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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지성 - 달콤한 작업실

온전한 나만의 공간… 내면의 풍경이 되다
연남동 작업실에 7년간 자신만의 공간 구축
'계획'이라는 행동과 '노력'이라는 태도 강조
삶을 채우고 궁리하게 하는 공간의 필요성 역설

  • 웹출고시간2016.08.23 15:47:44
  • 최종수정2016.08.23 15:47:44

달콤한 작업실

최예선 지음 / 앨리스 / 328쪽 / 1만4천800원

[충북일보] 하루 중 누구의 방해도 없이 온전히 나와 내 일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삶에 치이고 등 떠밀려 하루하루를 보내는 이들에게 '작업실'이란 존재는 로망보다 사치에 가깝다.

독립해서 자신만의 공간을 갖고 있다면 사정은 그나마 낫다. 그러나 집은 집이다. 느슨하게 풀어진 마음을 단단히 조여매고 일에 집중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집을 나와 무거운 노트북을 들고 카페에 들어선다. 음료 대신 콘센트와 와이파이를 먼저 찾는다. '아, 내게도 내키는 대로 일하고 느긋하게 쉴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 있다면!' 하는 마음이 절로 든다.

현대인들에게는 내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 온전한 나와 교감할 수 있는 곳, 사람들과 웃고 떠들다 때로는 한 구석에서 소리 내어 울 수 있는 공간이 간절하다.

책의 저자 또한 한때 홍대 앞 카페를 전전하며 나만의 공간에 대한 욕망을 키웠다.

그러다 연남동 동네 풍경에 매료돼 그 속에 자신을 밀어 넣기로 결심했다. '임대문의'라고 적혀 있는 빈 공간을 덜컥 계약했다.

저자는 작가의 말을 통해 "나는 텅 빈 작업실도 꽉 찬 작업실만큼 사랑한다. 그리고 끝까지 숨을 밀며 문장을 쏟아낸 후 홀로 맞는 밤의 작업실을 가장 사랑한다. 연남동 달콤한 작업실에서 일곱 번째 여름을 맞았다. 이천삼백 번째 밤이 지났다. 공간을 찾는다는 건 삶의 방식에 대해 고민하는 일과 지극히 닮았다"라고 했다.

저자가 책에 담은 내용은 '화려한 작업실 구경' 또는 '작업실 이렇게 시작해보세요'라는 제안과는 거리가 멀다. 묵묵히 한 사람의 풍경을 작업실이라는 공간을 매개 삼아 사람과 시간이 더해지는 모습을 넌지시 비출 뿐이다.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언제든지 그만둘 수도 있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저자의 작업실은 7년 동안 읽고, 쓰고,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함께 공부하고 노는 공간이 됐다.

'계획'이라는 행동과 '노력'이라는 태도를 중요시한 결과 그의 작업실은 온전한 그의 공간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의 작업실 문을 열면 그동안의 시간만큼이나 많은 이야기가 널려 있다. 친구가 여행 중에 주워온 스피커와 직접 설계하고 만든 아일랜드와 서가, 한성필 작가의 작품, 수집 중인 지도, 다국적 홍차와 찻잔, 삶을 채우고 움직이게 한 서가에 꽂힌 책에 이르기까지 작업실의 사물들은 저마다의 이력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작업실을 나서면 택배를 도맡아주는 사이인 스케이트보드 가게의 사장님과 갑을관계는 휘발되고 소소한 정이 오가는 2층의 집주인 부부, 들러보진 못했지만 늘 마음속으로 응원하는 주변의 작은 공방과 가게 등 이웃의 이야기가 넘쳐난다. 같은 골목에 있다는 것만으로 힘이 되는 게 무엇인지 사라져가는 고유의 동네 풍경 뒤로 소소한 행복이 전해진다.

이 책은 '나는'으로 시작돼 '작업실하다'로 끝나는 문장 사이의 일들을 고스란히 담았다. '작업실하다'라는 동사는 삶의 방향과 모양을 흔들어 놓는다. 대신 만들고 채우고 궁리하게 한다.

저자는 책을 통해 삶의 틈에서 찾은 달콤한 작업실은 자신만의 방이자 온전한 나의 내면의 풍경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 유소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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