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임산부의 날 특집] 청주 미혼모보호시설 자모원

갈곳 없는 미혼모 20여명 기거
"뱃솟에 지키고 싶은 생명 …지킬 수 없어 방황했다"

  • 웹출고시간2014.10.09 19:15:08
  • 최종수정2014.10.10 18:03:47
"어느 날 나에게 지키고 싶은 것이 뱃속에 생겼다. 그러나 주위의 반대, 사랑한 사람의 버림, 사람들의 눈초리 모든 것이 차가웠다. 미혼모라는 명찰을 달고 2개월, 3개월, 4개월…난 이리저리 방황했다."

미혼모보호시설인 청주 자모원에 머물렀던 어느 한 여인은 입소 전인 자신의 삶을 이렇게 소개했다.

올해로 10번째 돌아온 '임산부의 날(10월10일)'을 맞아 새 생명을 포기하려는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심어주고 있는 자모원을 찾았다.

자모원에 들어서자 '한 생명이라도 살립시다'라는 문구가 적힌 머릿돌이 이곳을 찾는 이들을 맞이하고 있다.

ⓒ 안순자 기자
자모원은 1990년 낙태로 죽어가는 생명을 하나라도 살리자는 의료진들의 모임인 오죽회의 도움으로 루가전교회 선교사들이 개인 병원 내에 상담실을 개설하고 찾아오는 미혼모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시작됐다.

2년 뒤인 1992년 12월 오창읍 성산리에 둥지를 틀고 이듬해 사회복지시설 인가를 받으며 개원했다.

자모원이 문을 연 뒤 미혼모 2천여명이 이곳을 거쳐 갔다.

현재 이곳에 머무는 미혼모는 20여 명. 대부분 가출로 원치 않는 임신을 했고 가족들의 보호를 받지 못해 이곳을 찾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10여년 전만해도 양육할 형편이 되지 않아 대부분 아기들은 엄마 품을 떠나 국내·외로 입양됐다.

최근에야 아기와 새 삶을 시작하려는 미혼모가 늘면서 입양을 보내는 일이 절반으로 줄었다.

그러나 이곳을 찾는 미혼모들의 나이는 갈수록 저연령화되는 추세다.

다도로 재활 치료를 하고 있는 자모원의 미혼모들.

ⓒ 안순자 기자
인생의 절반을 자모원과 보낸 유순희(63) 원장은 "갈수록 입소하는 나이가 어려지고 있다. 최근에는 18~19살 소녀가 대부분"이라고 우려했다.

임신으로 학교 생활이 어려운 미혼모들을 위해 자모원은 2011년 충북도교육청으로 부터 대안교육 위탁기관으로 지정, 미혼모 대안학교를 열게 됐다.

자모원에 입소한 날부터 6개월간(원하는 경우 3개월 연장) 출석 일수를 인정받게 돼 임신으로 인해 자퇴나 중퇴를 하지 않고 학업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여전히 갈 곳 없는 미혼모들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은 미미하다.

정부 보조금과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무료로 이곳에 머물 수 있는 기간은 1년뿐이다. 1년이 지나면 아기도 미혼모도 이곳을 떠나야 한다.

미혼모들을 보호하고 출산을 돕고 있는 청주 자모원. 미혼모들이 기거하는 방문 앞에 정숙을 당부하는 메시지가 걸려 있다.

ⓒ 안순자 기자
유 원장은 제도권 교육의 틀 안에서 생명교육, 인성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강사를 활용해 인성교육, 태교 부모교육, 미술치료 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사후 교육에 지나지 않아 미혼모들의 인식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유 원장은 "학교에서 하는 성교육은 피임 교육에 지나지 않는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아낄 수 있는 생명교육·부모 됨의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 한 미혼모 문제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출산 직후 자모원에 오는데 이미 음주, 흡연으로 산모와 아기 건강이 악화돼 있어 위험할 때가 종종 있었다"며 "제발 하루라도 빨리 찾아와 위험한 순간을 맞지 않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 안순자기자 asj1322@hanmail.net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