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록의 계절 오월이다. 오월은 가정의 달로 행사가 참 많은 달이다. 그 많은 행사 가운데 어버이날 못지않은 스승의 날이 있다. 부모님은 낳아준 육체적 존재로서의 나의 삶을 이끌어 주신분이고, 스승은 정신적 존재로서의 나의 삶을 가르쳐 주신 분이다. 그렇게 부모님과 스승님의 은혜는 같다고 볼 수 있다. 누구나 어린 시절의 '존경하는 스승' 한두 분쯤은 마음속에 지니고 있지 않을까 한다. 언제나 스승의 날이 다가오면 보고 싶고 그리워지는 잊지 못할 스승님이 생각난다. 그 분은 내 인생의 길잡이가 된 고등학교 때 국어 선생님이다. 국어 시간에 처음 만난 선생님의 첫인상은 우유 빛깔의 살결과 보름달처럼 둥글고 환하게 빛나는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첫인상처럼 온화한 성품을 지닌 선생님은 날이 갈수록 넉넉하고 푸근한 마음씨로 다정다감하게 우리를 대해 주었다. 좋아하는 사람의 언행을 닮고 싶은 본능처럼 나 또한 선생님을 좋아하게 되었고 국어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생님은 국어 시간만 되면 어김없이 읽고 쓰기 어려운 한자 숙제를 냈다. 한자 10개를 가지고 10개의 낱말을 만들어서 뜻을 달아 10번씩 쓰는 숙제다. 내가 다닌 학교는 농촌지역의 학
윤석열 정부가 "어디에 살든 균등한 기회를 누리는, 공정·자율·희망의 지방시대"를 만들기 위해 "진정한 지역 주도 균형발전, 혁신성장 기반 강화, 지역 특성 극대화"의 3대 약속(15대 국정과제)과 함께 "균형발전 실행력 제고를 위한 효율적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지역균형발전 비전 대국민 약속과 함께 출범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정치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그 첫 단추가 국정과제 ·지방분권 강화 8번의 특별자치시·도의 법적·행정적 위상 제고라 할 수 있다. 강원특별자치도 설치가 사실상 확정됐었다는 뉴스를 보며 설치법안이 통과될 경우 세종, 제주에 이어 '강원특별자치도'로 전환돼 특별회계를 통해 재정운영과 자치권을 갖게 되는데, 이번 입법과정은 여야의 공조 속에 전격적으로 조기 통과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초광역 연계 협력에 대한 논의는 행정구역 통합형(대구·경북, 광주·전남), 메가시티형(부·울·경, 충청권), 강소도시권형(강원, 전북, 제주) 등 3가지 유형으로 추진되고 있다. 가시적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메가시티형의 부·울·경과 행정구역통합형의 대구경북, 강소도시권인 강원도에 이어 메가시티형으로 추진 중인 충청권의 가시적 성과에 대한 기대가…
환경파괴로 인해 인류 멸망의 길로 들어선 미래를 그린 영화를 볼 때, 전혀 나와는 상관없는 일로 여겼다. 영화는 영화일 뿐이고, 현실의 나는 안전하다 여겼다. 하지만 요근래 뉴스를 접하면 세상이 심상치 않게 돌아간다는 느낌을 받는다. 산불, 홍수, 가뭄, 이상기후 등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자연 파괴의 징후들을 심각한 수준이다. 멀리 볼 것도 없다. 당장 지난 몇 년간의 우리나라 이상현상만 봐도 환경파괴의 후유증이 시작되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2017년 청주 폭우, 2018년 기록적인 폭염, 2020년 역대 최장기간 장마 등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의 기후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음을 몸소 체험한다. 천 마디의 말보다 한 번의 경험이 훨씬 충격이 클 때가 있다. 환경을 보호하자는 구호는 어릴 때부터 지겹도록 들었지만, 실제 삶에 크게 와닿지는 않았는데, 기후 변화를 경험하고 나니 환경이 파괴되면 인간의 삶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지 실감하게 됐다.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의 과제다. 일반인이 환경보호를 실천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가장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쓰레기를 줄이는 일이다. 1
