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제목이 문패라면 내용은 집안사람들이다. 문패만 보더라도 집안에 어떤 사람들이 사는 가 짐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제목은 불가피하게 압축미를 가져야 한다. 제목의 조건은 또 있다. 압축미에다 신문 제목으로서 품위를 지녀야 한다. 요즘 신문의 제목을 보면 실로 기발하다. 아이디어가 톡톡 튀고 재기가 넘쳐흐른다. 신문 편집에서 편집자들은 멋진 제목을 뽑기 위해 머리를 짜 낸다. 근래의 편집은 레이아웃보다 제목 뽑기에 더 심혈을 기울인다. 신문 매체가 폭주하다보니 독자들의 시선은 제목에 머무르기 일쑤다. 그 많은 신문기사를 하루에 다 읽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정보의 홍수시대에 선택권은 독자에게 있다. 따라서 신문 읽기의 패턴도 바뀌어 간다. 독자들의 신문읽기는 점차 '읽기'에서 '보기'로 변화한다. 처음부터 특정기사를 읽는 것이 아니라 대충 제목을 훑어본 후에 읽을 기사를 결정한다. 즉 자기에게 관심이 있는 기사 읽기를 제목으로 결정하게 된다. 신문은 저마다 가독률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 해법은 탑재된 양질의 콘텐츠에 있는 것이지만 제목이 신통치 않으면 고급의 콘텐츠라도 외면을 당하게 된다. 독자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다보면 선정적
만주의 가을은 짧다. 벌판을 수놓은 여러 색깔의 단풍도 다 없어지고 무장해제를 한 앙상한 나무 가지가 삭풍에 몸을 떤다. 가을이 오기가 무섭게 한 계절을 생략하고 이내 겨울로 접어드는 것이 만주의 계절이다. 농부들은 겨울 채비에 일손이 바쁘다. 가을걷이가 끝난 들녘에서 마른 옥수수 대를 쟁여 실은 마차가 꼬리를 문다. 도내 문화원장들로 구성된 고구려 유적 답사 반은 첫 코스로 심양에 있는 청 태종의 무덤인 북릉을 찾을 계획이었으나 도중에 일정을 바꾸었다. 일정도 빠듯했지만 정묘호란, 병자호란을 일으켜 우리에게 엄청난 고통을 준 청 태종의 북릉을 방문한다는 자체가 왠지 꺼림직 했고 고구려 유적답사와 정서가 맞지 않았다.우리와 심양의 질긴 악연(惡緣)은 새로운 국제질서의 개편 속에서도 응어리를 다 풀지 못하고 있다. 1627년 정묘호란에 이은 1636년의 병자호란은 조선의 자존심을 송두리째 뭉개버린 참사였다. 마부태(馬夫太)를 선봉장으로 한 10만 명의 청군(淸軍)은 압록강을 넘어 순식간에 한양 도성으로 들이 닥쳤다.강화도로 가는 길목을 차단당한 인조는 남한산성에서 한 겨울을 나며 농성(籠城)하였으나 결국 포위망을 뚫지 못하고 인조 임금이 청군에 항복을 하는 굴
민선 4기 후반기로 접어들며 ‘경제 특별도’를 지향해온 충북도는 ‘문화선진도’를 중점 도정 시책으로 발표했다. ‘문화선진도’의 요체는 충북문화 헌장 제정, 충북을 빛낸 올해의 역사·문화인물 선양, 문화재단의 설립, 문화예술진흥기금의 확충, 충북문화포럼 운영, 도립예술단 창단, 문화유산의 전승 및 창조적 계승, 지역특화 문화산업의 활성화, 생활밀착형 문화시설 확충, 메세나 운동 적극 전개 등이다.이 시책이 발표된 후 충북개발원은 ‘충북도 문화발전 중장기 계획(안)’을 공개하며 지난달 27일 문화예술관계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여기에 대한 토론회를 열었다. 충북개발원 측은 ‘문화선진도’발표와 타이밍을 맞춘 게 아니냐는 질문에 “그런 것은 아니다. 이 계획은 지난해부터 추진된 것이다”라고 응수하였지만 두 시책은 공교롭게도 시기가 맞물려 있어 간담상조(肝膽相照)라는 인식을 지워버릴 수 없다.두 시책이 설사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상상을 해도 이를 탓 할 생각은 없다. 문화강도(文化强道)를 지향하는 이런 시책은 다다익선이다. 충북개발원에서 마련한 청사진도 충북도의 ‘문화선진도’와 크게 다를 게 없다. 다만 충북도의 이런 구상이 선언적 의미를 지녔다면 충북개발원의 청사
첨단과학단지와 생명과학단지를 지향하는 오창·오송 단지는 일찌감치 우리 겨레 생명의 뿌리가 되는 곳으로 확인되었다. 오창과학단지에 편입된 옥산 소로리에서 나온 49알의 볍씨는 1만3천∼1만5천년 전의 세계 최고 볍씨로 공인을 받았고 뒤이어 발굴 조사된 오송생명과학단지내 만수리 구석기 유적이 단양 금굴과 더불어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유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지난해부터 1년 간 발굴 조사된 만수리 유적은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중앙문화재연구원, 한양대문화재연구소, 한국선사문화연구원 등 4개 기관이 참여하였다. 전체를 14개지점으로 나누었는데 이중 이융조 박사팀이 이끈 한국선사문화연구원이 절반에 해당하는 7개 지점(1,2.3, 11 ,12,13,14지점)을 맡아서 발굴조사 했다. 연합발굴 형태를 띠어 발굴결과에 의견이 어긋나기도 했다. 유적의 연대측정에 있어서는 OSL방법 등이 동원됐는데 그 결과 10만년 안팎의 결과를 얻는데 그쳤고 따라서 만수리 유적은 일부 전기구석기를 포함한 중기구석기 유적으로 자체 평가했다.이런 시점에서 일본에선 국제 고고학 세미나가 열려 한양대가 발굴한 지점에서 나온 3점의 석기에 대한 연대 측정 결과가 일본 학자에 의해 발표돼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