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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지성 - 피에로들의 집

상처와 고독… 그래도 희망을 본다
거짓된 표정과 정체성 상실한 피에로의 삶
현대인이 보편적으로 품은 상처와 그늘 묘사

  • 웹출고시간2016.06.07 14:53:18
  • 최종수정2016.06.07 14:53:26

피에로들의 집

윤대녕 지음 / 문학동네 / 252쪽 / 1만3천원

[충북일보] 작가 윤대녕이 '호랑이는 왜 바다로 갔나' 이후 11년 만에 펴낸 장편소설이다. 그동안 풍부한 상징과 시적인 문체로 존재의 구원 가능성을 탐색해온 작가는 본연의 얼굴을 잃은 채 현대를 살아가는 존재들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피에로들의 집'은 도시 난민과 유사 가족을 주제로 다룬 작품이다. 서울 성북동 4층집 아몬드나무 하우스에 거주하는 이들이 주인공이다. 연극계에서 밀려나고 연애에도 실패한 전직 배우 겸 극작가인 알코올중독자 김명우가 집주인 마마의 제안으로 아몬드나무 하우스에 들어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혈연이나 제도가 아닌 오로지 상처의 유대만으로 세워진 이 집에서 눈에 띄는 공통점은 '돌아온다'는 행위다. 밖에서 헤매던 이들은 날이 저물면 집으로 돌아온다. 이렇듯 '피에로들의 집'의 주인공은 사람이 아니라 공간이다.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도 특유의 장기인 디테일한 묘사를 펼쳐 보인다. 아몬드나무 하우스의 내부와 이를 둘러싼 주위 모습이 세밀한 풍경화처럼 그려진다.

작가는 거짓된 표정과 정체성을 잃어버린 난민 같은 존재들의 삶을 주목한다. '피에로'는 말 그대로 연극이나 서커스에 등장하는 어릿광대를 일컫는다.

작가는 '피에로들의 집' 안에 사회적 재난과 참혹한 광경의 조각, 동시대인으로서의 책임의식을 새겨 넣었다.

이번 작품에서 선명하게 느껴지는 것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회적 존재로서의 작가의 모습이다.

"소설의 상상력으로는 미처 감당하기 힘든 사회적 재난들을 지켜보면서 그때마다 무력한 화자(話者)로 전락한 느낌이 들어 매번 진저리를 쳤다"는 그는 작가의 말을 통해 가족공동체의 해체와 삶의 기반을 상실한 채 살아가는 도시 난민들의 이야기를 끄집어냈다.

윤 작가는 "나는 이 훼손된 존재들을 통해 새로운 유사 가족의 형태와 그 연대의 가능성을 모색해보고 싶었다"며 "이는 삶의 생태 복원이라는 나의 문학적 지향과도 맞물리는 것"이라고 썼다.

도시난민 그리고 삶의 생태 복원 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작가는 현대인이 보편적으로 품고 있는 상처와 그늘을 책을 통해 보여준다.

인물들이 입은 상처가 깊어 도저히 상대를 향해 열릴 것 같지 않던 마음이 슬며시 빗장을 풀 때쯤 황폐한 세계 속 '가족'이라는 말이 어느덧 새로운 의미와 감각으로 다가온다. 각자의 상처를 보듬으며 진정한 가족이 돼 가는 주인공들처럼 책장을 넘길수록 그 온기가 뭉근하다.

/ 유소라기자 sora96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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