여러 해 동안 살아있는, 마르지 않고 살아있는 식물이 나무이다. 뿌리, 줄기, 잎으로 구성되어있으며 뿌리에서 흙 속의 양분이나 수분을 흡수하고 줄기를 통해 나무 곳곳으로 필요로 하는 영양분을 공급한다. 햇빛을 이용하여 탄수화물과 같은 양분을 스스로 만들어낸다. 겨울이 끝나갈 때 쯤 나무의 이런 작용을 이용해 수액 채취로 봄의 시작도 된다. 통일신라시대 풍수학에 능통했다는 도선국사가 나무 수액을 받아먹고 굳어진 무릎을 고친 일이 있었다. 광양의 옥룡사에서 오랜 시간 참선을 하다가 굳어진 무릎이 펴지지 않게 되었다. 그럼에도 몸을 일으켜 세우려고 무리해서 옆 나뭇가지를 잡고 일어서다 그만 나뭇가지를 부러트리게 되었다. 부러진 나무가지에서 수액이 나오는 것을 보고 갑자기 목이 말랐는지 모를일이지만 그 수액을 먹게 되었다. 그러자 굳어진 무릎이 다시 펴지게 되어 무릎을 고치게 되었다는 믿기 힘든 요약본의 전설이 생겨났다. 이나무를 골리수(骨利水) 뼈를 이롭게 한다는 나무의 이름을 갖게 된다. 현재 고로쇠나무의 이름이기도 하다. 단풍나무과이며 9월이 되면 프로펠러처럼 생긴 열매가 빙글 돌며 떨어지는 재미를 주기도 한다. 나무와 관계있는 사건 중, 여러 우연이 겹치
-유전자 변형 식품(GMO 식품) 수입 현황 우리나라는 전세계적으로 GMO 식품 수입량이 상위권에 속한다. 미국이나 브라질 등으로부터 수입한 콩기름, 카놀라유, 옥수수유 등은 여러 종류의 가공식품을 만드는데 활용되고 있다. GMO 식품을 많이 수입하게 된 이유는 외환위기 당시 IMF가 국가 부채를 탕감해주는 대신 농산물 시장을 개방하도록 유도했기 때문이다. IMF에 부채를 진 우리나라는 그들의 구조조정 프로그램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 이때 우리나라 1위부터 3위를 차지했던 토종 종자기업들은 다국적 기업에 인수되었다. 그리고 이들이 한국 종자시장의 70%를 점유하게 되었다. 현재 우리나라 식량 자급률은 50%, 곡물 자급률은 20% 정도이다. -식품 독점과 바나나 멸종 사태 GMO에 의한 식품 독점이 위험한 이유는 바나나를 통해 알 수 있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과일은 바나나이고, 우리나라도 수입 과일 중 1위이다. 잘 먹고 있는데 무슨 문제냐고 물을 수도 있지만 과거 바나나는 한 차례 홍역을 앓은 바 있다. 당시 전세계적으로 유통되던 그로미셸 품종이 파나마병으로 인해 전멸되다시피 한 것이다. 바나나를 수확하고 나면, 그루터기에서 자란 생장지
오랫동안 그리던 황매산(黃梅山)에 올랐다. 황매산은 지리산 바래봉, 소백산과 더불어 우리나라 철쭉 3대 명산 중 하나이다. 5월 초에서 중순까지가 절정이다. 합천군, 산청군에 걸쳐있는 높이 1천113m의 황매산은 800m 높이에 주차장이 있어 접근하기 좋다. 주차장에서 완만한 비탈길을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멀리 산 정상이 보이고 몇 그루 나무를 제외하면 넓은 평전(平田)에 펼쳐있는 철쭉이 한눈에 들어온다. 철쭉은 고도에 따라 활짝 피었거나 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주차장 쪽 동쪽 비탈면은 가을 억새의 군락지인데 누런 여백으로 남아 있는 것이 이채롭다. 철쭉 동산에서 가을 억새의 은빛 물결을 상상해 본다. 바위, 나무가 거의 없어 어느 곳에서도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마치 와이드 스크린의 영화 한 장면을 보는 듯했다. 새벽에 출발한 관계로 시간이 넉넉하여 전율을 느끼는 가슴을 진정하며 천천히 걸었다. 참 좋았던 것은 주차장을 나온 후 정상에 이르기까지 인공(人工)으로 만든 구조물이 거의 없었다. 나무로 만든 데크 길과 평상을 꼭 필요한 곳만 설치했고 돌로 만든 철쭉제 제단, 작은 산불감시 초소, 영화 촬영 세트로 만들었다는 한옥 건물 하나 그리고 정상
