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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선진도’의 방향, 긴급 좌담회

“현장의 예술가 우선 지원 정책 필요”

  • 웹출고시간2008.05.26 22:00:3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편집자 주

충북도가 민선 4기를 맞아‘잘사는 충북, 행복한 도민’을 도정 목표로 정하고 경제 특별도 건설을 선포했다. 자치단체장의 임기가 중반으로 접어든 현재, 그 성과는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여론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충북도가 5월 도정 브리핑을 통해 투자유치 15조원을 달성을 근간으로 이제는 ‘문화선진도’실현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전략과 추진과제를 발표했다.
이에 충북일보는 충북도가 제시한 전략과 추진과제들을 점검하고 이에 대한 올바른 실천 대안을 제시하고자 지난 23일 본사 회의실에서 긴급좌담회를 개최했다.

-충북도가 발표한 ‘문화선진도’ 실현을 위한 5개 전략과 11개의 추진과제에 대해 설명해 달라.

△박 국장
경제특별도 건설에 총력을 모았던 충북도가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뒀다고 판단하고, 그 바탕 위에 삶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문화선진도 추진계획을 수립했다. 내용들은 대부분 충북도 문화예술계 인사들에 의해 끊임없이 제기된 것들로 현 지사의 임기 내에 실천하도록 할것이다.

-문화예술 정책은 기본적으로 장기 전략형이어야 하는데 2년 남은 임기 내에 실천한다는 정책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궁금하다. 참가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말씀해 달라.

△권 교수
충북도가 지금이라도 문화선진도라는 패러다임으로 넘어간다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문제는 어떻게 가야하느냐이다. 문화는 문화를 바라보는 기본적인 철학성을 기초로 해야 한다. 의식주나 과학, 교통문화 발달과 같은 문명과 이분법으로 몰고 간다면 시대착오적인 이야기이다. 현재 문화와 문명이라는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결국 문명으로 상징되는 경제발달과 문화가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기본으로 전제된 뒤 비전을 만들어 놓고 부족한 것은 한 가지씩 채워 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방향에 있어서는 문화컨텐츠 사업에 집중할 것인가, 창작활동에 집중할 것인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충북도가 갖고 있는 문화의 개별성과 보편성, 특수성을 고려해 충북만의 가치 있는 것을 찾아 개발, 발전시키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박 국장
이번 정책은 그동안 예술계에서 제기한 문제들을 과감하게 실천하겠다는 것이고 오는 9월까지 충북문화 포럼을 구성해 문화예술관련 전문가들의 자문 및 의견제시를 적극적으로 수용할 계획이다.

△박 회장
충북을 논하면 청주에 문화가 집중돼 있어 청주외의 지역은 소외감을 느낀다. 이번 충북도의 실천과제 중에서 과연 충북도 전체를 고루 발전시킬 수 있는 핵심전략이 있는지 궁금하다. 충주의 경우 문학이나 문화재 등 대단한 문화적 자신들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그것을 발전시킬 수 있는 역량이 전무해 안타깝다.

△박 국장
그 문제는 충북도의 중심 과제로 각 지역 도의원들도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는 사안이다. 제천영화제와 같은 지역특화 예술제와 지역 대표 문화 상품개발, 영상미디어 산업 등에 대한 지원을 늘려나갈 계획이며 각 지역의 문화기반시설을 확충할 방침이다.

-지자체 실시 이후 무분별한 지역축제가 국민 혈세낭비라는 지적이 수 없이 제기돼 왔다. 그렇기 때문에 충북도만의 고유한 지역특화 문화산업을 선정하는 일이 우선돼야 할 듯 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도립예술단 설립문제가 충북문화예술계에 뜨거운 감자였다. 그런데 갑자기 오는 2010년까지 10억 규모의 소규모 공연예술단을 창단해 충북도의 이미지 홍보효과를 위해 활용한다고 한다. 참가자들의 의견을 말씀해 달라.

