, 제후국들은 신하로서의 도리를 다하면 살기 좋은 세상이 된다. 그러나 공자(孔子)는 주나라 봉건제도가 해체되고,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던 시기에 살았다. 그는 아무리 어렵더라도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자신의 성품을 닦아서 덕을 체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덕(德)은 지(知), 용(勇), 인(仁)을 함유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최소한의 도리를 행하는 사람이 '아는' 자이다' 먼저, 공자가 생각한 지(知)는 시시비비를 가릴 줄 아는 도덕적 지혜를 말한다. 일상생활에서 부모님께 공손하고, 형제자매와 우애있게 지내며 친구들과 신의가 있으면 그는 '아는' 사람이다. 만약 박사학위가 몇 개 있어도, 기본적인 도리를 등한시 한다면 그는 지(知)가 부족하다 할 것이다. 지(知)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배워야 한다. 공자의 언행록인 논어(論語)에서 배움과 관련된 내용 중에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 불역열호(不亦悅乎)'라는 문구가 있다. 여기서 습(習)은 부리가 하얀 어린 새가 날개짓을 하는 모양을 형상화한 글자로, 수많은 연습을 통해 자신의 몸에 맞는 날개짓을 익혀야
소곤소곤 이야기 소리가 정답게 들린다. 가냘픈 아기 숨소리 같다. 아, 봄! 봄빛은 어머니의 품속 같이 따스하다. 비취빛 파릇한 여린 싹이 흙을 들어올리는 소리다. 봄의 전령이 땅속으로부터 오는구나. 양지바른 밭둑에는 쑥이 올라와 있고 냉이도 선을 보였다. 사람의 마음엔들 왜 물이 오르지 않으며 새싹이 트지 아니하며 꽃이 피지 않으며 시(詩)가 뛰놀지 않겠습니까? 내가 태어나기 전 1940년대만 해도 춘궁기가 있었다고 한다. 이때가 되면 아이들은 밭둑이나 논둑에 앉아 쑥도 뜯고 냉이를 캐서 끼니에 보태었다고 했다. 아낙들은 산으로 산나물을 뜯으러 다니면서, 다리도 다치고 얼굴도 긁히면서 집에서 굶고 있을 식구들을 위해 겉보리가 날 때까지 계속했다고 하니 물이 오르는 봄이어서 가능했던 일이다. 따르릉 전화벨이 울린다. 시골 부모님 집을 건축해 달라는 의뢰였다. 따뜻하고 편안한 집에서 사시게 하고 싶다고 했다. 효심에 감동하여 허락했다. 단층집을 짓다가 별처럼 반짝이는 눈을 가진 아이와도 생각지 않게 인연이 되었다. 어미 닭이 품었던 달걀을 부리로 콕콕 쪼는 소리와 함께 삐악삐악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왔다. 아직은 낯선 듯 비틀거린다. 초롱 속에 부직포를…
호랑이와 관련된 지명들을 보면 '범골, 범말, 범실, 범바위, 범밭골, 범고개'처럼 호랑이를 뜻하는 순우리말인 '범'자가 쓰이거나, 아니면 '호골, 호동, 호암, 호무골, 호미곶, 호구포, 각호산' 등에서처럼 한자어 '호(虎)'자가 쓰인 것으로 나누어 볼 수가 있다. 경기 안양시 동안구의 호계동은 일제강점기 '조선지형도'에 호계리(虎溪里)라는 한자 명칭과 함께 일본의 가타카나로 범계리라는 발음도 적혀 있는 것으로 보아 원래는 '범-'이었을 것이다. 이와같이 원래부터 자연지명이 '범-'이었는데 한자로 표기하면서 '호(虎)-'가 된 지명도 있지만, 한자가 아닌 순우리말로 '호-'자가 쓰인 지명의 경우에는 그 어원을 밝혀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서울시 종로구 원남동에 있었던 자연마을인 호동(壺洞)은 모양이 호리병과 같던 데서 마을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하며 서울시 종로구 이화동에 있었던 호동(壺洞)도 동네의 모양이 병처럼 생겼으므로 마을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이들 마을은 호랑이와는 전혀 관련이 없으며. 지형의 형태가 홈처럼 깊게 파인 모양이라서 '홈골'이 그 뿌리일 것이며 '홈'이 '호'로 변이되다 보니 지형의 특성으로 보아 호리병을 연상하여 한자로 '