비밀의 모습은 언제나 그랬다. 그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게 완전무장을 한다. 아니 어쩌면 천천히 세심하게 본다면 알아 챌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그것은 그동안 보아왔고 알아왔던 것이었기에 별로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다. 우리는 우리의 잣대로 자신 안에 들어 있는 지식을 동원해 그것을 명명한다. '맷돌'이라고. K선생과 나는 그것이 '맷돌'이라 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앞에서 이것은 맷돌의 아래짝이라고, 어디로 없어져 버린 위짝의 손잡이를 잡고 돌리는 흉내를 내며 사진도 찍었다. 그러고는 맷돌이 크니 곡식도 참 많이 갈았겠다는 말도 했다. 그렇게 우리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스님들의 음식을 담당했을 '맷돌'에 대한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넓은 들판은 영화로웠던 옛 사찰의 모습을 상상하고도 남음이 있다. 이곳은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 보원사지, 천년 고찰의 위용을 자랑한다. 삼국시대에 세워졌을 것으로 추측이 되는 이 사찰은 한때는 승려가 천명이 넘었다고 할 만큼 웅장했다. 사찰은 사라져버렸지만 그 흔적들은 이곳저곳에 남아 있다. 스님들의 물그릇 역할을 했던 한국최대의 석조와, 불기나 불화를 걸었던 당간지주, 백제시대부터 고려의 양식이 담겨있는 오층석탑, 법인 국사
사람만 나이를 먹는 게 아니다. 전자제품들도 시간이 흐르면 낡아 본연의 제 상태를 잃는다. 최근 냉장고에서 갑자기 물이 흘렀다. 급기야는 기능이 멈추고 말았다. 청소기도 먼지를 빨아들이던 흡인력이 매우 헐거워졌다. 이렇듯 가전제품들이 10여 년 사용하면 부품들이 하나 둘 이상 반응을 일으키기 마련인가보다. 이런 제품의 특성을 노린 탓일까? 아니면 상업적 발상인가. 눈만 뜨면 신제품이 출시되곤 한다. 새로운 디자인 및 성능을 추가한 가전제품들을 접하고 싶은 유혹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오래된 전자 기기들을 선뜻 버리지 못하였다. 고장이 날 때마다 AS를 신청해 비싼 부품 비를 지불하면서까지 고집스레 헌 물품들을 사용했다. 이는 지난날 집안 살림들을 한, 두 가지 씩 장만할 때마다 누렸던 소소한 기쁨을 잊을 수 없어서다. 결혼 할 때 혼수였던 반자동 세탁기를 버릴 때는 왠지 서운했다. 이는 아마도 평소 물건에 정을 붙여서인가 보다. 혼수를 떠올리노라니 문득 신혼 시절이 생각난다. 젊은 날 부모님의 극구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을 했다. 결혼 후 손바닥만 한 단칸방에서 신접살림을 차렸다. 이런 형국이니 자연 당시 텔레비전은 사과 궤짝에 보자기를 씌우고 올
충주시 대소원면 매현리에 장승배기라 불리는 마을이 있는데 한자로는 '장승리(長承里)'로 표기하고 있다. '장승배기'라는 지명은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 내암리, 옥천군 청성면 삼남리, 영동군 양산면 원당리 등에도 있으며 전국의 지명에서도 충남 청양군 정산면 송학리, 경기도 화성시 양감면 요당리, 전북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 인천광역시 남동구 만수동, 충남 당진시 석문면 삼봉리, 경북 성주군 초전면 용봉리, 강원도 영월군 남면 조전리, 대구광역시 달성군 구지면 평촌리 등 많은 지역에 분포되어 있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장승배기'라는 지명의 유래는 공통적으로 장승이 서 있던 지역이라고 전해지고 있는데, 장승이란 무엇이며, 왜 그렇게 많은 지역에 장승이 서 있게 되었는지, 그 어원은 무엇인지를 알아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청주시 서원구 현도면의 구룡산에 장승공원이 있다. 2004년 3월 폭설로 고사한 폐목을 이용해 만든 온간 형태의 장승 500여 점이 자리하고 있는데, 폭설로 피해를 본 주민들의 사기를 북돋우기 위해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장승은 저마다 개성이 가득한 모양과 표정을 하고 있으며 해마다 가을이면 장승 축제를 열고 있다. 그런데 폐목으로 왜 장승을…
