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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해외여행서 받은 칠순잔칫상에 눈물"

한건복지재단 '어르신 공경 효(孝) 해외문화탐방'
청주지역 노인 47명 중국서 추억만들기
"자식처럼 함께해 준 재단 관계자들에 감사"

  • 웹출고시간2014.10.19 18:27:33
  • 최종수정2014.10.20 00:03:25
어느덧 70이 눈앞이다.

무심한 세월은 멈출 줄 몰랐다.

먹을 것조차 부족하던 시절 고된 삶에 허기진 배를 물로 채우며 자식들 뒷바라지에 평생을 받쳤다.

자식이 울 때 같이 울고 웃을 때 함께 웃으며 가슴으로 품었다.

이마저도 부족하다 싶어 마음 한구석에 미안함이 한이 돼 남아있다.

바쁘다는 핑계로 얼굴 보기 힘든 자식들을 원망하기는커녕 혹시나 하는 걱정에 외로운 줄도 몰랐다.

마음 편히 여행 한 번 제대로 해보지 못한 우리의 어머니 아버지.

이런 노인들을 위해 한건복지재단이 '11회 어르신공경 효 해외문화탐방'을 마련했다.

지난 15일 초대 받은 청주지역 노인 47명과 의료진과 자원봉사자 등 19명이 지난 청주국제공항에 모였다.

난생처음 오른 비행기에 몸을 싣고 2시간을 날아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다.

곧바로 중국의 길거리 음식으로 가득한 '왕부정' 거리를 찾았다.

거리에 들어서자 취두부(삭힌 두부) 향이 코끝을 자극하며 중국에 온 것을 실감케 했다.

전갈 튀김, 지네 꼬치 등 풍문으로만 들었던 각종 해괴한 음식들에 노인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괴상한 생김새 때문인지 누구도 섣불리 손을 대지 못했다.

둘째 날은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가 이들을 맞았다.

이날 관광은 만리장성에서 시작됐다.

도무지 사람이 만들었을까 싶은 거대한 규모의 성벽을 오르내리며 웅장함을 몸소 체험했다.

한건복지재단이 주최한 2014 어르신공경 '효(孝)' 해외문화탐방 참가자들이 중국 베이징 ‘용경협’ 관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박태성기자
베이징 16명소 중 으뜸으로 꼽히며 작은 계림이라 불리는 '용경협'.

남방 산수의 부드러움과 북방 산수의 웅장한 면모를 모두 갖췄다는 이곳에서 배를 타며 신선놀음을 한 뒤 조양서커스 관람, 발마사지 체험을 했다.

한건복지재단이 주최한 2014 어르신공경 '효(孝)' 해외문화탐방 참가자들이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박태성기자
베이징에서의 마지막 날엔 서태후의 여름 별장 '이화원'을 거쳐 세계 최대 광장인 '천안문'을 찾았다.

천안문을 지나 9천999개의 방이 있다는 명·청대의 황궁 '자금성'으로 들어서자 곳곳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워낙 큰 규모 탓에 2시간이 넘도록 걸어야 했지만 힘든 줄도 모르고 자금성을 거닐며 황제의 기분을 만끽했다.

중국 베이징에서 칠순을 맞은 김광조·양옥순·박영기씨가 탐방 마지막 날(17일) 열린 칠순잔치에서 생일상을 받고 있다.

ⓒ 박태성기자
밤에는 칠순을 맞은 노인들을 위한 잔칫상이 차려졌다.

이국땅에서 70번째 생일상을 받은 김광조·양옥순·박영기씨의 얼굴에 감격이 묻어났다.

'삶이 고단하고 힘들 때 가장 먼저 생각나고 불러보고 싶은 이름이 있다면 그건 바로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이십니다.'

자원봉사단의 감사 편지 낭독에 노인들과 자원봉사자 모두 눈물을 훔쳤다.

잠깐 숙연했던 분위기 속에 자원봉사자로 동행한 가수 홍수라씨가 마이크를 잡았다.

흥겨운 생일축하곡에 몇몇 노인들은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며 언제 그랬냐는 듯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양옥순(여·70)씨는 "중국까지 와서 생각도 못 한 잔치에 기분이 너무 좋고 눈물이 난다"며 "한건복지재단에서 정성껏 준비한 행사에 크게 감동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는 법.

3박4일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귀국을 위해 베이징 공항에 모인 이들에게서 진한 아쉬움이 느껴졌다.

고새 정이 들었는지 노인들과 자원봉사자들은 서로의 안부를 묻고 손을 맞잡으며 아쉬움을 달랬다.

김병윤(67)씨는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좋은 구경도 많이 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며 "이렇게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자식처럼 노인들과 함께해 준 한건복지재단에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전했다.

/ 박태성기자 ts_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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