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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종 지사, 뉴욕서도 '일 중독'…경자구역 첫 투자 성과

2박5일 뉴욕 강행군… 비행기서 이틀밤
3등석 타고 14시간 날아와 오로지 '일'
경제자유구역 첫 투자 성과 이끌어 내

  • 웹출고시간2013.06.16 20:21:2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편집자

이시종. 그는 정치인이다. 그리고 행정가다. 두 차례의 금배지를 달았던 정치인으로서의 평가는 각설하기로 한다. 네 차례의 충주시장을 역임한 뒤 현재 도지사 직을 수행하고 있는 행정가 이시종에 대한 평가 중 일관된 게 있다. 바로 '일벌레'라는 거다. 목민관으로서 일에 미쳐있다는 것만큼 행정가에 대한 좋은 평가는 없다.

이번 방미(訪美) 일정은 으뜸 중에 으뜸이었다. '2박5일'의 살인 일정. 이틀 밤을 비행기에서 지새워야 하는 계획표를 본 동행 직원들은 출발 전부터 혀를 내둘렀다. 그러면서 '이시종 지사'니깐 그러려니 했다. 일에 대한 열정은 기자 또한 만만치 않을 터. 속된 말로 '쌍코피 터지는 일정'에 카메라를 둘러매고 그의 뒤를 쫓았다.
◇14시간 비행… 그리고 3등석

해외 출장 시 항상 3등석(이코노미)을 고집하는 이시종 충북지사. "좁은 좌석이 익숙하다"는 그가 이륙 전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 뉴욕 / 임장규기자
9일 오후 3시. 고막을 찢을 듯한 비행기 제트엔진이 인천공항의 나른한 오후를 깨운다. 장관급에 버금가는 도지사가 인천공항에 발을 내딛었다. 의전 상 당연히 VIP 라운지로 향한다.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참모진과 회의를 하는 이시종 충북지사에게 공항 측 직원이 말을 건넨다.

"편안한 출장 되시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좌석 표 좀 보여주시겠습니까·" 이 지사의 비행기 티켓을 본 직원이 놀란 토끼 눈을 한다. 대한민국 상위 1%만 이용한다는 퍼스트클래스(1등석)는 그렇다 치고, 비즈니즈(2등석)도 아닌 이코노미(3등석)였기 때문이다.

도지사 급은 2등석 이상을 탈 수 있도록 규정돼 있지만 이 지사는 늘 3등석을 고집한다. 3등석 5~6좌석 값과 맞먹는 1등석을 금쪽 같은 세금으로 탈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서민 도지사', '칼국수 도지사'라 불리는 그에게 2등석도 사치인 셈이다.

뉴욕발 비행기가 구름을 가른다. 기자 옆에 탄 이 지사는 메모장과 볼펜을 꺼내더니 방미 일정을 다시 한 번 체크한다. 메모장을 덮고는 가방에 싸온 책을 펼친다. 이따금은 기내 영화를 보고, 이따금은 잠을 청해본다. 14시간 장시간 비행에서 밀려오는 피로가 66세 이 지사의 어깨를 짓누른다. 기자를 비롯해 동행 직원들은 하와이를 지날 때쯤 '녹다운' 상태로 접어들었다.

◇"잠자는 것도 고역이네"

한국의 아침은 곧 뉴욕의 밤이다. 두 지역은 13시간의 시차가 난다. 일행은 비행기에서 주는 '한국발 조식'을 먹었다. 조금 있으면 캄캄한 뉴욕에 도착하니 저녁을 먹어두라는 거였다.

현지시각으로 9일 오후 8시40분. 뉴욕 존에프케네디(JFK) 공항에 도착한 우리는 곧바로 숙소로 향했다. 말이 3등성 호텔이지 한국의 모텔 수준에 불과했다. 비행기에서 하룻밤을 묵은 우리에게 자정을 향해가는 뉴욕의 시계는 또 잠을 자라 청했다.

◇美 교육 커리큘럼을 오송으로

오송 제2생명과학단지에 외국인학교를 건립·운영키로 합의한 이시종 충북지사와 부르스 더글라스 코네티컷 주교육위원회 대표가 업무협약서에 서명을 하고 있다.

ⓒ 임장규기자
지구 건너편의 아침이 밝았다. 온 몸에 '오십견'이 찾아온 듯하다. 여기가 한국인지, 미국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정신이 몽롱한데 오전 8시부터 방미 일정이 시작된다.

2시간가량 차량을 타고 뉴욕의 인근 도시인 코네티컷 주(州) 하포드 시(市)로 향했다. 잠시나마 차에서 피로를 달래려고 했으나 미국의 하이웨이(고속도로)는 우리를 가만두지 않는다. 쿵쾅쿵쾅. 고속도로를 포함한 뉴욕 인근의 도로는 경악, 그 자체였다. 깨지거나 파이지 않은 곳이 없었고, 그런 곳마다 엉터리 포장이 덧씌워져 있었다. 미국인들은 이런 데에 별다른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고 현지 직원이 전했다. 이 도로가 충북의 것이었다면 이 지사는 분명히 주민소환(?)을 당했을 거란 농을 건네 본다.