계단을 올라오는 소리가 들린다. '사장님 커피 배달왔어요' 환한 미소가 매력적인 아래층에 사는 세입자다. 늘 피곤해하는 나를 위해 묘약이라며 출근하기 전 커피를 가지고 올라오곤 했다. 심장이 약한 나는 조금씩 커피양을 늘려가며 마셨다. 피로감이 줄어들고 일상에 활력이 넘쳤다. 에너지 음료도 아닌 것이 기분을 업 시켜준다는 사실이 매력적이였다. 그러다 네스카페 수프리모 커피 광고를 보게 되었다. 커피 광고를 볼 때마다 아름다운 아프리카 여인이 나와 커피향을 맡으며 에디오피아산 원두임을 강조하곤 했다. 그 광고를 볼 때마다 왜 저 커피 회사는 자기네 커피에 에디오피아산 원두가 사용되었음을 강조할까 궁금했다. 그래서 문헌을 찾아보았다. 커피의 역사가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커피를 언제부터 마셔왔는지 기록으로 남아있지는 않지만, 언제쯤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는지가 전설처럼 내려오고 있다. 그 중 칼디의 전설, 오마르의 전설이 가장 유력한 설로 알려져 있다. 칼디의 전설은 에디오피아를 배경으로 알려졌으며, 사람들이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전설이다. 약 6세기경 카파 지역에 살고 있던 양치기 소년 칼디는 자기가 기르고 있던 염소들이 흥분하여 이리
지난 4월의 어느 봄날 아침 무렵, 사무실에 출근해 정신없이 업무를 보고 있는 와중 구석에 놓인 핸드폰에서 메시지 알림이 울렸다. 왠지 모를 불안한 마음에 일을 멈추고 메시지를 확인했다. 아니다 다를까 제천지역 어느 제조현장에서 발생한 사고소식이었다. 사고조사를 위해 두 명의 직원이 즉시 현장으로 나갔고, 현장상황을 파악한 후 연락을 해왔다. 작업자 1명이 파쇄기 옆에서 작업을 하다 파쇄기에 몸이 끼여 현장에서 사망한 사고였다. 직업 특성상 산업현장의 많은 사고소식을 접하고 있으나, '죽음'이라는 소식은 언제 들어도 익숙하지 않다. 특히 산업현장에서 사고로 인한 사망은 필연적인 죽음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막을 수도 있었던 죽음이라는 생각을 끊을 수 없기에 나에겐 더더욱 체념, 숙명이라는 단어들과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100일이 도래했다. 지난 1분기 산재사망자는 157명으로 건설업 사망자는 전년 동기 대비 7명 감소한 반면, 제조업 사망자는 7명이 늘어 제조현장의 사망사고 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충북북부지역의 제조현장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사망사고 유형은 무엇일까. 산
한국의 만 65세 이상 1인 가구 수는 2019년을 기준으로 약 153만에 달한다. 앞으로도 이 수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고독사를 막기 위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고독사는 더 이상 노인에게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중장년 또는 20~30대 청년이 고독사 상태로 발견되는 경우도 발생하면서 1인 가구 전체를 대상으로 그 대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생기고 있다. 2020년 기준으로 추계된 전국의 1인 가구 수는 600만을 넘어섰으며, 중장년층(만 50~64세)의 1인 가구 수도 약 157만으로 추계됐다. 물론 젊은 층의 고독사는 자살이 원인인 비율이 높아 경제적·심리적 지원 등 다른 대안이 필요해보이나, 중장년층 이상은 건강악화와 가족관계 단절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원치 않는 갑작스런 죽음이 초래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1인 가구 비율이 나날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원치 않았던 갑작스러운 죽음을 막기 위해 필요한 대처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현재까지 제안된 방법 중에서는 사물인터넷(IoT)를 활용한 고독사 방지 장치를 보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제품은 스마트폰과