△박 부회장
도립연극단 설립은 정우택지사의 공약이었다. 그럼에도 점점 그 가능성이 사라져 실상 포기한 상태다. 충북 연극은 전국 최상위 수준이다. 전국 연극제에서 대상인 대통령상을 3회나 수상한 유일한 지역으로 그 만큼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럼에도 청주시립 예술단 창단시 공연장르에서 유일하게 제외된 게 연극이다. 지난해까지 도립예술단을 만들겠다고 연극인들이 하나가 돼 매달렸지만 문제는 충북도의 활용성이 적다는 이유로 무산됐다. 10억 예산으로는 소규모 오케스트라가 유력하다고 한다. 이는 도민의 문화 향유와 예술의 질 향상이라는 예술단 설립의 근본 목적 보다는 도의 홍보 전략에 활용하기 쉬운 장르를 선택하겠다는 것이다. 과거 청주 예술단 설립 때도 마찬가지였다. 무용이나 음악은 기본시설을 갖추면 계속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과 자치단체의 생색내기 행사에 동원하기 쉽다는 이유에서 창단됐지만 연극은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져야하는 일이고 자치단체의 일회성 행사에 동원하기 불편한 장르라는 것이다. 이용가치가 없다는, 이런 이유가 30년 연극인생의 가치를 무너뜨렸다. 더욱이 공약사항을 하루아침에 뒤집는 일관성 없는 정책도 문제다.

△박 국장
사실 장르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단지 예산을 10억으로 책정해 놓고 소규모로 출발한다는 것이다. 운영이 용이하고 적은 투자로 효과가 큰 예술단을 만든다는 것이다. 도 자체 공연은 물론 각 시군 순회공연, 문화소외지역 공연은 물론 자치단체 행사에 참여시켜 도 이미지제고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연극단 설립문제가 불거져 청주시와 이 문제를 두고 대화를 진행한바 있지만 결렬됐다.

-올 초 충북도가 도립미술관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어떻게 된 것인가.

△박 국장
도의회에서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나와 백지화 됐다. 350억원을 들여 미술관을 짓는 일이 현재의 충북도로서는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 23일 충북일보사 회의실에서 열린‘문화선진도’긴급좌담회에서 참가자들이 충북도가 발표한 전략과 추진과제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 김태훈 기자
-충북도는 무엇을 발표하기 전에 우선 신중해야 할 것 같다. 한동안 충북 미술계는 미술의 르네상스 시대가 열리는 줄 알고 들떠 있었다. 충북 고유의 문화적 가치를 찾는다면 무엇으로 볼 수 있겠는가.

△권 교수
빠르게 변하는 세상의 패러다임을 읽어 낼 줄 아는, 시대에 맞는 감각과 생각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 연극단 설립이든, 문예진흥기금 지원사업이든, 과거의 지원 방식과 생각으로는 발전할 수 없다. 타 지역처럼 과감하고 전폭적인 지원정책을 펴야 한다. 미래에 투자대비 효과를 따져도 돈으로 산출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이 문화다.

충북에는 충북만의 고유하고 독특한 문화적 자산인 ‘직지’가 있다. 하나의 소스를 갖고 여러 가지 방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아야 하는데(OSMU방식채택), 상업화를 위한 브랜드 가치는 물론이고 다양한 문화장르를 수용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직지다. 죽은 역사를 살아있는 역사로 만들기 위해서는 충북에 인쇄문화를 꽃피워야 한다. 밤에도 충북 인쇄소에 불이 꺼지지 않아야 한다. 굳이 현존 직지가 필요 없다. 시인이나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과감하게 밀어주고 그들이 이곳에서 책을 내고 도민들에게 읽히는 것이다. 충북은 타 지역에 비해 문학적 자산이 풍부하다. 옥천의 정지용은 세계적인 문호 괴테에 버금가는 사람으로 그 축제 역시 볼거리다. 이런 축제를 특화시켜 세계적인 축제로 만들어가야 한다.

