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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9.16 19:17:07
  • 최종수정2014.09.16 19:17:07

김대원

상당구 건설교통과 교통지도팀장

이제 휴가철이 저물어간다. 이맘때쯤이면 버려진 애완동물들이 많이 늘어난다고 한다. 사랑하는 동물이기에 '愛'라는 표현까지 쓸지언데 이쁘다고 쓰다듬어 줄 때는 언제이고 이제와 헌신짝 버리듯이 내팽개치는 심사는 무엇인가!

자동차도 예외는 아니다. 곳곳에 무단으로 방치된 자동차에 대한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현지에 나가보면 멀쩡한 차인데도 방치된 경우도 있고 차체가 훼손되고 유리창이 깨어져 제 기능을 할 수 없는 차량과 멀리 타지역에서 으슥한 골목길까지 찾아와 슬그머니 차를 버리고 가는 경우도 있다. 그중에는 도난신고되어 본의아니게 차량이 방치된 경우도 있지만 차량 소유자가 무심코 버린 유형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들 자동차가 처음부터 밉상은 아니었을 것이다.

버려진 차들도 한때는 주인에게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존재였을 것이다. 흔히들 자신들이 갖고 있는 차를 애마(愛馬)라고 부른다. 그도 그럴것이 주인의 발이되어 원하는 곳 어디든지 불평불만없이 다녀주고 있으니 말이다. 때로는 주인의 생계를 책임졌을 수도 있고 주인의 소중한 인연을 맺어주는 역할을 했을 수도 있다. 주인의 삶에 큰 영향을 끼쳤음은 미루어 짐작해도 남음이 있다. 대개의 경우 십여년을 넘게 자동차를 운행한다. 이정도쯤이면 자동차는 단순한 기계가 아니다. 중고차 시장에 자신이 몰던 차량을 매물로 내놓았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단순한 기계를 넘기는 것 이상의 왠지모를 허전함을 느껴보았을 것이다. 소중한 애마를 보내며 쓰다듬고 잘가라는 인사는 너무도 깊은 정(情)이 들어 자동차를 마치 생명체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무단방치 차량을 담당하는 부서에 근무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자동차를 그저 단순한 쓰레기 버리듯이 내팽개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자동차는 일회용품이 아니다. 제 기능을 다하였다고 그냥 아무데나 쉽게 내팽개치고 돌아설 수 있는 그런 물건이 아닌 것이다. 우리가 태어나면 출생신고를 하고 일생을 다한 후에는 사망신고를 하여 한 개인의 흔적이 남겨지듯 자동차 또한 그러하다. 처음 자동차를 구입하고 최종적으로 폐차까지의 과정은 등록원부에 고스란히 남겨진다. 보험에 가입하면서도, 단속에 적발되면서도 자동차는 촘촘하게 흔적을 남긴다. 자동차관리법에서는 무단으로 차를 버리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나아가 무단방치행위를 통보받고서 이를 정비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범죄행위의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다. 따라서 일선 시군에서는 무단으로 차량을 방치하는 행위에 대해 수사할 수 있도록 특별사법경찰관의 권한을 부여받고 있다.

주민신고나 현장순찰을 통해 발견되는 무단방치 차량들은 그 자체로도 범죄행위이지만 그로인해 주변 청소년들의 탈선이나 도심지 흉물이 되어 제2, 제3의 범죄를 유발할 수 있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수사를 통해 적발된 무단방치 행위자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면 '관공서에서 알아서 폐차처리할 것으로 생각했다'라는 답변이 제일 많았고 폐차비용을 아끼려고 했다거나 대포차 이용 등이 다수를 차지한다. 모두가 무단방치행위가 곧 범죄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서 기인한다.

앞서 자동차도 흔적을 남긴다고 했듯이 얄팍한 생각으로 자행한 무단방치 행위는 흔적을 쫓아 역추적 하다보면 그 끝을 찾게 된다. 무단방치 행위가 완전범죄가 될 수 없는 이유이다.

한 두푼을 아끼려다 백만원에 가까운 범칙금을 내거나 피의자가 되어 법원의 판결까지 가는 우(愚)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금전적인 것을 얘기하는 것은 제쳐두고서라도 나의 발이 되어준 애마(愛馬)가 편히 그 일생을 마무리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이제까지 달려준 수고에 대한 주인의 도리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세상의 '미물'이라 하는 것들로 인하여서 내가 지금 숨 쉬며 살아가고 있음을 잘 깨달아 알고 있는 사람이다. 세상에 '하찮은 것'은 아무 것도 없고 모든 것들이 날마다 누군가 그리고 무엇인가를 위해 '가치 있는 것'들 뿐임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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