잔디밭을 가꾸기 위해서는 할 일이 많다. 말끔하게 다듬어진 잔디밭에는 누군가의 정성이 그만큼 들어가 있다. 면적이 크면 클수록 할 일도 많아지겠지만, 크기가 작다고 해서 기울여야 할 노력이 비례하여 작아지지는 않는다.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이 있는 것이다. 삼월부터 시작해서 서리가 내리는 시월 말까지 반복해서 풀을 뽑아야 하고, 주기적으로 깍아 주어야 한다. 때때로 이끼도 제거해야 한다.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접하는 잔디밭이라면 농약은 선택지가 될 수 없다. 대부분 손을 써서 작업해야 한다. 이제 본격적으로 풀뽑기 시즌이 시작되었다. 잔디밭에 올라오는 풀의 종류는 참으로 많지만 그 중에서도 질기고 그악스러운 생명력을 자랑하는 것은 쇠뜨기다. 뿌리가 무척 깊어 작정을 하고 땅을 파지 않고서는 '뿌리째 뽑기'는 불가능하다. 한곳에 모여 나는 것도 아니다. 여기저기 불쑥불쑥 돋아나면 그냥 보이는 대로 뜯어내는 방법이 할 수 있는 전부다. 그런다고 해도 이 녀석은 줄기가 약해 중간에서 끊어지기 일쑤다. 신기한 일은 끊어진 자리에서 얼마든지 새 줄기가 돋아난다는 것이다. 보이면 뜯고, 또 보이면 뜯어도 기어이 그 자리에 다시 싹을 내민다. 거의 무한반복이다. 얼마쯤…
폐암 진단을 받고 마음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우리 곁을 떠날 줄은 몰랐다. 대구에 다녀오는 차 안에서 전화를 받았다. "엄마 언제 와요? 철이가 이상해요." 작은아들의 흔들리는 목소리가 귀를 파고들었다. "소변을 보고 나오다 비틀거리며 쓰러졌어요. 안아서 이불 위에 눕혔는데, 숨이 거칠고 누운 채로 똥을 쌌어요. 움직이질 못해요." 순간 직감할 수 있었다. 항문이 열린 것을. "지금 대구에서 가는 길인데, 한 시간 반 정도면 도착할 것 같아. 조금만 기다려. 철이 옆에 꼭 있어!" 전화를 끊고 한 시간이 지났을까 작은아들의 흐느끼는 목소리가 귓속으로 밀려왔다. "철이가 숨을 안 쉬어요." 눈앞이 흐려졌다. 남편에게 전화를 하고, 충주에 사는 큰아들 번호를 눌렀다. 큰아들의 목소리가 떨렸다. "정말이에요? 이렇게 빨리요? 6개월 정도는 시간이 남아있다고 했잖아요. 주말에 철이 보러 갈 걸 그랬나봐요." 아들은 바로 기차를 타고 오겠다고 했다. 두 아들이 초등학교 때,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17년 전에 철이가 처음 우리 집으로 왔다. 그는 우리 집 막내로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살았더랬다. 정신없이 달려 집에 도착했다. 현관문을 열자 작은아들은…
청주 육거리 시장은 재래시장인데 정치무대로도 유명하다. 역대 대통령 후보치고 이곳을 다녀가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다. 대선이나 총선이 있을 때면 장을 보기가 어려울 만큼 정치인이 뻔질나게 들락거린다. 서민을 위해 민생현장을 찾는다는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싶어서일 것이다. 그 많은 정치인이 찾은 육거리 시장은 지금쯤 세계적인 시장으로 현대화됐어야 맞다. 박정희·김대중이 찾던 육거리 시장이나 윤석열·이재명이 찾은 육거리 시장은 변함이 없다. 여전히 주차장은 비좁고, 상인은 냉·온방이 안 되는 마당에서 물건을 사달라고 외치고 있다. 그렇다면 육거리 시장을 찾은 정치인은 민생을 국정에 반영하기 위한 게 아니라 선전효과만을 노린 게 아닌가. 그런 육거리 시장 한쪽에 선전효과만을 노리는 정치만큼 치열한 정쟁을 보여주는 현장이 있다. 바로 닭이나 오리 등을 파는 곳이다. 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는 산닭을 즉석에서 잡아다가 삼계탕을 끓여야 맛있다고 찾는 사람이 줄을 선다. 비좁은 철창에 갇힌 닭은 누가 먼저인지는 모르지만 금방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니 얼마나 절박한 처지인가.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도 싸움을 한다는 것이다. 나도 죽고 너도 죽을 운명이니 죽을…
