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파인더 : 인류 최초의 지혜로 미래를 구하다
웨이파인더
저/역자: 웨이드 데이비스/이승민 / 출판사: 정은문고 / 페이지: 288쪽 / 가격: 13,000원
△ 왕상한 추천사 : 이 책의 제목인 웨이파인더는 인간의 상상력이 낳은 가장 큰 문화권인 폴리네시아의 항해가를 일컫는다. 고대 폴리네시아인들은 현대적 의미의 항해라기보다 바닷길잡이에 가깝다.
지구표면의 5분의 1, 남쪽 바다에 보석처럼 흩어져 있는 섬들을 예전엔 나침반도 없이 항해했다. 현대적 도구 없이 하늘, 바람, 별, 파도를 읽으며 살아간 인류의 지혜를 현대인들은 잃어버렸다. 모든 것을 버리고 옛 방식을 흉내 내자는 것도 아니고 발달한 과학기술의 혜택을 버리자는 것도 아니다. 이 책은 생태적 공간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자리 잡고 있는지 그 다양한 방식을 눈을 크게 뜨고 보면 순수와 세속, 성스러움과 야비함을 두루 살펴볼 수 있고 이 모두가 지구가 갖고 있는 다양함의 현실이며 인간은 이 모두를 간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서양식 발전모델을 따라야 서양국이 누리고 있는 물질적 번영을 누릴 것이라는 주장을 비판한다. 인간을, 인간사를 미개 對 문명, 전통 對 근대 등 2분법적 사고로 구분하는 것을 비판한다. 자기 삶의 요소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성을 보장하는 것이 인류가 다음 세대를 위해 해야 할 의무임을 강조한다. "문화는 장식이나 기교가 아니고, 삶에 의미를 주는 위안의 담요이고, 인간의 무한한 의식의 감각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우주에서 질서와 의미를 발견하게 도와주는 지식의 묶음"이라고 단정한다. 모든 문화에는 고유한 속성이 있고, 이 속성은 여러 세대에 걸친 선택이 반영된 결과다. 이 사실을 깨우친다면 인간의 삶과 운명에 보편적인 진보란 없다는 것이 명백하다는 점을 설파하고 있다.
◇신중한 사람
신중한 사람
저자: 이승우 /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페이지: 355쪽 / 가격: 13,000원
△정이현 추천사 : 여기 신중한 사람이라 불리는 남자가 있다. 그런데 누가 신중한 사람인가· 신중은 또 무엇인가· 가볍지 않고 조심스럽다는 그 기준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이승우 작가의 소설을 읽는 것은 내가 알고 있다고 믿는 단어의 의미를 여러 번 곱씹는 과정이며 익숙한 나의 사유를 의심하는 과정이다.
<신중한 사람>은 이승우 작가의 아홉 번째 소설집으로, 제10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인「칼」을 비롯하여 총 여덟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작가는 신과 인간의 관계를 탐사하는 초월적 주제에서부터 신화적 세계를 경유한 다양한 물음들로 한국 소설의 형이상학적 폭과 깊이를 넓히고 심화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표제작「신중한 사람」을 비롯하여 이번 책에 수록된 소설들에서는 이런 문제의식이 결집되어 있다. 작가는 집요하고 지적인 방식으로 이 기만적인 세계의 땅 밑을 파헤친다. '신중한 사람'은 '신중한' 성격 때문에 깊은 곤경에 처하는 중년남자의 이야기이다. Y는 오랫동안 한적한 시골에 집을 지어 살고 싶다는 꿈을 꾸어왔다. 거의 평생에 걸쳐 신중하게 준비하여 마침내 완성된 그의 집은 완벽해 보였다. 그런데 친절한 옆집 남자에게 집을 맡기고 삼년 만에 돌아와 보니 낯선 이가 집을 점유하고 있다. 심각한 어지럼증으로 실려 간 병원에서 의사는 말한다. 오래 전부터 병이 깊었지만 당신의 몸이 거기 익숙해져 몰랐던 거라고. 그동안 Y는 '세상이 기우뚱하다 느껴지면 몸을 반대 방향으로 약간 기울여 중심을 잡으며' 살아왔을 뿐이다. 다들 그렇게 억지로 중심 잡으며 사는 거라고 믿어온 독자들을 얼얼한 충격에 빠뜨리는 소설이다.
◇재즈,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음악
재즈,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음악
저/역자: 에릭 홉스봄/황덕호 / 출판사: 포노 / 페이지: 296쪽 / 가격: 1만7천원
△ 이현우의 추천사 : 가장 탁월한 역사학자의 한 사람이었던 에릭 홉스봄은 프랜시스 뉴턴이란 필명으로 활동한 재즈 비평가이기도 했다. <재즈,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음악>은 그의 재즈에 관한 글모음이다.
