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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 방송국에서 재미있는 다큐멘터리가 방송된 적이 있다. '사회적 착각'이라는 주제의 실험 다큐프로그램이었다. 경차와 중형차를 각각 운행할 때 다른 차량 운전자들의 심리를 알아보는 내용이었다.

티코차량이 맨 앞에 서 주행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파란불로 바뀌었는데도 출발하지 않고 멈춰서 있다. 그러자 뒤에 서있던 차량들이 마구 경적을 울려 댄다. 창문을 열고 손가락질을 하며 빨리 출발하라는 운전자도 있었다. 신호가 바뀐지 2초도 안됐는데 말이다.

이번엔 에쿠스 차량으로 실험을 해 봤다. 그런데 신호가 바뀐지 5초가 지났는데도 조용하다. 어떤 차량은 항의는커녕 스스로 운전대를 돌려 차선을 바꿔 지나치기까지 했다.

여기서 심리학자들은 티코차량에게 경적을 울려대는 뒤차 운전자들의 심리에 대해 이렇게 정의했다. 경차 운전자는 자신보다 사회적 지위가 낮은 사람, 나약한 사람 등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비롯된 현상이라는 것이다.

청주·청원 통합문제를 놓고 청주, 청원이 연일 으르렁대고 있다. 대통령과 정부의 행정구역 개편 의지가 힘이 실리면서 통합논의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청주, 청원인구를 모두 합칠 때 당연 통합찬성 의견이 절대적으로 많다. 청주의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통합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통합에 치우쳐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사회적 착각의 현상이 청주·청원통합 논리에도 적용된다는 것이다.

청원군은 지금까지 한 번도 통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 자체 시승격을 이루겠다는 말과 청주시와 대등한 조건이 됐을 때 통합을 이루는 것이 각종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주장을 했을 뿐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청원군은 '시대흐름을 역행하는 통합반대 자치단체', '김재욱 군수는 통합반대를 주도하는 의식없는 지도자'로 낙인찍혔다. 통합에 찬성하는 절대 다수가 그렇게 만든 것이다.

김 군수는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렇게 말했다. 그는 "성숙한 민주주의 토양에서 특정 사안을 놓고 다양하게 여론이 형성되는 것은 지극히 건전하고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문제는 이해 당사자들이 그 특정한 사안에 대해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얼마나 알고 있느냐는 것"이라며 "거짓이 마치 실체인 것처럼 포장되거나 사실과 다르게 가공된 정보가 일방적으로 이해 당사자들에게 편향돼서 전달될 경우 그 결과는 불 보듯 자명할 것이며, 청주시와 시민단체에서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청원·청주 통합의 추진 과정이 바로 이와 똑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주시는 정치적 목적을 떠나 청원군민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책임있는 자세로 구체적이면서 실천력이 담보된 통합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군수의 이날 발언은 그동안 했던 발언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다만 우리 스스로 사회적 착각으로 인해 그렇게 보았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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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