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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8.18 13:14:00
  • 최종수정2014.08.18 13:14:00
"나는 한국을 사랑합니다."

지난 2월 바티칸에서 열렸던 염수정 추기경 서임식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속삭이듯 건넸다는 말씀이다. 추기경은 스치듯 들려온 그 목소리의 메시지를 몇 초 늦게 깨달으며 놀랍고 기뻤다는 술회를 남기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 땅을 밟을 시간이 이제 몇 시간 후로 다가왔다. 신자 아닌 모든 이들의 마음까지 설레는 건 비단 학창 시절의 중세 세계사 시간부터 '교황의 위의'를 접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취임 이후 보여주는 그분의 언행과 낮은 발걸음, 사제의 품성에 엄격하면서도 모든 이들에게 열려 있는 관대함 등에 마음이 절로 끌려서이다. 매주 소년원을 찾아가 아이들의 발을 정성스럽게 닦아 주거나, 종양으로 뒤덮인 환자의 얼굴에 거리낌 없이 입맞춤하며, 무신론자를 포함한 각계각층 사람들의 생각을 너그러이 포용해주는 그 모습에 감명 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점가에서는 유례없이 교황 관련 서적이 다량 쏟아져 나오고 있다. 사실 방한 시에도 대부분의 국민들은 실제 현장에서가 아니라 언론을 통해 교황을 접해야 할 터이므로, 다양한 책을 통해 그분의 민낯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도 좋겠다.

따봉, 프란치스코 교황의 10가지(왼쪽), 무신론자에게 보내는 교황의 편지(중앙), 교황님의 트위터

먼저 일반인이 가장 읽기 쉬운 책으로는 베스트셀러 '무지개 원리'의 저자 차동엽 신부의 '따봉, 프란치스코! 교황의 10가지'가 있다. 교황 관련 에피소드와 연설문 등을 중심으로 썼기 때문에 교황에 대한 평전이 아니라 교황의 실제 생각과 말씀 위주로 이루어져 있다. 다만 교황의 생각을 전달력 있게 표현하기 위해 저자만의 속어(?)를 동원했기 때문에 오히려 신자 아닌 사람들의 접근성이 쉬운 장점이 있다. 그중에도 프란치스코 교황을 두고 '순도 100% 짝퉁 예수님'이라거나 '기도 동냥'한다는 표현들이 눈에 쏙 들어온다.

또 하나 단연 추천하고 싶은 책은 '무신론자에게 보내는 교황의 편지'이다. 이는 작년 10월 1일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에 실린 것으로서, 이 신문의 창간자이기도 한 언론인 스칼팔리가 무신론자임을 자처하며 "신이란 인간의 마음이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창조한 매력적인 발명품"이라는 도발적 발언에 다음과 같이 겸허한 내용으로 교황 자신의 생각을 전하고 있다.

"스칼팔리 귀하, 지금 저는 귀하가 '라 레푸블리카' 7월 7일자를 통해 제게 보낸 편지와, 같은 신문 8월 7일자에 게재된 일련의 개인적인 견해들에 대해, 비록 큰 맥락을 더듬는 데서 멈추게 되더라도 마음을 열고 답변을 드리고자 합니다."

아마 스칼팔리 자신도 교황으로부터 자신의 질문보다도 훨씬 더 길고 친절한 답장을 직접 받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심지어 교황은 전화를 걸어 그에게 직접 만나자는 제안까지 했다. 교황의 편지에는 "신하를 거느리는 궁정 같은 분위기가 교황제도의 나병", "타인에 대한 사랑은 남을 개종시키려는 마음이 아니라 사랑의 마음입니다."등 신앙을 넘어서는 보편적 인류애가 담겨 있다. 일견 쉽게 할 수 있는 듣기 좋은 말일 수도 있겠지만, 교황의 입장에서는 신앙과 교황 자신을 넘어서는 초탈한 어휘의 선택이라고 생각된다. 이는 최근 아르헨티나 주간지 '비바'호에 실린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복 10계명 중 '다른 사람의 삶을 인정하라.' '관대해져라' '자신의 신념과 종교를 강요하지 말라' 등과도 상통된다.

마지막으로 자연이 주는 기쁨과 내적 영성으로 가득찬 시와 에세이를 통해 많은 이들을 위로해 왔던 이해인 수녀의 '교황님의 트위터'를 권한다. "단 하루도 평화를 위해 기도하지 않는 날이 없습니다."라고 말하는 이해인 수녀는 "교황님의 좋은 말씀에 감탄만 할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어떻게 열매 맺게 해야 하는지, 개인의 생활 속에서 묵상하고 영감을 받을 수 있다면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라고 책을 낸 소회를 밝혔다.

암 투병의 와중에서도 타인과 사회에 대한 평화와 사랑의 기도를 그치지 않는 수녀님이기에, 그러한 수녀님의 눈에 비친 프란치스코 교황을 더욱 가슴 깊이 만날 수 있는 책이다.

/ 윤기윤기자 jawoon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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