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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지성 - '열정페이'

'열정페이' 시대의 함정
열정 빌미로 한 저임금노동 세태 날카롭게 비판
"일이 아닌 다른 것에서 삶의 가치 찾아야" 강조

  • 웹출고시간2016.11.29 11:39:09
  • 최종수정2016.11.29 11:39:09

열정 절벽

미야 토쿠미츠 지음 / 미래엔와이즈베리 / 208쪽 / 1만3천500원

[충북일보] "능력 없으면 니네 부모를 원망해. 있는 우리 부모 가지고 감놔라 배놔라 하지 말고. 돈도 실력이야!"

지난 2015년 이화여대에 부정 입학한 정유라가 자신의 SNS에 올린 한마디가 공개되면서 한국 사회는 그야말로 '멘붕'에 빠졌다.

많은 사람들이 열정을 갖고 일하면 원하는 만큼 돈을 벌 수 있고, 사회적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다는 희망에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조차 포기한 채 과도한 일에 매달리고 있다.

남들보다 더 오랜 시간과 더 많은 돈을 투자해서 값비싼 박사 학위까지 취득하고도 연 2천만 원이 채 되지 않는 시간강사를 하며 힘들게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의 얘기는 더 이상 새롭지 않다. 많은 비정규직들에게 사회보장제도는 먼 나라 얘기다.

저자는 '열정'을 빌미로 저임금 노동을 시키는 '열정페이'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상황에서 일에 대한 열정만을 강요하는 세태를 비판하는 책을 펴냈다.

그는 '좋아하는 일을 하면 돈과 성공이 따라온다'는 말처럼 일을 사랑, 열정, 행복과 연관 짓는 인식이 확고한 신념으로 자리 잡았다고 지적한다.

이 책은 부제 '성공과 행복에 대한 거짓말'에서 미뤄볼 수 있듯 날카로운 통찰과 현실적인 분석으로 우리 시대가 강요하는 열정이 사실은 거짓임을 고발한다. 좋은 직장을 얻을 기회라는 명목으로 무급 인턴이 만연하게 됐고, 정규직은 프리랜서와 계약직으로 대체됐다고 지적한다. 심지어 인턴이나 계약직이 되기 위해서는 엄청난 빚을 져가며 비싼 학위를 따야 한다고 꼬집는다.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됐다. 1장 '인정받는 일의 위험성'에서는 인기 드라마 '굿 와이프(The Good Wife)'와 '인라이튼드(Enlightened)'의 예를 통해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데 있어 그 사람의 직업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즉 계급화된 직업과 이를 쟁취하기 위한 사람들의 노력에 대해 설명했다.

2장 '고용주를 위한 열정'에서는 열정을 강요하면서 열정을 측정하기 위한 수단으로 도입된 인권 침해에 가까운 관리 및 감시를 알아보고, 교사나 변호사 같은 전문직의 경우 열정적으로 일하라는 압박이 강해지는 반면 업무 자체의 전문성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현실을 살폈다.

3장 '청춘, 희망노래에 갇히다'에서는 저임금 또는 무임금 노동을 부추기는 희망에 대해 이야기했다. 사랑과 희망이라는 미사여구에 담긴 진짜 목적, 즉 착취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근로자한테 저렴한 비용으로 노동을 이끌어내려는 규제들을 파헤쳤다.

4장 '열정을 측정하는 방식'에서는 개인의 사생활은 물론 수면과 같은 생리적인 욕구조차 참아가면서 일하는 현실을 정당화하는 사회 분위기를 비판하고, 과중한 노동은 오히려 비생산적일 수 있음을 실례를 통해 설명했다.

저자는 긍정적인 자세로 부당한 대우를 참고 견디면 성공과 행복이 따라올 것이라고 말하는 사회를 적나라하게 분석하고 비판했다.

그는 책을 통해 "덜 일하고 더 많이 보상받는 것을 몽상으로 치부하지 않아야 한다"며 "일이 아니라 다른 것에서 삶의 가치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 유소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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