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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 넘어 울려 퍼진 ‘감동 하모니‘

‘여고 시절‘.‘고향의 노래‘기립 박수

  • 웹출고시간2007.09.19 19:38:3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앵콜, 앵콜” 휘파람 소리와 박수소리가 공연장을 가득 메운다.
연주를 마친 합창단은 상기된 표정으로 관중석을 바라보더니 미리 준비한 앵콜곡 ‘여고졸업반’을 연주한다.
또 다시 터지는 앵콜소리에 이번에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성가곡인 ‘나같은 죄인 살리신(Amazing grace)’을 부르기 시작하더니 이내 청중 모두가 합창단이 돼 함께 하모니를 이루며 함께 부른다.

이 장면은 유명한 합창단의 연주실황이 아니다.

전국유일의 여자교도소인 청주여자교도소(소장 김혁년)가 추석을 맞아 마련한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관학(官學)합동교화공연’ 중 이 교도소에서 생활하고 있는 수용자들로 구성된 합창단원들의 발표와 이를 듣던 수용자들이 보인 감동의 장면이다.

청주여자교도소는 19일 대강당에서 수용생활로 인해 자칫 좁아지기 쉬운 수용자들에게 정서적 안정을 제공하고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달래주기 위해 청주지방검찰청과 한국체대가 공동으로 주관한 관학합동교화공연을 마련했다.

이 행사에서 이 교도소의 수용자들로 구성된 수용자합창단은 조성근(보은 백석교회) 전도사의 지휘에 따라 이수인 곡 ‘고향의 노래’와 마이크 호크 곡인 ‘그대 있는 곳까지’, 알렌 포트 곡인 ‘피난처 되신 하나님’을 연이어 불렀다.

이들이 공연을 마치자 수용자들은 마치 자신들이 무대에 선듯한 감동을 받았으며 기립박수와 휘파람으로 이들을 격려했다.

무대에 선 합창단원들도 오랜만에 수용자 복장이 아닌 분홍색 드레스를 입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끽했다.

이에 앞서 한국체대 생활무용학과 학생들로 구성된 가인무용단(지도 강미선 교수)은 공작 및 보살춤, 천형의 삶 등 6가지 작품을 선보였으며 청주시립교향악단 현악중주단은 ‘포레의 탐스’를 연주하기도 했다.

특히 청주지방검찰청 검사․직원들과 가족들로 구성된 청주지검합창단이 홍난파 곡 ‘고향의 봄’을 연주하자 일부 수용자들은 추석을 앞두고 감동이 이는 듯 눈물을 닦기도 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청주지검합창단은 이외에도 정태준 곡 ‘추심’과 죤 베이커리 곡 ‘사랑은 영원하리’를 연이어 선사했다.

이 공연을 지켜본 수용자 A모(여․36․살인죄로 8년 11개월째 복역 중) 씨는 “교도소 내에서 연중 3~4차례 공연하고 있는데 추석이 가까우니까 고향생각이 난다”며 “우리를 위해 봉사차원에서 교도소에 와 공연을 해주는 것에 대해 고맙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수용자합창단에서 6개월 전부터 활동을 벌이고 있는 B모(여․34․4년6개월째 복역 중) 씨는 “고교시절 교회 중창단에서 활동한 적이 있어 이곳에 와 합창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부터 활동을 하고 싶었다”며 “합창단원으로 활동하게 됐을 때 감격스러웠던 만큼 음악을 통해 안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청주여자교도소는 앞으로도 지역예술단과 함께 하는 문화관련 교화 프로그램을 개발해 수용자들의정서순화에 도움을 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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