청렴해야 한다. 누구나 한번쯤 들어본 얘기일 것이며 공직의 길을 걷고 있는 우리들에겐 수도 없이 들어본 얘기일 것이다. 나 또한 입직을 하며 청렴한 공무원이 되자고 다짐했던 일이 떠올랐기에 모두에게 익숙한 주제로 이 기고문을 작성하는 것이 순조롭게 진행이 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명료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니 생각보다 가볍게 지니고 있는 다짐은 아니었을까 괜스레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고, 이번 기회에 의미를 바로잡고 더 깊이 생각해보는 계기를 갖고자 한다. 단순히 사전적의미의 청렴보다는 공직자로서의 청렴을 생각해보았고, 어렴풋이 지방관의 중요한 덕목중 하나는 청렴이라는 가르침을 남긴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가 떠올랐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청렴은 모든 공직자의 본연의 의무로써 온갖 선정의 원천이 되고 모든 덕행의 기본이 된다는 뜻으로 청렴의 중요성을 말하였다. 그렇다면 목민심서의 몇 구절을 인용하여 공직자로서의 청렴에 대해 생각해보자. 첫째, 청렴은 천하의 큰 장사이다. 욕심이 큰 사람은 반드시 청렴하려 한다. 사람이 청렴하지 못한 것은 그 지혜가 짧기 때문이다. 여기서 욕심이 큰 사람이란 재물이나 뇌물에 눈독을 들이는 사람
음식을 맛있고 탐스럽게 먹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다. 이를 이용해 유튜브에 음식 먹는 장면을 올려서 조회 수에 따라 돈을 받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우연히 유튜브를 보다가 먹 방을 한번 보게 되면 입안에 침이 가득 고인다. 주로 라면이나 자장면을 배추김치에 곁들여 많이 먹지만 삼겹살이나 고기종류를 먹는 영상도 많이 올라온다. 그런데 먹는 양이 너무 많아서 놀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저 많은 음식물을 어떻게 소화를 시키는가? 의심이 갈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필자도 고등학생 시절에 우동, 자장면, 짬뽕을 한자리에서 먹었었는데 소화시키느라 무척 고생했던 경험이 있다. 그런데 10인분이나 22그릇을 먹는 대식가도 있으니 사람인가 싶을 때도 있다. 그런데 대부분 몸집이 작은 여성들이 맛있다면서 많은 양을 먹는 모습을 보면 건강이 걱정 된다. 먹 방을 찍고 나갈 때 식당 주인이 병원에 가봐야 하는 거 아니냐고 걱정을 하며 말하는 경우도 보았다. 음식은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분을 섭취하기 위함인데 어마어마한 양을 먹어가며 조회 수를 높여서 돈을 벌려한다면 이는 자살행위가 아닌가? 옛 말에도 소식하면 오래 산다는 말이 있는데 새겨 봄직한 말이다.…
지금도 가끔 생각합니다. 어쩌다 소설을 쓰게 되었을까 하고. 문학적 자질이나 소양도 없고 더더구나 체계적인 공부도 하지 못한 사람이 어쩌자고 겁도 없이 긴 글을 쓰겠다고 대들었을까. 그것은 아마 대학 재학 시절 긴 방학을 맞아 대처의 문물과 접할 기회가 적은 시골 소읍에 처박혀 생활하는 동안 갈 곳은 많으나 그다지 가고 싶은 곳은 없는 막막함을 해소하기 위해 방바닥에 배를 붙인 채 쓴 소설 같지도 않은 잡문이 소설이라는 탈을 쓰고 대학 학보에 실린 게 계기가 되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허술한 글이 세련된 컷과 함께 두 차례에 걸쳐 대문짝하게 지면을 차지하였던 것인데 그것은 촌놈에게 자긍심과 함께 자신감을 던져 주었고 그로부터 겁 없이 원고지의 빈칸을 메우려 달려들었습니다. 헌데 아무런 지도나 도움 없이 오로지 남의 글을 읽고 보고 배우며 글을 쓴다는 것이 그야말로 맨땅에 박치기하는 격이었습니다. 막막함에 실오라기 같은 희망을 던져 준 것이 동인지 '내륙문학'이었습니다. 태동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창간호를 우연히 손에 넣은 순간 쏟아지는 햇살을 은혜로 받고 싶어 손뼉을 딱 쳤습니다. 지체 없이 편집 주간(主幹)께 편지를 썼지요. 바로 답장이 왔고 회원으로 가
좋은 직장이란 어떤 직장을 말하는 것일까? 일반적인 좋은 직장의 기준은 아마도 높은 보수에 안정된 직장으로 알려진 경쟁률 높은 이름난 직장이 좋은 직장이라고 생각할 것 같다. 처음 직장을 구하는 사람의 입장이라면 높은 보수에 안정적인 직장이 가장 좋은 직장으로 생각하고 그런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할 것 같다. 그렇다면 좋은 직장은 모든 사람에게 좋은 직장일까? 물론 모든 사람에게 좋은 직장도 분명 있을 것 같기는 하다. 없다면 왠지 삭막한 느낌이 들기 때문에 좋은 직장은 분명 있다고 믿고 싶다. 직장은 자신의 경제활동을 가능하게 해주고 사회구성원의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직장은 꼭 필요하다. 