커피 향에 반해 커피숍을 자주 찾는다. 하늘이 온통 회색빛으로 낮아질 때면 어김없이 혼자 커피숍을 찾곤 한다. 오늘도 단골 찻집을 찾았다. 커피 한 잔을 앞에 놓고 그 향과 맛을 음미하고 있을 즈음, 어느 초로의 남성이 허락도 없이 맞은편 의자에 털썩 앉는다. 그리곤 말을 걸어온다. 갑작스러운 그 남자의 수작에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그는 다소 냉랭한 태도에 나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레 입을 연다. "아주머니! 저는 이곳 커피숍을 업무 차 자주 옵니다. 혼자 이곳을 찾는 아주머니를 목격하고 '무슨 사연이 있구나' 했어요. 왜냐면 이곳에 들리실 때마다 이 자리에 앉아서 하염없이 호숫가를 바라보는 모습에서 왠지 모를 우수를 느꼈거든요"라고 말한다. 그 말에 커피 향에 매료돼 이곳을 자주 찾는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내 말에 그는 실례했다는 말과 함께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자신의 자리로 되돌아갔다. 그리고 몇 분 후 그가 자리를 뜨자 커피숍 주인이 내게 다가와 이런 말을 건넨다. 종전 그 남자가 며칠 전 자신에게 이렇게 말하더란다. 나를 이 곳에서 마주칠 때마다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단다. 늘 같은 자리에 앉아 커피는 마시지 않고 무엇인가 골똘히 생각에 잠기곤 하는
문득 '처녀 농군'이란 노래가 떠오른다. "홀어머니 내모시고 살아가는 세상인데… 소 몰고 논밭으로 이리야 어서 가자~"라는 노랫말로 시작한다. 또한 '가나안 농군학교'도 잠시 머리를 스친다. 필자는 두 번이나 이곳에서 합숙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다. 1970~1980년도 공무원들은 누구나 한 번쯤은 다녀온 곳이다. "일하기 싫은 자는 먹지도 말라"고 한 말이 지금도 생생하다. 주로 농민과 공무원을 대상으로 새마을 교육을 하던 곳이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농민(農民)을 농군(農軍)이라 부르게 되었을까? 정부가 쌀 20만 t에 대한 시장격리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대상은 농가와 농협, RPC(미곡종합처리장)가 보유하고 있는 2021년산 벼다. 도별 공개경쟁 입찰 방식으로 진행한다. 검사기준 1등급 이상의 건조벼를 톤백(800㎏) 또는 포대벼(40㎏) 형태로 매입한다. 지역농협 당 최소 100t 이상 물량이 돼야 입찰이 가능하다. 낙찰은 도별 배정물량 내에서 예정가격 이하로 응찰한 물량 중에서 가격이 낮은 순으로 결정된다. 입찰 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검사가 끝나면 인수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와 같은 경쟁 입찰 매입방식에 농민의 반응은 싸늘하다. 농가 소득
