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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7.26 17:35:49
  • 최종수정2016.07.26 17:35:49
[충북일보] △남자는 바흐를 듣고 여자는 바흐를 느꼈다

윤병대

"치열했던 방송 생활 30년을 정리하고 먹먹해진 가슴을 안고 훌쩍 먼 길을 떠났다.(…)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고, 그리고 직장생활을 마무리했음에도 결코 해소되지 못한 목마름이 있었다. 어느 순간, 걸어온 삶의 발자취를 뒤돌아보면 아쉬움이 가득한데 더 나은 내일을 기약할 수도 없는 현실이 우리를 더욱 슬프게 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함께 그 목마름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다. 관념의 형상화나 이념적, 문학적 수사는 나의 능력 밖이기도 하지만 맨 얼굴 그대로 드러내놓고 싶었다."

CBS PD로 정년퇴임한 뒤 첫 소설을 펴낸 윤병대(사진)씨가 작가의 말을 통해 밝힌 소회다.

이 작품은 주인공 성빈을 비롯한 여러 등장인물들의 삶과 내면을 통해 상대방과 자신의 삶에 대해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는 우리 시대의 근원적 아픔을 담아냈다.

출세로 대변되는 인간의 권력의지와 관습처럼 무의미하게 반복되는 남녀 간의 사랑 행위, 끊임없이 현실에서 탈출하고 싶은 막연한 꿈들이 등장인물들을 통해 펼쳐진다.

남자는 바흐를 듣고 여자는 바흐를 느꼈다

윤병대 지음 / 280쪽 / 1만3천800원

작가는 성빈을 통해 인간이 본능적으로 행복을 향한 거대한 욕구를 갖고 있지만 서로 그 목적이 불분명해서 각자 다른 시선과 방향으로 살아가게 되는 현실의 아픔을 그려냈다.

소설은 크게 두 축으로 이뤄진다. 지방대학 사립대학 교수인 성빈이 몸담고 있는 대학의 총장 선거와 아내와의 갈등으로 인해 빚어지는 성빈과 주변 인물들 간의 엇갈린 사랑 이야기다.

성빈은 10년 전 불거진 아내와의 갈등으로 서울의 명문대학 교수 자리를 포기하고 지방대학으로 옮겨 혼자 산다. 몇 년 전부터 그가 몸담고 있는 대학이 사학 분규에 휩싸이자 본인의 의도와 상관없이 평교수들이 조직한 대책위원회 간사와 위원장을 역임하며 사학 분쟁의 중심인물이 된다. 그는 마침내 교수들이 내세운 총장 후보로 사학재단과 결전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총장이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벌이는 대학 구성원들의 권력 다툼은 인간 내면에 자리한 왜곡된 권력욕을 적나라하게 표출시킨다.

성빈과 아내와의 갈등 관계, 그로부터 빚어지는 주변 인물들 간의 엇갈린 사랑 이야기는 소설의 흥미를 더한다. 가정을 이룬 것만으로 사랑이 완결됐다고 보는 무심한 성빈과 섬세한 감정의 교류를 통해 일상에서 사랑을 공유하고 싶어 하는 그의 아내는 결국 서로가 넘을 수 없는 높은 장벽에 가로막힌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소설 속에는 상황에 따라 바흐의 음악이 자주 등장한다. 바흐는 우리가 추구하는 삶의 목적이나 꿈일 수도 있고, 생활 속 아주 사소한 취향이나 관심사일 수도 있다. 때문에 같은 음악을 들으면서도 전혀 다른 반응을 하고, 다른 기억을 갖게 된다. 작가는 소설 속 음악 이야기를 통해 갈등하고 방황하며 마침내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되는 모습을 담아냈다.

소설이 흥미로운 건 그럼에도 주인공이 구원의 대상으로 또다시 사랑을 찾아 나선다는 점이다. 모든 걸 내려놓고 독일 뮌헨 슈바빙 거리의 한 카페에 앉아 있는 주인공의 마지막 모습에서 온기를 느끼는 이유다.

/ 유소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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