당초 <비범한 사람들>이란 책에 실린 한 장을 따로 독립시킨 것인데, 홉스봄의 관심은 역사에 이름을 남기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에 주목하는 것이었다. 스드니 베셰, 듀크 앨링턴, 카운트 베이시, 빌리 홀리데이 같은 천재적 아티스트나 스타들의 생애도 조명하고 있지만 그들도 모두 평범한 사람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성장했다. 평범함 속에서 탄생한 비범함인 것이다.
재즈란 장르도 마찬가지인데, 본질적으로 블루스와 함께 대표적 민중음악인 재즈는 민속적인 뿌리를 갖고 있고 대중에게 매력을 지닌 음악이며, 전문적인 음악적 훈련 없이도 보통사람들이 완성해낼 수 있는 음악이고, 저항이나 시위, 집단적 기념행사에 잘 어울리는 음악이다. 민중에 의해 만들어진 독자적인 음악으로서 예술적 의의를 갖는 20세기의 마지막 음악이 재즈라는 게 홉스봄의 판단이고 옹호다. 일곱 편의 글 가운데, 처음 네 편은 네 명의 재즈 아티스트들에 대한 스케치이다. 나머지 세 편의 글에서 홉스봄은 미국의 흑인음악으로서 재즈가 어떻게 유럽에 전파됐고 서구 세계를 정복할 수 있었던가를 분석하고, 스윙 음악이 갖는 정치적·사회적 성격을 밝히며, 재즈의 마지막 전성기였던 1960년 이후 90년대 초반까지 재즈의 변모 양상을 살핀다. 십대시절 첫사랑을 느낄 만한 나이에 재즈가 첫사랑의 자리를 비집고 들어왔었다는 역사학자의 재즈에 대한 깊은 애정 고백으로도 읽힌다.
◇하버드 중국사 청 : 중국 최후의 제국
하버드 중국사 청 : 중국 최후의 제국
저/역자: 윌리엄 T. 로/기세찬 / 출판사: 너머북스 / 페이지: 568쪽 / 가격: 3만원
△ 김문식의 추천사 : 서양의 역사학자들은 중국의 근현대사를 연구하면서 1842년에 있었던 아편전쟁을 중시했다. 아편전쟁 이전을 '전통적 중국'으로 보고 그 이후를 '근대적 중국'으로 보면서, 중국의 진정한 발전은 서구의 충격으로 시작되었다는 유럽 중심적 관점이다.
이 책은 이러한 관점을 비판하고 청의 역사를 적극적으로 평가한다. 필자는 청나라가 근대 초기 유라시아에 건설된 다민족적 세계 제국이며, 중국의 이전 왕조와 질적으로 달랐다고 주장한다. 청은 명에 비해 영토가 2배, 인구가 3배 이상 늘어난 대국이었고, 한족 이외에도 몽골족, 여진족, 티베트족, 위구르족, 버마인, 타이인을 정치적 통일체로 아우르는 다민족 국가였다. 또한 청은 광활한 제국을 다스리기 위해 효율적인 국가 제도와 통신 체제를 마련하고, 크게 늘어난 인구를 부양할 수 있는 물질적 생산성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오스만 제국이나 무굴 제국, 로마노프 왕조, 나폴레옹 시대에 버금가는 근대 초기의 제국으로 본다. 청의 제국적 특성은 우리나라와의 관계에서도 잘 나타난다.
임오군란 이후 청은 일본의 팽창을 저지한다고 조선에 외교 대표와 정부 고문을 파견하고 자국의 군대까지 주둔시켰다. 이는 19세기 말 서구의 팽창주의자들이 사용하던 방식을 그대로 활용한 것이다. 당시 청은 제국의 중흥을 위해 신강, 대만, 만주를 변방 지방화하는 정책을 추진하였으며, 조선도 이러한 구상에 포함되었다. 청이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을 겪으면서 진행했던 근대화 정책이 현대 중국의 발전으로 이어지고, 중화민국이 출범할 때 부활한 한족 중심주의가 티베트나 이슬람 교도의 분리주의 운동을 촉발시켰다는 필자의 지적은 눈길을 끈다.
◇8개의 철학지도
8개의 철학지도
저/역자: 김선희 / 출판사: 지식너머 / 페이지: 288쪽 / 가격: 1만3천원
△ 이진남의 추천사 : 대부분의 철학 입문서들은 존재, 가치, 인식과 같은 추상적이고 난해한 철학의 단골 주제들을 주로 다룬다. 그래서 철학적 지식이 많지 않고 기존의 철학책들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별로 관심도 없는 따분한 주제를 공부하도록 강요받게 된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철학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낙담하고 좌절하게 된다. 그런데 이 책은 우리가 늘 관심을 가져왔고 궁금해왔던 친근한 주제에 대해 하나하나 조곤조곤 묻고 대답하고 있다. 유토피아와 관련해서 왜 우리는 없는 세계를 꿈꾸고 그 꿈꾸는 세계는 무엇인지, 그리고 디지털 시대의 유토피아는 어떠한 특징이 있는지를 따지고 있다.