사람들은 각자의 개성이 있고 저마다 좋아하고 특별히 잘하는 분야가 있듯 나에게 좋은 직장도 다른 사람에게는 힘든 직장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적성에 맞으며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곳을 좋은 직장의 기준에 포함시켜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직장마다 다르겠지만 자신의 가치를 알아주고 그에 합당한 대우를 해주며 좋은 상사와 동료직원들이 즐겁게 일하며 함께 실적을 올릴 수 있다면 조금 힘들더라도 출근하고 싶어
농업은 여러 산업 중에서 인류의 발달과 함께한 가장 오랜 역사를 갖고 있으며 인간 생존과 번영의 토대가 되는 생명산업이다. 과학문명의 절정기에 달한 현대사회에서 우리의 먹거리를 책임지고 웰빙과 힐링을 선도하는 농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100년의 농업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인구를 먹여 살리기 위한 농업생산량의 최대화의 해답을 찾는 데에 집중해 왔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화학비료 및 농약의 과다한 사용 등 수탈적 농업이라는 그림자를 남기게 됐다. 농업생산력의 극대화가 우리 삶의 원천인 땅의 생명력을 빼앗는 상처를 초래한 것이다. 때문에 앞으로의 시대에서는 사람의 먹거리 뿐 아니라 땅과 환경까지 살리는 지속가능한 친환경 농업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할 부분은 당연히 땅, 즉 토양을 비옥하게 하는 일이다. 1년 농사의 기초인 땅심(地心)을 살리는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미생물이다. 사실 토양에는 항상 다양한 종류의 미생물이 상호견제와 협력관계 속에서 공존을 이루고 있다. 미생물이 분비하는 효소는 토양 내 유기물을 포도당이나 아미노산 등으로 분해해 식물의 영양분 흡수를 돕는
코로나19 봉쇄 기간에 발생하는 불안과 우울증에 대해 야외 운동이 미치는 영향을 다룬 연구 결과가 학술지 '예방 의학(Preventive Medicine)'에 실렸다. 연구 결과 야외활동과 운동이 삶의 질을 올리고 불안과 우울증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 집안에서 답답함을 느끼던 시민들은 인근의 산과 공원 등으로 야외활동에 나서고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벌 쏘임 사고는 1만6천989건에 달한다. 2018년 10명이 벌에 쏘여 숨졌고, 2019년 9명, 2020년 7명이 벌에 쏘여 사망했다. 벌은 어두운색 계열 옷에 높은 공격성을 보이는 만큼 예방을 위해서는 야외활동을 할 때 밝은색 옷을 입는 것이 좋다. 향수나 향이 진한 화장품은 피해야 한다. 또 먹다 남은 음식은 땅에 묻거나 꼭 덮어두어야 한다. 또한 벌을 보았을 때 벌을 자극하거나 흥분시키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아이들에게도 주의를 환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벌이 공격할 때는 머리를 감싸고 20m 이상 떨어진 곳으로 신속히 대피하거나, 자세를 최대한 낮추어 피해야 한다. 만약 꿀벌에 쏘였을 때 침을 빼내는 방법은 두 가지로 나뉜다. 쏘인…
공로연수 대상자 명단이 내려왔다. 반기마다 내려오는 것이라서 익숙한 문서지만 이번엔 특별하다. 명단에 내 이름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드디어 나도 정년퇴직을 위한 단계에 진입하게 된다. 내가 다니는 직장은 공공기관이라서 공무원들처럼 정년퇴직 전 공로연수 기간이 있다. 공기업 등에서도 명칭과 형태는 다르지만 퇴직준비 기간이 있는데, 임금피크제가 시행된 이후로는 그 기간이 더 길어졌다. 공로연수제의 취지는 정년까지 장기간 성실하게 공직에 봉사한 직원에 대하여 퇴직 전 사회적응의 기회를 부여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본인의 희망 여부에 관계없이 의무적으로 받아들여야(간부직이 아닌 평직원은 선택사항인 곳도 있음) 하는 것을 보면 조직의 인사 적체를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 더 강한 것으로 보인다. 직원으로서는 일생을 바쳐 올라온 좋은 자리에 계속 남아 있기를 원하는 사람도 많기 때문이다. 우리 기관의 경우 공로연수 기간에는 출근을 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퇴직이나 마찬가지여서, 연수 직전에 퇴임식을 하고 나온다. 퇴임식은 했어도 직원 신분은 그대로 유지하기 때문에 겸직금지 규정에 걸려 취업은 할 수 없다. 취업을 하지 못하니 핑곗김에라도 일은 하지 않아도 되나, 그