◇제10조 영리업무의 금지 공무원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공무원의 직무상의 능률을 저해하거나, 공무에 대하여 부당한 영향을 주거나,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이익과 상반되는 이익을 취득하거나,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대하여 불명예스러운 영향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이에 종사할 수 없다. ◇제11조 겸직 허가 1)공무원이 제10조의 영리업무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다른 직무를 겸직하려는 경우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2) 제1항의 허가는 담당 직무 수행에 지장이 없는 경우에만 할 수 있다. 지방공무원 복무규정에는 지방공무원 영리업무의 금지와 겸직 허가에 대한 조항이 있다. 지방공무원은 원칙적으로 겸직이 불가하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겸직을 허가하기도 한다. 겸직을 허가받는 경우는 담당 직무 수행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가능하다. 이 조항에 대해서 찾아본 계기는 얼마 전 구입한 태블릿을 잘 활용하기 위해 어떤 게 있을까 하다 이모티콘 만들기를 발견했다. 이모티콘을 만들어서 제출 후 승인되면 판매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결과가 좋으면 수익이 발생하고 이러한 경우에도 겸직 허가가 필요한 것인지 궁금했다. 이
학교 진입로에 커다란 느티나무가 서너 그루 서 있다. 누가 언제 심었는지는 몰라도 꽤 오래전에 심었음 직한 나무들이다. 가지를 높다랗게 또 넓게 펼쳐놓고 계절에 따라 어울리는 정취를 만들어 내어 학생들과 선생님들은 물론이고 학교를 찾는 사람들에게 여유와 편안함의 공간을 제공해 주었던 고마운 나무들이다. 매일 아침 등교맞이를 하는 나로서는 학생들이 들어오는 동쪽을 향해 서 있어야 하는 데 무성한 잎들이 그늘을 넉넉하게 만들어 눈부심과 더위를 가려주곤 해서 여간 미덥지 않았다. 그런데 오래된 나무는 서 있던 세월만큼 가지를 뻗기 마련이고, 그 가지들이 상해 부러지기도 하며 삭정이가 되어 저 높이 아슬아슬 걸려있는 것도 이치인가 싶다. 한 해 두 해 살아가는 시간들이 쌓여갈수록 삶에 연결된 이런저런 사연들이 늘어나고 개중에는 피해 갈 수 없는 상처들도 생겨나듯 느티나무도 그런 듯했다. 태풍이 지나간 어느 날 오후 한 선생님이 느티나무 위쪽을 가리켰다. 한눈에 보기에도 제법 굵은 나뭇가지가 부러진 채 중간에 위태롭게 걸려 있었다. 말라버린 가지였지만 나뭇잎에 가려져 보이지 않다가 바람에 부러지면서 드러나게 된 것이었다. 옆에 서 있는 다른 나무들도 자세히 올려다보
버스에서 내려 두근거리는 첫발을 떼는 순간 눈발이 날렸다. 막막하다. 영화 '피아니스트의 전설'의 주인공 나인틴헌드레드의 기분이 이랬을까. 평생을 배 안에서 살았던 피아니스트. 88개의 건반이 세상의 전부였던 그가, 버지니아 호와 항구를 잇는 마지막 트랩에서 느꼈던 두려움이 내 발끝으로 훅 밀려드는 것 같다. 전철을 타야 하나 버스를 타야 하나 택시를 타야 하나 머릿속이 소란하다. 인터넷을 검색한다. 숙소까지 가려면 전철은 세 번을 갈아타야 한다. 버스는 길을 건너고 한참을 걸어야 한다. 택시는 요금이 장난이 아니다. 어떤 선택을 한다고 해도 만만하지 않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는 잃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듯. 편리함을 추구하면 금전이 나가는 것이고, 비용을 줄이려면 몸이 고생을 해야 한다. 곰곰 생각 끝에 택시를 타기로 한다. 경제적인 손실은 제일 크겠지만, 눈이 쌓이는 낯선 도시에서 홀로 헤매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았다. 택시 승강장에 도착하니 깔끔하게 차려입은 남자가 반가이 웃으며 차 문을 열어준다. 얼떨결에 올라타자 또 문을 닫아준다. 청주에서 택시를 탈 때는 내 손으로 문을 열고 닫았데, 낯선 풍경에 어리둥절하다. 난 '서울은 이렇게 친절한 곳이구나.