△박 부회장
직지의 고장이라고 하면서 정작 인쇄문화가 없다. 충북의 경우 인쇄문화를 근간으로 다양한 문화 장르가 발전할 수 있다면 좋겠다. 모든 일을 임기 내에 이루겠다는 등 정치적인 효과에 역점을 두기 때문에 공약이 남발하고 정작 성과는 뜬구름 잡는 형식이 되고 있다. 문화예술회관 개수를 늘려간다는 내용을 보더라도 있는 공간을 제대로 활용하는 방안 보다는 크고 많은 형식에 치우쳐 있다.

△박 회장
내부의 질적 개선보다 외형적인 변화만을 과제로 삼고 있다. 작은 공간이라도 도민들이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전문인력 배치나 시설 보완에 관심을 기울여 달라. 동사무소의 문화공간 같은 경우 공무원들이 퇴근하면 문을 닫는다. 낮에 일 하고 밤에 이용해야하는 서민들이 공간활용을 위한 소통이 전무해지는 것이다. 문화기반시설 확충보다는 기존의 시설운영에 대한 개선과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언젠가 행정마인드가 답답해 타 지역을 거론했더니 ‘그곳으로 이사가라’는 소리를 들었다. 정말 이러한 이유 때문에 충북을 떠나는 예술인들이 있다. 얼마나 많은 손실인가. 이사 가지 않고 예술 활동하고 싶은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란다.

△권 교수
괴산의 홍명희를 비롯해 단재 신채호, 권태응, 이무영, 조명희, 조벽암 등 충북에는 대한민국 문단의 커다란 산맥을 이루는 문인들이 태어난 곳이다. 충북의 인쇄문화와 연계해 문인탄생 지역을 묶어 관광벨트화 한다면 전국에서 몰려들 것이다. 이를 위한 기반시설이나 문화컨텐츠 개발에 지자체가 나서야 한다. ‘직지’는 문학뿐 아니라 다른 예술장르에서도 다양하게 수용해 문화상품화 할 수 있다.

-충북도가 기업메세나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10여년 전 한동안 정부차원에서 추진하던 정책이다. 실제 문화 현장에서 기업과 문화예술의 조류가 어느 정도 가능한가.

△박 국장
오는 6월까지 기업체, 예술관련단체, 상공회의소, 언론사 등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메세나협의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1기업 1메세나 운동을 통해 기업과 예술단체간 파트너십을 구축해 실질적인 지원활동이 이뤄지도록 하겠다.

△권 교수
도의 정책이 무엇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할 것인가가 정해져야 한다. 우선 타 지역과 근접하게 맞춰주는 것이 필요하고 현장중심의, 살아 있는 예술가들의 활동 지원이 중요하다. 충북도의 추진과제, 특별히 새로운 것은 없지만 당연히 해야 할 일들이고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장단기 마스터 플랜으로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실천계획이 나와야 한다.

△박 부회장
문화선진도를 실현하겠다는 것 자체는 감사할 일이다. 장르에 관계없이 충북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고유한 정책이 추진되길 바라며 도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고민한다면 그 방향도 정해질 듯하다. 주말에 상단산성에 올라가면 많은 시민들이 그곳에서 주말을 즐긴다. 자발적으로 시민들이 모여드는 공간에 매일 마당극이 공연되고 음악회가 열리고 그림이 전시된다면 금상첨화겠다. 문화에 목마른 도민들을 위해 샘물을 만들어주는 역할이 필요하다.

△권 교수
우리가 자주 가서 휴식을 즐기는 곳에서 늘 문화를 접할 수 있다면 그것이 문화선진화가 되는 것이다. 그것을 발전시키는 것은 그 현장들을 엮어 문화 벨트를 구성하는 것이다. 문화를 향유하고 만끽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그 출발점으로 삼는 다면 목표 또한 분명해진다. 문화 예술을 존중하고 대접해주는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바랍니다.


정리 / 김수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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