코네티컷 주교육위원회에 도착한 일행은 곧바로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지난 2월 정부로부터 공식 지정된 충북경제자유구역, 그 중 오송2단지에 외국교육기관을 설립·운영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약칭 'CREC'이라 불리는 코네티컷 주교육위원회는 과학의료, 항공우주, 예술 등 18개 분야에서 7천명의 영재 학생을 교육하는 기관이다. 학교 이름은 '영재'라는 뜻의 '마그넷 스쿨'. 충북도는 오는 2016년 개교 목표로 이들과 활발한 의견을 나눴다.

부르스 더글라스(왼쪽) 미국 코네티컷 주교육위원회 대표가 마그넷 스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뉴욕 / 임장규기자
CREC 교육시설을 둘러본 일행은 코네티컷 대학 내에 위치한 코네티컷 바이오클러스터를 방문했다. 세계 7대 바이오단지를 꿈꾸는 오송 바이오밸리를 어떻게 꾸려나갈 건지에 대한 선진지 견학 차원이었다. 충북도 일행은 이 자리에서 오송에 대한 투자, 자금 조달, 운영 방안 벤치마킹 등을 논의했다.

다리에 알이 배기도록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 일행은 저녁 비를 맞으며 뉴욕 숙소로 돌아왔다. 친구 아들이 운영한다는 한국 식당을 찾은 이 지사는 "긴장을 푸니 이제야 졸리네…"라고 했다. 그리곤 '소맥' 한 잔을 시원하게 말아 마셨다. 참고로 한국에서의 이 지사 공식 주량은 소주 1잔이다.

◇경자구역 투자유치 '뻘뻘'

이시종 지사를 비롯한 충북도 투자유치단이 뉴욕 맨해튼 3west club에서 미국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투자 설명회를 하고 있다.

ⓒ 뉴욕 / 임장규기자
현지에서의 둘째 날도 어김없이 오전 6시부터 시작했다. 울며 겨자 먹기로 집어 삼키는 느끼한 미국식 소시지와 함께.

뉴욕은 꽤 큰 도시였다. 뉴욕 주(州) 외곽에 자리 잡은 허름한 호텔에서 2시간을 달려 뉴욕의 심장, 맨해튼에 도착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까지 '3west club'이란 건물에 머물렀다. 미국 상류층들은 으리으리한 호텔보다 낡고 오래된 클럽을 더 즐겨 찾는다고 한다.

이 지사 일행은 이 클럽에서 30분 단위로 업무협약과 투자자 미팅을 했다. 먼저 티슈진(대표 이관희) 기업이 오는 2018년까지 오송 제2생명과학단지에 5만㎡ 생산부지 규모로 세포치료제 생산시설과 연구개발시설을 설립키로 했다. 투자 금액은 5천만 달러.

CREC 교육시설을 둘러본 일행은 코네티컷 대학 내에 위치한 코네티컷 바이오클러스터를 방문했다. 세계 7대 바이오단지를 꿈꾸는 오송 바이오밸리를 어떻게 꾸려나갈 건지에 대한 선진지 견학 차원이었다. 충북도 일행은 이 자리에서 오송에 대한 투자, 자금 조달, 운영 방안 벤치마킹 등을 논의했다.

ⓒ 임장규 기자
미국 현지기업인 하우저(대표 테일러 변)도 이날 협약을 통해 오는 2018년까지 진천 산수산업단지에 1천500만 달러를 투자, 스테인리스 주방 싱크제품 등 최신 주방기구 생산시설을 건립키로 했다.

점심 식사 후에는 잠재 투자자와 투자 의향기업 면담이 고강도로 진행됐다. 미국 기업인들은 오송과 도내 대학, 한방업체 등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중간 중간 커피로 잠을 쫓은 이 지사는 통역을 통한 대화를 물론, 손짓 발짓까지 해가며 그들의 환심을 사는데 마지막 남은 체력을 쏟아 부었다.

◇새벽 한국 도착… 또 출근

마지막 일정으로 1시간가량 뉴욕 창업보육센터를 둘러본 일행은 손세주 뉴욕총영사와 만찬을 했다. 오는 8월 열리는 충주조정세계선수권대회의 반기문 UN사무총장 방문과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교육기관 설립, 몽고메리카운티 BI센터 입주 등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저녁 식사를 마친 시각은 11일 오후 8시. 곧바로 짐을 싸들고 뉴욕 JFK공항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하루 시각을 넘긴 12일 자정 50분에 한국행 비행기가 활주로를 박차 올랐다. 그래도 뉴욕까지 왔으니 못해도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은 보고 갈 거라 생각했던 직원들은 뒤에서 한숨을 내쉬웠다. 누군가 그랬다. "엠파이어스테이트는커녕 자유의 여신상 대가리(?)도 못 보고 가네. (다소 말이 거칠지만, 오로지 일만 했던 도청 직원들의 푸념 아닌 푸념을 그대로 전하기로 한다)"

다시 이어진 14시간 3등석 강행군. 한국시각으로 또 하루를 넘긴 13일 오전 4시 인천공항에 도착하고 나서야 우리는 거울을 봤다. 그 속의 나는 미국 산(産) '좀비(Zombie)'였다.

청주로 향하는 버스는 안산 고속도로 휴게소에 멈춰 섰다. 이 지사는 이곳에서 4천 원짜리 우동을 먹었다. 청주 관사에 도착한 그는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은 뒤 도청으로 출근했다. 오후 1시30분 그는 방미 성과를 기자실에서 브리핑했다. 그리고 또 다시 차를 타고 음성으로 이동, 도민체육대회 개막식에 참석했다.

뉴욕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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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