대통령 선거도 끝났다. 대망의 승리도 거뒀다. 그런데 기쁘지가 않다. 빚을 어떻게 갚을 것인지가 고민이다. 선거는 경쟁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릴 여유가 없었다. 막상 승리하고 나니 낙선했을 때보다 걱정이 많다. 비행장도 이전해야 하고 철도도 신설해야 하며, 고속도로도 놔줘야 한다. 이런 것은 국가발전을 위해 누구든 해야 할 일이니 양심에 걸리지는 않는다. 문제는 만나는 사람마다 돈을 더 주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남녀노소 표만 있으면 돈을 더 주겠다고는 약속을 남발했다. 헬기로 돈을 뿌린다고 해도 부족한 금액이다. 당초 대통령 출마를 결심할 때는 이런 대통령이 되고 싶진 않았다. 위대한 대통령이 되고 싶었다. 이 시대가 안고 있는 난제를 해결하고 싶었다. 어쩌다가 빚쟁이가 되었단 말인가. 역대 대통령마다 닉네임이 있다. 박정희는 경제, 전두환은 단임, 노태우는 직선, 김대중은 민주, 김영삼은 IMF, 노무현은 탈권위, 이명박은 4대강, 박근혜는 탄핵, 문재인은 코로나를 연상케 한다. 난 무엇을 상징하는 대통령으로 불릴까. 빚쟁이 대통령이란 별명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 당선을 위해서 선심공약을 남발했고, 그 공약을 지키기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다 지
셰익스피어의 희곡 '베니스의 상인'에서 안토니오는 자신의 살 1파운드를 담보로 빌린 돈을 갚지 못해 법정에 선다. 재판관은 채권자가 살을 가져가되 피를 한 방울도 흘리지 말라는 판결을 내린다. 피와 살은 분리할 수 없기에 채권자는 조금도 가져가지 못했다. 전기와 연료도 마찬가지다. 피와 살처럼 뗄 수 없는 관계다. 우리가 쓰는 전기는 석유, 천연가스 등 다양한 연료로 발전소를 가동해 생산된다. 연료 가격이 상승하면 전기 생산비용도 커지기 마련이다. 연료비 변동분을 분기별로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가 도입된 이유다. 연료 가격이 오르는데 전기요금은 그대로라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힘들어진다. 연료 확보에 더 많은 재원이 필요한 만큼 설비 투자, 기술 개발, 복지할인 등에 쓰일 돈은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국제유가가 7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유연탄과 LNG 현물은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매각이나 구조조정과 같은 한전의 자구노력만으로는 늘어나는 재원 부담을 감당하기 힘들다. 적자가 커질수록 국민에게 부채를 떠넘기는 꼴이다. 이에 따라 한전은 올해 4월과 10월, 총 2회에 걸쳐 전력량 요금을 kWh당 4.9원씩 인상한다. 기후변화…
필자 가정에 중학생 아들 둘이 있는데 양육이 만만치 않다. 때론 전쟁도 벌어진다. 육체적, 정신적, 물질적 비용이 상당하다. 반면 주위의 딩크가정을 보면 비교적 높은 소득에 여가생활까지 여유로워 보인다. 참고로 딩크(DINK: dual income, no kids)란 아이를 갖지 않고 부부가 모두 일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럴 수밖에 없다. 우리 가정과 비교해 보자. 아이들을 돌봐줄 양가 부모님이 멀리 계셔서 아내가 퇴직하고 육아에 전념해야 했다. 외벌이가 되어 소득이 줄었다. 반면 지출은 크게 증가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2018년에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자녀 1인당 월평균 양육비 지출액은 73만 원이다. 여기에는 어린이집, 유치원, 공교육, 사교육, 돌봄, 기타(의복, 장난감, 육아용품, 용돈 등)이 포함돼 있다. 다만, 동(同)조사에서 사교육비가 21만 원인데 2019년에 통계청 조사결과에 따르면 학생 1인당 평균 사교육비가 32만 원이다. 따라서 21만 원 대신 32만 원을 사용하면 자년 1인당 월평균 양육비는 84만 원이다. 1년이면 1천만 원이다. 그러나 이는 상당히 축소된 액수이다. 자녀를 키우는 공간에 대한 비용(귀속 임차비)과
하루하루 민원인과 상담 및 전화 통화에서 가끔은 대화가 참 어려운 경우가 있구나 하는 깊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정말 진솔한 대화는 무엇 일까"에 대해 알아보았다. 대화에서 상대의 호감을 불러일으키고,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고 맞장구치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면 우선 나, 자기 자신에 대해 정확한 표현을 할 줄 알아야 한다. 우리는 항상 나 자신에 대해 알려야 하는 표현의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일상생활 속에서 혹은 직장생활 속에서 나를 제대로 표현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IQ(지능지수: Intelligence Quotient)의 높음이 최고의 대접을 받던 지난 시대와는 달리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EQ(감성지수: Emotional Quotient)의 높음이 최고로 대접을 받는다. EQ는 쉽게 말해 마음의 지능지수(감정적 지능지수)이다. 즉 EQ는 자신과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과 삶을 풍요롭게 하는 방향으로 감정을 통제할 줄 아는 능력을 의미한다. EQ가 높은 사람은 갈등 상황을 만났을 때 그 상황을 분석하고 자신의 처지를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감정적 대응을 자제함과 동시에 다른 사람에 대한 공감적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