골프는 파 3홀 2개, 파 4홀 5개, 파 5홀 2개의 9홀로 전·후반부 총 18홀을 돈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친 공이 한 번에 홀인 하면 파3는 홀인원이요, 파4는 알바트로스라. 파5에서 2번에 홀인 하거나, LPGA에서 장하나 선수처럼 파 4홀에서 티샷한 볼이 홀에 빨려 들어가 알바트로스를 한 일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극히 드문 예이고 파3에서 홀인원이 그나마 아마추어로 누릴 수 있는 '골퍼의 행운'이다. 파3에서 홀인원 확률은 투어 프로의 경우 1/3천이고, 싱글 골퍼는 1/5천이요, 초보자들에게는 1/1만2천이라고 한다. 골프가 생업인 투어 프로에게도 0.03% 확률이니 홀인원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다. 맨발의 투혼으로 유명한 박세리도 평생 홀인원을 한번 못했을 정도로 홀인원은 실력과 더불어 운도 따라야 하는 지극히 어려운 기회이다. 지난 5월 2일 부부라운딩으로 친구들과 진천의 천룡 회원제 골프장에 나갔다. 계절의 여왕 5월답게 일기는 청명하고 미세먼지도 없어 운동하기 참 좋은 날씨이다. 접수처에서 받은 락카 키가 666번이라 왠지 오늘 스코어가 잘 나올 것 같은 예감이다. 고가사다리차 공장을 운영하던 전병철 사장, 이미 에이지 슈터에 언
초여름에는 취나물이다. 두릅이나 고사리도 맛있지만 상큼한 맛은 취나물의 특징이라 할 게다. 살짝 데쳐서 깨소금과 간장과 참기름만 넣어 무쳐도 좋고 된장에 싸먹어도 물리지 않는다. 풋것은 풋것대로 향기가 좋고, 볕에 말렸다가 푸성귀가 귀한 겨울철에 묵나물로 먹을 때도 탑탑한 맛이 돋보인다. 취나물을 제대로 먹어 본 것은 작년 봄이다. 이웃집에 보리밥을 먹으러 갔더니 취나물을 무쳐놓았다. 식성이 까다로운지 산나물은 먹지 않는데 옆의 친구가 한 숟갈 넣고 비벼놓은 게 그리 맛있었다. 남들이 봄이면 취나물을 뜯으러 간다고 해도 관심이 없었는데 이렇게 맛있는 것을 왜 그 동안 먹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향이 독특했다. 그 때 이후 처음으로 동무와 함께 산나물을 뜯으러 갔다. 5월의 야산은 벌써 푸르러졌다. 드문드문 철쭉과 싸리꽃이며 찔레나무와 연둣빛 신록이 어우러진 풍경이 얼마나 싱그러운지 몰랐다. 이름 모를 새들이 지저귈 때는 바람에 풀꽃내음이 풍겨오기도 했다. 나물도 나물이지만 푸른 숲 골짜기에 반했다. 취나물을 본 것은 산중턱에 이를 때였다. 손바닥만 하게 자란 취나물이 있는가 하면 에돌아진 응달에서는 파랗게 나오는 중이다. 이따금 털이 부숭부숭한 고사리가…
경복궁 향원정을 배경으로 앉아 있는 아버지가, 큰형 환갑 때 뭔가 해주길 바라는 눈치다. 작은형과 동생에게 그 뜻을 전했다. 잠시 백수 중인 작은형이 기대 이상의 돈을 냈다. 여행상품권도 마련하고, 랍스터와 킹크랩을 터지도록 먹기로 했다. 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들려줄 손편지를 나에게 맡기셨다. "아버지로서 아들에게 해줄 법한 내용을 떠올려 보면 되잖아. 너도 두 아들을 키웠으니, 4형제를 키운 내 마음을 다른 놈보다는 더 짐작할 수 있지 않냐? 쓰고나서 직접 검사받을 필요도 없다. 네가 낭독할 때 누군가 눈물 한 방울이라도 흘리면 합격이다." 교사로 생활하면서 학생에게 이렇게 어려운 숙제를 낸 적이 있었던가? 서울 중계동에 도착했다. 예약한 자리에 붙일 현수막은 큰형의 아들, 하석이가 일찌감치 마련했다. 케이크는 큰형의 큰딸, 은선이가 준비하기로 했다. 꽃은 아무도 준비하지 않는 모양이다. 카카오맵으로 근처 꽃집을 찾았다. 친형의 환갑에 줄 꽃이라고 주문하니 맞춤형으로 잘해주었다. 리본 띠에 인쇄할 문구를 불러달라고 해서 "사랑하는 큰아들아!"라고 말했다. 내 얼굴을 다시 보던 여주인의 얼굴이 갸우뚱거렸다. 작은아버지가 1분 동안 개식사를 하고, 하석이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