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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문 여는 도심속 대숲 여행

한지작가 이종국씨 10월까지
청주 내덕동 문화단지서 설치미술전

  • 웹출고시간2014.08.11 20:24:37
  • 최종수정2014.08.11 20:24:37
절기상으로는 이미 가을이다. 지난 7일은 말복이자 입추였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고 낮의 햇살은 따갑다. 한여름 휴가 열기가 물러난 자리, 새로운 지적 기운을 충전하기 위한 짧은 한나절 전시여행은 어떨까. 청주국립박물관 전시실을 거쳐 우암산 자락을 휘돌아 내려오면 청주첨단문화산업단지에 색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도심 한가운데서 보리밭의 일렁임과 대숲의 서걱이는 소리를 꿈결처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 전시여행1 -청주국립박물관

'보리, 여심을 그리다'


국립청주박물관에서 이색 전시를 연다. 보릿대는 지금은 쉽게 볼 수 없지만, 20~30년 전까지만 해도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던 것이었다. 당시에는 그저 일상적 풍경으로 주목받지 못하던 보릿대가 9일부터 14일까지 국립청주박물관에서 열리는'보리, 여심을 그리다'전시를 통해 예술로 다시 태어났다.

지난 2010년부터 보릿대를 이용하여 예술작품을 만들고 있는'보리다온'의 세 번째 전시로, 여인과 꽃을 주제로 한 작품 46점을 전시한다.'보리다온'은 예맥회 청주지회의 모임으로 새로운 재료를 이용하여 예술을 생활에 접목시키고자 활동하고 있다. 아름다운 삶을 살고자 하는 마음을 담은'여인의 꿈', 계절이 변할 때마다 느끼는 여인의 감정을 표현한'춘하추동(春夏秋冬)', 세상을 지혜롭게 살고자 하는 소망을 담은'공작과 모란'등은 눈여겨 볼만하다. 그리고 예술을 생활에 접목한 찻상, 상자 등은 생활 속 미를 추구하는 여인의 마음을 잘 담은 작품이다. 배현숙씨 등 14명이 작품을 출품하였으며 맥간공예를 창시한 이상수 선생의 작품도 전시한다. 이상수 선생은"보릿대를 이용한 맥간공예는 예술의 한 분야로 자리 잡고 있다. 맥간공예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가 중요하다. 다가오는 청주비엔날레에 출품해 맥간공예의 우수성을 알리고 싶다."라고 말한다.

보릿대를 이용한 맥간공예(麥稈工藝)는 보리 줄기를 소재로 우리 전통의 목칠 기법과 서양의 모자이크 기법을 접목한 공예이다. 보리 줄기의 결이 빛을 받는 방향에 따라 색을 달리하는 등 자연스럽고 은은한 금빛이 도는 것이 특징이다. 액자, 병풍, 테이블 등 자유롭게 모든 대상에 적용할 수 있으며 특히 생활용품에 다양한 무늬를 꾸밀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예맥회 청주지회 민선희 회장은"많은 사람들이 쓸모없이 버려지는 보릿대가 아름다운 작품으로 변신하는 것을 보고 감동을 한다. 학생들을 위한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 전시여행 2-첨단문화산업단지 로비

'대숲에 스미는 등불'


'비단은 5백년 밖에 가지 않지만 한지는 천년 이상을 간다.'

종이에 불과한 한지가 그만큼 오래 간다는 의미다. 좋은 닥나무를 수확해 가마솥에 찌고 말린 뒤 다시 흐르는 맑은 물로 담가 백닥(백피)을 만든다. 이어 잿물을 만들어 백닥을 삶고 맑은 물로 씻어 찧는다. 그렇게 해서 닥풀을 만들어 저어주며 물질과 탈수와 건조 등의 99번 과정을 거친다. 마지막 100번째, 사람의 손에서 완전한 한지로 탄생한다.

이처럼 자연의 숨결을 담고 장인의 땀과 열정, 지혜를 담았기에 천년을 가도 변하지 않는 것이다. 고려와 조선의 수많은 문헌들이 수백 년이 넘도록 부패하지 않고 옛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조선시대에는 한지가 중국의 조공품으로 쓰였고 일본인들이 약탈해 가기도 했다.

한지작가 이종국씨는 충북 청주시 문의면 벌랏마을에서 닥나무를 재배한 뒤 전통기법 그대로 한지를 만들고 있다. 자신이 직접 만든 한지를 이용해 종이항아리, 부채, 한지조명 등 다양한 문화상품을 만들고 있다. 이씨의 작품은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를 비롯해 국립현대미술관, KTX 서울역의 명품브랜드관 등에서 선보이고 있으며, 매년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세계 각국에서 초대전을 열고 있다.

이씨가 이번에는 한지의 매력을 설치미술로 새롭게 선보였다. 청주시 내덕동 첨단문화산업단지 로비에 대규모 한지작품을 제작 설치한 것이다. 청주시문화재단이 기획한 이번 전시는 '대숲에 스미는 등불'이라는 제목으로 이씨가 직접 만들고 기획한 한지 조형물 20점이 설치돼 있다. 작품 1개의 길이는 평균 15m에 달하며 최대 20m를 넘는 것도 있다. 대나무와 한지만을 사용했으며 회화적 요소를 가미시켜 한지의 매력이 맘껏 발산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전시는 10월 말까지 계속된다. 이씨는 "한지를 이용해 세계인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수많은 문화상품을 만들 수 있는데 지금까지 보여준 것은 10%도 되지 않을 것"이라며 "다양한 디자인과 스토리텔링, ICT산업과 연계시킬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끝없는 지원 및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윤기윤기자 jawoon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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