청춘에 대한 열광이 근대의 소산이라는 점과 동서양의 다양한 관점과 설명들도 소개하고 있다. 고통이 비극, 운명과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보이고 석가와 스토아의 설명으로 인도한다. 인간은 왜 웃고 즐거움을 추구하는지에 대한 탐구는 그리스 희극에서 아리스토텔레스, 에코, 베르그송을 거쳐 호이징하와 장자에 이르는 긴 여행을 감행한다. 우리가 사는 집의 의미와 복귀의 철학적 의미에 대해서도 동서양의 다양한 모색들을 소개하고 있다.
우정이 인간적 삶과 사회에 얼마나 필수적인 요소인가를 피타고라스와 공자에서부터 추적하기도 한다. 자기고백은 익명에의 저항이라고 설명하면서 자화상과 글로 쓴 고백록들을 중심으로 그 의미를 설명한다. 우리가 공부에 대한 이유와 개념을 잘못 알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공부의 진정한 의미를 동서양의 전통에서 찾고 있다. 이 책은 기존의 철학적 담론을 소개하기 보다는 우리에게 친숙한 문제들을 던지고 같이 답을 찾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동서양과 개별 학문의 담장을 허무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문학으로서의 철학에 보다 충실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사물 인터넷
사물 인터넷
저/역자: 커텍팅랩 / 출판사: 미래의창 / 페이지: 264쪽 / 가격: 1만4천원
△ 전형구의 추천사 : "클라우드와 빅데이터를 뛰어넘는 거대한 연결"이라는 부제가 있는 이 책은 지금까지의 온라인 혁명이 '인간'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 시대였다면, 앞으로 펼쳐질 세상은 '사물'이 중심이 된 진정한 스마트 세상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세계 여러 기업들의 전략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스마트폰이 인간을 중심으로 하여 언제 어디서든 연결될 수 있는 상태를 만들어 주었다면, 앞으로의 사물인터넷은 인간 주변의 모든 사물을 연결하고, 인간과 상호 소통을 통해 보다 편리한 세상을 만들어 주게 될 것이다.
우리는 가끔 공상과학을 소재로 한 영화나 만화를 보다보면 과연 이런 세상이 우리에게 올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품어본 적이 한두 번쯤은 있었을 것이다. 자동차가 달리면서 운전사와 이야기를 주고받고, 집안에서 원격으로 진료를 받게 되고, 로봇이 청소나 집안일을 하는 걸 보면서 참으로 편리한 세상이 다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제 인류는 10년 안에, 지난 50년간 겪은 변화보다 더한 변화를 겪게 될 것이며, 그 변화의 중심에는 사물인터넷이 있다. 지금 모든 비즈니스가 '인터넷'을 통하지 않으면 안 되듯이, 10년 후에 모든 비즈니스의 중심에는 바로 '사물인터넷'이 있을 것이다.
영화나 만화 속에서나 봐왔던 공상과학의 세상이 사물인터넷을 통해 우리의 일상으로 다가오는 것이 현실화 되고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사물인터넷 세상에서 우리의 일상은 어떻게 바뀌게 될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통해 궁금증을 풀어보기 바란다. 왕상한 추천사 / 이 책의 제목인 웨이파인더는 인간의 상상력이 낳은 가장 큰 문화권인 폴리네시아의 항해가를 일컫는다. 고대 폴리네시아인들은 현대적 의미의 항해라기보다 바닷길잡이에 가깝다. 지구표면의 5분의 1, 남쪽 바다에 보석처럼 흩어져 있는 섬들을 예전엔 나침반도 없이 항해했다. 현대적 도구 없이 하늘, 바람, 별, 파도를 읽으며 살아간 인류의 지혜를 현대인들은 잃어버렸다. 모든 것을 버리고 옛 방식을 흉내 내자는 것도 아니고 발달한 과학기술의 혜택을 버리자는 것도 아니다. 이 책은 생태적 공간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자리 잡고 있는지 그 다양한 방식을 눈을 크게 뜨고 보면 순수와 세속, 성스러움과 야비함을 두루 살펴볼 수 있고 이 모두가 지구가 갖고 있는 다양함의 현실이며 인간은 이 모두를 간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서양식 발전모델을 따라야 서양국이 누리고 있는 물질적 번영을 누릴 것이라는 주장을 비판한다. 인간을, 인간사를 미개 對 문명, 전통 對 근대 등 2분법적 사고로 구분하는 것을 비판한다. 자기 삶의 요소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성을 보장하는 것이 인류가 다음 세대를 위해 해야 할 의무임을 강조한다. "문화는 장식이나 기교가 아니고, 삶에 의미를 주는 위안의 담요이고, 인간의 무한한 의식의 감각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우주에서 질서와 의미를 발견하게 도와주는 지식의 묶음"이라고 단정한다. 모든 문화에는 고유한 속성이 있고, 이 속성은 여러 세대에 걸친 선택이 반영된 결과다. 이 사실을 깨우친다면 인간의 삶과 운명에 보편적인 진보란 없다는 것이 명백하다는 점을 설파하고 있다.
/ 윤기윤기자 jawoon6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