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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음하는 청주 옛도심 - 쉼터기능 상실한 공원

노인·노숙자들 모여 내기 윷놀이·음주소란 등
경찰 신고만 하루평균 3~4건… 우범지역화
지자체 "인력·재정문제로 관리인 배치 등 어려워

  • 웹출고시간2014.09.25 20:05:27
  • 최종수정2014.09.25 20:15:50

25일 오후 3시께 청주시 상당구 남문로 중앙공원에서 노인들이 모여 윷놀이를 하고 있다.

ⓒ 김동수 인턴기자
시민들의 휴식 공간이 돼야할 도심 속 공원에 갈 곳 없는 노인과 노숙자들이 모여들고 있다.

옛 도심의 '중앙공원'이 대표적이다.

이곳에서는 폭행·음주소란 등 각종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른 오전에는 노인들이, 밤이 되면 갈 곳 없는 노숙자들이 공원으로 모여들고 있다.

25일 오전 10시께 청주시 상당구 남문로 중앙공원.

공원에 들어서기 전부터 욕설 섞인 고성이 들려왔다.

노인들이 모여 돈을 걸고 윷놀이를 하는 이른바 '내기 윷놀이 판'에서 나는 소리였다.

이날 모두 4곳에서 윷놀이판이 벌어졌다.

적게는 몇천원부터 많게는 몇만원까지 돈을 걸고 윷놀이가 이뤄진다.

윷판을 앞에 두고 '말'을 옮기는 사람이 돈을 걷어 보관했다가 결과에 따라 돈을 지불했다.

돈이 오가기 때문인지 윷놀이가 끝날 때마다 욕설과 주먹이 오가는 등 싸움이 벌어졌다.

돈을 잃은 한 남성이 분을 삭히지 못하고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충북도유형문화재 제110호로 지정돼 있는 망선루(望仙樓) 한쪽에선 4명의 남성이 막걸리와 소주를 펼쳐놓고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

25일 오전 10시께 청주시 상당구 남문로 중앙공원 망선루(望仙樓) 한쪽에서 술판이 벌어지고 있다.

ⓒ 박태성기자
술기운이 오른 남성들은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고 이곳저곳을 떠돌았다.

공원을 찾은 A(77)씨는 "마땅히 갈 곳이 없어 매일 중앙공원을 찾고 있다"며 "술을 마시고 윷놀이를 하는 것은 이미 일상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이러한 모습에 경찰 출동은 흔한 일이 됐다.

청주상당경찰서 성안지구대에 따르면 중앙공원에서만 하루 3~4건의 신고가 접수된다.

술에 취해 싸움이 벌어지거나 시끄럽게 고성을 지르는 경우가 신고의 대부분이다.

충북경찰은 지난해부터 '공원클린화 사업'을 추진, 2인1조로 순찰을 돌며 공원 내 범죄예방에 나서고 있지만 문제는 계속되고 있다.

성안지구대 관계자는 "신고를 받고 출동하면 어떻게 알았는지 자리를 떠나버려 단속이 쉽지 않다"며 "음주소란·행패 등에 대해 지속적인 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단속이 끝나면 다시 모여 소란을 피운다"고 전했다.

노인들이 계속해서 공원으로 모여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딱히 갈 곳이 없어서다.

청주시 65세 노인인구는 지난달 31일 기준 8만5천203명으로 전체인구의 10.24%이다.

시에 마련돼 있는 노인 복지관은 단 5개 뿐.

복지관 1곳에서 1만7천명의 노인을 담당하는 꼴로 턱 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결국 갈 곳 없는 노인들이 자연스럽게 중앙공원 등 공원으로 몰려들고 있다.

공원의 노인들은 술을 마시고 폭력을 휘두르거나 내기 윷놀이를 하는 등 범죄에 빠져들고 있다.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도내 65세 이상 노인범죄는 2012년 2천111건, 2013년 2천193건, 올해 현재까지 2천123건이 발생했다.

이는 최근 3년간 5천993건을 기록한 청소년 범죄보다 500여건 이상 많은 수치로 위험한 수준이다.

공원 관리를 담당하는 청주공원관리사무소는 뚜렷한 대책이 없다는 입장이다.

25일 밤 10시께 청주시 상당구 남문로 중앙공원에서 노숙자들이 공원의자에 누워 자고 있다.

ⓒ 강준식인턴기자
중앙공원에서 월 1회 계도 활동과 자율방법초소를 설치해 주기적으로 중앙공원을 관리하고 있는 게 전부다.

인력·예산 문제 등으로 관리인 배치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공원 관리에 대한 관련법 자체가 없다보니 관리·감독마저 쉽지 않다는 게 관리소의 얘기다.

청주공원관리사무소의 한 관계자는 "중앙공원에서 발생하는 민원이 끊임없이 들어와 난감하다"며 "공원 전담 관리인을 배치하는 등의 문제는 인력과 재정 문제로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박태성·김동수·강준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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