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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자생봉사협의체 '함께하니, 행복이 갑절'

상당구 20개 봉사단체 뜻 모아 지난해 11월 발족
매달 1회 목욕봉사 등 어려운 이웃들 등대 역할

  • 웹출고시간2014.03.20 14:25:53
  • 최종수정2014.03.20 14:25:53
봄이 성큼 다가왔다. 봄이 왔기 때문에 꽃이 피는 것이지, 꽃이 피기 때문에 봄이 온 것은 아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하는 것이지, 결혼해야 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도 또한 아니다.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한 마음을 베푸는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어두운 그늘에 닿으니, 그곳에도 봄이 왔다.

청주시 상당구 자생봉사협의체 회원들이 지난달 26일 대성동 향교 식당에서 150여 명의 어르신들에게 떡국 대접을 하기 위해 배식을 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상당구 자생봉사협의체는 대성동에 위치한 향교에서 어르신들 150여명에게 따뜻한 떡국 나눔 행사를 가졌다. 향교는 지역 문화와 효를 중요한 덕목으로 여기는 곳이라서 그 의미가 더욱 각별했다.

"우리 자생봉사협의체 회원들은 어려운 이웃들에게 봉사를 하며 오히려 더 많은 걸 느끼고 배운다. 앞으로도 이웃들과 함께 하는 봉사활동을 펼치겠다."

정옥숙 회장

자생봉사협의체 정옥순 회장도 이미 고희를 넘긴 나이다. 인생 70세면 이제 대접을 받아도 될 나이지만, 여전히 남을 섬기는 봉사활동에 앞장 서고 있는 것이다.

청주시 상당구 '자생봉사협의회'는 지난 2013년 11월22일 발족되었다. 상당구에 있는 총 20개 봉사단체가 모여 뜻을 합하였다. 현재는 15개 봉사단체가 매달 1회 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지난 1월에도 어르신들을 위한 목욕봉사활동으로 그들의 손과 발이 되어주기도 했다. 또한 매달 다양한 봉사를 통해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어려운 이웃들에게 삶의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상당구청 주민복지과 김수자 과장은 "상당구에 있는 봉사단체들이 자발적으로 뜻을 모았다. 봉사단체마다 봉사하는 성격이 다른데 각각의 장점과 특성을 살려 봉사를 하니 더욱 의미가 깊다."라며 "이번 봉사는 특별히 효를 근본으로 하는 향교에서 소외된 어르신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니 더욱 보람과 가치를 느낀다."라고 말한다.

예로부터 향교(鄕校)는 근대적인 교육제도가 성립되기 이전 각 지역에 설립된 공사립 교육기관으로서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 문화를 선도하던 거점이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와 현대화를 거치면서 그러한 향교의 전통이 우리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하지만 이제 현대화로 가는 길목에서 향교는 유교 문화뿐만 아니라 지역의 전통문화를 간직한 요람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그런 뜻을 이어가는 마음으로 청주 향교식당에서는 지난 2000년 초부터 어려운 노인들을 위해 무료 급식을 시행해 오고 있다. 이번 자생봉사협의체의 일원으로 참석한 의용소방대 오권균 대장은 "어르신에 대한 점심봉사는 향교의 근본 마음과도 일치한다."라며 "효란 어쩌면 따뜻한 밥 한 그릇을 대접하는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떡국 한 그릇에 행복해 하는 어르신들을 보면 오히려 우리가 더 행복해진다."라고 말했다.


이 날의 메뉴는 떡국이다. 거기에 각종 과일까지 얹었다. 점심 재료에 소요된 모든 비용은 정회장이 냈단다. 한마디로 '한턱' 예쁘게 낸 거다.

"뭐, 회장된 기념으로 한 턱 냈다.(웃음) 우리끼리 함께 먹어 없애버리는 것보다 이렇게 여러 어르신들이 맛있게 드시니 얼마나 좋은가?"

주방에서 봉사하는봉사자들

자원봉사자들의 축하방식은 멋지다. 지인들끼리 소진해버릴 수 있는 '한 턱'을 수백의 어르신들에게 베푸니 얼마나 행복하고 보람된 일인가. 탑동에서 왔다는 박언년(78)할머니는 "고맙지 뭐. 뭐라고 이 마음을 말해? 며느리랑 같이 살아도 이렇게 매끼 따뜻한 점심을 받을 수는 없어. 내가 조금만 부지런 떨면 친구도 만나고 맛있는 점심도 먹어 좋아."라고 말한다. 친구처럼 매일 함께 온다는 박금옥(79)할머니는 "보면 알잖아요? 좋아서 하는지 싫어서 하는지. 우리도 면목이 없어 눈치를 살피는데 늘 웃는 낯으로 맞이해주니 편하고 고마워. 이 사람들이라고 집안일이 없겠어? 그런데도 시간을 쪼개 이렇게 맛난 음식을 대접해주니 그저 미안하고, 고맙지."라며 얼굴에 환한 웃음을 짓는다. 그러면서 한마디 더 덧붙인다.

"그만 적고, 어서 한 그릇 드셔봐. 진짜 맛있어!"

할머니의 미소가 봄날의 햇살처럼 더없이 따뜻하다.

/ 윤기윤 기자 jawoon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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